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느라 예약해 놓은 산에도 가질 못했다.

차라리 잘 되었다. 마음속에선 이미 그 곳에 참석하는게 내심 불편했음이다.

느즈막히 일어나 밀린 빨래 하고 청소도 하고 커피 한잔 마셔주니 행복 기운 몰려온다.

 

오랜만에 불암산~수락산에 가보기로 한다.

늘 불암산부터 시작하였으니 오늘은 수락산부터 오르기로 한다.

 

 

 

산행코스 : 장암역~기차바위~수락산~도솔봉~덕릉고개~불암산~깔딱고개~상계역(약 12km)

               (두 산을 연계하는 것에 비하면 거리는 짧지만

               워낙 바위 좋은 산지니 여유있게 둘러보며 진행하면 좋겠다.)

 

 

 

 

장암역을 나와 뒤돌아보니 도봉산이 오늘도

위세등등 그 기암들 도열해 놓았다.

보고 있으면 괜히 도봉산으로 가고 싶을수 있으니 얼른 수락산 들머리로 접어들어야겠다.

 

벌써 오후 두시.

늦게 시작한 김에 불암산 가서 일몰도 보면 좋겠다.

그러자면 시간이 많이 남을테니 아주 느긋하게 걸어봐야겠다.

 

 

 

 

계곡을 옆에 낀 음식점 골목을 지나고



 

 

 

 

1689년(숙종 15년) 인현왕후의 폐위 부당함을 간헌하다 죽음을 당한

정재 박태보의 뜻을 기린 노강서원과

매월당 김시습이 읊조렸다는 석림암기가 남은 석림사를 지나 기차바위쪽으로 접어든다.

 

 

 

 

 

개오동일까.꽃개오동일까.

꽃이 필때면 더 확실할텐데

어쨌든 치렁치렁 늘어트린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개오동은 옅은 노란색(황백색) 꽃을 피우고 꽃개오동보다 꽃도 열매도 작은 편이고

박쥐나무 잎처럼 3~5가닥으로 갈라진다.

꽃개오동 잎은 대부분 타원형.그러나 꽃개오동 역시 얕게 갈라지기도 하고

꽃개오동은 개오동에 비해 꽃과 꼬투리가 더 큰 편이고 꽃은 흰색에 가깝다.

 

 

 

마디가 소의 무릎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쇠무릎과 맑은대쑥.(위)

아래는 고추나물과 돼지감자라 불리는 뚱딴지다.

뚱딴지 꽃은 마치 해바라기나 나래가막사리를 닮기도 했다.

 

 

 

 

줄기에 붉은 무늬가 있는 기름나물이다.

 

 

 

 

그렇게 장암역에서 1시간쯤 올랐나~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뒤로는 도정봉 능선이다.

불암산~수락산 종주산행을 할땐 저기 도정봉 동막봉을 지나 회룡역으로 내려가곤 했었다.

오름길 초반 1시간은 늘 힘들다.

이제부턴 조망과 바위가 함께할테니 가슴 시원할 일만 남았다.

 

 

 

아래로는 계곡 좋은 청학동과 구리-포천고속도로가 지나고

뒤 가운데서 우측으로는 주금산 서리산 철마산 라인이다.

가운데 봉긋 수리봉과 좌측 뒤로는 죽엽산으로~

 

 

 

이 길의 하이라이트 기차바위(홈통바위)다.

단 몇사람이 오르내려도 줄지어 기다려야 하니

사람 많은 시간엔 피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나 바위 무서워 하는 분이 밧줄을 잡았다면 한동안 지체될수도 있을 것이다.

 

 

 

길 건너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북한산 도봉산이 따라오니 정말 선물 같은 일이 아닐수 없다.

좌측 북한산, 가운데 도봉산, 우측이 사패산이다.

 

 

 

 

왼쪽 도봉산과 그 우측 조그만 뾰족이 사패산과

사패산 뒤 우측으로는 고령산 앵무봉과 챌봉과 팔일봉으로 이어진다.

 

 

 

 

드디어 기차바위 아래에 섰다.

기차바위 아래 바위는 마치 멧돼지 한마리 엎드려 있는것만 같다.

올라가시던 여성 두분 다시 빽해 내려오시려는데

무서워하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아래쪽 밧줄 있는곳도 살짝 지체가 이어지고

 

 

 

 

 

분재 같은 멋진 소나무 앞에서 지체가 풀리길 기다려 본다.

