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혼자 걷는 백두대간 만항재~두문동재~삼수령

작성일 작성자 효빈

~어느 단체방에 들어가보니 블로그 글을 퍼간 어느분이 마치 본인이 다녀왔고 글을 쓴것처럼

그 회원들에게 거긴 이랬고 저랬고 사진 설명까지 해주고 있었으니 황당한 일이 아닐수 없다. 

행여 퍼갔다 하더라도 글쓴이가 누구인지 알려야 하고,원문보기나 퍼간 곳의 링크를 걸어줘야 예의다.

허락도 구하지 않고 글을 가져가

자신의 글인것처럼 도용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이다.

사진과 글은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하는 작업이라는걸 잊지 않았음 좋겠다.

 

20대부터 만성으로 달고 있었던 허리통증이 심각해져 십여일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산행기 정리하는것 마저도 여의치 않았으니

이러다 일상 생활은 물론 가벼운 산행마저 더 이상 하지 못할까 다운된 기분으로 며칠을 보내야 했다.

사진량이 많으니 자주 만나는 야생화 사진은 최대한 줄여보려 한다.

 



산행코스 : 만항재~함백산~두문동재~매봉산~삼수령(약 17km)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차로 고한으로 가서

고한에서 9시 50분차를 타고 만항 종점에 도착하니 10시 10분이 넘어선다.

7~8월이면 야생화축제로 유명한 만항재답게 만항마을에도

관광지다운 면모 보이고 있었다.

만항 종점에서 만항재까진 2km를 더 가야해서 2~30분은 걸어야 한다.

 

길가에 피어난 온갖 가을 꽃들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으며 걷고 있는데

여성산객 두 분이 차를 타고 가다 쓩 지나지 않고 말을 걸어오신다.신기하셨나 보다.

덕분에 그 차를 타고 만항재(1330m)까지 올라갈수 있었다.

 

 

 

 

봄부터 야생화가 지천이었을 8월까지

겨울 설경 역시 환상이었던 만항재의 9월은 마치 휴면기에 들어선 것처럼 한산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알고보면 결실을 맺는 지금이 더 아름다운 계절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큰 키를 한껏 뽐내는 개미취 피어난 길을 따라  함백산을 향해 가보자.

산길이 아닌 차를 가지고 함백산 아래까지 갈수도 있다.

 

 

 

 

 

개미취가 뽐내는 길에 까실쑥부쟁이도 빠지면 안되겠다.

비슷한 참취가 지고 난 자리에 가을꽃의 대표주자라 하여도 손색이 없겠다.

 

 

 

 

 

잎 겨드랑이마다 주아(구슬눈,살눈)가 달리는 새끼꿩의비름이다.

가는 길,종종 눈맞춤할수 있었다.

세잎꿩의비름이나 새끼꿩의비름이나 잎은 세장 또는 네장이 돌려나기 하기도 하고

마주나거나 어긋나기 하기도 한다.

 

 

 

 

등로 옆으론 오리방풀이 가득하고

 

 


 

 

 

함백산 기원단에 막 올라서니 가장 먼저 개쑥부쟁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쑥부쟁이는 구별하기 어려울만큼 종류도 많고 다양하지만

나는 높은 산중에 피어나는 개쑥부쟁이를 가장 좋아한다.

자유롭지만 허접하지 않고

쉬 만날수는 있지만 품위 잃지 않는 흔들거림도 좋다.

 

 

 

 

함백산 기원단은 옛날 백성들이 하늘에 제를 지내고 소원을 빌던 민간 신앙의 성지였다고 전해진다.

태백산 천제단이 국가의 부용과 평안을 위해

왕이 천제를 지내던 민족의 성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소박한 우리네 기원처였던 것이다.

그러니 이런 평상에 널부러져 있다 한들 부담없어 좋구만요.

 

 

 

 

과거에는 이 일대에 석탄이 많이 나서

광부 가족들이 이주하게 되었고 광부들이 석탄을 캐던중

붕괴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되자 가족들이 이곳에서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한다.

근처의 백운산 석탄길도 그렇고 애환이 서린 운탄고도와일맥상통한다 보면 되겠다.

