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한북정맥 복주산과 광덕산

작성일 작성자 효빈

보통 한북정맥 첫 구간은 수피령에서 광덕고개까지 가는게 일반적이지만

오늘 참석한 산악회는 실내고개에서 복주산으로 오르는 일정이다.

수피령에서야 두세번 넘어봤던지라 아무래도 상관은 없다.

 

 

 

산행코스 : 실내고개~복주산~하오현~회목봉~상해봉~광덕산~광덕고개(약 17~18km로 6시간 20분 소요)

 

거리가 길다 하면 모집이 안돼서라고도 하고 어쨌든 

산악회선 총거리를 왜 14km로 공지하였는지 살짝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는 했다.

7시간이 주어졌고 안내 대장님 말씀이 3시간은 족히 남아돌거라 천천히 걸으라 하셨다..무신 말씀요~^^

14km로 잘못 계산하신 이유였을 것이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실내고개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예전에 세워져 있던 실내고개 정상석은 공사 때문에 사라진 것인지

잠시 이동해 놓은 것인지 보이진 않았다.

 

 

 

 

 

실내고개에서 임도따라 오르는 길.

군사도로였던걸 산림 정비를 위해 새롭게 다진 것인지 

임도길은 조금 더 길어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비가 그친 후 어찌나 날이 깨끗하던지

가다서다 멈추고 뒤를 돌아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천연의 색 그 이상을 보는듯한 깨끗함이었다.

임도가 길긴 하지만 오늘 산행중 가장 상쾌한 시간이기도 했다.

게다가 먼지 날리지 않으니 걷기에는 또 얼마나 좋던지.

 

 

 

 

 

너도 상큼하기 이를데 없다.

노박덩굴 수꽃이다.

암꽃은 수술이 거의 퇴화하고 암술머리가 세갈래로 갈라져 구별이 된다.

 

 

 

 

 

피기 시작한 산꿩의다리도 이제 여름의 숲을 채워갈 것이다.

 

 

 

 

 

 

최전방지이자 북 인접지역답게 북한군 무인기 신고 안내문이 걸려 있고

주능선 삼거리를 만나면서부터는 숲은 더없이 울창해졌다.

복주산휴양림 갈림길이기도 하다.

 

 

 

 

 

사실 마땅한 산행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 

갑자기 신청해 따라나선 것이다.

이 일대에 오면서 산악회를 이용한 것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보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광덕고개에서 내리면 광덕산과 복주산쪽으로~

반대쪽 백운산이나 국망봉,개이빨산,강씨봉쪽으로도 이을수 있고

사창리나 다목리에서 내려 수피령이나 일대 한북정맥길을 걸었었다.

교통도 좋은 편이니 나 같은 뚜벅이에겐 더할나위 없는 정맥길이기도 했다.

 

 

 

 

안개가 자욱한 길~

비가 그친후 맑겠다 하였는데 살짝 이슬비가 흩뿌리고 있다.

정상부에 올라 조망 보기는 힘들것 같아 못내 아쉬움이기도 하지만

이런 숲을 거닐수 있는것으로 충분한 하루가 될것이다.

 

 

 

 

 

6월은 참 애매한 계절이기도 하다.

이른 3월부터 4월과 5월,봄꽃의 향연이 휩쓸고 간 뒤

본격적인 여름꽃이 피어날 7월이 되기 전까지

어찌보면 가장 잠잠한 시기가 6월일지도 모르겠다.

사방에서 여름꽃이 꽃대를 올릴 준비를 하는 이때,큰뱀무가 나도 꽃입네요~고개를 내민다.

그래~너도 꽃이었다.

 

 

 

 

그렇게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과 화천군 사내면 경계에 있는 복주산 정상에 올라선다.

수피령에서 한북정맥이 시작된다면 한북정맥의 첫번째 산인 것이다.

물론 군부대로 통제 된 대성산을 빼놓았을때 하는 말이다.

 

내리다 그친 비로 안개가 자욱.

