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고 집니다.
단 한 평이라도 나의 마당이 생기면 첫 꽃나무로 능소화를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올해 5월 무렵 멀리 충청도에서 3년 자란 능소화를 구입해 옮겨 심었는데, 첫 꽃을 피웠습니다.
첫 능소화를 피운지 어제 같았는데 벌써 꽃잎이 지고 있습니다.
내 걱정을 덜어주듯이 다행히 곁가지에 다른 꽃송이를 올려 능소화 꽃을 피워주네요.
우리 아들 딸이 올 때 그때까지 꽃이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나팔꽃씨를 받아 파종하고 심었더니 줄따라 올라가며 아침마다 꽃을 피워줍니다.
내가 씨뿌려 심은 꽃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이렇게 예쁜 꽃을 나 혼자 보고 있습니다.
나팔꽃은 아침에만 수줍게 꽃을 피워, 남들이 방문할 무렵이면 이미 꽃잎을 닫으니까요.

연못에 수련이 꽃을 피웠습니다.
수련, 이 아이는 낮에 꽃을 피우고 저녁이 오기 전에 꽃잎을 접습니다.
우리 아들 딸에게 이 모든 꽃을 보여주고 싶은데, 다들 바쁜지 아직 꽃을 보여주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열심히 보내주고 있습니다.
다들 회사 생활로 바쁘기에 마음 놓고 카톡하기도 미안합니다.
아들 딸과 오두막 화실에서 하룻밤 같이 자며 이른 아침에는 나팔꽃을 보여주고 싶고, 낮에는 수련을 곁에서 같이 사진 찍고 싶고 싶습니다.
그 때까지 능소화가 남아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작년 길섶에 핀 백일홍 꽃씨를 받아 두었다가, 올해 오두막화실 마당에 대수롭지 않게 흩뿌렸는데 무리지어 제법 잘 자랐습니다.
엊그제부터 한 두송이가 피기 시작하는데, 꽃송이 마다 색깔이 달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백일홍 이 아이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름대로 오랫동안 피어있기에 자식들이 잠시 다녀가도 백일홍 만큼은 넉넉히 보여줄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별 것 아닌 꽃 한 송이 더 보여주려고 안달하는 것이 부모 마음 이지요.

꽃이 피고 집니다.
오두막화실에 처음으로 뿌리내린 꽃들이 꽃을 피웁니다.
이른 봄에는 붓꽃과 꽃창포가 꽃을 피워주었습니다.
얼마전에는 덩굴장미가 요즘은 능소화, 수련, 사철채송화, 금개국이 꽃을 피워줍니다.
혼자 보기 아까워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아들 딸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화려하게 핀 능소화가, 수줍게 핀 나팔꽃이, 한낮에 꽃을 피우는 수련이 미처 지기 전에 아들 딸이 다녀갔으면 좋으련만.....
내 휴대폰에는 오두막화실 마당에 핀 꽃 사진이 가득합니다.
꽃이 피고 집니다.
지는 꽃이 아깝습니다.



(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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