 

이제 저기 왼쪽 함백산 정상으로 가보자.

가는 길은 개쑥부쟁이가 지천이다.

 

 

 

 

과남풀도 곳곳에서 만날수 있는 9월의 야생화다.(위)

용담과의 차이점이라면

꽃잎과 꽃받침잎이 뒤로 젖혀지지 않은채 꽃을 피우는게 과남풀이다.

칼잎용담,큰용담 모두 과남풀로 통합.

세잎종덩굴과 고본.(아래)

 

 

 

 

어수리 씨방과 톱풀.(위)

꽃잎(설상화)이 있는듯 없는듯 작은것으로 보아 산톱풀로 보인다.

아래는 참당귀와 노루삼 열매.

참당귀 주변엔 까치고들빼기와 배초향도 가득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전성기가 있는 법.

그래~지금은 까치고들빼기 너의 전성시대다.맘껏 즐겨보라구.

 

 

 

 

 

저고들빼기 말구 이고들빼기 너도 전성시대.


 

 

 

 

 

이 길을 오르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 집중해보니 보인다.

까치밥나무나 꼬리까치밥나무와 닮기도 하였지만

잎은 작고,그들처럼 열매가 구형이 아니라 타원형이다.

잎은 삼각상 원형이고 3개로 얕게 갈라지고 잎 양면에 잔털이 있는

까치밥나무속의 명자순이겠다.

 

 

 

 

이제 끝물인 투구꽃이다.

열매의 골돌이 3개면 투구꽃,5개면 지리바꽃으로 구별한다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것 같다.그럼 열매를 달지 않았을땐 구별하지 못한다는 얘기일 것이고.

같은 가지에 어느것은 3개,어느것은 5개도 달리니 말이다.

 

잎이 3~5갈래 긴 타원형으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은 다시 깃꼴로 갈라져 끝이 뾰족한 점.

그리고 골돌(열매)간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는 것 또한 지리바꽃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런 점들로 본다면 이곳의 투구꽃은 거의 지리바꽃으로 보인다만 그저 투구꽃 하겠다.

 

 

 

 

아~흰색의 투구꽃도 몇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투구꽃속은 다 구별하기도 힘들만큼 변이가 심하고 애매한 것들도 참 많다.

그늘돌쩌귀, 흰그늘돌쩌귀도 투구꽃으로 통합되었다 하니 그냥 투구꽃으로 부르면 될것으로 보인다.

 

 

 

 

 

투구꽃이든 지리바꽃이든

병사의 투구같다기 보다는 승무의 그 고깔을 연상시키게 된다.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애잔함과 한국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이 한편의 시가

가슴을 적신적이 있었다.

조지훈님의 승무다.

 

 

 

 

가장 편안한 가을꽃 개쑥부쟁이가 정상으로 가는 길을 인도한다.

쑥부쟁이나 가새쑥부쟁이에 비해 개쑥부쟁이 잎은 거치가 거의 없는 편이다.

중간 이상에 위치하는 잎을 말하는 것이고 아래쪽엔 톱니 모양 거치가 있다.

물론 꽃잎 아래쪽 총포도 비교해봐야 겠지만 보통 산행중엔 개쑥부쟁이가 많고

아무 수식 붙지 않는 쑥부쟁이는 주로 저지대에서 볼수 있다.

 

 

 

 

 

그렇게 함백산 정상에 올라서니 뒤로는 통제구역과 통신시설이 보이고

파란하늘이 가을 그대로를 말해주는듯 하다.

 

함백산(1,573m)은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의 경계를 이룬다.

함백산 아래에는 신라시대의 것으로 알려진 정암사에

수마노탑(보물 제 410호)과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천연기념물 제 73호)가 있어

한번쯤 들려보아도 좋겠다.

 

 

 

 

내 머리 뒤로 처음 들머리였던 만항재가 보인다.

만항재(1,330m)는 우리나라에서 차로 올라갈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고개라 하여

많이 알려진 곳이다.

 

만항재는 정선에서 태백으로 넘는 고갯길로

고려말 조선초기에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켰던 사람들이 경기도 광덕산 일대 두문동에 은거해 살다가

일부가 정선에 옮겨와 살면서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이 지역의 제일 높은 만항에서 빌었다고 하여 처음에는 망향이라 불렀다가

나중에 만항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 연장선상의 두문동재 역시 이따 만나볼수 있을 것이다.

