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빈, 길을 나서다 ~

관악산 등산코스 학바위능선과 연주대

작성일 작성자 효빈

12월의 첫 날,첫 주말.

점심땐 약속이 있으니 산행하기 어려운 날. 

그래도 점심때까진 시간이 있으니 오랜만에 관악산 학바위능선을 밟아보려 한다.

 

첫 지하철 (새벽 5시 35분쯤)을 타고 서울대 입구역 3번출구로 나와 서울대 가는 버스를 탄다.

서울대 공학관까지 가는 버스를 타면 더 쉽게 정상으로 오를수 있겠다.

몇번 버스인지는 몰라도 학생들이며 산객들 늘 줄지어 서 있어

어렵지 않게 서울대 입구로 간다는걸 알수 있을 것이다.

 

 

 

산행코스 : 서울대입구~호수공원~깔딱고개~연주대~학바위능선~무너미고개~서울대입구

                (거리는 약 10~11km쯤 될까. 암릉길은 거리보다 안전하게 즐기는게 더 중요한 일이겠다.

                 지도에는 학바위능선 표기가 되어 있지 않지만 무너미고개에서 소머리바위까지

                 깔딱고개 내려서기전쯤까지로 팔봉능선 옆 능선이라 보면 되겠다.)

 

 

 

 

서울대 입구 관악산 초입에 들어서니 6시 20분이 넘어선다.

렌턴을 준비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산길 들어서기 전까진

불빛이 많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 미약한 폴더폰(2G폰) 빛에 의지해 올라가다 보니

렌턴 불빛을 하고 이미 하산하고 계시는 분이 계셨다.

인사를 하시길래 나도 반갑습니다~무덤덤 자동반사적으로 답을 하니

그분 반갑게 효빈님이시지요~하신다.

예전에 산악회에 갈때 가끔 뵈었던 반가운 회원님이시다.

 

어두운 길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알아보시고 인사를 주시니 더욱이나 반가움이 컸다.

이미 하산을 하고 계시니 그 부지런함이 놀라울 정도다.

그렇게 1시간 10분쯤 걸렸나~ 깔딱고개에 올라서니 날이 훤히 밝아졌다.

나는 어두울땐 좀 빠르게 걷다가 조망이 트이는 곳에선 시간 가는줄 모르고 늑장을 부리는 편이다.

 

 

 

 

오늘은 정상 패스하고 바로 학바위능선으로 가려 했지만

그러자니 섭함이 남는다.

이른 아침,한산한 말바위능선을 즐겨보고자 한다.

 

날은 많이 흐리지만 모처럼 미세먼지 걷힌 날의 신선함이 참 좋다.

이른 아침만 누릴수 있는 이 상쾌함이 좋은 것이다.

내 머리 위로 청계산과 그 아래로는 과천 서울대공원과 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 일대도 들어온다.

 

 

 

내 등뒤로 연주암 십이지신탑과

맨 좌측 뾰족 솟은 잠실제2롯데타워도 보이고 그 바로 우측 대모산,

맨 우측으로 청계산 매봉과 망경대,이수봉으로 이어진다.

뒤로 보일 예봉산과 검단산 남한산성 줄기는 마치 하늘의 구름 라인인듯 그것 또한 나쁘지 않다.

 

 

 

 

당겨본 잠실제2롯데와 우측 대모산과 구룡산이 겹쳐 보인다.

대모산 우측 뒤로 마치 하늘색인양 보이는 예봉산도

이른 봄이면 야생화 산지로 꼭 찾게되는 매력적인 산지다.

흐린 아침이지만

겹겹이 너울을 그리는 푸르딩딩함은 이른 새벽 이곳에 선 기쁨이기도 하다.

 

 

 

 

산 아래로는 아늑히 연주암이 자리하고

좌 청계산과 우측 케이블카 능선 뒤로 바라산과 광교산 백운산 자락도 걸렸다.

 

 

 

 

 

모든게 휑해진 계절, 봄여름가을의 그 화사함은 사라졌지만

연주대로 가는 묘미 중 하나는 이 말바위능선을 걷는 것이다.

기상관측소 건물과 관악산 정상부의 커다란 바위.그리고 기암 위에 세워진 연주대.

정상 뒤쪽으론 사당능선과 남태령능선으로 이어질 것이고 새로 만든 데크길도 만날 것이다.

 

 

 

 

우회해서 연주대로 갈수도 있지만

늘 전제 조건,조심만 한다면 위험한 암릉도 아닌데다 온갖 바위들 보며

걷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 곳이다.

