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노루귀 산자고와~달마산 일출과 땅끝

작성일 작성자 효빈

봄이 되면 남으로 남으로 떠나고 싶다.

오랜만에 달마산과 땅끝에 간다. 무박산행 자체가 오랜만이다.

몇년전엔 이 땅끝기맥에 빠져 매년 이 길을 걸었던거 같다.

 

 

      

 

보통 땅끝기맥은 닭골재에서 시작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오늘 들머리는 해남군 현산면 송촌마을이다.

닭골재에서는 두번 올라봤던지라 오늘은 어디라도 상관은 없겠고

어차피 밤에 걷다보면 어디가 어디인지 잘 기억이 나지도 않았다.

 

이곳의 이정표는 거리가 들쭉날쭉~ 각기 다른 기관에서 만든 탓인지

여튼 바람재에 도착했을때에야 어느정도 신뢰가 생기게 된다.

 

 

 

 

관음봉과 돌탑봉을 넘어올때까지도 날이 밝지 않고

달마산 정상에 올라서도 한참을 기다린 다음에야 이 사진을 남길수 있었다.

 

바로 앞으로 중좌 돌탑봉과 중우 관음봉,

저 뒤로 중계탑이 있는 대둔산 도솔봉과 그 살짝 우측 뒤로

바위 좋고 조망 좋은 두륜산 가련봉도 보인다.

가련봉에서 우측으로 일자로 뻗은듯한 투구봉 위봉도 반갑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간~사진 상태야 별로지만

파릇함이 감도는 해남과 강진만의 색감은 아침의 기대감을 갖기 충분했다.

왼쪽 두륜산 위봉 능선과 가운데 뒤로는

그 형태로 보나 위치적으로나 보나 장흥의 천관산이 맞겠다.

 

해남과 완도를 잇는 다리들에도 아직 불이 꺼지지 않았다.

왼쪽 남창교를 지나면 우측 완도대교를 건너 완도로 이어지는 길.

누군가들은 섬이었을때가 좋다라고도 말하지만

당장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겐 많이도 불편했을 일들.

저 다리 하나가 완도를 일일생활권으로 만들어 준 일등공신이 되었다.

 

 

 

 

캬~ 서서히 여명이 물들어가는 완도와

다도해 뒤로 퍼지는 빛에 온전히 넋을 빼게 된다.

마치 스케이트장이라도 온듯 선들이 저리 날렵할수가 없다.

 

가운데 뒤로 물결치듯 보이는 섬은 보리밭과 유채꽃축제로 유명한 청산도인가 보다.

그 우측으로 소모도 대모도일테구~

아~아름다운 아침이다.

 

 

 

 

사진량이 많으니 늘 포스팅을 할땐 최대한 줄이고 줄이지만

오늘은 해가 뜰때까지 완도 풍경에 많은 양을 할애할 생각이다.

완도 오봉산은 다도해와 멋진 기암들,

같은 남쪽이지만 완도엔 유독 난대수림이 좋다.

완도수목원이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두 봉우리 중 우측이 완도 오봉산의 최고봉인 상황봉이고

좌측이 백운봉이겠다.

 

 

 

 

그런데 익숙했던 이름 완도 상황봉이 이제 상왕봉으로 불리게 되었다.

완도 오봉산은 작년 6월 국가지명의원회 의결을 거쳐

국토지리정보원 고시 후 일제의 잔재였다는 상황봉은 상왕봉,오봉산은 상왕산이라 변경되었다고 한다.

속리산 천황봉을 천왕봉으로 바꾸고 황 자가 들어간 봉우리나 산 이름은 모두 왕 자로 변경되는데 있어

너무 획일화시키는건 아닌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원래 우리 이름을 찾자는 의미이니 토를 달 이유는 없지만

오봉산이란 이름 대신 상왕산이란 이름이 아직 어색한건 어쩔수가 없다.

 

어쨌든 내년 봄엔 온통 상록수였던 완도의 난대림에 다시금 가보고 싶다.

완도수목원에도 꼭 들러 어렵기만 한 남도 식생에도 눈을 떠보고 싶다.

 

 

 

 

풍경에 맞추면 인물이 어둡고

인물에 맞추면 진한 풍경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이 아침은 그야말로 황홀함이었다.

힘들지만 무박산행을 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아침의 상쾌함이란 말로는 표현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해 뜨기전의 그 격정을 뿜어내는 하늘과

이 새벽만 느낄수 있는 저 푸르딩딩한 색감들.