 

 

 

 

좌측 올라선 만항재 뒤론 장산이 버티고 있고

만항재 우측으론 화절령으로,

그리고 부드러운 운탄고도가 이어진다.

 

운탄고도는

강원도 정선과 태백,영월 일대의 산악지대에 걸쳐 있는

광부들의 삶의 애환과 고단함이 서려있던 길이다.

백운산과 함백산 두위봉 능선을 휘감는 운탄고도는

1960~70년대에 석탄을 운반하던 탄차가 지나던 길이었다.

탄차의 운행이 멈추었지만 방치돼 있던 그곳에 갱도를 막고

보수 정비하여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운탄고도 트래킹 코스를 만들었다.

 

차와 말이 교역하던 차마고도와 견주어도 손색없고 즐길수 있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걷는 미학을 즐길수 있는 곳들이기도 하다.

 

 

 

 

내 머리 뒤로 고한읍과 왼쪽으론

백운산과 하이원 리조트. 그리고 두위봉으로 두위지맥이 이어지는 길이다.

태백산과 함백산으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만항재에서

서쪽으로 다른 산줄기 하나가 분기하는데

백운산(1426m), 두위봉(1466m), 질운산(1172m), 예미산(989m),

망경대산(1088m), 응봉산(1013m), 계족산(890m)을 지나

영월 동강에 다다르는 약 48km에 이르는 산줄기를 두위지맥이라 한다.

 

 

 

이미 가을이었구나.

하루하루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가을은 우리곁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정상엔 새롭게 등로를 정비하는 손길들이 분주했고

뒤로는 가야 할 중함백과 금대봉 방향이다.

 

 

 

저 아래 헬기장을 내려서면 중함백으로 은대봉으로

그리고 두문동재로 내려섰다가 금대봉과 비단봉 그리고 우측 고랭지배추밭이 있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진다.

가운데 뒤로는 희미하지만 두타산 청옥산도 그 너울들 알아볼수 있겠다.

 

지금쯤 배추 수확은 끝이 났겠지만 그 너른 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체력이나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두문동재까지만,

슬슬 걸을만 하다면 매봉산과 삼수령까지 갈 것이다.

 

 

 

왼쪽 아래 태백선수촌과 건너편은 국립공원으로 승격 된 태백산이다.

좌측 소문수봉,문수봉부터 우측 천제단과 장군봉으로..

태백산이 이름없는 나즈막한 산처럼도 느껴지니 한발 물러나 바라보면 세상은 얼마든지 달라 보였다.

함백산(1572.9m)은 태백산(1,567m)보다도 해발이 높은데도

태백산의 인지도 때문인지 그렇게 느끼지지가 않는다.

 

 

 

정상 아래로는 온통 각시취 일색이고.

 

 

 

 

중함백을 향해 내려서니

등로 옆으론 개쑥부쟁이와 각시취가 수를 놓고

 

 

 

고사목이 되어 가는 주목들도 절대 죽지 않았노라

붙어 있는 그 잎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계절은 이렇게도 솔직하니 조금씩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니 새삼새삼 가을은 가을인가 보았다.


 

 

허리가 아파 웬만한건 담지 않겠다 했지만

쫑긋 세워올린 자태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

마치 해바라기인 듯,담배풀인 듯한 여우오줌이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음~알고보면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는지도.

여튼 옆에 있을때 잘하라구요.

미워지기 시작하면 입에 밥 들어가는 것도 뵈기 싫다잖여요~^^

 

 

 

이제 열매를 달기 시작한 진범이 가득하다.

 

 

 

 

어수리 씨방.

 

 

 

 

지나 온 함백산과 물들기 시작한 단풍.

 

 

 

 

조망 막힌 중함백(1505m)을 지나 조망처에서 잠시 쉬었다가 간다.

왼쪽 저 곳이 동서울에서 버스 타고 온 고한이다.

고한읍 왼쪽으론 백운산 하이원리조트 초입으로

리조트측에서 온갖 꽃들을 심어두어 트레킹 코스로도 많이 찾는 곳이다.

