가을이 자신 속에 잠재된 모든 색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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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 화첩기행

가을이 자신 속에 잠재된 모든 색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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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왕산 급수대 만추 - 박영오 작 (2014년 가을)




어제 벚꽃피는 봄인가 했는데 그새 가을이 깊어갑니다.
철마다 그 계절을 대표하는 색깔이 따로 있는 듯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매일 같은 시골길을 지나서 중등학교로 출근을 했습니다.
이른봄에는, 회색의 무채색에서 보일 듯 말 듯 한 연두색을 풀어내고 다시 조금 조금씩 짙은 색으로 칠해 가는 그 미묘한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여름은 오히려 푸른색, 녹색으로 덧칠 해버려 각각의 식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개성이 짙은 녹색 속에 감춰버리고 말더군요.

지금처럼 가을은 겨울이 오기 전에 자신 속에 잠재된 모든 색을 풀어내려 하는 듯 온갖 꽃과 색깔로 자신을 나타내더군요.
식물속에 연두색이나 녹색 하나 뿐인 줄 알았는데, 저 생명 속에 어찌 저런 색이 숨어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가을이 자랑하고 있는 색깔을 바라보다 보면, 참 자연이 위대하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빨강, 노랑, 주황, 보라, 고동 등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색깔이 가을의 숲에 모두 다 존재하고 있습니다.
겨울 숲의 무채색 속에 가을의 이 화려함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사람도 숲의 색깔처럼 다양한 잠재적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작년까지 교사로 근무하면서 여러 학생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똑 같은 교복 속에 겨울나무의 무채색처럼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그 속에 다양한 색깔이 숨어있더군요.
교사의 역할은, 학생 스스로 자신 안에 잠재된 색깔을 찾아내는 것을 도와, 가을 숲의 다양한 색깔처럼 각각의 자신을 드러나게 하고 표현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을이 점차 깊어가며 자신 속에 잠재된 모든 색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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