바위들에 발맞추어 빠르게 걷지 않아도 되는 점도 마음에 든다.

빌딩들 속에 이런 암릉길이 있다는게 도심 사는 위안이기도 하다.

 

 

 

 

여러번 지나는 길이지만 오늘에서야 눈에 들어오는 아이도 있었다.

우측 소나무 옆으로 가면처럼 보이는 바위가 보이는가.

두 눈만을 부각시킨 저 마스크 안에서 우리들 일거수를 모두 지켜보고 있을것만 같다.

 

 

 

 

 

같은 길을 걷고 걸어도 이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

오늘이 처음인 것처럼 새로움이 덧입혀질수밖에.

봄.여름.가을.겨울과 그날의 날씨,

그리고 내 시야의 좁고 너름에 달라지니 같은 곳을 찾고도 질리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바위산의 매력이란 무궁무진이다.

 

 

 

 

이른 새벽,

내 희미한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걷는 길은 신선하기가 이루 말할수 없었으니

첫 지하철을 타고 서둘러 나온 아침이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이 암릉길마저 온통 나의 것이 되었으니 유후~

바위에 대충 올리고 찍는 셀카마저도 이 정도면 아주 굿입니다요.

 

 

 

 

위험할 것도 없는 길이지만

그래도 암릉길은 언제나 아찔한 순간을 경험할수도 있다.

몇년전만 해도 이 길은 우회해 다녔었고 바위 겁나게 무서워 했던 내가 이 길을 걷고 있으니

바위의 매력에 빠진게 분명하다.

그러나 늘 처음인 것처럼 조심조심~어느 길도 방심은 금물이여요~

 

 

 

 

우측 솟은 저 바위 봉우리가 이따가 가야 할 학바위능선 정상부다.

학바위능선은 다른 곳보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데

혹 초입을 잘 찾지못해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까 올라온 깔딱고개(가운데서 왼쪽으로 쑥 들어간 곳)에서 8봉쪽으로 빠지지 말고 바로 저 봉우리를 올라야

소머리바위와 학바위능선을 탈수가 있다.물론 살짝 우회하는 길도 있다.

 

 

 

 

깔딱고개에서 저 송신탑쪽으로 가다보면 8봉과 6봉으로도 갈수 있고

무너미고개와 삼성산으로도 다양한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날이 밝아지니 조금씩 흐린 하늘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오늘 이 정도면 근래 보기 드물게 깨끗한 날이다.

그 미세먼지며 황사에 일주일 내내 잿빛도심이 이제야

조금씩이라도 시야가 트이고 있었다.

 

삼성산과 장군봉 호암산 줄기다.

보통은 저 일대를 통칭해 관악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뒤로는 계양산과 소래산 문학산 등 인천 방향의 산군들과

그너머로 있을 마니산 고려산 등 강화의 산군들까지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곳이지만

눈 빠지겠으니 오늘은 그저 가까이의 바위 보는 것으로 족해보자.

 

왼쪽 아래 서울대입구 호수공원에서 올라온 길도 보인다.

몇년전 나혼자산다에서 전현무와 한혜진이 저 길을 따라 관악산에 올랐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만해도 한혜진은 전혀 마음이 없어 보였을 때였는데 이제는 꽁냥꽁냥한 사이가 되었다.

가까이 자주 보니 정이 들고 편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저 길을 걷다가 갑자기 문득 왜 그 생각이 났던지~

 

 

 

 

말바위능선이 끝나고 정상으로 오르기 전

연주대와 정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선다.

볼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절벽위의 암자.

설경도 녹음도 없이 칙칙해진 계절이 되었지만 저 자체만으로도 예술작품이 되었다.

 

 

 

 

요즘처럼 등산화를 신고 모든걸 갖추고도 정상부에 오르자면

켁켁거리고 힘겨워 함인

그 옛날, 짚신을 신었을까 어쨌든 저곳에 자재를 일일히 날랐을 것이고

하나하나 석축 쌓아 올린 정성도 놀라울 뿐이고

아찔한 저곳에 암자 지을 생각을 한 의상대사도 새삼 대단한 분이셨나 보다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게 말바위능선부터 느적거리며 정상부에 도착하니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 정상을 점하고 있었으니 토요일 하루를 이르게 시작하고 있었다.

어두울때 만났던 님은 이미 하산해 집에 당도하셨을테니

아무렇지도 않게 주말 일정을 소화하고 계실 것이다.

출퇴근으로 일주일이 피곤할텐데도 부지런 님들이 참으로 많다.

 

 

 

 

언제봐도 너른 관악산 정상은 멋드러지기 이를데 없다.

