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혼자 걷는 백두대간 마등령~미시령

작성일 작성자 효빈

사실 이 구간은 정말 자신이 없다.

미시령~마등령, 마등령~미시령 구간은 북진 남진 할것없이 미시령에서 새벽 어두울때 오르는게 일반적이라

황철봉 저항령까진 밝은 날 제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비탐이고 여러가지 여건상 새벽 미시령을 들머리로 삼는 것이다.

 

그러나 미시령~마등령이 아닌 반대로 마등령~미시령으로 걸으며 그 속살 제대로 보고 싶은 것이다.

잘 해낼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해보면 또 못할것도 없을거라 자신을 믿어보면서 용기를 내본다.

 

 

 

산행코스 : 소공원(설악탐방센터)~비선대~마등령~저항봉~황철봉~미시령

              (약 16.5km로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너덜이 많은 곳이라

               보통 9~10시간 정도 넉넉히 예상하며 걸어야 하는 구간이다.) 

 

전날 느즈막히 속초로 가 1박을 한 후

아침 5시 55분쯤 터미널 건너편에서 설악산 소공원 가는 7-1번 첫차를 탄다.

 

 

 

그렇게 30분쯤 달려온 설악산 소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마등봉과 황철봉 방향으론 이미 늦가을 냄새마저 풍기고 있다.

왼쪽 마등봉으로 올라 우측 저항령과 황철봉으로 갈 것이다.

왼쪽 새끼 손톱처럼 뾰족 올라온 바위가 세존봉,그 바로 우측 봉우리가 마등봉이다.

 

 

 

 

노적봉과 권금성 방향으로도 아래로 아래로 단풍은 내려왔고

이른 시간부터 권금성 케이블카엔 긴 줄이 이어졌다.

힘들여 산에 오르지 못하는 분들에게 권금성에서의 웅장함도 가히 환상일 것이다.

 

 

 

 

비선대 너른 암반과 청아한 계곡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든다.

 

 

 

 

 

단풍 고운 나무들 많지만

진하고 아름답기론 이 사람주나무도 빼놓을수 없다.

대극과답게 3실구조가 뚜렷한 열매를 늘어뜨린 모습도 아주 볼만하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다 느끼는건 한 여름의

짙은 녹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푸른 잎이 어색해진 작살나무도 많이 보인다.

 

 

 

 

설악을 소공원에서 오르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주로 공룡능선 하산길로 어스름해올때 이용하던 길이니

금강굴 옆을 지날때 그 기암의 웅장함에 입 벌리고 올려다보게 된다.

 

 

 

 

해발 600m 암벽 한가운데 위치한 금강굴은 경사가 급하지만

한번쯤 올라볼만 하고 오르며 천불동계곡을 바라보는 맛도 일품이다.

굴 속의 토기나 생활용구,석불좌상이 남아 있던걸로 보아

고승이 도를 닦던 곳으로 짐작된단다.

지금도 기도처로서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온통 다 붉음으로 채워진 것 보단 간간히 포인트처럼 드러나는 붉음이

오히려 더 아름답게도 느껴졌다.

이미 강원도 1000m 이상 산지의 정상부는 많이 썰렁해진 상태고

아래쪽의 단풍이 더 싱싱한 계절이 된 것이다.

 

 

 

 

날카로운 기암들 공룡이 그 모습 드러내고

그 뒤로 대청봉과 중청도 언제나처럼 그 자리.

이미 대청봉 일대엔 눈이 내렸다 하지만 그리 놀랄만한 소식은 아니었다.

해마다 10월 중순이면 첫눈과 상고대 만날 확률이 컸으니 말이다.

 

 

 

 

개코원숭이도 잘 있었단가.

삐리리~공항에 오가던 로봇청소기를 닮기도 하였네.

가을에 보는 이 아이의 표정은 봄과 겨울의 그것과는 또 다른것처럼 보였다.

 

 

 

 

 

햇살은 가득 들어차고

그 빛에 노란 단풍은 더욱이나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가을은 보는 것으로 그저 풍요롭다.

