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구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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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진안 구봉산

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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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20년만인거 같다.

산이라고는 유원지처럼 가봤던 마이산과 대둔산이 전부이던 시절, 

시설도 안되어 있던 이 험한 곳을 샌들 신고 올랐으니

신발도 내 발도 성한 곳 없이 내려왔었던 곳, 그 구봉산에 간다.

언젠가부터 구봉산은 많이들 찾는 명산이 되어 있었다.

 

 

 

산행코스: 구봉산주차장~1봉~8봉~구봉산 천왕봉~바랑재~주차장(약 7km로 보통 5시간을 잡는 편이다.)

 

 

 

먼저 만나보는 1봉에서 구봉 천왕봉까지의 정상석들.

구름다리가 있는 전망대의 5봉과 천왕봉 정상석만이 다르게 제작되었다.

 

 

 

 

 

서울서 진안 가는 버스편이 좋지 못하니

서울서 7시 차로 전주 내려가 전주시외터미널에서 진안 가는 10시 20분 차를 탄다.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데 시간을 기재하는 이유는 대중교통으로 가고자 하는 님들에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엔 누가 얼마나 버스를 이용하겠느냐만

그래도 뚜벅이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이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산에 다니는 님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진안터미널에 도착해 버스 시간이 남아 주변을 돌아 보니

인삼으로 유명한 진안답게 인삼 가게가 늘어섰고

유리창에 붙여진 파란색 필름이 독특한 터미널 내부도 한장 담아본다.

 

 

 

 

11시 30분 정천 방향 버스를 타고 구봉산으로 향한다.

내처사라고 쓰여 있는 곳은 운장산 들머리이기도 하다.

그러니 운장산도 구봉산도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다녀올수 있는 곳이란 뜻이다.

8시나 9시 차를 타면 운장산부터 구봉산까지 아주 여유롭게 돌아볼수 있겠다.

 

 

 

 

구봉산주차장에서도 버스가 서는데 바로 전 윗양명마을에서 내렸다.

주차장에서보다 구봉산 전체를 올려다볼수 있는 조망 포인트이기도 하다. 

좌측 9봉인 천왕봉을 먼저 오르려면 이곳에서 들머리를 잡으면 되고

우측 1봉부터 오르려면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측 1봉부터 구름다리가 있는 4봉과 5봉을 건너면

또 다시 조그마한 구름다리가 하나 있는 7봉과 8봉으로 연결된다.

단풍은 이미 남으로 많이 내려간 상태지만

저 은은한 자태는 쉬 꺼지지 않고 있었다. 저 속으로 들어가보자.

 

 

 

 

9봉부터 역순으로 오를까 하다가

너무도 많이 변한 주변 모습에 1봉부터 차근차근 밟아보려 한다.

10월 말과 11월 초순까진 사람이 많았다 하는데

단풍철이 지나서인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나에겐 이런 호재가 없다.

그런데 오히려 지금이 더 아름답게 보여지는건 나만의 느낌인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딛어 본다.

 

 

 

 

주차장엔 농산물 판매장이 열렸고

주변의 갈빛에 모든게 풍성해진 느낌이다.

 

 

 

 

주차장을 뒤로 하고 구봉산 정상 등산로를 따라 간다.

명산답게 곳곳에 이정표는 잘 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겠다.

 

 

 

 

구봉산 정상까진 2.8km.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바위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것이라

시간 여유롭게 잡고 즐겨보는게 좋겠다.

마지막 9봉 정상 오를때 힘이 많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

구봉산과 운장산을 많이들 연계하기도 한다.


 

 

은행잎도 모두 떨어져 버리고

은행을 줍던 어르신,잠시 앉아 쉬고 계시는데

저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이면서도 쓸쓸하게도 느껴졌다.

사람이 옆을 지나면 한번쯤 쳐다보게 되는데 인기척을 못느끼시는건지

한동안 저 자세로 자리를 뜨지 않으셨다.

 

 

 

 

뒤돌아 본 구봉산 주차장과 은행나무 아래의 어르신.