 

 

 

백두대간을 다시 전부 이어갈 생각이 있는것은 아니다.

남진 북진을 모두 걸어보았지만

주어진 일정에 맞추려 정신없이 앞사람을 따라다녔을 것이고

주변 경관을 살피지 못할때도 많았을 것이다.

야생화 몇장 찍다보면 거의 뛰다시피 앞사람들을 따라잡아야 했을 것이다.

 

훌훌 자유롭게 느긋하게

다시 걷고 싶은 대간길 위주로 이어볼 생각이다.

늘 어두운 무박산행이라 그 속살 볼수 없었던 미시령~황철봉~마등령도 밝을때 걸어보고 싶고

마음 맞는 산동무 계시면 새벽 기운 느끼며 대관령~진고개 코스도 걸어보고 싶다.

백두대간 중에서도 강원도 대간길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북방계식물이 많은 이유도 있을 것이고 강원도 대간길에서만 느낄수 있는 차가운 매력이 있음이다.

 

 

 

왼쪽 금대봉에서 우측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뒤로는 덕항산과 두타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은대봉을 향해 걷는데 어느 여성산객께서 효빈님이시죠~하신다.

활짝 웃는 미소가 어찌나 곱던지 무표정하게 굳어 있던 내 얼굴에도

그제서야 마비가 풀린듯 했다.

단체로 오신듯 뒷분들이 줄지어 기다리시니 어벙벙~어디에서 오셨는지도 여쭈지 못했지만

님~참으로 미소가 이쁜 분이라 기억할것 같답니다.

 

 

 

이 길엔 매자나무과의 매발톱나무가 많다.

비슷한 매자나무 열매는 매발톱나무처럼 긴 타원형이 아닌 둥그런 난상구형이다.

 

 

 

 

인가목 열매와 천남성.


 

 

 

백당나무도 탐스런 결실을 맺었고

  

 

 

 

이 계절 붉은 열매 하면 풀솜대도 빼놓을수가 없다.

새싹이 돋아나 꽃을 피우고 영롱함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해 가니

한해동안 나는 무엇을 하였던고~가득가득 결실 맺은 너들이 부럽기도 하단다.

 

 

 

 


이 시기면 숲은 온통 회나무 식구들이 채워간다.

5수성의 얕은 날개가 있는 회나무다.

   


 


 

4수성으로 깊은 날개가 있으면 나래회나무.

5수성에 얕은 날개가 있으면 회나무.

5수성에 날개가 없이 매꼬롬하면 참회나무.

그러나 4수성이면서 날개가 얕은 회나무와 나래회나무 중간 형태들을 띠는것들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으니

세상이 변해가는만큼 숲의 아이들도 그 정의대로만은 아니었다.


 


 

이건 화살나무일까~회잎나무일까~

가지에 코르크 같은 날개가 있으면 화살나무~없으면 회잎나무로 구분한다지만

이 두 종을 같은 종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많다.

나란히 옆으로 날개가 있는것도 없는것도 보였다. 

 

 


봄에 산괴불주머니가 있었다면

이 시기엔 선괴불주머니가 있다.

 

 

 

 

매주 산에 다닌다고 다니지만 피고 지는 이 아이들을 다 따라잡지도 못하겠다.
올해는 바위떡풀 볼 기회도 많지 않았다.

 

 

 


두 팔 벌린 요강나물 열매.

 

   

 


곤드레로 많이 알고 있는 고려엉겅퀴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고려엉겅퀴는 정선이나 태백 할것없이 강원도의 인기 상품이고

다른 엉겅퀴 종류들처럼 가시가 많지 않은게 특징이다.


 


 

1시 40분이 넘어 두문동재(1,268m)에 내려선다.

백두대간 금대봉과 매봉산으로

그리고 분주령, 대덕산으로도 이어지는 길.

겨울철엔 어디가 도로인지도 모를 정도로 흰눈에 쌓여 차마저 다니지 못하던 곳~

그래서 두문동재 터널앞에서 걸어다니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태백과 정선 고한을 잇는 고갯길로

지금이야 태백~고한간 터널이 생겨 유명무실해지고

현재는 대간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유명한 길이 되었고

야생화 산지인 금대봉 함백산 대덕산을 가려는 사람들의

들.날머리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지점이 되었다.