이 가을도 이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고 있으니 설악의 단풍도 귀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참 쓸쓸하지만

오늘 만난 풍경중에 가장 아름답게 보였다.

마지막 잎새처럼 하나둘 떨어져 나가고 이제 몇장 남지 않았지만

공룡과 최고의 명작 설악을 품은 가장 부유한 단풍처럼도 느껴졌다.

 

 

 

 

가운데 뒤 뾰족 화채봉과 좌측으론 칠성봉 권금성 능선으로 이어지고

우측 끝 날카로운 봉우리가 공룡의 최고봉인 1275봉이다.

저 속엔 일일이 다 나열하지 못하겠지만

희야봉이며 범봉,노인봉 등 탐방이 제한되어 있는 비경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가을 성수기답게 아침부터 마등령에도 사람들이 가득.

마등령 조망 바위에 선 어느 산객을 대신 한장 남기고 마등봉으로 길을 잡는다.

 

저리 담고 보니 거대한 자연 앞에 선 자그마한 인간이란 부제를 달고 싶어졌다.

새롭게 보이는 공룡능선이었고 해외 유명 협곡 어디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느꼈다.

 

 

 

 

마등령에서 10분정도 오르면 마등봉(1327m)에 닿는다.

뒤로는 좌측 중청에서 우측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도 담겼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너덜과

이 길의 핵심 황철봉이 그 위엄 알리는것만 같다.

좌측 끝 바위 봉우리가 저항봉,

저항봉과 저항령을 넘어가면 뒤로 황철남봉과,황철봉(좌측에서 두번째 봉우리),우측 끝으로 황철북봉이 이어진다.

 

 

 

 

황철북봉 능선 아래로 기암들의 집합체 울산바위도 보이고

북봉 너머로 살짜기 대간 첫 구간인 상봉 능선도,뒤로는 양양 앞바다도 들어온다.

 

 

 

 

 

햇살이 너무 강렬해 사진은 별로지만

직접 보는 느낌은 입을 벌리게 만드는 우람함과 위력이 있는 곳이다.

여기 마등봉 너덜은 황철봉에 비하면 아주 작은 편이라

수월하게 내려설수 있고 이제 우측 흰바위봉 저항봉으로 갈 것이다.

저항봉은 바로 앞에 있는듯 가까워 보이지만 그 앞의 바위들을 여러차례 돌고 돌아야 다다를수 있었다.

 

 

 

 

내려와서 보니 마등봉 너덜은 아래로 아래로 쏟아질것만 같다.

그래도 이 구간 중에서 가장 쉬운 너덜길이라 보면 되겠다.

 

 

 

 

 

익을수록 더 팥을 닮아가는 팥배나무도~

 

 

 

 

 

한해동안 많이도 만났던 요강나물도 올 한해 수고 많았어요.

 

 

 

 

 

이젠 머리 풀어헤치니 좀 자유로워졌답니까.

키스를 부르던 어여쁜 꽃,병조희풀이 열매로 변한 모습이다.

 

 

 

 

 

개쑥부쟁이 어디나 많고 많다지만

높은 바위틈에서 피어나는 이 아이들만이나 할까.

흔하다고 무시하지 않았고 이름에 개가 붙었다 하여 더 못한 꽃이라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나에게 가을꽃은 역시 개쑥부쟁이 너가 최고~

 

 

 

 

등로 우측으로 울산바위와 달마봉을 끼고 걷는다.

왼쪽 황철북봉과 길다란 암석의 울산바위와 우측으로는 비탐으로 묶여 있는 달마봉이다.

물론 울산바위와 달마봉을 이어 걷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울산바위와 달마봉.

뒤로는 속초시내의 유명 호수들도 보이고 갯배 타는 곳과 관광수산시장도 보일듯 가깝다.

다시 생각해도 입맛이 다져진다.오징어회도 맛있고 오징어 순대도 너무 맛난 시장.

 

 

 

 

 

솟아 오른 기암들과 뻗어 내린 골들은 마치 어느 무림영화에 나올듯한 세트 같다 느꼈다.

