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북한산 등산코스 원효봉 백운대

작성일 작성자 효빈

주말엔 일이 있어 산에 가지 못할것 같고

그렇다고 건너 뛰자니 몸이 찌뿌둥할것 같다.

목요일 늦은 오후, 잠시라도 북한산에 다녀오기로 한다.

구파발역 1번 출구로 나와 3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에 간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내려 산성탐방센터로 들어서는 길.

벌써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고 있다.

좀 늦은감이 있지만 일주일 내내 운동이라곤 전무한지라

한두시간이라도 거닐다 와야 할것만 같다.

 

시간이 늦었으니 정상은 힘들겠고 오늘은 저 초입부터 보이는 원효봉으로 당첨.

그러고보니 원효봉 포스팅도 처음인거 같다.

왼쪽 원효봉과 그 우측으로 만경대와 인수봉을 닮은 노적봉.

 

 

 

 

속초 도심에서 설악산 보이는게 그리도 신기하게 보이던 것처럼

북한산 역시 그러하다.

일대를 지나다 차창 밖으로 북한산이 보이면 왜 그렇게 마음이 들뜨던지.

늘 입구에 들어서면 날카로운 의상능선이 반겨주고

 

 

 

 

언젠가부터 저 반바지 아가씨 내려올줄을 모르네.

어쩌~

조망이 그리 좋단가요~

옥상에 올라 북한산을 둘러볼수 있으니 참 좋은데 사십니다 그려~

 

 

 

 

 

둘레교를 지나 본격적으로 원효봉 산행을 시작한다.

넓데데한 원효봉 우측 뒤로 백운대도 살짝 드러난다.

이 계곡에 수영장이 있던 곳을 2009년 생태계 복원을 위해 철거하였다는데

내 기억엔 전혀 없어 수영장이 있었다는게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걷기 좋은 북한산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둘레길 걷는 사람들은 심심찮게 볼수 있었다.

 

원효봉까진 2.3km로 거리는 짧지만 제법이나 오름이 만만치 않다.

하기야 어느 하루도 산행이 쉽다 느껴본 적은 없다.

그저 컨디션 차이거나 산행의 길고 짧음의 차이일뿐.

산행이 쉬우면 그게 어디 산이겠냐만 말이다.

 

 

 

 

요즘은 어딜가나 인동덩굴 세상.

처음엔 흰색이었다가 노란색으로 변해 시들어 가는 인동덩굴은 우리네 인생과도 참 닮았다.

풋풋함으로 세상을 전부 가질것 같던 젊은날부터

나이 들고 힘 없어지고 피부도 변해가는 노년의 삶으로~

 

그렇다고 나이만 젊다고 청춘일 것이고 몸이 늙었다 노인으로 정의하기에

세상은 너무도 변화하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어르신들이 많아진게 사실이다.

몸이 아닌 마음이 트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청춘~

 

 

 

 

아직 땅비싸리 꽃 피어 있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열매를 단 녀석들도 보인다.

땅비싸리는 콩과에 속한 낙엽활엽관목이다.

 

 

 

 

 

싸리는 싸리지만 콩과가 아닌 대극과에 속하는 싸리도 있다.

바로 이 광대싸리다.

열매를 맺었을때 보면 3실 구조로 대극과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이다.

 

 

 

 

 

북한산엔 어디라도 작살나무가 참 많다.

이제 사방에서 보라색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있으니

숲은 하루가 다르게 작살나무가 점령해 갈 것이다.

 

 

 

 

 

서암문에 올라선다.

주민들은 서암문보단 시구문이란 이름이 더 익숙했을지도 모르겠고

시구문이란 시신을 내보내던 문이란 뜻이다.

 

서암문은 1711년 (숙종 37년) 북한산성 성곽을 축조하면서 설치한

8개의 암문 중 하나로 암문은 비상시에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였고

때로는 구원병의 출입로로도 활용되었다 한다.

 

 

 

 

원효봉 가는 길,

기린초가 노랗게 물들어 가고

 

 

 

 

 

돌과 바위가 있는 곳엔 바위채송화도 한자리씩 차지했다.

 

 

 

 

 

 

산골무꽃.

 

 

 

 

 

 

원효암이다.

원효암은 원효대사가 수행하였다는 원효봉 아래 자리하고

북한산성을 쌓을때 지어졌다.

북한산성의 수비와 관리는 병사들과 승군이 함께 맡았는데

이 승군의 주둔을 위해 11개의 사찰과 2개의 암자를 새로 지었다 한다.