한치앞도 보이질 않으니 정상석만 한장 남기고 바로 하오현 방향으로 내려선다.

 

 

 

 

 

와우~명작은 여기에 있었다.

지난번 완도항에서 보았던 우럭 말리는 모습 같기도 하다.

 

조그마한 생채기에도 아파하고 좌절하는 나약한 인간도 있건만

이 아인 온갖 풍파로도 언제 그랬냐는듯

다음해 또 다시 새싹을 올리고 나이테를 그어가니

그 모습 가히 신비로울 뿐이로다.

 

 

 

 

 

지금 이 숲은 온통 다 도깨비부채가 채워가고 있었다.

그 이름처럼 잎도 꽃대도 크게 올라오는 아이.

 

 

 

 

 

줄기에 뱀 허물같은 문양,점박이천남성과

우측은 꽃을 피운 도깨비부채다.그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랄까~

 

 

 

 

 

하오현(하오고개)에 내려선다.

이곳 하오현에서 시작해 회목봉,상해봉과 광덕산만을 돌거나

반대로 복주산과 복계산만을 연계하여도 된다.

수피령에서 시작해 이 하오현에서 마무리하기도 한다.

 

 

 

 

 

길 한가운데 떡 버티고 있으니

외면할수가 없어 꿀풀도 한장 담아주고~

 

 

 

 

 

이 길에 흔하고 흔한 국수나무에게도 시선을 줘본다.

 

 

 

 

 

 

앞선 님들~

아주 달달하다고 따먹어보라 하신다.

손도 입 주변도 검붉게 물들었지만,

빗방울의 촉촉함이 더해져서 신선하기 이를데가 없다.

 

 

 

 

 

 

날이 너무 흐려 아무것도 보지 못할거라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하오현 막 올라서니 날이 개이고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날도 너무 깨끗해졌으니 꺄오~기분 완전 날아갈것 같아요~

 

우측 뒤로 둥그런 능선은

인근의 북녘 산 하면 떠오르는 오성산 아닌가. 이리도 가까이에 있었다.

먹구름과 북녘 방향의 산자락색이 너무 근사해

여러장을 담아본 뒤에야 자릴 뜰 수 있었다.

 

 

 

 

아래로는 잠곡리 그리고 우측은 복계산 방향.

가운데 뒤 북한땅 오성산은 대성산에 서면 아주 근거리로 보였고

일대의 산에 오르면 볼수 있는 곳이라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내려선 뾰족 복주산도 보인다.

 

 

 

 

 

 

대성산에도 아직 구름이 다 걷히지 않았지만

저런 먹구름이라면 나는 화창한 날의 그것들보다 훨 좋아하는지라

오히려 비 그친후의 이 시간이 너무도 좋은 이유이다.

 

 

 

 

 

하오현에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다 보니

곳곳에 구덩이가 파여 있고 나무에 표식 하나씩이 걸려 있다.

그래~ 이곳은 전투가 치열했던 최전방이었다.

유해발굴 지역인 것이다.

 

 

 

 

흰색과 노란색에 따라 유해 수습이 진행중이거나 완료지역임을 구분해 놓기도 했고

년도별로 수습 된 유해를 표시해 놓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리본과 표식들.

하오현에서 회목봉 오름길에 가장 많이 보였다.

우리가 걷는 등로쪽으로만도 수없이 많은 유해가 발견되었는데

좌우 급경사쪽으로 아직 다 수습되지 못한 유해는 또 얼마나 많을인지.

 

기껏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이 대부분이었을 젊은 청춘들.

춥고 배고프고

수시로 날아오는 죽음의 무기들 앞에서 얼마나 두려웠을지.

죽어가는 전우들을 눈앞에서 봐야했을 것이고

고향에 두고 온 부모와 어린 처자 생각에 얼마나 그립고 외로운 시간이었을지.

지금 우리는 생각조차 할수 없는 공포였을 것이다.