아무렇지 않게 척척 생겨난것 같은

골짜기 골짜기들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 내었고

 

 

 

 

마등봉에서 저항봉 가는 길의 적절한 암릉길과 

주변의 설악 풍경들마저 뒤따르니 지루함이나 밋밋함이란 찾아볼수 없었다.

 

 

 

 

 

왼쪽으로 저항봉과 뒤로 황철봉 능선도

한꺼번에 다 담지 못할만큼 조금씩 가까워졌다.

 

 

 

 

왼쪽부터 황철남봉,두번째 봉우리가 황철봉,우측으로 황철북봉이다.

 

 

 

 

 

지나온 마등봉도 조금씩 멀어져 가고

그렇게 튀지 않으면서도 짙어진 나무들의 단풍도 은은해 좋다.

 

반대쪽에서 넘어오시는 개인 산객 한분을 만났고

저항령에서 10여명의 단체객을 만난게 전부였다.모두 새벽에 미시령에서 올랐다 하셨다.

날은 따뜻하고 온 산은 가을빛으로 물들고

이 길을 걷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아니 생길리 없다. 천천히 또는 빠르게~ 걷는거 자체가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이었다.

 

 

 

 

조망처 바위에선 원없이 앉아 햇볕도 받아보고

식사대용으로 가져 온 미숫가루로 허기도 채워본다.

 

이제 마지막으로 바위를 크게 돌고 돌아

왼쪽 바위 뒤 저항봉으로 갈 것이다.

 

 

 

 

아찔한 절벽으로 핀 개쑥부쟁이~

울산바위를 바라보는 것이라니.

내가 편애가 심하겠지만 지고 있는 모습마저 아름답단다.

 

 

 

 

마치 꽃처럼 다시 피어난 은분취도 아름답다.

 

 

 

 

 

 

마지막 저항봉으로 가기 위해

크게 너덜을 한번 치고 내려간다.저항봉이 가까워졌음이다.

 

 

 

 

 

가을엔 역시 붉음보다 아름다운건 없다.함박꽃나무 열매다.

듬성듬성 이 빠진 옥수수처럼,

언젠가 한동안 이가 우두둑 빠지던 악몽속을 걷는것 같아 좀 씁쓸한 모습이기도 하다.

꿈이 깨어도 그 꿈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순간들.

 

 

 

 

무심한듯 가을을 맞은 참나무 식구들도 곱다.

 

 

 

 

 

그렇게 하늘이 열리고 바윗골 사이로 올라서니 저항봉 정상이다.

그 옛날,

이 커다란 바위들이 쪼개지고 갈라져 아래 너덜을 만든건 아니었을지~

 

 

 

 

저항봉과 한 몸처럼 줄지어 늘어선 기암들.

새벽 미시령에서 오르면 이쯤에서 일출을 맞았던 기억이 있다.

한 여름이면 온갖 귀하신 꽃들이 바위 틈틈이에서 피어나던 곳이

이젠 온전히 바위만의 세상이 되었다.

 

 

 

 

꽃만 사그러 들었을뿐 잎을 보니 솔체꽃으로 보인다.

그 화사하던 보랏빛은 내년을 기약하고 너덜과 바위들을 호령하듯

잎만으로도 그 기세 이리도 당당할수가 없다.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이쁜 꽃인줄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꽃이 필때 근생엽이 살아 있는것을 구름체꽃이라 구별하고 있다.

 

 

 

 

바위 우측 뒤로 지나온 마등봉과

그 뒤로 희미하지만 대청봉 중청도 보인다.

 

 

 

 

이 길의 핵심 황철봉이 이제 눈 앞에 가까이 드러났다.

너덜을 내려가면 저 아래 쑥 들어간 저항령을 만나고

다시 너덜을 치고 오르면 황철남봉,황철봉,황철북봉으로 이어질 것이다.

제일 위 너덜의 끝이 황철봉이 아니고 황철남봉.

황철봉은 남봉 바로 우측뒤로 육산처럼 겹쳐 보이는 봉우리다.그리고 우측으로 북봉.

