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동강할미꽃과 청노루귀~동강 백운산

작성일 작성자 효빈

이래저래 3주만의 산행이다.몸이 찌뿌둥하다.

오랜만의 산행,어디로 갈까~

꽃이 있고 산행도 겸할수 있음 좋겠다.

동강 백운산으로 결정.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7시차를 타고 평창 경유 미탄으로 간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미탄터미널의 버스 시간표.

서울방면이라 쓰여 있는건 동서울을 말하는거고 여러곳을 경유해 2시간 15분쯤 걸린다.

 

미탄에서 백룡동굴(문희마을) 가는 버스는 9시 35분이라 하였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는다 하였고 10시 정도에 도착한 버스를 탈수 있었다.

문희마을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오전 9시 35분,오후에는 1시 35분쯤이 전부이므로

버스시간은 미리 체크해 두어야겠다.

 

 

 

 

덜컹덜컹~구불구불

동강을 옆에 끼고 버스는 백룡동굴 문희마을로 간다.

버스 승객이라곤 내가 유일할뿐,

기름값도 나오지 않을 판이니 이러다 이 버스마저 사라질까 걱정이다.

어쨌든 전세낸듯한 평창운수를 타고 차창 밖 동강 구경을 하며 가는 길~

이 길은 그저 슬슬 걸어봐도 좋겠다 싶었다.

이따 되돌아 나올때는 그리해볼 생각이다.

 

 

 

 

 

백룡동굴 종점에 도착.

동강할미꽃 자생지에 가보니 이미 사람들이 제법 많다.

내 열정은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므로 굳이 순서 기다리며 찍는건 하지 못하겠다.

먼저 칠족령에 올라보기로 한다.

문희마을에서 칠족령까진 1.7km 정도.

이정표는 곳곳에 잘 되어 있으니 초행자도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을 것이다.

 

 

 

 

백운산은 1년 반 전에도 다녀왔고 포스팅을 남겼으니 오늘은 그저

주인공인 동강할미꽃과 청노루귀에 시선을 맞춰볼 생각이다.

산중에서야 여기 강가처럼 꽃 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높은 산정에서 만나는 동강할미꽃이야말로 진정 의미가 남다르지 않겠는가.

문희마을을 뒤로하고 칠족령으로 오른다.

 

 

 

 

 

예전에는 동백처럼 기름을 짜서 머리기름으로 사용하였다는데

그래서 노란 동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생강나무다.

지역에 따라서는 개동백이나 개동박,산동박나무로도 불리웠고

김유정의 동백꽃이란 작품에서 나오는 그 동백 또한

알싸한 향내가 나는 이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올망졸망 붉은 꽃술이 앙증맞기 이를데 없다.

올괴불나무의 계절이다.

인동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올괴불나무는

길마가지나무나 숫명다래나무와 많이도 닮았다.

길마가지나무나 숫명다래나무가 노란술을 가진 반면 올괴불나무의 꽃술은 붉은색(자주빛)을 띤다.

 

 

 

 

 

끝없이 이어지는 올괴불나무 때문에

온 산에 눈꽃이 날리나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벌써 져가는 아이들도 많은걸 보니 이젠 강원도에도

봄이 무르익은게 분명했다.

 

 

 

 

 

큰꽃으아리 열매가 맞답니껴~

헤어스탈이 아주 세련되셨습니다.

반쪽은 이미 바람에 훨훨~

어딘가에 또 새로운 생명 만들어내겠지요~

 

 

 

 

 

아구~이쁜이들.

아무리 흰노루귀,분홍노루귀가 어여쁘다 해도

청노루귀의 고고함에 비하기나 할까.

 

 

 

 

 

 

우리네 천연 염색을 물들인 것처럼

연한듯 진한듯~보라인듯 청인듯~

그 경계를 오가는 저 청보라들의 우아함 좀 보라.

 

 

 

 

 

흙무더기 흘러내릴것 같고 곧 쓰러질것 같은 비탈진 언덕에 자리잡은 아이들.

그러나 쓰러지고 미끄러지는 건 거대한 나일뿐~

이 아이들은 그저 평온한 햇살받이를 하고 있었다.

 

 

 

 

 

그래~작은것이 아름답다.

있는듯 없는듯 아무것도 망가뜨림 없이

그저 자기네 봄을 맞고 있는 청노루귀의 도도함 멋져부려요.

저 빛만큼이나 너희들도 찬란하단다.

 

 

 

 

 

나에게 어느 꽃을 가장 좋아하느냐 묻는다면

나는 감히 청노루귀라 말할 것이다.