 

 

 

 

사진 한두장 찍다보면 앞사람들은 멀찍이 사라져 버리고

후미는 완전히 늦어지는 듯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지금 이 사진들을 다시 봐도 온 몸에 소름이 끼쳐온다.

너무 깊이 빠져 있었을까.

순간적으로 헛것을 보고 만 것이다.

 

그동안 국가 기념일의 추념식은 TV만 틀어 놓았을 뿐 마음으로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얼마전 현충일날

현충일 추념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살아 있는 사람들도,

먼저 떠나간 빛바랜 사진속 모습들도 왜그리 슬프고 눈물이 나던지

그날 진종일 많이도 울었던거 같다.

괜히 그날의 기분탓만으로 치부해 버리기에 현충이란 말을 새겨보지 않을수 없던 날이었다.

 

그날의 연속선상에 있었던 것인지

너무도 깊게 빠져 있었던 것인지~

무엇이라 정의하지도 못하겠는 그런 형상과 대면하게 된 것이다.

 

 

 

 

서울 돌아와 지인과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면서

이상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하니

가끔 현실에서 자주 생각하는 일들이 꿈을 꾸면 나타나듯

그 현충일의 마음과 끝없이 이어지던 유해발굴현장의 마음들이 합쳐져

그런 경험을 할수도 있었겠다 한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산행이나 사는 얘기 대신

우리 어렸을때 마을의 빈 집들과 오싹했던 기억들에 대해~

그리고 6월과 전쟁과 목숨을 바쳐 나라 위해 싸운다는 것에 대해 처음으로 긴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다.

 

그래~6월이다.

그 길에 원추리 하나둘 피어나니 그분들을 위로하는것만 같다.

 

 

 

 

처참했던 현장에 초롱꽃도

추념이라도 하듯 그 자태 단정하고 숙연하기까지 하다.

오늘날 우리가 이 길을 누빌수 있는 건 당신들의 희생 덕분이었답니다.

이제는 부디 편히 잠드소서.

 

 

 

 

 

최전방답게 곳곳엔 벙커 시설들도 자주 눈에 띠고

 

 

 

 

 

 

회목봉으로 올라서니 나뭇가지들 사이로 복계산이 드러난다.

김시습에 대한 이야기~매월당폭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측 뒤로 구름 가득 이고 있는 대성산.

 

 

 

 

 

회목봉 표식은 볼때마다 달라져 있고

이번에도 누군가 새롭게 걸어둔 회목봉을 확인하고 회목현으로 내려간다.

 

 

 

 

 

 

어딜가나 이제는 금마타리 세상.

 

 

 

 

 

 

아직 지지않은 함박꽃나무는

언제 봐도 기분 좋아지는 꽃임에 분명하다.

 

 

 

 

 

아궁~족도리풀이 명당 자리를 잡았네 그려.

처음엔 뿌리 내리기 힘들었겠지만

이젠 누구도 침범하지 못할 최고의 안락처가 된 것이다.

 

 

 

 

 

광덕산 천문대로 이어지는 회목현 도로에 내려서니

앞서가던 회원님들 이곳에서 쉬고 계신다.

광덕산은 눈 많은 지역답게 더할나위 없는 겨울산행지기도 하고

3~4월이면 이곳에서 볼수 있는 귀한 들풀꽃들이 자라는 곳이라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광덕산은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처럼 선선하고 쾌적한 하늘을 보며 걷는 길도 좋다.

 

 

 

 

 

 

상해봉으로 가는 길.

유해발굴과 한국전쟁에서 전사하신 분들에 대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대성산과 수피령 그리고 광덕산 일대에서 벌어졌던 치열했던 전투.

모두 과거가 되었지만 과거만은 아닐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도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유해발굴 현장,그 헬기장 공터에

웬 차 한대가 올라와 있고 기름 냄새 퍼지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건지.

많은 재료들을 펴놓고 부침개를 하고 있었으니 여느 산행지처럼 막걸리 파전집인가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신기한 듯 물어본다.

다른 곳도 아닌 굳이 여기서 왜~?

