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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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보냈습니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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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장마인가 봅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하루 종일 장맛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오두막화실 처마 밑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멀리 산 아래 호수를 내려다봅니다.
양철로 된 지붕이라서 비 오는 소리가 유난스럽습니다.
비 오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바람이 솔숲을 지나가는 소리....... 온갖 소리가 버무려져 산중 오케스트라가 됩니다.
호수 넘어 먼 산에 비구름이 산을 타고 오릅니다.

아내와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정지화면처럼 침묵이 오래 지속됩니다.
혼잣말로 달달한 커피가 생각난다고 말했더니, 아내가 슬며시 일어나 인스턴트 믹스커피를 끓여옵니다.
커피를 귀한 음료라도 되듯이 천천히 음미하며 마십니다.
설탕대신 사랑했던 마음 한 스푼, 미워했던 마음 한 스푼, 행복 했던 마음 한 스푼, 애타게 했던 마음 한 스푼.......
결혼 30년의 희로애락이 모두 녹아든 커피를 우리 부부가 서로 말없이 마십니다.
산 아래 호수에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고, 먼 산에는 비구름이 여전히 머물고 있습니다.
아내의 손을 슬며시 잡았습니다.
아내는 힐끗 쳐다보더니 그저 웃습니다.
서로 말없이 손을 잡고 그렇게 한 참을 있었습니다.
슬프도록 행복한 마음이 빗소리에 묻힙니다.
여전히 장맛비는 내리고.......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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