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포근한 설경~가야산에서

작성일 작성자 효빈

이번 겨울, 충청과 호남 서해쪽으로 눈소식이 잦다.

가야산에 가고 싶다.

합천과 성주의 가야산이 아닌,서산과 예산에 걸쳐 있는 또 다른 가야산이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예산 거쳐 덕산까지 가는 07시 05분 버스를 탄다.

예산에서 가야산 상가리 가는 버스는 09시 05분,덕산에서는 09시 55분.

그 다음차는 12시 이후에 있으므로 이 버스를 놓치면 낭패겠다.

아님 덕산에서 상가리까지 멀지 않으므로 택시를 이용해도 되겠다.

 

 

 

 

종점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한 버스는

다시 덕산으로 출발한다.10시 10분이다.

 

상가리에서 포장도로 따라 오르다 보면

가야봉과 석문봉,옥양봉 갈림길이 나오고 남연군묘 이정표도 보인다.

가야산은 곳곳에 이정표가 아주 잘 되어 있고

중간중간 중탈할수 있는 갈림길도 많아 체력이나 상황에 맞는 산행이 가능하겠다.

우측 석문봉 옥양봉 방향으로 간다.

상가리~옥양봉~석문봉~가야봉~상가저수지~남연군묘~상가리 원점회귀로 돌아본다면 약 9km쯤 된다.

 

 

 

 

본격적으로 옥양봉 가는 길에 들어서면 소나무숲이 아주 좋다.

그런데 간밤에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나오는 길이라

발에 쇳덩이를 달아둔 것처럼 몸은 천근만근

발걸음이 쉬 옮겨지질 않는다.

마치 어렸을때 소풍날을 받아둔 잠들지 못했던 밤처럼

요즘도 나는 다음날 어디를 가야한다 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쉬 잠들질 못한다.

무언가 머릿속에선 계속 생각이란걸 하고 있다는게 문제다.

 

 

 

 

단체객이 나를 추월해 오를동안 곳곳에서 쉬고 또 쉬어 보지만

영 컨디션은 좋아지질 않는다.

그냥 하산할까를 몇번이고 고민하다가 눈덮힌 근사한 소나무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힘든것을 까마득히 잊어간다.

늘 느끼는 확실한 진리 하나,정신은 육체를 지배했다.

 

쉬흔길바위 옆이다.

쉬흔 길(50길),쉰질의 충청도 사투리로 매우 높다,매우 깊다란 뜻으로

우람한 바위를 그리 칭하는 것이다.

 

 

 

 

 

캬~오늘 가야산행은 무엇보다 소나무가 압권이다. 

마치 쑥버무리라도 해놓은듯

설송 전시회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잘 가꾸어 놓은 분재 그 이상의 멋스러움이 있었다.

 

 

 

 

 

첫번째 봉우리 옥양봉(621m)에 오르지만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고

바람 때문인지 단체객 누구도 늑장 부리는 사람 없이 후다닥 사라져 버렸다.

나 역시 오래 있진 못하겠다.

그래도 놓칠수 없는건 역시 흰 가루 뒤집어 쓴 소나무들.

 

 

 

 

 

이곳에 서면 가야할 석문봉과 가야봉, 원효봉, 그리고

서산땅과 서해까지 훤하겠지만 바로 앞길마저 제대로 보여지질 않는다.

눈보라마저 심해진다.

그런데 사진 속 세상은 이렇게나 고요하게만 느껴진다.

포근한 흰 세상이 주는 마력일 것이다.

 

 

 

 

옥양봉 내려가는 길에 다행히 잠시 하늘이 걷힌다.

행여 놓칠세라 얼른 담아본다.

가야할 석문봉이다.

 

 

 

 

 

나뭇가지들 사이로 뾰족한 원효봉도 보이고 그 우측으로 살짝 가야봉도 알수 있겠다.

보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온통 다 은빛인 이 설산의 기운이 좋을 뿐이다.

 

 

 

 

 

가운데 뾰족한 원효봉과 우측 구름속에 갇힌 가야봉.

원래 계획은 가야봉 지나 원효봉으로 갈 생각이었다.

원효봉에서 원효사 방향으로 하산하거나 아님 원효봉에서

왼쪽 끝 옥계저수지 방향으로 내려서려 했다.

 

 

 

 

원효봉은 그 이름만으로도 원효대사와의 인연이 있음을 알수 있을 것이다.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가던 도중 해골물로 도를 깨우쳤다는 장소가

저 원효봉 골짜기에 있다고 전해온다.