지짐 해먹기 좋은 자리라 생각했을까~

 

 

 

 

여전히 진행중이고

몇년전 바로 옆에서 유해수습하는 모습을 직접 본적도 있어

아무리 별뜻 없다 하여도 지짐을 해먹는 장소로는 좀 씁쓸한 일이기도 했다.(2014년 사진)

 

 

 

 

 

상해봉으로 오른다. 

밧줄이 있으니 웬만한 사람은 다 올라설수 있을 정도지만

아래쪽에도 조그만 상해봉 정상석이 세워져 있으니 힘들다면 굳이 오르지 않아도 되겠다.

그러나 광덕산에서 이 상해봉 조망이 가장 시원스러우니

올라봐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다.

 

 

 

 

상해봉은 두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남쪽의 바위봉에 올라본다.

정상석은 북쪽 봉우리에 설치되어 있다.

내 머리 위로는 광덕산 천문대가 보이고,

광덕산 우측으로는 관음산과 여우봉, 우측 끝은 산정호수로 유명한 명성산.

광덕산 좌측으로는 한북정맥 국망봉이다.

 

 

 

 

광덕산에서부터 내 팔꿈치 옆 겹쳐보이는 뽀족 올라온 도마치봉과 백운산으로~

다시 내 우측 국망봉으로 정맥길을 잇고

좌측 뒷줄은 화악산 석룡산 라인인데 구름이 마치 일자처럼 만들어 버렸다.

 

 

 

 

 

왼쪽부터 이칠봉과 응봉을 거쳐 가운데 화악산과 석룡산

우측 뒤 연한 색으로 보이는 명지산까지.

우측 앞라인 백운산과 국망봉이 합세해

경기도 최고봉이자 명산들을 한눈에 쫙 펼쳐놓는 것이다.

 

 

 

 

광덕산과 우측으로 명성산과 각흘산.

군사격장이 있어 멀리서도 희끗희끗 알아볼수 있는 명성산이 뒷줄,

방화선이 길게 이어지는 우측 앞줄이 각흘산이다.

광덕산 날들머리가 보통은 광덕고개지만 우측 능선으로 내려가면 자등현인데

자등현은 각흘산 들머리이기도 하다.

자등현에서 광덕산 오름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코스였다.

 

 

 

 

좌측 명성산 각흘산과 

가운데 뒤로는 지장산과 금학산 라인도 이어지고 뒤로는 고대산으로~

다 나열하지 못하겠지만 저 보개지맥 속속들이는 조망들도 참 좋은 곳이다.

 

일대는 모두 대중교통으로 다녀와서인지 더 애착이 가는 곳들이기도 하다.

앞줄 좌측 각흘산에서 우측 태화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대득지맥이라 하는것 같다.

 

 

 

 

좌 금학산과 철원평야, 우측 뒤로는 백마고지가 펼쳐지겠다.

그리곤 북녘의 산하들..

6월이면 더욱 의미가 남다를 철원땅과 마지막 경계들.

높이 올라 보면 그저 같은 하늘 같은 산자락일 뿐인데 말이다.

북녘땅이든 우리 땅이든 하늘과 땅의 색이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없다.

 

 

 

 

남봉에서 본 정상석이 있는 북봉.

우측 뒤로 복주산도 보인다.

북봉으로 건너가 보자.

 

 

 

 

 

상해봉은 광덕산과 회목봉 중간에 위치하고

상해봉이란 이름은 정상의 바위가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암초처럼 보인다 해 붙여졌다고도 하고

산꼭대기에 배가 매여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내려온다 한다.

그럴만도 한것이 이따가 천문대로 가면서 뒤돌아보면

우뚝 솟은 상해봉만이 보일만큼, 운해 가득한 날이라면 암초처럼 보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상해봉 북봉에 서면

북녘땅과 복계산과 지나온 복주산을 시원스레 조망할수가 있다.

수피령에서부터 시작되는 한북정맥길이다.