 

 

 

 

내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면

이 능선을 밝은 날 개인적으로 걸어보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뒤따르는 단체산행이라면 종주산행이든 험한 곳이든 무엇이든 가능하겠지만

내가 주체가 되어 이 길을 밟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직 저 봉우리들을 넘고 미시령까지 내려가야 그 마무리가 되겠지만

여기까지 무사히 진행해온 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렇다고 뭐 허리까지 드러내고 그런답니까요~^^

 

 

 

 

첫 도전이라 자신이 없어 속초에서 1박을 하였지만 막상 걸어보니

해가 긴 6~8월엔 서울서 아침에 출발해도 해지기 전에 하산하겠다 싶었다.

직접 마주한 황철봉 능선은 훨씬 아름다운 갈빛을 띠었지만

햇살이 강렬한 날엔 사진이 이쁘게 담기지 않으니 그것이 아쉬울 뿐이다.

 

 

 

 

황철북봉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금니 떼운것 같은 달마봉을 떨구고

갈빗대 같은 골들은 저항령 계곡으로 흘러든다.

 

 

 

 

 

우측 뒤로 아주 조그마하게 향로봉 흰 볼이 보이고

좌측으론 둥글봉 칠절봉으로 이어진다.

군부대가 주둔해 허가를 내야 갈수 있는 향로봉이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시작이라 볼수도 있겠다.

 

 

 

 

너덜을 내려가 저 아래 저항령에서

다시 황철남봉으로 오를 것이다.가보자.

 

 

 

 

 

저항령(1,100m)에서는 시끌시끌 미시령에서 넘어오신 10여명의 단체객이 쉬고 계셨다.

막걸리 한잔을 권하시니 생각 같아선 넙죽 받아 마시고도 싶다만

미시령까지 끝없는 너덜겅과의 긴장해야 하는 길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사양하고 저항령을 통과한다.

사람들 계시는데 괜히 카메라 들이밀수 없어 저항령 사진도 담지 못하고 지나쳐야 했다.

 

 

 

 

좌측 마등봉에서부터 거쳐 온 봉우리 봉우리들.

뒤돌아 본 우측의 저항봉의 삼각 너덜은 당장이라도 흘러내릴것만 같다.

 

 

 

 

 

덜렁 하나 달린 주목 열매와(위)

인가목과 산앵도나무.(아래)

 

 

 

 

 

철 모르는 털진달래라 하지만

너가 피는 지금이 너에겐 딱 제철.

그러니 기 죽지 말고 맘껏 피워보라고.

 

 

 

 

저항령까진 너덜도 자갈처럼 애교수준이었다면

남봉 오르면서부터 큰 너덜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끄럽지 않아 한발한발 조심만 하면 오히려 안전한 길일수도 있다.

 

 

 

 

내가 리딩자고 주체자니 시간에 쫒겨 바삐 다닐 필요도 없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하나하나 원없이 다 눈에 담아보리라.

 

내 머리 위로 지나온 삼각 모양 저항봉 너덜과

그 아래 쑥 들어간 저항령도 보인다.

이름이 어째 좀 그렇지만 저항봉을 걸레봉이라 부르기도 했다.

 

 

 

 

내 머리위로 마등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저항봉까지 암봉들 사이사이를 지나온 것이다.

대간은 저 마등봉에서 저항봉과 황철봉 미시령으로

반대로는 마등봉에서 공룡능선을 넘어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간 마루금에 접속하기 위해 연결되는 길을 접속구간이라 부른다.

이번 구간은 소공원에서 마등령까지가 접속구간이고

마등령에서 미시령까지가 백두대간 마루금이 되는 것이다.

 

내 등뒤로 뾰족 세존봉도 보이고

마등봉 위로는 대청봉과 중청,우측으로는 귀때기청봉이다.

 

 

 

왼쪽 달마봉과 우측 뒷줄 뾰족봉은 화채봉.

뒷줄 화채봉과 앞줄 세존봉 사이에 천불동계곡이 있는 것이다.

 

 

 

 

 

울산바위는 황철봉과 북봉 능선 뒤로 숨었고

우측 아래로 달마봉과 속초시내가 들어온다.