용암사,보국사,보광사,국녕사,태고사,상운사 등등..

 

아하~

그래서 북한산엔 그렇게 많은 사찰과 암자가 있었구나.

 

 

 

 

원효암 습한 담벼락 주변으로 쐐기풀과의 물통이도 자라고

 

 

 

 

 

 

털중나리를 만나니 비로소 본격적인 여름이구나 싶다.

하늘을 향하면 하늘나리,땅을 향하면 땅나리라 칭하듯

그 중간쯤을 본다 하여 중나리. 잎과 줄기에 잔털이 많아 털중나리.

중나리는 꽃잎의 주근깨가 참나리와 더 닮았고 쉽게 만날수도 없다.

 

 

 

 

날은 무지 뜨겁고 땀으로 이미 범벅이 되었지만

조망처에 서는 순간은 힘들고 더운것도 잠시 잊게 된다.

진행방향 우측으로는 의상능선이 내내 함께한다.

 

 

 

 

작년 봄쯤 다녀왔던가~

의상봉과 용출봉,토끼바위며 온갖 다양한 기암들.

그리고 이곳 원효봉이며 백운대 노적봉 등 시원한 조망까지

의상능선은 북한산 암봉들중에 적당히 스릴 넘치고 적당히 재미나면서 위험하지 않은

바위 산행지론 최고라고도 느껴졌다.

오른쪽부터 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에서부터 나월봉,나한봉,문수봉으로~

우측 뒤로는 비봉능선도 빠지면 섭하랴 한수 거드시고~

 

 

 

 

 

어느새 열매를 가득 달았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는 팥배나무다.

열매는 더 익으면 팥처럼 붉은색을 띨 것이고

꽃은 화사한 배꽃을 닮아 그 이름 팥배나무가 되었다.

 

 

 

 

 

오늘은 털중나리day~

주변에 고들빼기 노란 꽃 피는 모습들도 보인다.

 

 

 

 

 

원효봉 가기 전,

원효대사가 좌선수양하였다는 원효대다.

그닥 크진 않지만 참 멋스러운 암봉이다.

 

 

 

 

 

이 산 저 산 다니다 느끼는 것은

원효대사는 참 부지런도 하셨다는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 아니 다니신데가 없고 그 일화 전해지지 않는 지역이 없으니 말이다.

원효라는 이름 들어간 곳만도 헤아릴수 없이 많으니

후세에 와서 그분의 유명세에 숟가락 얹은 곳도 있을수 있겠단 생각도 해보게 되고~

 

 

 

 

원효대에 오르니

우측 비탐으로 지정되어 있는 염초봉과 백운대가 겹쳐 보이고

좌측 뒤로 오봉과 도봉산 주봉우리들도 그 기암들 뾰족뾰족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저 염초봉과 염초봉에서 백운대 오름길은 통제가 되어 있지만

릿지 좋아하는 분들에겐 참을수 없는 유혹이 될 것이다.

루트를 정확히 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만,

또한  가지 말란 곳은 이래저래 가지 않는게 마음 편하기는 하다.

 

 

 

 

이 계절 바위틈에서 자라는 흔한 돌양지꽃이지만

참 새초롬하니 어여쁘다.

흘러내릴 것 같은 암벽 끝으로 자연 화분을 만들었다.

 

 

 

 

 

반대편으로 내려와 본 원효대.

아파지 단지들로 가득찬 요즘도 그러할진데

그 옛날 원효대에 올라 내려다봤을 세상이라면 절로 도가 트이지 않았을까.

좋은 풍경 앞에서라면 누구라도 시인이 되듯

마음 또한 더없이 넓어질것만 같은 북한산의 곳곳들이다.

 

 

 

 

 

원효대에서 3분 정도만 더 오르면 원효봉에 닿는다.

그 길에 산딸나무가 풍성하다.

 

이제 제 역할 다 하고 하나둘 시들어 가는 꽃잎.

아니, 하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라는 것이다. 

작은 꽃잎 대신 유인 역할도 해주고

안쪽에 열매들을 실하게 달아 놓았으니 뿌듯함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열매는 붉게 익어갈 것이다.

 

 

 

 

나즈막한 담장이 이어지는 너른 공터 원효봉(505m)이다.