물론 계절에 따라 또 다른 꽃을 본다면 말이 달라질수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진한 블루를 보고 어찌 망설임이 있을수 있겠는가.

 

 

 

 

 

노루귀와의 눈맞춤으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칠족령 전망대에 올라선다.

칠족령은 정선군 신동읍 제장마을에서

평탄군 미탄면 문희마을로 넘어오는 고개로 옛날 옻칠을 하던 선비집의 개

발에 옻 칠갑을 하고 도망가서 그 자국을 따라 가보니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강의 풍경이 장관이었다는 것에 유래되어

옻칠(漆)자와 발족(足)자를 써 칠족령이라 이름 붙여졌다 한다.

 

 

 

 

 

굽이 도는 동강에 넋을 놓고

그 개도 이곳에서 멈출만하지 않았겠는가.

푸른 강을 에워싼 저 수직절벽의 깎임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누군가 일부러 돌려 깎아 놓은듯한 단애.

어떤 시간과 풍파를 견뎌내면 저런 모습으로 오늘날을 맞을수 있을까~

경이롭고 아름답다란 말밖엔 더이상의 수식을 붙이지 못하겠다.

 

 

 

 

 

아까 올라온 문희마을엔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이 유명하고

저기 연포마을은 예전 차승원 주연의 선생 김봉두~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돈봉투 원하던 속물 어느 초등교사가 깡촌 연포분교에 내려와

오지마을 탈출하려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차츰 그 마을에 동화되어 가던~

 

 

 

 

 

이런 풍경 앞에서 누군들 동화되지 않음이 이상한 일 아니었을까.

감입곡류의 동강.

구불구불 이어지는 약 51km의 동강은 서강과 만나 남한강으로~다시 한강으로 이어진다.

그 물길이란건 참 신비롭고도 가치가 커서

예부터 도시를 만드는데 있어 꼭 필요했던 중요 요건이었고

강이 좋은 도시치고 융성하지 않은곳이 없었던 이유였을 것이다.

 

 

 

 

 

발 아래로는 낭떠러지.

말 그대로 아찔한 그곳에 동강할미꽃이 피어 있다.

역시 진사님 한분이 자릴 잡고 계셨다.

대전에서 올라와 근처에서 1박을 했다는 님의 열정이 대단하다.

 

 

 

 

 

18~55.. 접사렌즈도 아닌 내 싸구려 중고 카메라론

바짝 다가가 찍어도 이게 최선이지만 아무려면 어떠한가.

척박한 바위틈에

그것도 사라져가는 산정에서 피어난 귀하신 몸~그저 눈맞춤만으로도 황홀할 뿐이다.

동강할미꽃과의 첫 만남이다. 아니,근 20년만의 만남이다.

 

 

 

 

 

돌 하나 굴러떨어지면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뼝대(절벽).

그 아래로는 동강 푸른물이 먹잇감 기다리듯

아가리 쩍 벌리고 있는 곳.

바위틈 사이로 어렵게 깨어난 아이들은

사람들 발길에 채이지 않는 최고난도 자리에서만 살아남은 것이다.

 

 

 

 

 

내가 처음 동강할미꽃을 본것은 최근일이 아니었다.

20대 중반쯤,

그저 독특한 할미꽃이 있다~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이 붙여지지도 않았을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 가인(佳人)이었지만

그땐 그의 행동들이 이해할수 없는 기인(奇人) 같은 것이었고

산도 꽃도 관심도 없었던 그때 그 사람은 이곳에 나를 데리고 왔다.

세상에 적응 못하는 유별나고 독특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20년만에 동강할미꽃을 보는 것이다.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도 재작년 늦가을에서야 이 곳을 다시 찾았었다.

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고

이제 이맘때면 많은 사람들이 동강할미꽃을 보러 찾아들었다.

 

 

 

 

 

유행을 쫒지 않았던 사람.

남들보다 시대를 앞서갔던 이유로

이상한 사람 타이틀을 가져야 했던 사람.

이 계절이면 유행처럼 많이 찾는 풍도 역시

관심들도 없던 그 시절에 들어가 이름모를 들꽃들을 보고왔던 사람.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 하였던가.

학자도 사진가도 산행가도 아니었던 그저 평범했던 한 젊은이.

그 이름 석자 대신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주었고

모든 사람이 똑같을 필요는 없다 깨닫게준 사람.

시대를 앞서 간 그 가인에게 나는 이 동강할미꽃을 보며 인사를 전한다.

뒤늦게서야 그가 얼마나 멋진 삶을 살았던지를~

 

 

 

 

 

감회에 이야기가 옆으로 새었다.