 

 

 

 

 

조금만 더 힘내시와요.

다 내려왔슴다.

결국 오르지 않고 되돌아 내려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초행자에겐 조금 두려운 길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밧줄이 든든해 맨손으로 올라야 하는 어느 암릉들에 비하면 아주 수월한 편.

 

 

 

얼핏 무서워 보이지만 바위도 미끄럽지 않고

위험하지 않으면서 은근 스릴 있는 곳이다.

 

 

 

 

꺅~완전 재미나요.

그래도 위에서 보면 조금은 아찔해 보인다.

바위 가운데 홈이 있어 홈통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게 태극기 휘날리는 수락산 정상 주봉(637m)에 선다.

수락산은 서울시 노원구와 경기도 의정부시

남양주시 별내면에 걸쳐있고 화강암반의 전형적인 산으로

도심민들의 좋은 산행지이고 휴식처이자 공원이 되었다.


 


오늘이야 조금 흐려 그렇지만

북한산과 도봉산을 필두로 서울의 산들은 물론이고

남양주와 양주,포천, 의정부,가평 일대의 모든 산들이

막힘없이 펼쳐지는 조망좋은 산지인 것이다.

 

 

 

올라온 기차바위 방향과 뒤로는 도정봉과 동막봉으로~

가운데 뒤로 마치 마이산 암수바위봉처럼 뾰족 올라온

양주 불곡산도 보인다. 임꺽정봉과 상봉이 두 뾰족을 만들어냈다.

악어바위가 일품이고 온갖 동물 형상의 바위들이 즐비한 곳.

불곡산 살짝 우측 맨 뒤로 파주 감악산도 보인다.

 

왼쪽 끝으론 호명산과 팔일봉 방향이다.

지난번 불곡산 갔을때 가까이 보이던 곳들.

우측 맨 뒤로는 칼바위가 인상적이고 단풍이 고운 소요산이겠다.

 

 

 

왼쪽 도정봉 동막봉 뒤로 보이는 나즈막한 산은 의정부의 천보산(336m)이겠고

우측 앞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서 우측 아래론 청학동 하산 방향이다.

흐린 편이지만 연한 수채화 같은 산너울의 흐름도 아주 좋다.

 

 

 

 

좌 사패산에서부터 고령산 호명산을 거쳐 우측 불곡산과 감악산까지.

 

 

 

 

 

이렇게 가까이에 북한산 도봉산을 만날수 있으니

참 복받은 도시고, 이 도심에 없어서는 안될 불수사도북이 된 것이다.

 

불수사도북이란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줄여 하는 말로

한꺼번에 종주산행들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불암산에서부터 빙 둘러 강북5산을 둘러보는 것이다.

몇년전 멋모르고 두어번 해봤지만 에구~ 이젠 못혀.

지금은 천천히 제대로 만끽하는 산행이 더 좋아졌다.

 

 

 

왼쪽 뒤론 철모바위던가, 우측 끝으론 북한산 문수봉 보현봉보터

그 좌측으로 나즈막하게 보이는 북악산(백악산)과 인왕산.

가운데가 남산일테고 그 뒤로 관악산이겠다.

 

 

 


수락산 정상부의 기암을 뒤로 하고 도솔봉을 향해 간다.

덩치 큰 고릴라 같은 바위와 이글거리는 하늘과

그곳에 선 님들 모두가 삼위일체가 된듯 아름답다.

 


 

 

내려와서 본 바위는

북한산 비봉능선의 사모바위를 닮기도 하였다.

 

 

 

 

굳이 일부러 북한산만을 크게 당겨 담진 않았다.

그저 이 바위와 소나무처럼 그 자체로 명품이 되었으니

당겨보지 않아도 그 아우라 어딜가지 않는다.

좌측 끝으로가 청와대 뒷산 백악산(북악산)과 인왕산이다.

 

 

 

불암산 수락산중에 저기 앞 바위들이 가장 멋지다 생각하는 곳이다.

저곳에서 이쪽으로 바라볼때도 마찬가지다.

아기코끼리와 공깃돌바위 올려져 있는 곳.

그리고 뒤로 도솔봉과 그 뒤로는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공깃돌바위(하강바위) 뒤로 너울치듯 희미하게 보이는 곳은

두물머리와 팔당대교 일대다.그러니까 뒤로는 예봉산 검단산이 자리하겠다.

이따 불암산 가면 더 자세히 보여질 것이다.