그래서 나는 일출 자체도 좋지만 해뜨기 전의 이 여운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곧 활기가 넘쳐날 해남 북평면 들녘과 완도땅의 조화로움까지.

너무 아름다워 그저 멈춘듯 이 시간을 호흡하고 있었다.

 

 

 

 

 

우리의 산과 바다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하루의 시작이 이렇게도 아름다웠던지.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인듯 숨직인채

그저 벅참에 셔터를 눌러볼 뿐이다.

 

 

 

 

 

달마산 정상 달마봉 전경이다.

돌탑이 세워진 달마산 정상 아래에 달마봉(489m)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데

달마산 정상에 봉화대가 있어 불을 켰던 곳이라 하여

불썬봉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여전히 이정표나 지도엔 불선봉,불썬봉이라 표기된 것들도 많아 혼동을 부추기기도 한다.

여튼,곧 떠오를 일출을 기다리느라 많은 분들이 자릴 뜨지 않고 있다.

 

 

 

 

정상 바로 아래 세워진 달마봉 정상석엔 블야(블랙야크) 100명산 인증 남기려는 사람들도 보이고

가야 할 도솔봉과 땅끝마을 방향이다.

가운데 뒤로 통신탑이 서 있는 도솔봉과

좌측 뒤로는 윤선도가 떠오르는 보길도도 보인다.

땅끝전망대는 도솔봉에서 살짝 우측 뒤쪽에 나즈막히 위치한다.

 

 

 

 

 

드디어 완도 상왕산(오봉산) 뒤로 서서히 해가 떠오르고 있다.

살짝 구름이 가렸지만 굳이 둥그런 해가 아니어도 좋다.

주변에 번지는 저 여운 좀 보라.

완도 왼쪽 뒤론 고금도와 신지도 생일도 등이 이어질 것이고

완도 우측 뒤로 있는 청산도는 올 봄엔 꼭 다녀가라 손짓하는것만 같다.

그래~이번 봄엔 청산도의 그 슬로걷기도 누려보고 싶다.

 

 

 

 

 

주변을 온통 물들인채 해는 그렇게 떠올랐다.

가운데서 우측 봉우리가 상왕봉(상황봉),좌측이 백운봉,

좌측 끝 나즈막한 뾰족 봉우리가 숙승봉이겠다.

작년 봄, 저 길을 걸었던 바위 형태 그대로 전해지는것만 같다.

 

 

 

 

 

이제 완도로 들어가는 완도대교에도 불빛이 사라졌고

좌측 뒤 장흥의 천관산도 뚜렷하다.

일렁이는듯한 이 모든게 아름답다.

 

 

 

 

 

해가 떠오를동안 30분 넘게 달마봉 주변에 머물렀다.

빛이 높이 떠오를수록 주변은 많이 뿌해질게 분명하다.

이 순간을 마저 더 담아보고 이제 떡봉과 도솔봉 방향으로 간다.

 

 

 

 

 

낯선 누군가와 앉아 오가는 버스시간만도 무려 11시간.

산악회 45인승 좁은 좌석. 

하필 내 자리밑엔 큰 히터통이 있어 다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데다

그 열기에 어찌나 답답하던지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온 몸이 욱신욱신~모르는 옆자리 님에게 기대고 싶을만큼 오가는 시간은 차라리 고행이었다.

그 힘든 여정도 이 아침을 여는 순간 모든건 사라지고 있었다.

 

 

 

 

 

문바위를 지나며 이제 본격적인 암릉길을 걷는다.

 

 

 

 

 

 

400m라는 나즈막한 봉우리임에도 달마산은 모든걸 다 갖추었다.

말만 들어도 알만한 섬들의 집합체~ 다도해가 끝없이 펼쳐지고

좌측 뒤의 보길도는 가는 방향의 안내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설악의 공룡능선인듯~ 금강산의 만물상인듯~

온갖 기묘한 바위들 오르내리는 재미까지.

 

 

 

 

 

이제 곧 암봉 사이사이에 진달래가 피어날때쯤이면

그 화사함에 취해 바위와 나무, 꽃들과 바다

그리고 이 길을 걷는 누군가와라도 사랑에 빠질것 같은

황홀한 길이 되어 있을것만 같다.

 

 

 

 

 

왼쪽 바위 뒤,나즈막하지만 뾰족한 해남의 가공산도 보이고

왼쪽 아래로는 달마산 하면 떠오르는 미황사도 보인다.