동강할미꽃 하면 역시 수직단애 높은 절벽위에

동강을 바라보며 피어난것이 으뜸 중에 으뜸이리라.

꽃이야 저 아래쪽의 아이들보다 덜 자라 땅땅하고 볼품없다 하여도

이 거친 환경에 살아남은 자체가 축복이고 감사할 일 아니던가.

 

 

 

 

아주 활짝~

굳이 구별하자면 이 아인 꽃받침잎이 동강할미꽃보다 긴 긴동강할미꽃으로 보인다.

동강할미꽃에 대해선 이따 하산해 다시 논해보기로 하자.

 

 

 

 

  

 

백운산 석회암 지대엔 기름나물이 많이 서식하는데

그냥 기름나물은 아닌것 같고 가는기름나물로 추정해본다.(위)

백운산엔 회양목이 참 많고 민둥갈퀴 묵은 잎도 많이 보였다.(아래)

 

 

 

 

 

백운산 산행의 백미는 뱀이 또아리를 튼것 같은

돌고 도는 동강의 강줄기를 보는 것이다.

한반도 지형이라는데 어째 좀 살이 찐듯도 하고 조선시대 만들어진 지도 느낌이다.

복주머니 같기도 하고 만두 같기도 한 그 곡선이 참으로 유려하지 않은가~

오른쪽 물길 끝으론 주로 날머리로 삼는 제장마을과 제장교가 보인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 아닌

그저 자연의 힘으로 이루어진 물길.

동강은 휘감아 돌고 그 위로는 가파른 절벽 백운산이 자리한다.

 

 

 

 

 

흰구름 두둥실 백운산이라~

이름이 좋은것인지 우리나라 산 이름중엔 백운산이 참 많다.

같은 정선만 해도 하이원리조트가 있는 마천대 백운산부터 혼동스러울수도 있겠다.

가운데 뒤로는 정선의 벽암산과 닭이봉 능선이겠다.

 

좌측 나무는 회양목이다.

보통 공원이나 집 주변 조경수로 많이 심는 상록 관목이지만

이 석회암 지대 백운산엔 야생 회양목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아궁~이쁜이들.

어머님이 누구시니~언제부터 요래 이뻤다니~

새끼손가락만이나 할까.

이제야 활짝 벌리고 있는 요 귀여운 아이들 좀 보라.

너무 앙증맞아 증말 앙 깨물어주고 싶어욤~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다.

따로 꽃잎이 없고 6~9장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일 뿐이고

가장 안쪽 암술과 암술을 감싸는 수술들로 이루어져 있다.

꽃받침 아래로 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라는 것이다.

 

 

 

 

 

노루귀는 돌돌 말린 잎 모습과 보송보송 솜털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는데

꽃이 진 뒤에 자라나는 잎을 보면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큰 토끼풀 모양을 하고 있다.

노루귀는 청색,흰색,분홍색,보라색 등 그 색에 따라 이름을 불러주면 된다.

 

 

 

 

 

햇살에 보숭거리는 저 솜털을 빼놓으면

감히 노루귀를 논할수가 없다.

간혹 주변이 어수선하다고 낙엽들을 깨끗하게 치운 뒤 사진들을 찍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자연스러움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천연의 색이 이렇게 진하고 아름다울수 있는지

그래~만들어진 현대의 모든 색은 자연에서 왔다.

가끔 잊고 산다.

 

 

 

 

 

지나온 칠족령 능선과 좌측의 제장나루.

보통 산행은 점재나루에서 시작해 백운산 찍고 저 칠족령으로 내려가는게 일반적이고

힘이 덜 드는 편이다.

백운산 먼저 오를걸 켁켁거리며 푸념을 한다. 하나마나한 소리 하고 앉았다.

오랜만의 산행에 몇키로 찐 살들까지 어김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헛짓거리 해가며 참 오래도 걸려 백운산 정상(882.4m)에 오른다.

백운산은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와 덕천리 동강을 끼고 있는 산이다.

들머리였던 문희마을은 평창군 미탄면에 속하고 동강은 인접한 영월땅으로 이어진다.

동강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함께 백운산이 알려진 편이고

어느날부터는 동강할미꽃 때문에 봄이면 많이 찾는 산이 되었다.

 

 

 

 

 

정상에서 문희마을로의 하산길 역시

청노루귀가 꽃밭을 이룬다.

이런 천연색을 숲 가득 뿌려주시니 정말 자연은 위대함 그 자체다.