 

남봉은 따로 이정표식은 없고 남봉에서 황철봉 가는 길은 육산으로 이어져 잡목들 사이를 지나게 된다.

이런 모습이 있었는지도 오늘에서야 만나게 되니

이 길이 마치 처음인것처럼 새로움 가득한 길을 걸을수 있었다.

 

 

 

 

그렇게 황철봉(1381m) 정상에 선다.

이 구간의 최고봉이고 우리나라 최대 너덜겅 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늘 설악 어디메쯤에서 바라보며 막연하기만 하던 곳.

물론 두번이나 지나봤지만 늘 어두운 밤이라

알수도 느껴볼수도 없어 답답했고 성에 차지 않았던 마음이 오늘에서야 해갈이 되는듯 했다.

이리 생긴 길이었구나.

 

 

 

 

기껏 정상석 인증 한장 남기고 또 다시 어둠을 걸어야 했으니

그 아쉬움은 두고두고 나를 다시금 이곳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대간 종주를 하였네~몇번을 하였네~ 남에게 보여지는 그 명분이 중요한게 아니라

제대로 그 속살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

 

어설픈 머리 감추려 어디서 손오공 삼장법사 모자 같은걸 주워와 쒸우고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마저 그저 좋단다~황철봉을 부상으로 받은것처럼.

어두울때의 새벽산행은 또 나름 반가운 님들과의 좋은 걸음이긴 했다.

 

 

 

 

황철봉에서 10여분 더 지나오면 예전에 걸려있던 황철북봉 표지는 사라지고

삼각점으로 북봉임을 짐작한 뒤 진행한다.

 

 

 

 

 

지나온 황철봉을 마지막으로 담아보고

숲길을 따라 3~4분 따라가니

 

 

 

 

와우~

그래~ 이 모습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황철북봉을 내려서며 만나는 너덜겅과

저 아래 미시령과 그 위로는 지난번 걸었던 상봉 능선.

상봉 좌측 뒤론 마산봉과 병풍바위 능선이 보일거라 막연히 떠올렸던 곳.

 

 

 

 

상봉 우측으로는 화암사 신선대(성인대)의 기암들이 펼쳐지고

양양과 속초 앞바다 위로 뜬 구름마저

설렘으로 만드는 순간이 아닐수 없다.

 

 

 

 

그저 앞사람 꽁무니만 따라 어두운 밤 이 길을 올랐다 생각해보라.

발이 빠지지 않도록 너덜에 온 신경을 쓰며 걷는 길.

물론 그 새벽의 총총한 별과 청정한 공기 맡으며 걷는 길도 좋지만

이 아름다운 경관을 볼수 없다는 것은 너무 큰 아쉬움이 아닐수 없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의 감격을 어찌 말로서 논할수 있겠는가.

눈물이 날만큼 나는 이 너덜길을 내려서며

한없는 감동과 벅참에 휩쌓여야 했다.

우리 땅이라는 그 한마디만으로도 두근거림을 주체할수가 없었다.

 

 

 

 

좌측 맨 뒤로 둥글봉과 향로봉 능선,

그 앞줄,내 머리 살짝 우측 위로 병풍바위와 마산봉.

그리고 우측 상봉과 그 아래 미시령으로 남한의 첫 구간인 백두대간 줄기들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가 길이냐구요~

길 그런거 없어유.

맘에 드는 너덜 하나씩 골라 보세요.

사뿐사뿐 밟아 내려가면 그게 최적의 길이 될거랍니다.

물론 안전길잡이와 종종 줄이 연결되어 있으니 그 주변으로 따라 내려가면 되겠다.

 

 

 

 

길은 저기 가운데에서만 조금 주의하면 된다.

가운데 숲길에서 우측은 울산바위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가 미시령 가는 길이다.

저 가운데 갈라지는 쉼터에 도착하면 위험이란 표시가 바닥에 있는데 그쪽이 울산바위 방향이다.

 

 

 

 

삼거리에서 우측 울산바위로 향하는 능선이다.