달마산의 준봉들을 뒷배경으로 두고

빛바랜 단청의 단아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미황사.

 

미황사는 기암 절벽이 수려한 달마산(489m) 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신라 749년 경덕왕 8년에 의조화상이 창건하였다 전해지고

대웅전과 응진당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오늘 완도 방향으로 일출도 참 아름다웠지만

달마산과 미황사는 해질 무렵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순간인지라 어찌보면 비슷한 풍경이기도 하지만

일출과 일몰은 기분부터가 너무도 달랐다.

 

 

 

 

 

일출은 무언가 새로운 희망과 설렘에 들뜨게 된다면

일몰은 왠지 센티해지고 숙연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편한 친구와는 일출을 맞고 싶다면

좋아하는 이성과는 왠지 일몰의 여운을 느껴보고 싶을것만 같다.

 

 

 

 

 

일출이든 일몰이든

녹음도 설경도 없는 이 계절엔 암릉산행만한게 없다.

게다가 너른 다도해와 함께하니 3월 산행지론 손색이 없겠다.

 

 

 

 

 

와우~요술을 부릴듯 마법사 나라에 있을법한 뾰족바위는

마치 드라마나 영화세트장에 만들어 놓은 속이 빈 바위처럼도 느껴졌다.

플라스틱 모형처럼도 느껴졌다.

 

 

 

 

 

석관묘 같은 바위가 있는 대밭삼거리에서 가볍게 간식을 먹고 쉬어간다.

이곳에서 미황사로 하산할수도 있고 곳곳엔

미황사 갈림길이 있어 어디서라도 중탈이 가능하겠다.

 

 

 

 

 

좌측 지나온 달마산 정상과 그 뒤로 땅끝기맥이 이어지는 대둔산과 두륜산도 보인다.

두륜산에도 우람하고 멋드러진 암봉이 많은데

달마산은 좀 더 뾰족뾰족 날카로운것이 덕룡산~주작산의 바위 형태와 더 닮은듯 했다.

 

달마산은 암릉이 길게 이어지지만 우회로도 있고 밧줄이나 계단도 설치되어 있어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다.

그래서 미황사에서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수 있어

관광지로의 면모도 갖추고 있는

좋은 암릉산행지이자 조망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가야할 도솔봉 방향이다.

가운데서 좌측 중계탑이 보이는 곳이 도솔봉 정상부인데 군부대로 통제되어 있다.

땅끝전망대는 바로 그 우측뒤로 나즈막하게 탑만이 보일랑말랑.

말그대로 기암 전시장 그 자체다.

 

 

 

 

 

금강산과 설악산으로 먼 길 올라가던 공룡능선,만물상이

잠시 이곳 땅끝에서 쉬어갔던건 아닐런지.

그리고 자신들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끔 그 흔적을 뿌려놓은건 아닐런지.

 

 

 

 

 

건너편 날이 밝은 완도는 이제 다른 모습처럼 수수하게 변해 있었다.

그 아침 영광의 자리를 바위들에게 내어준 것이다.

모든 사는 이치가 그런가보았다.

 

 

 

 

 

바위는 아무 의식도 생명도 없는 무생물처럼 보이지만

다 저마다의 표정들이 있었다.

그저 목이 길어 슬프고 억울하게 느껴졌던 이 바위는

 

 

 

 

 

각도를 조금 달리해서 보니

목근육들이 살아 있듯 섬세한 딱 고개 돌린 외계인처럼 보였다.

산채로 화석이 된 그 옛날 어느 생명체는 아니었을지.

 

 

 

 

 

앞뒤로 걷게 된 한 회원님.

큰 쉼호흡을 하며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모습도 자주 포착되었다.

이런 시원함과 자유로움이 있어 산에 오를 것이다.

 

시간만 정해주고 길 리딩 없이 각자 걷는 안내산악회~

님~

새벽 어두운 바윗길,늦어지는 나를 챙겨주시고 이끌어주셔 감사했구요~

하산해 사주신 낙지볶음과 소주 한잔도 맛나게 먹었답니다.

이 글을 보진 못하겠지만 맞춰주신 배려에 감사한 마음 가득 전한답니다.

 

 

 

 

한 회원님이 허벅지에 쥐가 나신다고 주저앉으셨고

약재와 침을 배우셨다는 다른 회원님께서 침통을 꺼내들었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쥐가 난다고도 하고 아스피린을 비상약으로 먹기도 하지만 여튼

산행중 쥐가 날때만큼 난감할때도 없다.