물론 복계산은 정맥길에서 살짝 비켜나 있다.

 

가운데 뾰족 매월당폭포가 있는 복계산과 그 바로 우측 뒤로 대성산이 보이고

왼쪽 뒤론 북한땅 오성산도 보인다.

아래로는 잠원리와 잠원저수지,복주산휴양림 방향이다.

 

 

 

 

가운데 뒤 대성산은 일년에 한번 개방을 하지만

줄 서 올랐던 기억 때문에 굳이 더이상은 찾지 않았다.

물론 어디나 그렇듯 소리소문없이 드나드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텔레비젼에서 연말연시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

군인들 철책을 따라 오르내리던 그 장소 대성산.

언젠가 대치 관계가 끝나고 자유롭게 드나드는 날도 기대해 보고 싶다.

 

 

 

 

지나온 복주산과 (가운데서 우측 뾰족봉)

앞라인 우측 끝은 회목봉이다.

 

 

 

 

 

내 머리 위로 화악산과 석룡산,

좌측으론 이칠봉과 응봉.우측 끝 국망봉과 그 뒤로 명지산이다.

이 한장의 사진에 경기도의 대표 산군들이 모두 모인 것이다.

대표 야생화 산지로 매년 봄~가을이면 찾게 되는 곳곳들.

서울서 멀지 않은 곳에 저런 산들이 있다는건 크나큰 축복 그 이상인 것이다.

 

 

 

 

정상석이 세워진 북봉에서 바라본 남봉과

건너편엔 광덕산 천문대 시설이 보인다.

저 조경철천문대와 기상레이더 건물에서 정상은 조금 더 가야 한다.

 

 

 

 

 

상해봉을 내려와 천문대로 가는 길.

뒤돌아 보니 우뚝 솟은 상해봉 암봉이 주변을 압도해 버린다.

그래서 망망대해 암초란 표현을 썼었나보다.

하늘까지 이글거려 주시니, 뵈기 싫던 저 전봇대도 다 작품이요

힘없는 이쑤시개 꽂아 놓은듯 그저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상해봉 바로 우측으론 복계산이 뾰족 자신의 입지를 드러내 주고

그 뒤로 대성산도 한몸인 듯 내내 함께한다.

복계산은 한북정맥에서 살짝 비켜나 있지만

주능선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 주로 왕복으로 다녀오기도 한다.

 

 

 

 

도로의 표지판 구조물들도 이래 보니 참 귀여운 장난감처럼 보인다.

우측 화악산권의 이칠봉과 응봉도

좌측 백록담 같은 창안산도 저런 하늘과라면 뭔들 어우러지지 않을수가 없고

좌측 뒤 완만한 능선에 뾰족 올라온 봉우리 하나가 보일 것이다.

홍천의 가리산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

 

 

 

 

나 같은 사람이야 지도를 펴봐야 알겠지만

지리에 밝으신 분이라면 홍천 가리산 좌측으로 희미하지만

평창의 계방산과 오대산 너울들도 구별해 내실수 있겠다.

 

좌측 앞에서 두번째 줄,백록담 모양 같다던 화천의 창안산은

아직 생소할수도 있지만 두류산과 연계해 특히나 여름철 산행지로 좋은 곳이다.

강원도답게 온갖 야생화 지천이고

숲은 또 얼마나 울창하던지~올 여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다녀오고픈 곳이기도 하다.

 

 

 

 

우리땅 어딘들 아름답지 않은곳이 있겠느냐만

수채물감을 흘려 놓은듯 색감이 너무도 아름답다.

좌측 뒤 금학산과 철원평야.그리고 더 이상 달려갈수 없는 백마고지역과 전적비가 있는 그곳들.

 

아래 라인은 철원 자등리와 와수리 방향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들이 다녀 익숙한 지명들이고

군대가 많은 지역이라 여친들 면회가는 모습들도 쉽게 볼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캬~저 하늘 좀 보라.

망망대해.어디 끝까지라도 펼쳐질것만 같다.