북한산은 국립공원이고 멋드러진 바위산으로 그 진면목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산성 한바퀴 돌아보면서

안내도 읽어가며 역사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것도 산행의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성곽 위에 나즈막하게 설치한 여장은

적의 화살이나 총알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적을 관측하기 위해 쌓은 담장이다.

여자들도 넘을수 있을만큼 낮아 여장(墻)이라 했다고도 전해진다.

성곽에 딸린 초소 건물이자 병사들의 숙소였던 성랑지도 143개소가 있었다 하니

북한산성 그 흔적들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한 곳이다.

 

 

 

 

북한산 어느곳인들 멋지지 않은곳이 있겠느냐만

쉬어갈수 있는 너른 암반들 이어지니 참으로 근사한 원효봉 아니겠는가.

능시렁거리며 천천히 올라서인지 벌써 6시 20분이 다 되다.

아무리 시간이 늦었다지만 아까 하산한 두세명을 본 뒤로

그 누구도 만날수가 없었다.

 

 

 

 

유후~

그러니 조망 좋은 원효봉은 내가 다 접수하겠닷~

왼쪽 염초봉과 내 머리 위로 백운대와

우측으로 만경대와 노적봉.

그야말로 북한산 최고 수뇌부들을 이 한자리에서 만나볼수 있는 것이다.

 

 

 

 

백운대의 자태 당겨보니 오르고픈 마음이 꿈틀꿈틀~

그러나 시간이 늦어 안뎌~

저 수려한 암벽 보는걸로 만족해 보자구

 

 

 

 

 

미세먼지는 보통인 날이지만 자외선이 합세하니 오존이 또 문제다.

게다가 늦은 오후,

막바지 강렬한 햇살로 의상능선이 뿌옇게 나온다.

사진은 시간대에 따라 많이도 달라졌다.

 

좋은 사진,나쁜 사진은 실력의 차이일수도 있지만 그곳에 맞는 시간을 맞추는 것도 참 중요한 일이라는 거.

사진은 저래뵈도 저 속에 들면 얼마나 멋진 암봉이 이어지는지

의상능선을 걸어본 사람들은 아실 것이다.

 

 

 

 

아무도 없다 누비고 다녔더니 너가 지켜보고 있었다니~

그려~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너들이 주인 맞다구요.

그렇다고 졸졸 따라다니기까지야~

뭐 먹을걸 달라는 줄 알았다.나는 빈털털이..

한두번 야옹거리다 주지 않을 사람은 금새 알아보는데도 뒤따라 오는게 이상하다 했다.

 

 

 

 

 

그랬구나~

숨겨진 새끼들이 있었으니 혹여나 불안해 따라온거네.

만화속에서 튀어 나온 듯 저 귀여운 표정 좀 보라.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어여쁘지 않은것이 없다.

 

 

 

 

 

 

원효봉 바위 틈틈이에선 역시나 생명력 강한 소나무들이 자릴 잡았고

 

 

 

 

 

 

원래 있던 바위에 틈을 메워 만든 담장도

자연 친화적인듯 멋스럽고

낙타를 닮은 어느 생명체 같기도 하다.

 

 

 

 

 

이틀전에 등산바지 몇개를 모두 수선집에 맡기고 나니 마땅히 입고 나올 바지가 없었다.

여기저기 엉덩이 부근이 빵꾸가 난 것이다.

 

수선집 아저씨~

얼마나 험한 산을 다니길래 바지가 모두 그러냐 하시는데

쥐뿔이나 그냥 평이한 산에 다니면서도 헛짓거리를 많이 하니

남들보다 빨리 닳게 만드는 재주를 타고 나셨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일뿐~

행여 앞으로 너덜너덜 꿰매어 입은 바지를 보시더라도 흉보진 마시와요~^^

 

 

 

 

염초봉에서부터 노적봉까지 한장 마저 더 담아본뒤

북문으로 내려선다.

 

 

 

 

 

이 북문을 건너면 효자비쪽으로 이어지고

바로 내려서면 산성탐방센터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곳으로

원효봉은 산행 초보자도 가볍게 다녀올수 있는 좋은 코스인 것이다.

 

 

 

 

 

북문과 상운사를 내려와 삼거리에 섰다.

이미 7시가 다 된 시간.

당연히 산성탐방센터로 내려서야 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도저히 안되겠다.아쉬움을 가득 품을바에야 차라리 올라가야겠다.

 

그래서 산행코스는 변경되었다.

산성입구 버스정류장~북한산성탐방센터~서암문~원효봉~북문~상원사~백암봉암문(위문)~

백운대~도선사가 있는 백운대탐방센터로..