흰노루귀도 보였지만 굳이 담지 않았다.미안테이~오늘은 청노루귀의 날~^^

 

 

 

 

 

다시 문희마을 강가로 내려왔다.

그러니까 문희마을에서 칠족령 올라 백운산 찍고 한바퀴 돌아 문희마을로 하산.

이왕이면 먼저 백운산 올랐다가 칠족령으로 하산하는게

시간도 덜 걸리고 힘도 덜 드는 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동강할미꽃을 봐야 하는데 힘이 든다.

쉬어가자.

 

 

 

 

잠시 강가에 앉아 오가는 백룡호도 즐겨본다.

여유롭다.

아주 지척이지만 수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백룡동굴을 보려면 이 백룡호를 타야 한다.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되어 있는 백룡동굴도 볼만하겠다.

 

 

 

 

 

동강할매 보러 가는 길~

아휴~이게 무어래.

활짝 핀 돌단풍이 많건만 오히려 뿌리 줄기에 눈길이 간다.

요상한 괴물의 발가락 같기도 하고 생강 같기도 한 독특한 생김새. 

 

 

 

 

 

자생지로 가보니 어렵지 않게 동강할미꽃이 보인다.

제법이나 많은 편이다.

물론 한국특산종이란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무분별한 훼손과 채취로 수난을 겪었다 하는데도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니 여간 기특한게 아니다.

 

 

 

 

 

이영노 박사는 실같은 뿌리 하나만 바위틈에 붙어 있으면

다시 생명력을 발하여 살아나기 때문에 동강할미꽃은 멸종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었다.

요즘은 대량 증식과 복원 노력에도 힘쓴다 하니

멸종이란 타이틀은 달지 않을거라 믿어본다.

 

 

 

 

 

동강할미꽃은 김정명 식물사진가가 동강 귤암리에서 1997년 찍은 사진을

1998년 한국의 야생화라는 달력에 소개하면서부터다.

보통 허리 숙이고 꽃잎도 활짝 벌리지 않는 할미꽃과는 다른 점을 연구대상이라 하였고

이것을 본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박사가 채취 분석한 결과

석회암 지대 암벽틈에서만 자라는 한국특산종임을 확인하고

2000년 동강할미꽃이란 학명으로 학계에 보고하게 되었다.

세계 유일종이 된 것이다.

 

 

 

 

 

강원도 일부와 동강 주변 석회암 지대에 자생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종이고 희귀식물이다.

흙도 수분도 거의 없는 척박한 바위틈에서 뿌리 내리는게 어디 쉬운 일이겠느냐만

그 악조건들을 모두 견디며 오늘날 이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났으니

그 많은 관심들과 감동이 허투로 생겨났을리 만무한 일이다.

역경을 이겨내는 꽃이라 하여 힘든 일을 이기고 싶은 사람들이 일부러 찾는 꽃이기도 했다.

 

 

 

 

 

이 동강할미꽃 덕분에 추진되었던 동강댐 건설을 저지시켰고

동강의 많은 동식물 등 생태계 보존에도 일등공신이 되었으니

이 동강할미꽃의 가치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할미꽃과의 차이점 중 하나는 할미꽃처럼 허리를 숙이지 않고

위나 옆을 향한다는 점이다.

나는 옛날 할머니가 아니여~말하는 것만 같다.

오로지 희생만이 아닌 삶을 즐기는 요즘의 엄마들,요즘의 할머니 같은 자신감이 느껴진다.

꼿꼿한 기개도 좋다.

 

 

 

 

2005년부터인가 정선 귤암리쪽에선 주민들이 나서

동강할미꽃 보존회를 결성하여

해마다 동강할미꽃 심기 등 축제가 열리기도 하고 자생지 보존과 증식활동을 하고 있다.

 

간혹 좋은 사진을 찍자고 묵은 잎을 떼어낸다거나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행위,심지어 캐어가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보존회측에서 인터뷰 했던 기사를 본적이 있다.

오늘 이 문희마을에도 감시(?)차량이 오가며

생태보존에 대한 스피커를 틀고 있었고 곳곳엔 CCTV까지~

 

 

 

 

마른 잎은 온도를 조절하기도 할 것이고 수분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굳이 묵은 잎을 떼어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새로 돋은 파릇한 잎과 묵은 잎의 앙상블,이 자연스런 자체가 오히려 더 근사하지 않은가.

산신령 같은 긴 수염이 멋스럽기까지 하다.

 

 

 

 

 

한다발의 부케가 이만이나 할까.

자연스레 만들어진 꽃다발이니 인위적인거 어디에 비하기나 할것이고

딱 이때만 이 주변에서밖에 볼수 없으니 그 귀함 어떠하겠는가.