원효봉 아래 원효암터와 은술샘은 그래서 원효대사의 득도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물론 원효대사 깨달음의 장소라 했던곳은 지역마다 주장들이 다양하다.

그만큼 원효대사가 유명인사였고 그 후세에도 원효대사 이야기가 많이들 회자되었다는 증거기도 하다.

 

 

 

 

그 원효봉과 원효암을 가겠다 했으나 막상 눈길을 걸어보니 원효봉은 커녕

가야봉까지 가는 것도 그리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단체객이 지났으므로 길이 잘 뚫렸으리라 생각했는데

석문봉 갔다가 빽해 하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좌측 원효봉부터 그 바로 우측으로 정상의 통신탑을 감추고 있는 가야봉과

우측 바위 봉우리 기운이 전해지는 석문봉.

 

 

 

 

공작의 화려한 날갯짓도 감상을 하면서 석문봉으로 간다.

 

 

 

 

 

 

중간중간 눈길은 더 깊어지고

제 몸짓보다 더 커진 나뭇가지들은 마치 올챙이국수를 내리는 것처럼

울룩불룩 그 자태 신선하기 이를데 없다.

이 나무들이 없었다면 우린 무엇으로 겨울산을 느낄수 있었을까.

또한 이 겨울이 없었다면 우린 무엇으로 이 신선한 온기를 체험할수 있었을까.

 

겨울 없이는 봄의 새 생명도~여름날의 녹음도~

다시금 가을날의 물듦도 일어날수 없었음이다.

겨울은 그저 쉼이 아닌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너른 포용이고 인내였다.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박노해의 겨울사랑-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따뜻한 포옹도~ 그대를 기다리는 셀렘도~

봄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이나 있었겠는가~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었다면

추워 떠는 자의 가슴 시림과

내 보잘것 없는 작은 방인들 고마운 마음 가져보았겠는가.

 

 

 

 

쉬지 않고 진행하던 단체객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석문봉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시는 분들이 많다.

가야봉 가는 길이 막혔나~걱정을 했더니 그건 아니고

누군가 그쪽은 힘들다 해서 그냥 하산하는 거라고 한다.

 

 

 

 

가야산은 곳곳에 하산길 갈림길이 많아

각자의 체력에 맞게 산행 능력에 맞게 진행하면 되겠다.

특히나 이렇게 눈이 많이 내렸을땐 길이 뚫리지 않은곳이 많으므로

안전 위주의 산행이 최우선이겠다.

 

 

 

 

우리가 가야산 하면 먼저 해인사가 있는 국립공원 가야산을 떠올리겠지만

충남 가야산을 한번 접해보신 분이라면

이곳의 매력도 절대 간과하진 못할 것이다.

특히나 눈 내린 겨울산은 서해에서만 느낄수 있는 독특한 지형에 매료되게 된다.

 

너른 들판

예산군과 서산에 걸쳐 우뚝 솟아 있는 산.

특히나 충남 이 일대엔 높은 산이 없어 들판속에 가야산은 더욱 돋보일뿐 아니라

주변엔 오래된 사찰과 유물들이 곳곳에 있어 불교문화는 물론

역사기행과 함께 떠나보는 여정도 좋은 하루가 될 것이다.

 

 

 

 

코스 역시 가야산주차장 상가리쪽에서뿐 아니라

개심사와 일락산을 거쳐 석문봉이나 옥양봉으로 오를수 있고

원효사와 원효봉을 잇는 길도 가야산을 폭넓게 바라볼수 있는 좋은 길이기도 하다.

또한 금북정맥이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해미산악회서 세웠다는 백두대간 종주탑이 보이는 곳.

석문봉에 올라선다.

돌탑 뒤론 일락산으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통신시설이 있는 가야봉 대신,한동안 정상 역할을 해왔던 석문봉(653m).

5년만에야 다시 이곳을 밟아본다.

예전엔 검은 정상석만이 있었는데 새로운 정상석도 하나 더 추가되었다.

바람이 너무 심해 정상엔 머물수가 없겠다.

그래도 인파에 치이지 않으니 완전 내 세상이다.

거친 바람에도 맞서보고 셀카도 팡팡 날려보고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석문봉의 기암들.

가야산은 밋밋한 육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암릉구간이다.

제법이나 위용 넘치는 바위군들이 흰 눈 내려앉으니

이렇게나 순둥이들처럼 변해버렸다.

 

아래 우측 바위는 일명 사자바위로 조망처에서 바라봐야 제대로인데

조망처엔 막상 올라가보니 눈보라에 잘 보여지지가 않았다.