 

이곳에서 국공직원께서 대덕산과 금대봉 예약을 했는지 신분증 확인을 하지만

삼수령으로 넘어간다 하니 그냥 가도 된다 하신다.

 

 

 

금대봉 올라가는 길,열매를 단 도둑놈의갈고리가 보이니

행여 나에게 붙을까 살짝 비켜서게 된다.

갈고리 모양의 열매가 잘 들러붙으니 붙여진 이름이다.

 

 

 

 

누더기 옷을 걸쳤으면 어떠한가.

완전한 보라도 아닌것이,그렇다고 완전한 흰빛도 아닌것이

저 들어차는 빛에 더욱이나 화~해졌다.

 

 

 

 

야광나무 열매도 주렁주렁.

야광나무 잎의 거치는 아주 얕게 일정한 편이라면

비슷한 아그배나무는 잎에 예리한 톱니가 드문드문 있는 편이다.

 

 

 

 

잎이 줄기를 감싸는 두메고들빼기도 많이 보이고.

 

 

 

 

 

금대봉(1418m)에 올라서니 이곳 역시 울타리 공사를 하려는 것인지

국공직원들과 작업자들이 쉬고 계셨고 어수선한 자재들이 널려 있었다. 

 

금대봉(1418m)은 태백시와 정선과 삼척에 걸쳐 있는 봉우리로 

동쪽은 매봉산(1,303m), 남쪽은 함백산(1,573m),

북쪽은 대덕산(1,307m)으로 둘러쌓여 면적 약 38만 950㎡(126만 평)의 지역을

1993년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고

지금은 함백산 대덕산과 더불어 태백산 국립공원에 편입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

대덕산은 예약은 필수, 신분증을 지참하여야 한다.

작년 이맘때쯤 다녀왔으니 미련없이 삼수령을 향해 간다.

 

 

 

대덕산 갈적에도 이 금대봉 주변에서 갈매나무를 많이 보았었다. 갈매나무속 구별이 어렵지만

오늘은 그저 구별점보단 갈매나무라는 그 이름에 시적인 표현을 했던 시인을 떠올려보고자 한다.

 

들풀꽃나무에 관심 1도 없었던 20대 어느날, 

백석 시인의 글을 보다가 생소하게 느껴졌던 갈매나무에 대해 궁금증을 품었던 적이 있었다.

그의 말투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겐 조금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풍겨지는 진한 감성은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된다.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함께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차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느 먼 산 뒷옆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그 마름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중에~
 


 

백석이 말한 굳고 정한 갈매나무가 참갈매인지 털갈매인지 다른 갈매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 갈매나무를 알고 있었던 백석이라는 인상 좋았던 시인을 막연히 그려보게 되었던 것이다.

갈매나무만이 굳고 정하겠는가.

일월비비추도 한여름의 격정을 결실로 드러내주니 어느 굳건한 나무들 못지 않음이고

 

 

 

 

줄기에 날개가 있는 당분취도 올 한해 수고 많았어욤.

 

 

 

 

 

 

서덜취(각시인지 꼬리인지는 구별하지 않음)와 고려엉겅퀴(위)

꽃이 지는 바디나물과 세잎쥐손이(아래).


 

 

 

 

아~야생의 오미자다.

야생의 오미자는 몇년 산행중 겨우 몇번 본게 전부니 그리 흔한것은 아니었다.

보기만 하여도 신맛이 입안을 맴돈다.

 

 

 

 

설마 큰참나물인가~

주로 중부 이남에 분포한다 하지만 강원도에도 자라고 있었다.

자주색 꽃을 피우고 이젠 열매로 변해가는 모습도 딱 큰참나물 그대로다.

지리산 일대에서 몇번 본 기억이 있다. 

 

 

 

 

참나물이나 큰참나물이나 잎에서는 크게 차이를 못느낄수 있지만

열매로 변한 모습을 보면 쉬 구별이 된다.

왼쪽이 참나물,오른쪽이 큰참나물 열매.