 

 

 

내 배낭 뒤로 조그만 바위 올려진 것이 보일 것이다.

가까이 가 보면 딱 아기 코끼리가 엎드린 형상처럼 보인다.

그 너머 도솔봉에서의 조망도 좋고

마지막 뾰족봉이 가야 할 불암산이다.

그 뒤로 일자로 뻗은 아차산 용마산도 보이고 불암산 맨 뒤 희미한 너울이 남한산성이겠다.

저 아가코끼리 보러 가보자구요.

 

 

 

누구의 배가 이리 볼록 튀어 나왔답니까.

뒤로는 남양주의 명산들이 포진해 있다.

가운데서 살짝 우측으로 봄 야생화의 성지같은 천마산부터 우측으론 백봉산

좌측으론 철마산과 주금산 서리산으로 경기권 명산들이 즐비하다.


 

 

 

뒤돌아보니 우측 저 바위가 철모바위던가.

철모바위는 직접 그 자리 가보는것보단 멀리 떨어져 보는게 더 철모처럼 보인다.

좌측 바위는 배낭바위라 부르시는 분들도 있고 보이는대로 느끼는대로~

여튼 다 이름 외우기도 어려울만큼 기암들의 연속인 것이다.

 

 

 

 

조물딱 조물딱 누가 세워 놓았는지

바람 한방이면 날아갈것도 같은데

자연의 신비란 그 만고의 세월을 거져 버텨온게 아니었다.

수려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경관들이다.

 

 

 

내가 아까 배 볼록~올라서 바라보았던 곳이 맨 우측의 바위다.

정상을 막 내려와 철모바위가 있고

그 아래로는 웃고 있는듯한 얼굴들이 보이고.

 

 

 

내가 올랐던 바위 아래쪽으로 쉬고 계신 분도,바위 타고 올라가는 님들도 보이고

소나무와 바위가 합작을 하니 웃고 있는 소녀로도~

그 아래쪽 소녀를 좋아하던 동네 그 머스마로도 변신하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암봉 풍경이 참 근사하다.

 


 

 

그러니까 이곳은 코끼리바위 옆이다.

 

 

 

 

 

어떤가.

마시멜로 잘라 놓은것 같은 바위위에

엎드려 자고 있는 코끼리 한마리 보이는가.

더 당겨보면 딱 어린 코끼리 한마리다.

 

 

 

쌔근쌔근~

세상의 근심 걱정없이 오수를 즐기는 너가 진정한 위너다.

 

 

 

 

그 옆으로 하강바위(공깃돌바위)도 있어라.

쓰러질듯 굴러떨어질듯

어슷하게 세워진 바위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로프는 그나마 양호, 맨손으로 올라가시는 분들도 종종 보였다.

릿지하시는 분들이 하강 연습한다고 하강바위라 붙여졌나 보다.

 

 

 

조물주가 빚어 놓은듯한 코끼리바위와 하강바위.

석양빛이 물들때 뒤로 보이는 산너울들도 아주 근사한 곳이었다.

주금산과 서리산, 철마산쪽 포천과 남양주 방향이다.

 

 

 

 

이제 도솔봉과 그 뒤 뾰족 불암산으로 가보자.

 

 

 

 

 

숨은 곳곳 바위 즐기시는 님들도 보이고

 

 

 

 

 

누군가 견우암이라 써놓았다.

마치 거대한 우주선 내려앉은듯.

 

 

 

 

가지런히 펼쳐 놓은 주름치마인듯.

그러나 정작 치마바위는 따로 있다.

 

 

 

 

아이스크림 아주머니 계시는 이곳이 치마바위라는데

볼때마다 왜 치마바위인지 둘러보아도 잘 모르겠다.

설마 저 성별 표시해 놓은 기호가 누군가의 낙서가 아닌

원래부터 있어 치마바위가 되었던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고.

 

 

 

 

오랑우탄 한마리 앉아 있는것만 같은

도솔봉 바로 아래 모습이다.

 

 

 

 

도솔봉 오르는 바위엔 누군가 가느다란 밧줄을 달아 놓았지만

삭아 끊어져 있었고 그렇게 켁켁거리고 오른 비좁은 도솔봉

한무리의 사람들이 기도를 하는 것인지 무슨 의식을 치르는 것인지 

발디딜틈도, 그 무거운 분위기에 눈치가 보여 사진을 담을수도 없었다.

도솔봉엔 없던 정상석도 하나 세워져 있었다.

