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수재정 - 박영오 작 (2016년)




어제 밤에 아주 오랜만에 반딧불이를 봤습니다.
저녁 시간에 오두막 화실 마당에서 아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반딧불이 한마리가 반짝이며 날아가더군요.

아주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반딧불이다"하고 소리쳤습니다. 
아내는 난생처음으로 반닷불이를 봤다고 합니다.
당연한 일인데, 아내는 신기해합니다.
그러고 보니 서른살 남짓된 우리집 아이들도 아직까지 반닷불이를 보지 못했을 겁니다.
경험하지 못한 일은 언제나 동화 속의 담배 피우는 호랑이 이야기와 별다르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여름철 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어둠 속에서 두런 두런 어른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반짝 반짝이며 날아다니며 유혹하는 반딧불이가 있었습니다.
몇 마리 잡아서 병 속에 넣어두면 밤새 은은한 작은 불빛을 반짝였지요.
반딧불이를 못잊어 자다가 슬그머니 눈을 떠보면 저 홀로 은은히 빛났지요.

반닷불이를 이젠 깊은 시골에서나 아주 가끔씩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운이 좋아야 볼 수 있지요.
반딧불이, 이것 마저 사라지면 호랑이처럼 동화 속의 이야기가 되겠네요.
옛날 옛날에 반딧불이가 있었는데......    
반딧불이를 처음 본 아내는, 분명 어젯밤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소중하게 간직하겠지요.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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