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은척면 성주봉 가는 길 - 박영오 작 (2018. 7. 5 상주시 은척면 성주봉 휴양림에서 )




내 쪼잔한 삶을 사랑합니다.

이 말을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혹시 비굴해 보이거나 자만심이 넘쳐 보일런지도 몰라서.......

 

나름 성숙된 인격과 인품의 소유자인척 하다가도, 운전하며 별다른 일도 아닌데 화를 벌컥 내고, 아내와 가끔 다투며 사소한 일에 섭섭해 하는 내 자신을 바라보며 아직은 멀었네 합니다.

그림 작품이 좋습니다.’ 남들이 예의상 하는 칭찬에 우쭐거리다가 남들 훌륭한 작품 앞에 서면 주눅이 들며 작아지는 나를 봅니다.

들쑥날쑥 하는 인격체와 보잘 것 없는 그림 솜씨와, 특별히 잘난 것도 특별한 지위와 명예도 없는 그런 나를 내 스스로 사랑합니다.

가끔씩 반성하며 너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거야하고 내 자신을 다독입니다.

 

이른 봄에, 20년 가까이 입은 바바리코트의 목덜미 깃과 소매 깃 끝이 낡고 해어져, 아내에게 수선 집에 수선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아내가 웃으며 당신이 다른 사람 밥 사주고 술 사주는 돈이면 이런 새 옷을 몇 벌은 살 수 있는 데합니다.

나도 따라 웃으며 옷 사는 돈 아끼니까 가끔씩 친구들 밥 사줄 돈 생기는 거야.”했습니다.

 

내 자신에게 자주 주문을 겁니다.

검소하지만 인색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게 살자

남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지라도, 나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고 불편하지 않게 하자고 다짐하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여전히 못난 성질에 쪼잔하고 이기심 가득한 60대 초반의 나이 값 못하는 사나이입니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이, 내 자신을 아주 가끔 이성적(理性的)인 눈으로 들여다보고 자신을 반성하고 가야할 길을 다시 가늠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보면, 남편과 아내 아들 흉보는 척 하면서, 남편 아내 아들 자랑을 싫도록 늘어놓는 사람들처럼, 내가 지금 그런 것이 아닌 가 염려됩니다.

그렇게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별 것 아닌데 반성하며, 검소하고 소박하게, 많은 것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다른 사람이 보면 쪼잔하게(?) 살아가는 그런 내 삶을 사랑합니다.

다시 이 말을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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