 

동강할미꽃은 자주색,홍자색,분홍색,흰색 등으로 피고

다른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들이 그러하듯

꽃잎처럼 보이는 5~8장은 꽃받침잎으로 깊게 갈라지고 전체에 흰 털이 많다.

노란색 수술이 많고 가장 안쪽 은밀한 곳에 꽃받침잎과 같은 색의 암술이 있다.

 

 

 

 

옹기종기 수다를 떠는것도 같고

웃는듯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사람은 꽃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좀 전의 분홍빛,보라빛과는 다른 홍자색의 동강할미꽃.

마치 주변을 밝혀주는 환한 빛처럼 이리도 아름다울수가 없다.

화단속의 그 온화한 꽃이 아닌 오로지 화강암 그 바위속에서 피어나는 꽃.

영월인이라면 단종의 그 핏빛동강에 흘러 들었고

동강할미꽃으로 재탄생하였다 생각할수도 있겠다.

 

 

 

 

 

마치 둥지안의 귀한 보물처럼 보숭보숭 솜털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래~귀함도 인정이요.

우리의 보물도 인정이다.

부디 건강하게만 오래오래 자라다오.

이 곳을 찾는 우리들 역시 사뿐사뿐 소리내지 않고 있는듯 없는듯 다녀가겠어요~

 

 

 

 

 

동강할미꽃의 꽃말은 사랑의 굴레,슬픈 추억이다.

그래서 그리 강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생각에 잠겨 있다니.

추억은 추억대로 남겨두자구~

영원히 그 사랑의 굴레에 빠져 살순 없잖여.

 

 

 

 

 

저 강물 흐르듯

가면 가는대로~오면 오는대로~

그렇게 살아보자구요.

그런들 또 어찌 쉬 잊혀질라구요.

 

 

 

 

 

 

맑은 마음을 풀꽃에 기대면 향기가 트여 올 것 같아
외로운 생각을 그대에게 기대면 이슬이 엉킬 것 같아

마주 앉아 그냥 바라만 본다.


눈 맑은 사람아
마음 맑은 사람아
여기 풀꽃 밭에 앉아
한나절이라도 아무 말 말고 풀꽃을 들여다보자.


우리 사랑스런 땅의 숨소릴 듣고
애인같이 작고 부드러운 저 풀꽃의 얼굴 표정
고운 눈시울을 들여다보자.
우리 가슴을 저 영혼의 눈썹에 밟히어 보자.


기뻐서 너무 기뻐 눈물이 날 것이네.
풀꽃아
너의 곁에 오랜 맨발로 살련다.
너의 맑은 얼굴에 볼 비비며
바람에 흔들리며 이 들을 지키련다. 

 

-이성선의 풀꽃-

 

 

 

 

그래~

그저 아무말 없이 바라만 보는것으로

저 자연이~저 들꽃들이 위로가 되어주지.

 

 

 

 

 

동강할미꽃과 백룡호의 한 컷.

여유롭고 한가한 오후, 눈이 부시다.

 

오후 3시 반이 넘어선다.

차량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야 상관없겠지만 나같은 뚜벅이에겐 늦은 시간이다.

참 오랜 시간을 돌아 다시 만난 동강할미꽃.

그 시간의 무게만큼이나 말로 형용하기 힘든 벅찬 감회와

오랜 숙제를 마친것 같은 시원하고도 섭섭함으로 남을것 같다.

 

 

 

 

웃는하루님 반가웠구요~

 

 

 

 

 

 

동강따라 마하리로 나가는 길.

졸졸 흐르는 물소리며 강가의 모든것에서 봄이 느껴지고

호랑버들 수꽃이 피로감을 잊게 해준다.

 

문희마을에서 막차시간은 오후 2시.

어차피 걸어나갈 생각이었던지라 버스시간은 염두해두지 않았었다.

백룡동굴에서 큰 길이 있는 마하리 민물고기생태관까진 4.5km 정도.

그 곳에서 미탄 가는 버스를 타려 한다.

 

 

 

 

 

차량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는 청정 동강길, 크게 쉼호흡하며 걷는다.참 좋다.

걷기 좋아하는 님이라면 이 길을 걸어보는것도 괜찮겠다.

지나가는 차 한대가 멈춰선다.

큰길까지도 감사할텐데 미탄터미널까지 태워주시고 가셨다. 삼척 사진동호회님들 감사했답니다.

 

역설적이게도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4월이 시작되었다.

물소리 바람소리 따라 무심한듯 걸어보자~그렇게 그렇게 4월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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