 

 

 

 

북한산에 산딸나무가 참 많았구나~

1.6km

다시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왜 그리 힘이 들게 느껴지던지.

끝없는 돌계단에 다시 되돌아 내려설까를 고민하게 만드니

참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다.

가지 말아야 한다 생각할땐 그리도 가고프더니만 사람이 간사하기가 이루 말할수가 없다.

 

 

 

 

 

여름꽃 큰까치수염도 피어나고 있다.

큰까치수염은 잎자루에 붉은 무늬가 있고

잎과 줄기에 잔털이 거의 없어 광택이 있고~

아무 수식 붙지 않는 그냥 까치수염은 쉬 만날수가 없다.

 

 

 

 

 

볼링핀 모양을 한 자주꿩의다리도 북한산에 의외로 많다.

자주꿩의다리는 다른 꿩의다리에 비해 줄기가 아주 연약한 편이고

그늘이 강한 곳에선 자주색 대신 흰 빛에 가깝게 피기도 한다.

 

 

 

 

 

그렇게 켁켁거리고 올라서니 백운봉암문이다.

일제때부터 위문이라 불러 우리에게도 익숙했던 위문의 본 이름은 백암봉암문.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에 위치한 암문으로 북한산성 성문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고

암문은 비상시에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이자

구원병의 출입로로 활용된 일종의 비상출입구였던 것이다.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치곤 하지만 눈을 감고 그 시절을 떠올려 보면

이렇게 남아 있다는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새삼새삼 감사한 유적들이 아닐수 없다.

 

 

 

 

백운대에 올랐다가 내려서면 이쯤부터는 아예 어두워질 것이고

그래도 가장 빠르게 내려설수 있는 백운대탐방센터 방향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

 

설마 애쓰게 올랐는데 일몰을 보지 못하면 어떡할까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백운대로 올라선다.

 

 

 

 

어쩜 그리 오르고 올라도 백운대 그 모습은 질리지가 않는답니까.

늘 같은 모습인듯 그러면서도

아주 조금씩 달라져 보이는 백운대 거대 암벽길.

 

 

 

 

 

이렇게 부드럽고 풍만함까지 갖추고 있었답니까.

오늘은 마치 여성의 은밀한 몸짓인듯

매혹적이고 성스럽게까지 느껴진다.

이런 백운대니 어찌 시간 탓을 하며 오르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정말이지 북한산에 그것도 백운대에 이렇게 사람 한명 없었던건

단 어느때도 본적이 없다.

폭설이 내려 통제가 되었을때도,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치루고 우리 경기가 있었을때도~

그렇다고 늦은 저녁이라고 이렇게 사람 한명이 없던 북한산이었던가.

오르는 사람은 그렇다 쳐도 하산하는 사람 정도는 보여야 북한산인데

야간산행도 많이 하는 북한산인데 말이다.

우측통행을 지킬 필요도 없는 날~

내 편한대로 오르고 멈추고 뒤돌아 보고~

 

 

 

 

왼쪽 뒤로 만경대는 너무 눈이 부시다.

만경대와 오른쪽은 노적봉으로~

노적봉 뒤로는 보현봉,문수봉,장군봉,나한봉이 이어지고~

 

기러기를 닮은 오리바위도 잘 있었단가요.

이런 바위 형태를 토어 지형이라 한다.

토어란 차별적인 침식,풍화작용이 지표면에 연결되어

독립적인 형태로 노출된 바위덩어리를 말하는데

비봉 옆의 사모바위나 숨은벽의 해골바위가 북한산의 대표적인 토어지형이다.

 

 

 

 

이 거대 암봉에 철난간을 세우고 길을 만들었으니

이보다 짜릿한 자연 놀이기구가 있을까 싶다.

팍팍한 도심에 이런 산이 없었다면 무엇으로 위안을 받았을까.

 

왼쪽 노적봉 뒤로 보현봉과 문수봉과 의상능선이 이어지고

그 뒷라인은 비봉능선이다.

 

 

 

 

이 철난간을 지날때는 바람의 자유로움이 느껴져 좋다.

뒤로는 노원구 일대와 수락산이 보이고

우측 끝 잘린 곳이 불암산이다.

오랜만에 불암산~수락산도 올라보고 싶다.