 

 

 

 

눈빛승마인가 싶어 지나치려다 보니

너른 잎이 세장씩인 세잎승마다.

세잎승마는 태백이나 삼척 등 주로 강원도 백두대간 일부와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희귀식물 취약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생정에는 10곳 이상 자생지가 있고 개체수도 풍부한 편이다라고 하지만

그리 쉬 만날수 있는 승마는 아니다.

밑부분의 잎은 둥근심장형이고 가운데 소엽은 넓은달걀모양.줄기윗부분의 잎은 아래쪽보다 작고 끝이 세갈래로 갈라진다.

 

 

 

 

새끼라는걸 입증하고 싶었을까.비단봉 오르는 길 바위틈에 자그마하게도 자라났다.

잎겨드랑이에 주아가 있는 새끼꿩의비름이다.주아가 없으면 세잎꿩의비름.


 

 

 

그렇게 비단봉(1281m)에 올라서니

지나온 금대봉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금대봉 우측으로는 대덕산으로 향하는 보호구역 능선도 들어온다.

 

 

 

 

우측 금대봉과 그 좌측으로 쑥 들어간

두문불출이란 말이 생겨난 두문동의 두문동재 지나 가운데 은대봉과 좌측 중함백과 함백산으로~

 

~두문동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유래가 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고려의 충신 조의생, 박침,신규등 72명이

조선의 임금을 거부하고 경기도 포천 광덕산에 모여들어 생활하게 되었는데

이성계는 이들의 학식을 높이 사 회유하여 일부는 조선의 관직에 들어갔으나

대부분은 이성계의 제안을 거절하고 계속 광덕산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결국 이성계는 1397년 그곳에 불을 지르고 고려 충신들을 몰살시키는데

이때 살아남은 7명이 백두대간을 따라가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위치한

현재의 두문동에 터를 잡는다. 그 7인이 杜門不出(두문불출)한채 숨어살다 생을

마감했다는데서 두문동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안타까운 역사의 흔적이 남은 지명이다.

 

 

 

우측의 함백산과 함백산 좌측 뒤엔 단짝인 태백산도 따라왔고

왼쪽 아래엔 아직 보이진 않지만 태백시내가 자리할 것이다.

   

 

 

 

좌측 금대봉에서 진행해온 길과

우측은 생태보전지역이고 예약탐방제를 운영하는 대덕산 전경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보물같은 숲이고

대덕산 아래는 한강의 발원지라는 고목나무샘과 검룡소가 자리한다.

 

 

 

 

드디어 풍차가 있는 바람의 언덕 고랭지채소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일정을 향해 가니 이제부턴 산책 나온듯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고

하늘은 맑고 푸르고 전형적인 가을날

막바지 배추밭과 어우러지니 이보다 좋을수가 없다.

 

내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는 설경이 대단한 한 겨울이었고 산악회란걸 쌩판 처음 이용한 날이었고

내 백두대간의 스타트가 이곳이었으니 기억에 오래 남을수밖에 없었다.

눈이 많아 두문동재까지도 차가 오르지 못한 날

이 배추밭을 오를때의 기분은 희열 자체였다.

겨울이면 겨울,막 배추 새싹이 올라와 수확을 한 가을까지 어느 계절 할것없이 아름다운 곳.

 

 

 

배추 수확은 이미 끝나고 여기저기 밭을 갈고 있었지만

이 편안한 너름 자체로 힐링이 아닐수 없다.

백두대간 등산로라긴 좀 민망한 상황, 그래도 한쪽에 길을 내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이고

주변엔 각시취가 만발하였다.

 

 

 

백두대간 매봉산석 있는 곳으로 오른다.

진짜 매봉산 정상은 조금 더 가야하고

조망 좋고 너른 이곳에 백두대간석을 세워두어

차를 타고 오른 이들에게도 인증하기 딱 좋은 장소인 것이다.

없던 펜스가 생겨 뒤로 보일 두타산 청옥산 방향으론 굳이 담아보지 않았다.

 

 

 

 

한해에 두세번, 잦은 걸음에 행여 너무 물릴세라 2년만에야 다시 찾은 곳.

오랜만에 서는 감회로 나도 한장 남겨본다.