 

 

 

 

 

온 산에 팥이 주렁주렁.

열매는 팥을 닮고 꽃은 배꽃을 닮아 그 이름 팥배나무가 되었다.

어떤가~팥을 닮았는가~

 

 

 

 

 

아궁~이게 누구예욤~

올해 첫 노루귀를 만난다.

활짝 핀 노루귀도 이쁘지만 뭐니뭐니해도 노루귀의 생명은

저 보숭보숭 솜털에 있겠다.

 

주변엔 감고 올라타기 좋아하는 송악 줄기가 가득하다.

아무리 그래도 요 자그마한 이쁜이들에겐 그러지 마시와요~

 

 

 

 

어쩜 이리도 앙증맞아요~

막 깨물어 주고 싶어요~

쭉쭉~쪽쪽~마구마구 입맞춤해주고 싶고~

그러면 아야해서 안되요~

 

 

 

 

 

주변이 어수선해 노루귀 어여쁨이 잘 살아나진 못하지만

이 나뒹구는 나뭇잎 한장마저 그저 소품인듯 아름답기만 하다.

노루귀는 청색,흰색,분홍색,보라색 등 그 색에 따라 이름을 불러주면 된다.

키는 10cm나 될까.

이 자그마한 몸짓으로 꽃을 피운 것 만으로도 대견하기 이를데 없다.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다.

따로 꽃잎이 없고 6~9장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일 뿐이고

가장 안쪽 암술과 암술을 감싸는 수술들로 이루어져 있다.

꽃받침 아래로 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라는 것이다.

 

노루귀는 돌돌 말린 잎 모습과 보송보송 솜털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는데

꽃이 진 뒤에 자라나는 잎을 보면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큰 토끼풀 모양을 하고 있다.

 

 

 

 

여튼 이 앙증맞고 귀여운 것 좀 보라.

마치 양초로 만든 손공예인듯 악세서리인듯

설탕으로 만들어 놓은 달달함인듯 어여쁘기가 이루 말할수 없다.

봄을 맞는 대표주자에 부족함이 없는 노루귀다.

 

 

 

 

 

이 열매를 보면 남도에 온것을 실감한다.

꽃집에서 파는 산호수와 닮은 아이 자금우다.

그 이외에도 남도에서 흔히 볼수 있는 마삭줄,사스레피나무,소사나무,

사방오리나무 등이 자주 보였고 참식나무나 다정큼나무도 보였다.

 

 

 

 

 

달마산과 도솔봉 일대를 거닌다면 이 도솔암을 빼놓으면 안되겠다.

마치 요새같은 곳에 자그마한 암자 하나.

뒤로는 바다와 하늘이 한몸인듯 연한 수채빛을 드러내고

이름하여 땅끝에서 만나는 하늘끝 도솔암이다.

 

 

 

 

 

도솔암을 호위라도 하는것인지 좌측으론

어느 만화속의 마녀 같기도 하고, 요정 할머니 같기도 한 바위. 

우측 바위는 그 할머니를 따르는 수하쯤~

요술을 부릴듯한 길을 따라 도솔암으로 오른다.

 

 

 

 

 

도솔암은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통일신라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의 기도도량이라 기록되어 있다.

의조화상이 달마산 아래의 미황사를 창건하기 전 이곳에서 수행 정진하였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좁은 암자엔 잘 빠진 미끈한 나무도 인상적이다.

섹쉬하기까지 하다.

팽나무로 보이는데 맞나 모르겠다.

 

 

 

 

산 정상부 높은 기암들속의 조그만 암자 도솔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솔암 암자를 받치고 있는 커다란 바위 밑으로는

1년내내 마르지 않는 용샘이 있다고 한다.

바위 틈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바위속의 옹달샘을 만들고

이곳에 천년을 기다려온 용이 천년이 되던날,

커다란 용트림을 하고 승천하였고 용이 살았던 바위 속은 샘이 되었다는~

 

 

 

 

 

건너편엔 삼성각과 뒤로는 병풍을 두른 기암들.

미륵이 산다는 도솔천이 이리로 왔노라~

이런 전경 앞에서라면 누구라도 미륵이 되고 도솔천이 되지 않겠는가.

어느 분이신가 다발을 만들어 놓은 청미래덩굴 붉은 열매도 보인다.