저 길은 주로 설악 태극종주하는 사람들이 울산바위를 오갈때 걷는 길이다.

강한 햇살에 사진이야 뿌옇지만 울산바위가 가까워질수록

가고픈 유혹도 어쩔수가 없나 보다.

다음에 울산바위와 달마봉만을 따로 이어보고 싶다.

 

 

 

 

 

긴 너덜이 끝나고 숲으로 들어서면

저 갈빛만으로도 어느 조망처보다 아름다운 길이 되어 있었다.

 

 

 

 

 

아까 위에서 보았던 그 중앙 지점 쉼터다.

이곳에서 우측 바닥에 하얀색 위험 표지 있는게 보일 것이다.

그쪽은 울산바위 방향이니 좌측 리본들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음~헤매지 않고 길도 잘 찾아왔어.

어두울때 오르기만 해서 알수 없었던 울산바위 갈림길을 지나고 나니

이 단풍길을 즐길 여유도 생겨났고 길은 더욱 아름답게 보여졌다.

 

 

 

 

나는 아직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

그렇게 불편하지도,큰 필요도 느끼지 못해서다.

지도 앱 없이 거니는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신식무기를 장착하신 님들이야 길 잃을 일도, 세상사 모르는 일도 없겠지유~

그래도 내가 주체가 되지 않음, 기계도 무용지물이 될수 있으니 그저 참고만 하자구요.

 

 

 

 

조금 더 숲을 내려오니 미시령이 바로 아래로 가까워졌고

건너편 상봉도 구름 아래 아름다운 자태 드러낸다.

지난번 진부령~상봉~미시령 다녀올때 미시령휴게소가 공사중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다 파헤쳐져 포크레인이며 장비들 소리가 여기까지 크게 들리고 있었다.

 

 

 

 

이 삼거리의 무인감지시스템은 작동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미시령 바로 아래쪽 도로로 내려가는 거고

직진길은 미시령석 바로 앞으로 내려가게 된다.선택은 각자의 몫이겠고

어수선해서인지 국공직원이 계시는지는 알수 없었다.

 

 

 

 

상봉 아래 화암사 신선대로 떨어지는 기암들도 아주 볼만하다.

자그마해 보이지만 직접 올라보면 조망도 좋을뿐더러

넓다란 바위들이 아주 일품인 곳이다.

긴 산행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화암사~신선대 코스는 꼭 한번 올라보아도 좋을 곳이겠다.

 

 

 

 

오후 2시 30분.그렇게 미시령석 앞으로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할수 있었다.

승용차들도,잔차님들,오토바이 동회회님들도

구불구불 이 길을 넘어 가 멈추게 되는 이곳은 마력 같은 미시령인 것이다.

자건거로 도로 따라 백두대간을 종주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대중교통은 이용이 안되는 곳.

속초로 어찌 나갈지 그런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미시령길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슬슬 걸어내려간다.

아래쪽 단풍이 더 고운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날도 좋고 경치도 좋아 처음엔 아래까지 걸어 내려가려고도 했었다.

그러나 그건 무리.

 

 

 

 

부산에서 여행 오셨다는 님들께서 속초시외터미널까지 태워주셔

동서울행 4시 29분 버스를 탈수 있었다.부산의 님들,감사했답니다.

 

속초엔 고속터미널과 시외터미널 두곳이 있는데

요즘같이 주말 단풍철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표가 매진일때가 많다.

시외터미널엔 표가 매진일때 증차를 하기도 하여

일부러 시외터미널을 이용하는 이유도 있었다.

다 매진이었지만 증차 덕분에 널널하게 서울로 돌아올수 있었다.

 

 

 

 

 

이번 구간은 정말 자신이 없어 몇번을 망설여야 했다. 

그러나 늘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본능을 잠재울 방법은 없었으니

하면 또 못할것도 없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선 길.

올해의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길수 있었음에, 무사히 잘 마칠수 있음에 감사함으로 마무리할수 있었다.

우리땅의 장쾌한 젖줄,설악속의 백두대간 마등령과 미시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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