 

 

 

 

2년전 봄,한적했던 도솔봉 모습이다.

역시나 둥글넓적 멋드러진 바위들과 건너로는 북한산 도봉산이 함께하고

수락산 정상에서부터 지나온 암릉이 고스란히 보이는 조망 좋은 곳.

 

 

 

 

수락산에서 우측으로는 청학동과 향로봉쪽이다.

저기 향로봉과 소리바위도 릿지하시는 분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한곳이니

불암산 수락산은 그야말로 거대 암장(바위 봉우리)의 집합체인 것이다.

 


 

 

이제 불암산으로 가보자.

예비군훈련장이 있는 덕릉고개로 내려갔다가 한바탕 치고 불암산을 오를 것이다.

 

 

 

 

개미취와 개망초가 함께하고

 

 

 

 

 

도깨비바늘도 꽃이 지고 열매를 맺으면

바늘같은 날카로운 열매로 동물이나 사람 몸에 붙어 씨앗을 퍼트릴 것이다.

생존 방식이 된 것이다.

비슷한 울산도깨비바늘은 설상화(혀꽃)가 없는게 특징.

 

 

 

 

덕릉고개에서 불암산으로 간다.

 

 

 

 

 

그렇게 다람쥐광장 조망점에 이르니

불암산 정상의 태극기가 보이고 강렬한 마지막 햇살에

암봉은 더욱이나 매끄럽기 이를데 없다.

  

 

 

 

아래로는 남양주시 별내 일원과

왼쪽 솟은 천마산과 우측 끝으로 예봉산도 손에 잡힐듯 뚜렷해졌다.

모두 봄 야생화 산지로 빼놓을수 없는 곳들이다.

 

 

 

 

이곳에서 신발 배낭 모두 벗어두고

너른 바위가 다 내것이 된 양 쉬어본다.

저 아래 수많은 건물들 부럽지 않음이다.

급할것도 없으니 이왕 온거 일몰을 보고 가고자 함이다.


언니와 지인이 보내준 복숭아와 연두사과를 챙겨왔지만

보통은 산행중에 많이 먹질 않으니 이제서야 빛을 보게 생겼다.

막 키운 것들이라 알은 작고 볼품 없지만 정성을 생각하며 먹는 맛도 일품이다.

 

 

 

쉬엄쉬엄 정상으로 오르다 만나는 쥐바위도 반갑고

 

 

 

 

 

해를 등지니 정상은 블루스크린을 친 듯

파란하늘이 압권이다.

오후 6시 25분.

산객들 늦은 시간까지도 정상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삼각점과 태극기 아래 정상석이 세워진 불암산(508m)은

서울시 노원구와 남양주 별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기암과 뛰어난 조망으로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도심속의 명산이다.

불암산이란 이름은 큰바위 봉우리가 마치 승려가 쓰는 모자인

송낙을 쓴 부처와 같은 모습이라 하여 붙여졌다 한다.

 

노원구에선 탤런트 최불암씨의 이름과 같다하여

불암산의 명예주민으로 위촉하여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지나온 수락산과 바로 아래 다람쥐광장 위쪽 쉬어오던 전망바위다.

불암산은 하마등 암장도 유명하고 곳곳 암벽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온통 다 대슬랩인 불암산 어디인들 타고자 하는 그 열망을 잠재울수 있겠는가.

 

 

 

 

정상 아래 뒤쪽으로 돌아가보니

눈 지긋이 내리깔고 있는 돼지 한마리가 있질 않는가.

하마바위라고 부르는것도 같던데

나는 돼지저금통의 그 순해 보이는 돼지를 보는듯 했다.

 

 

 

 

조금씩 노을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깔딱고개를 지나 저 불암산성 능선을 넘어서

공릉동과 불암~수락 종주할때 들머리로 삼는 화랑대역으로 이어질 것이다.

왼쪽 뒤로 길다란 용마산 아차산 능선과 그 뒤로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도 보인다.

우측 끝으로가 남산이겠다.

맨 뒤 가운데서 좌측이 청계산,우측이 관악산.

 

 

 

내 머리위로 잠실 롯데타워와 길다란 아차산 용마산 능선.

아차산도 조망이 아주 좋은데다 야경도 좋은 곳이다.

아차산 뒤로는 유네스코 지정 남한산성 능선이고

왼쪽 끝 하남 검단산도 보인다.

올해는 남한산성의 큰제비고깔도 못보고 지금쯤 성벽엔 큰꿩의비름이 가득 피어났겠다.