 

 

 

 

 

늦었다 그냥 하산했더라면

이 주체못할 자유로운 바람을 만날수나 있었을 것이며

답답했던 마음에 탈출구를 줄수나 있었을 것인지~

그 한낮 뜨거운 열기에 흘렸던 땀을 식히기나 할수 있었을 것인가.

 

 

 

 

그렇게 백운대 너른 마당바위에 올라서니

미끈한 인수봉과 인수봉 좌측 뒤론 도봉산,

우측 뒤론 수락산,우측 끝은 불암산으로 이어진다.

 

뒤로는 다 나열하지도 못할만큼 유명한 수도권 산들이 포진해 있는 곳.

지금 가장 뚜렷이 보이는 건 수락산과 불암산 뒤로

주금산 서리산 철마산 천마산 라인이다.

 

 

 

 

불수사도북(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의 시작이 되는

좌측이 불암산이다.그 뒤로 볼록 올라온 천마산,

우측 뒤로는 팔당댐과 두물머리가 있는 예봉산과 검단산,남한산성으로 이어지고

우측 앞라인 길다란 능선은 아차산과 망우산 라인이다.

 

 

 

 

 

아구 놀래라~

아무리 그렇다고 그리 눈을 부라리고 있다냐.

말을 걸어도 안들리는 척, 일부러 외면하는 모습에 웃음이 난다.

다른날도 고양이야 많았지만 사람 없는 산정에선

진정 호랑이라도 된 듯 기세가 등등하다.

 

 

 

 

아~정말 황홀한 순간이 시작되었다.

흰구름 두둥실 백운대라 하였거늘

흰구름 대신 너울대는 일몰빛이 가히 환상이어라.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의 세 봉우리가  큰 삼각형 모양으로 보여

삼각산이라 불리던 북한산.

국공에선 북한산이라 칭하지만 옛 이름 삼각산을 되찾자고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도 있고~

 

 

 

 

 

삼각산이든 북한산이든 이 모습이면 되었다.

주체못할 황홀함이다.

해가 다 떨어질때까지 온전히 즐겨볼 생각이다.

 

 

 

 

 

아까 낮에 봤던 그 풍경들이 맞나 싶다.

자외선과 오존이 심해 사진에 담지도 않았던 곳곳들.

좌측 북한산 조망처이기도 한 노고산과

가운데 뒤로 뾰족봉은 양주 고령산 앵무봉이다.

제일 뒤로 우측에서 두번째 봉우리가 파주 감악산이다.출렁다리가 생긴 뒤 더 유명해진 곳.

그럼 희미한 우측 끝이 마차산인가 보다.

 

 

 

 

똑같은 풍경인데 10분 차이로

일몰이 가까워질수록 색감은 이렇게나 차이가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푸르딩딩한 이 사진을 더 좋아한다.

새벽녘이나 마지막 해가 넘어갈때 볼수 있는 색.

너무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수 없다.

 

 

 

 

가운데 상장능선과 우측 뒤로는 사패산과 오봉과 주봉들이 포진해 있는 도봉산 라인.

우측 도봉산 뒤로는 불곡산과 소요산,

포천 국사봉과 왕방산이 이어지는 라인도 보이고~

 

 

 

 

 

뿌옇던 의상능선과 비봉능선도 새로운 기분으로 담아본다.

좌측 보현봉 뒤로 희미하게 관악산 삼성산도 보인다.

 

 

 

 

 

우측으론 원효봉과 염초봉.

아까 원효봉 내려서며 들렀던 상운사와 대동사도 보인다.

좌측으론 의상봉,용출봉으로 의상능선이 이어지고

멀리 인천의 계양산도 새로운 풍경에 합류하였어라.

아까 오존에 찌들었을때 보았던 그 계양산이 맞나 싶을 만큼이다.

 

 

 

 

빌딩들도 아련히 안개속에 떠 있는것만 같고.

한강 너머 마니산도 진강산도 고려산도 모두

일몰의 여운에 걸려 있는것만 같다.

 

 

 

 

 

부제 : 북한산 고양이와 일몰 직전의 하늘.

 

 

 

 

 

 

늘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말,도심속에 이렇게 멋진 바위산이 둘러쳐져 있다는 건

정말이지 우리의 크나큰 행운이 아닐수 없다.

언제봐도 명품인 가운데 인수봉을 위시로 좌 도봉산과 우 수락산.

도봉산 맨 좌측 뒤로 뾰족 사패산도 보인다.

하나같이 명산인 강북5산 불수사도북의 연속인 것이다.