 

 

 

 

초반 급경사가 조금 이어지다가

1봉이 가까워졌을때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니

나뭇가지들 사이로 4봉과 5봉에 걸쳐 있는 구름다리가 드러난다.

 

 

 

 

1봉이다.

바위 봉우리의 단짝은 역시 소나무라는걸 입증시키려는 듯

봉우리마다 각기 다른 매력의 소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1봉 우측으로 용담호도 살짝 드러났고 우측 뒤로 덕유산이 보이기 시작하니

마음도 덩달아 흥분되기 시작한다.

 

 

 

 

아래쪽엔 아까 올라온 주차장이 보이고

맨 뒤로 덕유산 무룡산 남덕유산과 가운데서 살짝 우측 그러니까 남덕유산 앞쪽으로 대덕산(고산)과 천반산도 보인다.

천반산도 아니 가본지 오래되었는데 구량천을 끼고 도는 아름다운 산지다.

 

 

 

 

산에 와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저 겹겹의 산너울을 마주하는 때일지도 모른다.

저 너울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마구 뛰어대니 주체하지 못할까 걱정이 될 만큼이다.

좌 덕유산과 우 남덕유산이다.

 

 

 

 

 

멋드러진 소나무 아래 자리한 1봉 정상석.

 

 

 

 

 

1봉에서 바라 본 우측의 2봉과 좌측으로 구봉산 정상인 천왕봉이다.

천왕봉이란 이름을 가진 전국의 산들이 그러하듯 이곳 역시나 옛 지도에는 천황봉으로 표기되어 있고

정상석엔 천왕봉으로 새겨져 있으니 여전히 천황봉이라 하는 사람도,천왕봉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제의 잔재라 하여 천황을 천왕으로 바꾼 지명들이 많은 이유이다.

이산저산 왜 꼭 봉우리 이름들이 비슷해야 하는 것인지

좀 색다르면서 여기 특색에 맞는건 없는건지 봉우리 이름들의 아쉬움이다.

 

 

 

 

더 진행하면서는 역광으로 9봉 정상이 제대로 보이질 않으니

이곳에서 마저 담아보고 진행을 한다.

저기 정상에서 좌측으로 바랑재를 거쳐 저 사면을 내려오며 바라보는 1봉~8봉 모습이 또 아름답다.

저 곳을 내려갈때면 그림자가 깊어질 시간이라 오늘은 좀 아쉬움이 남을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1봉부터 오르지 않고 바랑재로 해서 정상부터 오를까 고민을 했었던 것이다.

 

 

 

 

갈빛이 제대로 익어가고 있다.

완연함이란 이런 것인지 이제 시작되는 풋풋한 단풍보다 오히려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좌측 아래 구봉산 주차장과 바로 우측으로 윗양명마을과

진안에서 버스 타고 들어왔던 725번 지방도로도 보인다.

 

 

 

 

2봉으로 간다.

내 왼쪽 뒤로 뾰족 솟은 봉우리가 명도봉,우측으로가 명덕봉이다.

오늘 산행 중 가장 아름답게 보이던 일대였다.

더 진행하면서 살펴보기로 하자.

 

 

 

 

2봉에 올라 바라 본 1봉 모습과 뒤로 용담호와

용담호 좌측 뒤로는 조항산과 지장산 일대다.좀 더 높은 곳에서 살펴보자.

가운데 뒤에서 우측으로는 덕유산과 남덕유.

 

 

 

 

2봉에서 바라 본 3봉과 구름정이 있는 4봉 전경이다.

매끈하게 잘 다듬어지지 않은 바위 봉우리들은 마치 한 석공이 수십년

한땀한땀 내리치며 만들어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더 더 정감이 가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매력의 소유자처럼 구봉산을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다 느껴졌다.

저 앞서시던 여자 분, 계단을 오를때마다 한쪽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쥐고 걷고 있었다.

 

 

 

 

얼마 전,어느 TV프로를 보신게 분명하다.^^

나도 그 프로를 보았다. 아마도 한번쯤은 따라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지도 모른다.

계단을 오를때 한쪽 엉덩이를 손으로 잡아주면 힘이 덜 든다는 내용이었다.