 

 

 

아~바람은 적당히 불어주고 가슴마저 탁 트이니

이 기분을 무어라 표현해야 하까.

정작 일몰보다는 일몰 직전의 기다림과 이 가슴 시원한 순간들이 좋은 것이다.

마지막 해넘이를 기다리며 정상 바위 곳곳에 카메라 올리고 셀카도 원없이 날려본다.

 

저 수많은 아파트 단지들.

오늘은 또 어떤 일들로 하루를 마무리 하였을까.

누군들 사는게 얼마나 거하겠느냐만 그렇다고 늘 웃는 일들만 가득하겠는가.

 

 


 

올 여름 그 기록적인 폭염이 끝나기 무섭게

이젠 가을장마인지 뭔지 기습폭우로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상기후가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될까 두려운 것이다.

우리 어렸을때, 물을 사 먹고 미세먼지 걱정하는 세상이 올거라

생각도 못해봤던 것처럼 말이다.


어느 먼 미래

이런 하늘을 볼수 없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이 선물같은 풍광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던가.

 

 

 

딱 전자제품안에 든 전자칩들을 보는것만 같다.

머리 좋은 외계의 생명체들이 저 칩 하나하나를 꺼내들고

이 세상을 조종하는건 아닌지 엉뚱한 생각을 해본적도 있다.


가운데서 좌 예봉산,우 검단산을 사이에 팔당과 두물머리가 자리하고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그 순 우리말이 두물머리인 것이다.

두물머리는 사진 찍으로 많이들 가는 명소이기도 하고

저 팔당과 두물머리 일대는 정약용 형제가 자란 곳으로 한번쯤 둘러보아도 좋을 곳이다.

 



좌측 철마산 천마산에서부터 가운데 백봉산을 지나고 우측 운길산 예봉산으로~

저 삭막한 건물들 뒤로 노을빛 번지니

숨죽여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긴 여운의 시간이 아닐수 없다.

차가움으로 중무장한 산자락들과 붉음의 어우러짐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님~정말 멋지지요.

이런 풍경 앞에서 셔터 한번 누르지 않는게 이상한 일 아니단가요.

이런 저녁놀 앞에서 한번쯤 벅참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나친 강인함 아니란가요.

그 속에 선 님도 근사한 한 풍경이 되셨습니다.

 

 


마지막 그 빛, 찬란도 하여라.
둘 중 어느산을 택하지 못하겠노라

북한산과 도봉산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게 해넘이가 시작되었다.

해가 떨어지는 곳은 상장봉쪽이겠다.

 

북한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보다 시야는 조금 좁을수 있지만

북한산을 바라보며 떨어지는 일몰도 가히 환상이어라.

 

 

 

해가 떨어진 뒤의 풍경은 더욱 차분하고 고요해졌다.

저 성냥갑 같은 건물들 뒤로 허허벌판만이 펼쳐졌다면

우린 무엇으로 위안을 삼고

어디에 올라 이 타는 가슴을 식혀야 했을까.

 

사방으로 바위산이 둘러쳐져 있으니 늘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말,

도심속에 이런 축복이 없는 것이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을 뿌듯함이다.

 

 

 

너무 붉은 일출이나 일몰보단 이 은은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마음도 하늘도 이글거리는 밤.

해가 넘어가고도 남은 여운에 바로 자리를 뜰수 없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그만 내려가야겠다.

종종 야간산행 하시는 분들도 뒤늦게 올라오고 있었다.

 

 

 

산행후 갈증 나고 배고플때만큼 맛있는 맥주는 없다.

여주인 사장님은 친절하기가 수준급이고

골뱅이 무침은 사리와 채소가 넘칠만큼 양이 많지만, 더도말고 덜도말고 이 한잔이면 족하겠다.


어두워진 하산길, 

조금 갈팡질팡하다 흘린 땀이 이 한잔에 보상이 되었으니

아~이제야 살것 같다.

냉동실에서 꺼내온 듯 뼛속 깊숙이까지 시원함이 밀려온다.

 

 

 

꼭 멀리 떠나야만 자유로운 바람을 느낄수 있는것은 아니었다.

이런 황홀함과 가슴 벅참을 맞이하는 순간.

그곳이 우리 도심에 있다는게 얼마나 큰 기쁨이던가. 

북한산 도봉산을 마주하고 그에 못지않게 암릉 좋은 산군이 있었으니, 바로 불암산 수락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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