거대한 암벽에 곧 쓰러질듯 세워진 정상석까지.

보기 싫게 세워진 크나큰 정상석들 많고 많지만

관악산 정상석은 원래의 너른 암반과 한몸이 된듯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20년전,30년전의 관악산 정상 모습은 어떠했을까도 궁금해진다.

 

 

 

 

관악산(629m)은 서울특별시 관악구와 금천구

경기도 안양시·과천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5악에 속했던 산으로,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것처럼 보여

갓 모습의 산이란 뜻으로 갓뫼(간뫼),또는 관악이라 하였다 한다.

관악구 역시 이 명산에서 이름을 따왔을 것이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와 바라본 둥근볼의 기상관측소 건물과

뒤로 방송송신탑이 보이고 좌측 아래로 연주암이 자리한다.

정상부엔 군부대도 주둔하고 있어 철조망과 얼기설기 건물들도 또한 관악산의 모습이다.

 

 

 

 

예전에 정상을 넘어 사당능선을 타던 길이다.

겨울엔 특히나 아찔함이 전해지던 곳이었는데

이제 계단이며 난간이 생겨나 예전의 그 길은 아니었고

아찔함도 추억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아기자기 암릉길이 이어지는 사당능선은

그렇게 험하지도 않으면서 스릴도 함께할수 있으니

관악산 많은 능선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한강 건너 좌측 남산과 우측으로 용마산 아차산이 보이고(위)

좌 아차산과 가운데 너부데데한 우면산과 우측 대모산이 보인다.(아래)

북한산이며 수도권 수많은 명산들이 보일테지만 오늘은 이것이 최선이다.

미세먼지 없는 것으로도 감지덕지한 날이다.

 

 

 

 

좌측 아래 연주대와 가운데 연주암과 우측으로 송신탑.

연주암 십이지신탑 뒤로 볼록한 수원과 용인쪽의 광교산 백운산도 보인다.

 

원래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관악사를 건립할때 함께 건립하면서 의상대라 불렀었다 한다.

관악사와 의상대는 연주암과 연주대로 이름이 바뀌는데

조선 개국후 고려를 그리워 한 사람들이 개성을 바라보며

망해버린 왕조를 연모하여 연주대라 하였다고도 하고

조선 태종의 첫번째 왕자인 양녕대군과 두번째 왕자인 효령대군이 왕좌에서 멀어진 뒤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발길이 멈춘곳이 여기 관악산이었다 한다.

여기에 올라 왕좌의 미련과 동경의 마음을 담아 왕궁을 바라보았다 하여 연주대라 하였다고도 하고~

 

 

 

 

절벽위로 세워진 연주대의 웅진전.

비좁은 공간이라 자리 펴고 기도하는 사람이라도 있음 안쪽으론 들어가 볼수가 없으니

바로 뒤돌아 나온다.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 전해지는 연주암에도 잠시 들러

툇마루에 앉아 햇살을 받아보는 기쁨도 누려보았다.

찌뿌둥한 미세먼지에 갇혀 살다보니 따스한 햇살이 기분좋은 요즘이다.

점심공양하기로 유명한 사찰이기도 하다.

 

 

 

 

다시 깔딱고개로 돌아와

학바위능선 최고봉인 소머리바위로 올라간다.

미끄럽지 않게 척척 달라붙는 바윗길이 꽤나 재미나다.

 

 

 

 

뒤돌아 본 말바위능선과 연주대다.

정상 너른 암반에 선 사람들도 보이고

이제 말바위능선을 걷는 사람들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때는 역시나 주말의 도심 산임을 말해주듯 산객은 많이 늘어났다.

 

 

 

 

소머리바위로 가는 길.

누군가의 낙서가 불편해 그냥 지나치다가 다시 뒤돌아보니

너무 귀여운 모습들이 있었다.

옆모습은 입 툭 튀어나온 뉴트리아 한마리 앉아 있었고

정면엔 또 다른 눈코입을 하고 있었으니 눈 내리깔고 두툼한 턱을 자랑하는 불독 한마리처럼도 보였다.

 

한 몸에 두 얼굴이라니 외롭진 않을수 있겠지만

서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니 이를 어쩐대.

그런데 그 앞쪽에 앉아 있는 조그만 야는 누구의 자식이래~

설마 한 몸에 두 얼굴..너들 부부였던겨~~음마야~반전~^^

 

 

 

 

소머리바위다.

위는 깔딱고개에서 올라가며 본 모습이고

아래는 뒤돌아 와서 담은 모습이다.

팥배나무 붉은 열매가 사방으로 가득하다.