위에서 본다면 갈기 모양이 제대로 잡힐 것이다.

 

 

 

 

눈발은 더 거세지고 한치앞도 분별이 어려워졌다.

석문봉에서 다시 빽해 되돌아 내려가신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고 예까지 와서 원효봉은 아니어도 가야봉까지는 들러봐야겠다.

한번씩 세찬 바람이 지나가면 순식간에 길은 사라지고

앞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우회로 길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저 나즈막하고 편안한 산도

겨울철엔 어디라도 위험이 도사린다.

무엇보다 이렇게 눈보라에 한치앞이 보이지 않을때엔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겠다.안전이 최우선.

 

 

 

 

구름도 안개도 요동을 친다.

아주 찰나의 순간 가야봉 방향으로 앞을 열어주지만

그것도 잠시,세상은 다시 깊은 암흑속에 잠겨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세상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엔 또 다른 삶이 있었다.

우리들은 간혹 그러면서 시간을 이기며 살아가기도 한다.

 

 

 

 

 

뒤돌아 본 암릉길.

멀리 보이지 않는 날은 가까이의 것들과 진정 교감하게 된다.

멀리 보이지 않아도 모든게 깨끗해 좋은 날이다.

 

 

 

 

 

계속 자랄것 같은 잘 생긴 석순 같은 바위도 지난다.

주변으로 눈꽃이 피어나니 남근석인양 그 자태 의기양양 늠름하기까지 하고~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지다 다시금 가야봉 방향으로 치고 오른다.

아이젠을 했지만 눈이 깊을때는 그저 미끄러지듯

그저 썰매를 타듯 조심만 한다면 이보다 재미날수가 없다.

 

 

 

 

 

오늘 이 가야산의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명품으로 변한 소나무들이다.

나는 위에서보다 밑에서 올려다보는 소나무가 더 근사하다 느꼈다.

 

 

 

 

 

 

소나무야~소나무야~언제나 푸른 네 빛.
쓸쓸한 가을날이나 눈보라 치는 날에도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네 빛~

 

 

 

 

 

독일민요이자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가야산길이다.

변하지 않는 푸름은 한겨울에도 이리 당당할수가 없다.

온통 다 흰가루 뒤집어썼지만 언제라도 푸름으로 되돌아갈수 있다는 자신감~

 

 

 

 

 

눈보라에 어찌나 뺨을 얻어 맞았던지

얼굴이 다 얼얼할 지경이다.

맞고 맞아도 이 기분좋은 쾌감은 어찌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저 순백으로 알알이 박힌 소나무의 형용할수 없는 아름다움과

 

 

 

 

 

온통 설국이 된 세상.

좋다~좋아를 쉼없이 연발해 보지만 그 말로는 다 표현되지 못할 시원함이 있었다.

간혹 사진으로만 좋은 곳이 있기도 하고

직접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이 월등히 좋은곳이 있다.

나는 오늘 가야산이 그랬다.

 

 

 

 

들머리였던 상가리 방향이 구름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급해진다.

얼른 조망처 바위에 올라본다.

 

 

 

 

석문봉에서 내려온 길과 우측으론 서원산이 걸렸고~

 

 

 

 

 

 

유후~

조망 한번 보지 못하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렇게라도 잠시 걷혀 주셨다.

왼쪽 상가저수지와 들머리였던 상가리와

가운데 옥계저수지와 뒤로는 덕산면 일대다.

 

 

 

 

 

가야산 주차장이 있는 상가리 마을과 상가저수지

그리고 왼쪽 뒤로 솟은 산이 가야산과 연계하기도 하는 서원산이다.

서원산은 우측 끝 옥계저수지쪽에서 길게 시작하기도 하고 주차장쪽에서 올라도 된다.

 

 

 

 

 

가운데 원효봉과 그 우측으로 가야봉은 구름을 이고 있지만

이 자체로도 멋스러움이 가득하다.

오늘은 가야봉까지도 감사한 일.

돌아오는 봄.여름쯤 원효봉과 원효사로의 여정을 다시 세워볼 생각이다.

 

 

 

 

 

계획은 그렇다.

첫째날 홍성으로 내려와 용봉산과 수암산을 잇고 덕산온천 관광단지로 하산한다.

온천에서 1박을 한뒤, 바로 뒤쪽으로는 가야산 원효사로 이어지게 되니

원효봉 거쳐 가야봉을 오를 생각이다.

원효봉은 많이 다니는 가야산길은 아니지만 이쪽에서 다 보지 못하는

폭넓음을 즐겨볼수 있을 것이다.

