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 금선정- 박영오 작 (2016년 여름)




산중 오두막 화실에 바람이 분다.
가끔씩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흩뿌린다.
지나가는 바람에 숲이 요란하게 소리친다.
소리가 또 다른 소리를 부르며 온 산이 지나가는 바람에 요란하다.
숲이 맞서 싸우기도 하고 허리숙여 굴복하기도 한다.
자기 혼자 고고한척 하는 대나무는 바람이 불면 가장 먼저 소스라치게 운다.
그러면서 바람을 슬쩍 비켜간다.
바람에 부러진 대나무는 본적이 없다.
대나무를 볼 때마다 유연한 건지, 약삭 빠른 건지 구분이 안된다.
미련한 소나무는 바람에 맞서다가 온 몸에 상처를 입는다.
조금 전 지저귀던 새 소리가 바람소리에 잠긴다.
소나무 숲에서는 바람이 소리내어 지나가고, 활엽수 숲에서는 바람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바람을, 숲을 무심히 지켜본다.
여전히 그랬듯이, 늘 그래왔듯이 지나고나면 잠시다.
지나간다.
요란하다가 언제 그랬던가 하듯이 그렇게 지나간다.
인생도, 세상살이도 그렇게 지나가고 또 다시 온다.
희로애락이 바람처럼.....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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