 

 

 

 

 

가운데 솟은 바위는 로마시대 어느 군인의 옆모습 석고상처럼도 보였다.

가부좌를 튼 부처님 모습처럼도 보였다.

나는 이곳에 설때면 늘 어느 신전에라도 온 것처럼 느끼곤 한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한잔하시고 조물거리셨을까.

로마어로는 바쿠스,영어로는 바커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박카스도 여기에서 따온 말이다.

술의 신이 피로회복제가 된 것이다.

 

 

 

 

나도 간만에 전날밤 막걸리 몇잔을 마셨더니

새벽길, 속에서 올라오는 끅끅거림에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어두운 길 보는 이 없으니 다행이었고

숨쉬며 켁켁거리며 혼자 중얼거리며 술기운을 토해내고 있었다.

내 술주정을 다 받아주고 있었으니 관악산도 나무들도 고맙구만요.

 

박카스도 좋지만

이미 이곳에 올라 환호하고 있는 자체가 피로회복제가 되었다.

 

 

 

늘 아래쪽에서 바라보던 그 소머리바위 정상으로도 올라본다.

우뚝한 이 바위가 소머리처럼 보여 소머리바위가 되었을까.

낙타 얼굴처럼도 보인다.

처음에 누가 이름들을 짓고 공식적인 이름이 되었을까.

수긍이 가는 이름도 있는 반면,왜~라는 의문이 생기는 바위들도 있다.

이따 만나게 될 학바위가 조금 그러했다.

 

 

 

 

아까 아래의 바위와 비슷하지만

그리고 내 포즈가 같으니 바위마저 같은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소머리바위 정상부 바위랍니당.

 

북한산 도봉산도 마찬가지고

이런 바위산이 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는건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안식처며 휴일의 놀거리 즐길거리가 아닐수 없다.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일.

(김영철 버전으로 아니 김희애 버전으로~) 놓치지 않을거예요~^^

 

 

 

 

삼성산과 장군봉 호암산 능선을 바라보며 내려서는 길.

학바위능선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역시나 이 삿갓승군바위다.

턱이 늘어나 두턱이 되었

팔자주름이 깊숙이 패여진 매부리코 아저씨가 있는 곳.

 

 

 

 

올때마다 아주 미세하지만 그 얼굴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느껴졌다.

분명 예전보다 턱이 좀 더 흘러내린 것처럼 보이니 야들도 나이를 먹고 있었다.

매부리코 아저씨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얼굴에 반반을 나누어 쓰는 것처럼 우측은 매부리코 아저씨가.

왼쪽은 수줍게 눈 내리깔고 있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가.

 

 

 

 

어떤가.

불과 2년전만 해도 이리 매끈하지 않았던가.

물론 계절이나 날씨 영향도 있겠지만

그런걸 감안한다 하여도 턱 흘러내림이 지금처럼 심하진 않았다.

에구~남 얘기할때가 아녀..

 

 

 

 

삿갓을 쓴 승군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듯한 삿갓승군바위.

우회하지 않고 삿갓승군바위를 넘어서는 길.

학바위능선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암군이기도 하다.

 

 

 

 

바위 무서워하는 내가 지날 정도라면 크게 위험할건 없다.

물론 쉬운 산이든 어려운 산이든 방심은 금물이듯

안전을 위해 늘 조심하는건 필수중에 필수겠다.

여튼 바위 오르내리는 재미까지 갖추었으니 스릴도 최고구만요.

 

 

 

 

삿갓승군바위 아래쪽으로는

마치 미녀와 야수같은 바위도 있다.

덩치 큰 야수와 그 남자를 안쓰럽게 바라봐주는 가녀린 여자.

기도하는 여인처럼도 보인다.

 

 

 

 

볼때마다 그 느낌은 왜 그리도 달라보이던지.

행여 다른 이름이 있다 하더라도

그저 내 눈에 보이는대로 느껴볼 뿐이다.

 

 

 

 

힘든것과 위험한 것은 별개의 문제.

언제나 우회로가 있으니 위험하다 싶으면 돌아가는게 정답일 것이다.

다 말라 비틀어진 단풍이라도 이 시기에 붉음은 자체로도 기분 좋은게 있다.

 

 

 

 

점점 하트를 그려가는 소나무 뒤로

학바위국기봉 암봉이 보이고 국기봉 뒤로는 삼성산이다.

 

 

 

 

우측 학바위국기봉과 뒤로 뾰족 학우봉과 삼성산.