 

 

 

 

가야봉으로 가면서 만나는 소원바위.

차곡차곡 저 수많은 돌맹이들을 올리며 무슨 바램들을 토해 놓았을까.

나도 마음속으로 무언가 하나 내려놓고 간다.

 

 

 

 

 

해미면 일대와 산수저수지가 보이고

그 우측 뒤론 서산시가 자리하겠다.

시야 좋은 날이라면 드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팔봉산과 도비산,태안반도의 시원스러움까지 만나볼수 있는 곳.

 

좌측 신선봉 자락 뒤편으론 한서대학교가 자리하겠다.

왼쪽 뒤론 삼준산과 연암산 자락과

멀리 안면도의 출렁거림도 전해지는듯~ 오늘은 그저 눈을 감고 그려본다.

 

 

 

 

왼쪽 바위는 입을 너무 크게 벌렸다가 다물지 못하는

이빨 빠진 슬픈 악어처럼도 보이고~

오른쪽은 거북바위란다.

 

 

 

 

 

눈발은 더 날리고 쌓인다.

이 기분좋은 상쾌함은 내년에도 이곳으로의 걸음을 재촉하게 해줄 것이다.

이 일대가 처음인 분이라면

덕산이란 지명도,내포라는 이름도 생소하게 들릴수도 있겠다.

 

덕산도립공원은 예산군 덕산면 일대와 서산시 해미면에 걸쳐 있고

덕산면의 충의사 지역과 가야산과 덕숭산,용봉산,수암산 일대의 자연경관과 온천지구

사찰,사적지 등을 중심으로 지정된 공원이다.

많은 문화재를 품고 있고

가야산 아래엔 남연군 묘가 있어 가야산 산행때 둘러봐도 좋겠다.

 

 

 

 

백제시대 마애석불의 최고로 손꼽는 서산 용현리의 국보 제 84호인 마애여래삼존상과

보원사지,개심사, 보덕사, 상가리 미륵불 등 덕산 일대와 가야산 주변으로  이어지는

백제의 미소길도 느긋하게 걸어보면 좋을 곳이겠고~

 

나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서울에서 예산과 덕산행 버스를 타면  

종점이 덕산온천지구가 있는 라솜스파였다.

일대를 둘러보며 덕산온천지구에서 1박을 해도 참 좋겠다 싶었다.

다음엔 꼭 그리해볼 생각이다.

 

 

 

 

일대엔 내포문화숲길이라 해서

산과 계곡과 역사와 문화를 느낄수 있는 내포의 체험문화숲길도 조성해 두었다.

내포란 사전적 의미로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휘어 들어간 부분,

즉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하여 포구가 형성되는 곳을 말한다.

내포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일대에 대해 더 많이 알려진것도 사실이고

내포에 대해선 이중환의 택리지에 잘 드러나 있다.

 

 

 

 

 

충청도에는 내포가 가장 좋다.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리쯤 되는 곳에 가야산이 자리하고

가야산 앞뒤에 있는 10고을을 함께 내포라 부른다.

지세가 모퉁이에 멀리 떨어져 있고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과 병자난 두차례 난리에도 여기에는 미치지 않았고

땅은 기름지고 평평하다.

또 생선과 소금이 매우 흔하므로 부자가 많고

여러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다.

 

-이중환의 택리지중에-

 

가야산 앞뒤 열개의 고을이란 태안,서산,홍주,예산,신창,대흥,청양,결성,해미,면천 등을 추정한다는데

현재 행정구역으론 서산시와 당진시,예산군과 홍성군,태안군과 보령시,아산시,청양군의 일부라 할수 있겠다.

 

 

 

 

안개와 구름과 눈보라까지~

가야봉을 앞두고 치열한 한판전이 만만치 않다.

가야봉의 통신탑은 보일듯말듯 차디찬 기운이 더욱 세차게 몰려온다.

 

 

 

 

 

신령스런 기운마저 감돈다.

나는 이럴때 묘한 쾌감과 흥분에 휩쌓인다.

서늘함이 내 피부에 닿는 짜릿함.

온 몸에 뭔지모를 스멀스멀함이 느껴진다.

 

 

 

 

정상부 아래쪽엔 서산시 해미면 한서대학교 일대다.

어느 지역에 앞산이 있듯 저 뒤로는 뒷산이란 산 이름도 있다.

다음 시계 좋은 날 가야산에 오게 된다면

오서산과 용봉산, 덕숭산, 삼준산과 연암산 등 일대를 두루 살펴보고 싶음이다.