 

 

 

 

 

도솔암은 사진을 찍으려는 진사들과

드라마나 영화 CF 촬영지로도 인기가 좋은 곳이다.

 

관악산의 연주대를 보는듯

기암괴석에 둘러쌓여 석축으로 쌓아 올린 모습도 연주대와 닮아 있다.

계절마다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는 도솔암.

해남팔경의 제 1경답게

일몰 시간이면 다도해와 더불어 일대가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신비함과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도솔봉 중계탑 아래 차를 주차해두고

도솔암까지는 20분정도 느긋하게 걸을수 있는 오솔길로

힘든 산행길이 아니어 누구라도 오를수 있는 참 좋은 길이다.

 

바다와 들녘,그리고 온갖 기암들을 끼고 걷는 길~

아~어젯밤 통증처럼 밀려오던 잡념도 사라진지 오래다.

 

 

 

 

이곳 달마산 일대에 조성된 땅끝 천년숲 옛길은

국토순례 일번지로 수많은 관광객과 순례객이

출발이나 도착지점으로 인식되는 해남땅끝에서 시작한다.

미황사 창건설화가 있는 땅끝에서 미황사 구간의 총길이 52km의 옛길을 정비하여

국토순례 및 도보여행을 위한 신계념 이동로를 조성한 것이다.

 

 

 

 

 

해남 송지면 일대와 저 뒤로는 진도가 길게 뉘어져 있다.

당겨보면 첨찰산과 여귀산 형태도 보일수 있겠다.

서울서 너무 멀어 그렇지, 이번 봄이 가기전 암릉 좋은 진도의 동석산도

걷기 좋은 힐링길 첨찰산도 거닐어보고 싶다.

 

 

 

 

 

도솔봉 통신탑 아래로 내려와 포장도로 따라 내려선다.

차를 타고 올라올수 있어서인지 이쯤부턴 가벼운 차림으로 오르신 분들도 많다.

포장도로로 내려서도 되고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도 되고

어쨌든 조금 내려서다가 좌측 산길로 들어선다.

 

천년숲길과 산자락길 이정표 거리가 각각 다르고

땅끝마을,땅끝호텔,땅끝전망대,땅끝탑이 헤깔리게 만들어져

거리는 조금 엉망이지만 대충 여기서부터 땅끝탑(토말)까지는 10km가 조금 넘을듯 하다.

 

 

 

 

순수 우리말 봄까치꽃으로 부르자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큰개불알풀이 정명.

흔한 잡초지만 여기저기 꽃봉오리 열고 있는 모습이 여간 사랑스러운게 아니다.

 

 

 

 

 

남도답게 송악도 쉽게 만날수 있다.

선운사 입구 큰 바위절벽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송악.

 

 

 

 

 

 

내려선 임도길과 도솔봉 방향.

이제부터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이 길엔 유독 무덤이 많고 사람에 따라 좀 지루하다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땅끝기맥길로 걷지 않겠다면 저 임도따라 마봉리로 하산하기도 하고

마봉리에서 택시를 타고 땅끝마을이나 땅끝전망대로 이동하기도 한다.

 

 

 

 

 

조금은 지리할수도 있는 길이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이 계절이면 여기저기 새싹들 올라오고

꽃 피운 아이들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니 말이다.

아까 암릉길에선 제대로 자라지 못하던 아이들이 맘껏 자태 드러낸다.

봄이 오는 길,산자고와의 만남이다.

 

 

 

 

 

산자고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야생 튤립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중부 이남의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산자고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까치무릇이라는 우리말도 가지고 있고 꽃말은 봄처녀다.

 

 

 

 

 

춤을 추듯~쭉쭉 뻗은 저 우아한 잎 좀 보라.

뒤태의 붉은 선은 늘 럭셔리 로고 같다 생각하곤 한다.

그대는 진정 우리나라 명품 튤립이고 명품 봄처녀 맞구만요.

 

 

 

 

 

꽃이란 이런거야.

마치 꽃의 교본을 보여주는듯 활짝 피어난 자태 여간 화사한게 아니다.

끝없는 노루귀의 향연에 그저 꽃밭을 걷고 있을 뿐이다.

 

 

 

 

 

엄청 크게 피어난 이 아인

백합인듯~튤립인듯.

발길에 채이는 산자고를 외면할수가 없어 마지막으로 한장만 더 담는다.

 

 

 

 

 

땅끝마을이 가까워졌다.