좌측 뒤로는 태을봉 슬기봉 수암봉으로 이어지는 수리산 능선이다.(위)

학바위국기봉과 좌측 뒤로 수리산.(아래)

수리산은 안양과 군포와 안산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북쪽으로 올라온 변산바람꽃의 성지이기도 하다.

 

 

 

 

오밀조밀 암릉들이 내려와 서울대로 흘러들고

우측 뒤로 63빌딩도 시야에 들어온다.

요즘은 워낙 높은 건물들이 많다 보니 예전처럼 63빌딩이 돋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63빌딩하면 떠오르는 누런 건물을 찾으면 되겠다.

 

서울대 입구나 공학관으로 내려가는 길은 아주 다양하다.

자운암능선이며 버섯바위능선 촛대바위능선 등등

학바위능선에서 바라다 보이는 줄기들만도 여럿이고

손바닥 보듯 다니시는 님들은 그 사이사이 다양한 길을 통해 관악산을 누빌 것이다.

 

 

 

 

학바위국기봉이다.

관악산(삼성산 포함)엔 11개의 국기봉이 있고 국기봉 종주를 하여도 괜찮다.

약 20km쯤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한두시간,3~4시간의 짧은 산행에서부터 6시간 8시간까지 긴 코스를 만들어 낼수도 있으니

도심 산이라고 허투로 볼 산이 아닌 것이다.

 

 

 

 

학바위국기봉을 넘어서는 암봉도 바위 좋아하시는 님들에겐

지나치면 아쉬울 거대 바위의 위용이 있다.

내 뒤로 8봉능선은 뒤늦게 퍼지는 햇살에 사진이 좋지 못하다.

하기야 이 계절은 어디라도 산의 색이 이쁘진 않지만

설화가 내려앉지도,푸른 잎으로 가리지도 않은 본연의 모습인 것이다.

 

 

 

 

그 바위 한번 실하기도 하다.

북한산이나 도봉산엔 장비가 필요한 우람한 바위들이 많다면

관악산은 아기자기 초보자도 오르고픈 충동을 느끼게 해주는 바위가 많다.

 

 

 

 

절대 못할것 같다가도 한번쯤 도전해 보고

오르고 나면 감격과 환희에 들뜨게 되는 바위들.

그래서 사람들은 산으로 가고 새로운 곳으로의 도전이 끊이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가운데 솟은 바위가 이 학바위능선이란 이름이 생기게 된 학바위다.

내가 모르는 학의 모습이 어디에 숨어 있을까

이번에도 뒤져보았지만 음~

 

 

 

 

2년전 여름에 담은 학바위다.

확실히 녹음이 뒷받침해 주고 날씨가 맑으니 사진도 밝아 좋다.

 

고고하고 목이 긴 학.

앞뒤 어디에서 봐도 딱히 학이란 느낌은 받을수 없었고

오히려 안경을 쓴 귀여운 깡통 로봇처럼 보였다.

그러고보니 깡통로봇 뒤로 목을 쭉 빼고 주둥이를 쳐든 모습이 학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어쨌든 내년에 다시 와서 또 찾아보겠어요.

 

 

 

 

뽀로로의 입 큰 아기공룡 크롱을 닮았다고 생각한 바위도 세월이 느껴지고(위 왼쪽)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어린 소나무 하나와

그걸 받아주는 인내의 듬직한 바위도 오랜만에 반갑다.

 

 

 

 

이 바위는 마치 도마뱀이나 코모도왕도마뱀처럼 보이지 않는가.

입쪽으로 보니,주둥이가 길쭉한 조그만 새끼 도마뱀 한마리가

어미에게 부비고 어미는 또 핧아주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 하지 않았던가.

아구~그랬쪄요~

 

 

 

 

그 아래쪽을 보니 흐물흐물~

눈코입이며 모든게 생기다 만것 같은 생명체들도 여럿 보인다.

혹 다른 새끼들이 다 잘못되어 남은 그 아이에게 유독 더 사랑을 주는 것인지도~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그래~다른 사람은 자기를 알지 못한다.

 

 

 

 

그렇게 삼거리약수터와 호수공원,

편한 계곡길 따라 서울대 입구로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 한다.

K42 무너미고개로 가지 않고 바로 삼거리약수터(상)에서 빠져 내려서도 된다.

 

 

 

 

 

관악산 어디라도 바위 좋고 스릴 넘치지 않겠느냐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학바위능선의 장점이라면

오묘하고 다양한 모양의 기암들이 아주 볼만하다는 것이다.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스릴은 덤으로 따라주는 매력적인 바위산~

도심에 있어 누구라도 쉬 다가갈수 있는 관악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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