 

 

 

 

곳곳에 이어지는 암릉과

그에 못지않은 소나무길은 오늘 가야산의 최고중에 최고였고

어느 길 하나,

어느 나무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마지막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서면

 

 

 

 

 

 

통신탑이 있는 가야산의 최고봉 가야봉(678m)에 이른다.

가야산은 충남 예산군과 서산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너른 들판에 우뚝 솟은 형세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암릉 오르내리는 재미까지

사계가 아름다운 곳이었다.

금북정맥이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바람이 너무 심해 정상을 피해 내려설수밖에 없었다.

원효봉도, 가야봉에서 넘을 금북정맥길도 다음을 기약하고

상가저수지 방향으로 하산 시작한다. 

 

 

 

 

 

이 하산길은 너덜이 까칠한 곳인데

이렇게나 감쪽같이 깨끗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겨울의 눈은 마법이다.

누구라도 백마 탄 왕자로 만들어 버리니 말이다.

 

 

 

 

 

옥계저수지와 뒤로는 덕산면 일대다.

그 뒤로 펼쳐지는 너른 들판 좀 보라.

이중환 선생의 말처럼 땅은 기름지고 평평하고

바다가 가까우니 생선과 소금이 넘쳐나고 전쟁의 화마까지 미치지 않는 곳.

이처럼 살기 좋은 땅이 어디 있었겠는가.

 

 

 

 

상가저수지로 내려서니

주변 설경은 가히 한폭의 동양화가 되었고

 

 

 

 

 

눈발 날리는 풍경은

예전에 한번쯤 부쳐봤을 겨울 엽서처럼 포근함과 정겨움 가득하다.

위로는 가야봉이다.

 

 

 

 

 

상가리 마을과 남연군의 묘(가운데서 살짝 왼쪽으로 흰 봉분 )와

그 앞에 자리한 남들여상여가 들어 있는 보호각도 보인다.

 

남들여상여는 흥선대원군이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한 후

덕산면 광천리 마을에 하사했다는 궁중식 상여다.물론 진품은 국립고궁박물관에 기탁보관중이고

이 보호각에 전시된 것은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자 한 복제품이다.

뒤로 보이는 산은 가야산과 연계산행 할수 있는 서원산.

저기 남연군 묘로 간다.

 

 

 

 

남연군의 묘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 이구의 무덤이다.

이하응은 남연군의 좋은 묘자리를 찾기 위해 지사 정만인에게 부탁하였는데

지금의 자리를 2대에 걸쳐 왕이 나올 자리라고 지목했다.

이곳은 원래 가야사라는 절이 있었고 원래 묘자리에는 탑이 있었는데 대원군은 절을 없애고

경기도 연천 남송정에 있던 무덤을 1846년 이곳으로 옮겼다.

 

 

 

 

묘를 옮긴지 7년후 차남 명복을 낳았는데

궁에선 철종이 후사가 없자 가까운 종손이었던 명복이 12세에 왕위에 오르게 되니 고종이다.

1868년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남연군의 묘를 도굴하려다 실패하였는데

그 후 대원군은 쇄국과 천주교 탄압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임금이 나올 좋은 땅이었음이 확실하다 하더라도

참 풍파 많았던 역사와 고종의 삶은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남연군의 묘에서 바라 본 좌 가야봉과 우 옥양봉.

남연군 묘 아래엔 남들여상여 보호각도 보인다.

 

 

 

 

 

그칠듯 그러면서도 상가리의 눈발은 쉬 잦아들지 않았다.

버스시간을 기다리며 마을을 거니는 시간은

어린시절 마을 어귀 눈내리는 어느날처럼 포근하게 다가왔다.

 

상가리에서 덕산과 예산으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엔 4시 05분과 5시 30분에 있다.

덕산에선 내포신도시와 용봉산으로 가는 버스들이 다니고

덕산온천단지나  덕숭산 수덕사로 가는 버스도 오가는지라 두루 둘러봐도 좋겠다.

내포신도시에선 서울 강남과 동서울,남부터미널,인천,김포공항,인천공항,성남,안성,

청주,군산 등 다양한 교통편도 운행중이다.

 

 

 

 

 

가야산은 멋드러진 소나무와 어우러진 매력적인 겨울산이 아닐수 없다.

내포문화숲길과 함께 역사와 문화를 느끼며 걷는길도 좋겠고

덕산온천 따뜻한 스파후에 즐기는 좋은 음식과 한잔의 술은 

노곤한 하루를 마무리하기 부족함이 없겠다.

다시 가고픈 좋은 여행지~덕산 가야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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