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선유동계곡에 잠시 머물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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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 화첩기행

문경 선유동계곡에 잠시 머물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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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선유동계곡의 가을 - 박영오 작 (2017년 10월 중순)




그림 도구 챙겨서 풍경 좋은 '문경 선유동 계곡'을 찾았습니다.
사실 요즘 화구챙겨서 화첩기행을 떠나도, 마음속에 짐을 가득 이고지고 있어서 무거웠습니다.
잡다한 일로 무거워진 마음을 내려놓을 겸 산에 들었지만 생각과 달리 마음은 여전히 내가 맡은 일에 머물고 있더군요.
며칠 후 한국화 동호회 회원전이 있습니다.
계획에서부터 전시회 마지막 날까지 신경쓰이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마음속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습니다.
개인전 동호회전 등등 한 두해 해보는 것도 아닌데..... 올해는 유난히 힘이 들고 지칩니다.
무사히 끝이나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것 같습니다.

선유동계곡으로 가는 길섶에 감국. 쑥부쟁이 등 가을 들꽃이 무리지어 피기 시작하였고 구절초는 이미 시들어가고 있더군요.
꽃 하나에 무거운 마음 하나씩 내려놓았더니 흘러가는 계곡물따라 걱정도 따라 흩어지더군요.
애당초 그리 무거운 짐이 아니었는데 내 스스로 ‘무겁다, 무겁다.’하며 마음의 무게를 더했던 가 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다 해결될 일을 미리 당겨서 무겁다 무겁다 했던 것 같습니다.

여름동안은 사람으로 가득 찼을 계곡에는 10월 중순의 쓸쓸함이 가득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구름 잔득 낀 하늘에 가끔씩 흩뿌리는 가는 빗방울 때문인지, 하루 온종일을 머물고 있어도 찾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이 고요함과 쓸쓸함이 오히려 마음을 충만하게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짧은 가을해가 저물 때까지, 문경 선유동계곡에서 홀로 머물며 온전히 내 자신에게 머물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걱정하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주섬주섬 화구를 챙겨서 선유동계곡을 떠났습니다.
욕심을 부려 늦은 시간에 한 작품 더 시작한 그림은 아직 완성하지 못해 미련이 남았지만, 계곡을 떠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마음은 아직 봄 언저리에 머물고 있었는데, 단풍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몸은 마음에 따라오는 가 봅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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