땅끝기맥은 우측봉 팔각정과 좌측 땅끝전망대가 있는 갈두산 사자봉을 거쳐

그 뒤 땅끝탑이 있는 토말로 내려가 마무리가 될것이다.

산길로 걷고싶지 않다면

우측으로 조금 더 걸으면 나올 땅끝호텔 입구 갈두재에서 도로따라 땅끝까지 걸어도 된다.

땅끝전망대는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거나 입구까지 차를 타고 오를수도 있다.

 

저 길들은 여러번 지나봤던지라 오늘은 굳이 내키지가 않는다.

오늘은 안가본 길~반대로 땅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내 등뒤로 있는 산길이 궁금하기도 하여 길 없는 그곳으로 내려가니

야산의 덤불로 곳곳이 막혔지만 새로운 길은 언제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광명사라는 조그만 절이 나왔고 저 도로를 만나 땅끝마을로 가서

땅끝탑이 있는 토말로 갔다.

그러니까 진짜 땅끝은 저 땅끝마을에서 전망대 방향 산길로 조금 올라가야 하고

땅끝전망대 뒤쪽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게 슬슬 땅끝마을에 들어서 여유롭게 거닐어 본다.

벽화엔 땅끝 입구에서 만날 바위 두개도 보이고

이 일대의 유명한 장소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 신선의 집 같던 도솔암도 한 자리.

선운사 도솔천을 거닐때면 떠오르던

정태춘의 에고 도솔천아~ 했던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간다~간다~ 나는 간다~

도랑물에 풀잎처럼 인생행로 떠나간다~

졸린 눈을 부벼뜨고 지친걸음 재촉하니

도솔천은 그 어드메냐~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등 떠미는 언덕너머 소매끄는 비탈 아래

시름 짐만 한 보따리~

.

만난 사람 헤어지고 헤진 사람 또 만나니

에고~ 도솔천아~~

 

 

 

 

그래~살다보니 만난 사람 헤어지고 헤어진 사람 또 만나지더라. 

땅끝선착장 주변~ 도담삼봉처럼 물가에 떠 있는 바위가 이채롭다.

거긴 강이었고 세개의 봉우리였다면

이곳은 바다, 그리고 두개의 분재해 놓은듯한 봉우리.

 

 

 

 

 

고대 로마의 어느 군인같은 석고상도 있었네.

 

 

 

 

 

 

땅끝까지 왔으니 그냥 가면 섭하겠다.

회를 먹기엔 너무 시간이 길어질것 같아

가볍게 맥주 한잔하겠다 낙지볶음을 주문했는데 웬걸~

매콤함에 이끌려 소주를 아니 시킬수 없었다.

 

 

 

 

 

야들야들한데다가 탱글탱글한 식감까지

그동안 내가 먹은 낙지는 낙지가 아니여~

오래 삶으면 질겨진다는 소리는 누가 했었더라~

한참 불을 꺼놨다가 다시 끓여도 낙지는 질겨지지도 퍽퍽해지지도 않았다.

 

가끔 관광지에서는 바가지 요금이나 싱싱하지 않은걸 내놓기도 해

눈살을 찌뿌리기도 했는데 기분좋은 식당이었다.

나중에 밥을 볶아먹으면 또 다시 소주 안주가 되었다.

 

 

 

 

바닷가 마을이지만 음식이 비리지 않아 무엇보다 마음에 들고

리필해 먹을만큼 반찬도 정갈하고 깔끔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땅끝에서의 소주맛은 왜 그리도 달던지.

그래~과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아쉬울때 내려놓자.

 

 

 

 

 

 

땅끝마을 선착장에서 15분정도 산책로 따라 오르니 반가운 땅끝탑 토말에 이른다.

20여km의 여정이 이곳 땅끝에서 진정한 끝을 맺는 것이다.

불어오는 땅끝의 바람에 벅찬 가슴 시원함도 오랜만에 느껴본다.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 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나희덕의 땅끝-

 

 

 

 

우리에게 절망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위태로움 가득한 그 순간엔 모든게 끝인듯 좌절하게 되지.

죽을듯 힘들때야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던 것들.

더 이상 내려갈곳 없는 끝은 다시금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또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다.

 

 

 

 

 

 

늘 뒷걸음질만 치는 삶일수도 있다.

때로는 헛헛함에 좌절할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삶이 아름답지 않다 누가 그러던가.

끝이라 생각하는 순간 시작점이 되기도 하는 땅끝.

그곳엔 토말 바다에서 부는 자유가 있었다.삶은 또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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