 

 

 

 

늘 한 세트처럼 붙어 있는 좌 수락산과 우 불암산.

그리고 아파트 단지들과 그 속에 살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

이 시간이면 모두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저녁을 먹고 편안한 차림으로 TV시청을 하고 있을까.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고 있을까.

 

어느 집에선 부부싸움이 한창일수도 있겠고, 사춘기 아이와 입씨름 하는 부모도 있겠다.

가족을 두고도 외롭다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혼자라 외로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 바빠 얼굴 보지 못한채 저녁을 먹을수도 있겠고

어느 식당가에선 지글지글 소주 한잔에 하루 시름을 잊고 있겠다.

 

 

 

 

나도 누군가들처럼 그 속의 일부..

늘 비슷한 행동반경에 있을 이 시간에

산정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은 사뭇 다른 감정으로 보여졌다.

갑자기 어딘가에 전화가 마구 하고 싶어졌다.

 

 

 

 

 

북한산에 사람 한명 없는 날이 있다니요~

북한산도 세상도 온통 다 나의 것이 되었어요.

 

랜턴 없이 하산을 어찌 해야 하는지 그런 걱정도 잠시 접어두겠어요.

이런 멋진 북한산을 만났는데

그저 지금을 느껴보는 것으로도 부족한 시간이여요.

 

 

 

 

차가움과 뜨거움의 경계에 선 수많은 색채의 조화로움에 넋을 놓았다.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해가 모두 떨어질때까지 그 자리를 뜰수 없었다.

그렇게 찬란했던 하루는 끝이 났지만

그 여운은 오히려 더 빛이 나고 있었다.

 

 

 

 

오늘은 숨은벽능선도 뒷전이었네~

그 이름처럼 깊숙이 숨겨져 있다 뒤늦게 알려진 숨은벽은

북한산의 숨은 보배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정규탐방로면서도 스릴 가득하고 안전하게 암릉의 묘미를 느낄수 있는 곳.

북한산에 목마를때 다시 보러 오겠어요~

 

북한산에서 더 이름을 많이 거론하는 가운데서 좌측으로 고령산,

가운데서 우측 뒤로 산중다리가 생긴 뒤 더 유명해진 파주 악산.

우측 끝으로 나즈막하지만 뾰족뾰족 악어바위가 인상적인 암릉산행지 양주 불곡산도 보인다.

 

 

 

 

만경대 너머로 잠실타워에도 불이 켜졌다.

예전엔 63빌딩이 최고 볼거리였는데 이젠 잠실타워만이 우뚝 그 존재감 드러낸다.

언젠가 또 저 타워를 능가할 빌딩이 생겨날지도~

잠실타워 좌측 뒤론 남한산성,우측 끝으론 대모산 구룡산이겠다.

어린이대공원과 건국대,그리고 한강을 건너 잠실과 강남 일대 풍경이다.

 

 

 

 

일몰이 지나자 급 어두어진다.

이젠 정말 내려서야겠다.

백운대도 인수봉도 잘 있어요~

 

 

 

 

 

노적봉과 뒤로 의상능선과 비봉능선을 마지막으로 담아보고

더 이상은 어두워져 하산에 신경써야 했다.

백운동암문(위문)에서 도선사가 있는 백운대탐방센터로 하산한다.

 

캄캄한 밤,랜턴 대신 내 미약한 2G폰 불빛을 의지 삼고

중간중간 백운산장과 경찰산악구조대를 지나니 그래도 의지가 되었다.

무엇보다 그 길을 자세히 알고 있었으니 가능한 얘기였고

백운대탐방센터까진 1.8km 짧은 거리였으니 랜턴 없이도 가능한 일이었다.

 

 

 

 

도선사 입구에 내려서면 택시를 타도 되고

다른 분들 차를 얻어 탈수도 있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그 길 슬슬 걸어내려가는 것도 괜찮다.

 

북한산우이역까지 2km 정도를 더 내려가야 하지만

상가지역이 나오기 전까지

선선한 밤 공기 맡으며 걷는 그 길은 산중 못지않게 운치가 있다.

좋은사람과 그 길을 걸어봐도 좋겠다 생각했다.

 

 

 

 

 

계획도 없이 느지막히 오른 백운대에서의 시간은

황홀함을 넘어 누구에게도 표현 못할 벅참이었다.

그 고즈넉한 마지막 여운을 떠올리며 또 일주일을 그려갈 것이다.

북한산에 대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역시 그 이름 북한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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