좀 황당한 생각이지만

천문대는 마치 남극에 세워진 어느 유전 건물 같다 느꼈다.

대자연 위에 세워진 이슬람사원 모스크를 보는듯도 했다.

 

 

 

 

천문대를 지나 정상으로 가는 길,

님~좋으시답니껴~

이런 길을 걷는데 흥얼거림 나오지 않는게 이상한 일.

싱그런 숲을 거니는 것은 상상 이상 희열이 느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숲으로 산으로 떠나는 이유일 것이다.

 

앞뒤로 걸으신 회원님~사진도 많이 찍어 주셨는데 이렇게 저렇게 괜히 잔소리를 많이 했나보다.

다음에 우연히 또 뵈면 사진 잘 찍어주셨다 애기해야겠당~^^

 

 

 

 

한북정맥이 이어지는 광덕산 정상(1046m)이다.

강원도 화천군,철원군, 그리고 경기도 포천 이동면에 걸쳐 있는 광덕산은

특히나 겨울철 수도권 산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산이지만

알음알음 이른 봄날의 야생화 산지로도 유명해진 곳이다.

 

한북정맥 정상석들은 하나같이 왜 이렇게 무지막지 크기만 하나

예전엔 불만을 토로한적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이 커다란 정상석이 오래 버틸수 있는

원동력이 될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그맣게 만들어 놓은 정상석은 땅에서 분리되고 훼손되고 사라지기 일쑤니

처음부터 크게 만들어 놓아 없어지지 않았을수도 있겠구나.

가끔은 그 생각만이 옳다 아집을 부리기도 하지만

지나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구나~다 이유가 있었겠구나~

 

뒤로는 철원평야가 펼쳐지는 금학산과 철원땅이다.

금학산에서의 조망이 어찌나 좋던지 북한산 도봉산까지 보였던 지지난 겨울이 떠오른다.

 

 

 

 

 

하산하며 잠시 소나무 조망처에 들러본다.

구불구불 포천 이동으로 연결되는 광덕고개가 보인다.

광덕고개 우측으로 내려서면 백운계곡 입구가 있고

좌측을 넘어서면 강원도 화천땅인 것이다.

 

 

 

 

 

광덕고개와 상가들.

건너편으론 백운산과 도마치봉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능선들이다.

좌측 뒤부터 응봉과 화악산 석룡산 명지산도 그대로 옮겨 왔고~

우측 바위 봉우리는 가리산이 맞겠다.통제가 된 곳.

가리산 뒤 완전 우측 끝은 운악산이 아닌가.운악산 역시 한북정맥 줄기다.

참으로 조망도 좋다.

 

 

 

 

마치 외계 생명체 여왕 같은 바위도 지나고

 

 

 

 

 

 

폭신폭신 걷기 좋은 잣나무숲도 지난다.

바로 마을길로 하산하지 않고 끝까지 산길로 걸으면

한북정맥을 제대로 잇는 것이다.

 

 

 

 

 

곰 한마리 세워진 광덕고개로 내려서 복주산 광덕산 산행은 끝이 난다.

이 광덕고개에선 광덕산과 복주산으로도~

또는 반대로 백운산과 국망봉으로도 이을수 있는 주요 산행 들날머리인 것이다.

 

광덕고개는 캐러멜고개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6.25 전쟁 당시 급경사로 굽이 도는 이 광덕고개를 오를때

이 지역을 관할하던 사단장이 운전병들에게 졸지 말라고 달달한 캐러멜을 주었다 한다.

길 좋은 요즘도 구불구불 가파른 곳인데 그 시절 이 길이야 오죽했겠는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전쟁이나 호국보훈이란 말은 사실 크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저 시대를 잘못 만난 역사의 한 페이지라 치부해 버리기엔

그 젊은 목숨들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어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것도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다.

 

촉촉하고 깨끗한 날~

6월의 숙연함과 어우러진  걷기 좋고 조망 좋은 복주산과 광덕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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