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청량사 (2019년 박영오 작. 독일 뮨헨시청 소장)




문득,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할 때 행복해진다는 것을 다시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때가 되면 꽃이 핀다.
당연하다.
내가 파종하고 넝쿨을 올려준 나팔꽃이 아침마다 꽃을 피워준다.
당연한 일이다.
새벽마다 숲에서 여러 산새가 노래한다.
숲에서 새가 우는 것은 이 또한 당연한 일이다.
비가 내리는 처마 밑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멀리 산아래 호수를 내려다 본다.
반복적인 일상일 뿐이다.
검소하게 살고 욕심 부리지 않으면 궁핍하지 않다.
남들보다 가난한 게 자랑거리는 아니다.
건강하다고 자랑할 수 없지만 병약하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모 미술대전에서 입선에 그쳤다.
예술은 수치로 평가할 수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당연하게 생각한다.

내가 이 아름다운 꽃을 내 손으로 파종하고 가꾸고 볼 수 있음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른 새벽, 숲에서 들려오는 산새 노랫소리에 잠을 깹니다.
어찌 당연한 일이겠습니까.
남들만큼 부유하지 않지만 궁핍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적은 돈이지만 아주 가끔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이 다행입니다.
치켜세워 자랑할 것은 하나 없지만 내 스스로 부족하지 않다고 여기며 이 또한 감사합니다.
공모대회 입상성적과 상관없이 붓을 잡고 산수화를 그리고 있으면 행복감이 가득 밀려옵니다.
미술대회 입상 성적은 그저 부차적인 형식적 요건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의 노력으로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이왕이면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 바라보며 그렇게 다가서려고 합니다.

문득,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고 감사하게 받아들일 때 행복은 자란다는 평범한 진리를 마음에 새겨놓습니다.
행복은 외부적 수치나 잣대로 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생각했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고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일을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양 으쓱거렸습니다.
죄송합니다.
평범하고 지극히 당연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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