혼자 죽을듯이 걷고 싶을때가 있다.

살을 에이는듯한 칼바람을 맞고 싶을때도 있다. 

그 칼바람을 가르며 삼수령에서 이곳까지 뛰듯 올랐던 기억도 있다.살다보면 그런날들도 있었다.

 

 

 

 

 

이제 저기 진짜 매봉산으로 가보자.

매봉산 좌측 뒤로는 응봉산과 육백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늘 다음 태백이라는 말처럼

하늘에 닿을듯 높고, 바람의 언덕 위상에 맞게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준다.

해발 천미터가 넘는 백두대간상에 위치한 고랭지채소밭.

그런 이슈 때문에도 많은 사람들이 때마다 들르는 명소가 되었다.

 

 

 

뒤돌아 본 바람의 언덕과 매봉산 백두대간석이 세워져 있던 곳

삼수령에서 저 위까지 차를 가지고 오를수 있다.

배추가 한창일때면 아주 장관인 곳이지만

본연의 흙으로 돌아온 지금도 좋다.

 

 

 

 

수확이 끝났으면 어떠한가.

축축 처진 우거지만 남았으면 또 어떠한가.

저 하늘과의 조화로움이 꽃보다 아름답다 느껴졌으니 말이다.

 

 

 

 

역시 가을 강원도엔 각시취만한게 없다.

내 키를 훌쩍 넘기는 각시취와 개쑥부쟁이 길을 따라 마지막 매봉산 산길로 접어든다.

 

 

 

 

여전히 달라질것 없는 매봉산(1303m) 정상석 한쪽엔 천의봉이라 쓰여 있고

뒷면엔 매봉산이라 적혀 있다.

 

 

 

 

왼쪽부터 지나온 함백산, 중함백,가운데 은대봉과 우측 금대봉.

 

 

 

 

태백시내와 우측 태백산만을 가볍게 담아본 뒤 하산 시작한다.

태백시내 뒤로(화면 가운데서 살짝 좌측) 대조봉도 보이고

그 오른쪽 뒤론 연화산으로 이어진다. 

 

 

 

 

배추밭을 옆에 끼고 내려서는 길,

열심히 한해를 살았을 저 배추밭과 저 포클레인만으로도 하나의 근사한 풍경이 되었고

   

 

 

 

뒤돌아 본 매봉산 정상위론 막바지 햇살이 강렬하다.

고랭지 배추맛을 보고 싶은 외계의 생명체들이 내려왔을까.

마치 빛내림이라도 시작되는것만 같다.

어느 유럽의 대농장을 보는듯도 했다.

 

 

 

 

삼수령으로 내려가다 보면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낙동정맥이 시작되는 분기점이 이곳에 있고

삼대강 발원지 꼭짓점 조형물도 만날수 있다.

삼수령 정상에 떨어지는 빗물이 서쪽으로는 한강, 남으로는 낙동강,

동으로는 오십천으로 나뉘어지니 그 물방울 하나가 운명을 갈라놓았던 것이다.

 

백두대간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찾아보면 좋을 지리적 명소이기도 하고

알아두면 좋을 우리의 젖줄기인 것이다.

 

 

 

그렇게 삼수령(피재)에 내려서니 오후 5시.

삼수령에서 태백 나가는 버스는 오후엔 3시 10분,6시 10분,7시라 시간이 애매했는데

태백분께서 태워주셔 태백터미널에서 동서울행 6시차를 탈수 있었다.

 

뚜벅이인 사람에게 하산길은 늘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백병산과 연화산 다녀올때도, 2년전 이 길에서도,작년 검룡소에서도 태백의 산지에선

해마다 친절하신 시민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태백은 더욱이나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었다.

태백의 님들~감사했답니다.

 

 

 


 

 

몸이 아파보고 나면 이렇게 나설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던지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던지를 새삼새삼 절실하게 된다.

오늘의 소소한 걸음들에 감사하고 또 다시 나설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길 바래본다.

 

한장의 사진과 글 한줄한줄을 위해선 시간과 정성을 요하는 일이랍니다.

그냥 흘려보지도,무단으로 반출하지도 않으시길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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