진짜 효과가 있는지 나도 잠시 저 포즈를 취해 보았지만

팔과 손이 불편하고 힘들어 바로 내려야 했으니

산행내내 저 자세를 유지하는 저 분이 참 대단하다 느껴졌다.

 

 

 

 

 

좌측 바위 희끗거리는 진안 성치산과 그 맨 뒤로 금산 진악산도 보인다.

진악산도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진악산 뒤쪽 좌우로는 대둔산이며 서대산 천태산 등 좋은 산지들이 도열해 있겠지만

오늘의 시야에서는 이것이 최선이다. 희미하게 라인들이 그려져 있기는 하다.

 


 

 

3봉이다.

정상석들이 세워진 곳들보다 조금씩 진행하며 보는 풍경이 더 아름다웠다.

 

 

 

 

3봉에선 나무가지들에 가려 그냥 지나칠수 있는데

그 나뭇가지들을 뚫고 들어서면 좋은 조망처가 하나 있다. 4봉과 좌측으로 천왕봉 정상이다.

4봉은 이쪽에서 바라 본 암석이 상당히 아름다웠다.

 

 

 

 

문득 진주 촉석루가 떠올랐다.

강가 어느 기암괴석 위로 지어진 정각이 떠오를만큼

바위와 정각의 조화로움에서 수려함이 뿜어져 나온다.

 

 

 

 

구름정이 있는 4봉이다.

봉우리가 몇개인지에 따라 붙여진 산 이름들이 많다.

홍천에도,서산에도 있는 팔봉산과 고흥에 있는 팔영산,

영덕에 있는 팔각산,영월 구봉대산 등등..

봉우리 봉우리마다 특색이 있고 넘어가는 맛이 좋지만

가까이에 있는 봉우리 도착할때마다 정상석 사진 크게 넣고 싶지가 않아

앞쪽으로 한꺼번에 배치해 둔 이유도 있었다.

 

 

 

 

구름정에서 바라 본 3봉과 2봉 그리고 가운데 용담호 바로 뒤로 조항산과 지장산이다.

우측으로는 덕유산,가운데서 좌측으로는 민주지산 너울이 보인다.

 

 

 

 

조항산과 지장산 정 가운데 뒤는 청량산,그 우측으로는  단풍이 고운 적상산이다.

조항산 좌측 뒤로는 민주지산 각호산이 희미하게나마 라인을 그렸다.

 

 


 

 

다시 봐도 좋다.

겹겹의 너울들은 마치 조금씩 색을 달리해 도화지에 뿌려 둔 수채물감 같지 않은가.

맨 뒤로 덕유산과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라인이다.

덕유산 좌측 끝은 삼봉산으로 보인다.

남덕유 앞은 진안 대덕산(고산)이란 곳이다. 대덕산에서 바라 보는 운장산 구봉산으로의 조망도 좋다.

 

 

 

 

영취산,장안산,백운산,성수산,덕태산,선각산으로 장수와 함양, 진안의 고산들이 펼쳐진다.

해발이 높은 산들이다 보니 조망도 아주 일품인 곳들이다.

우측으로 있을 마이산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해를 등져서인지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방향이었다.

좌측 명도봉 명덕봉과 가운데 뒤로는 금산의 진악산.

진악산 바로 앞쪽으로 있는 산이 진안의 성치산이다. 보통 진안의 성치산과 금산의 성봉을 이어 걷게 된다.

 

 

 

 

우측 진악산과 성치산.

성치산 아래 나즈막하게 펼쳐져 있는 저 곳이 용담호의 끝자락에 위치 한 

주천생태공원인지, 어쨌든 참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였다.

보일런지 모르겠다.맨 우측 뒤로 아주 희미하게나마 봉우리 솟아 있는게 보이시는 님이라면

시력이 아주 좋으십니다요.충남 최고봉인 서대산이다. 

진악산 좌측 뒤로는 희미하지만 대전의 식장산도 보이는 듯 하다.

 

 

 

 

구봉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일등공신,

구름정을 내려오면 구름다리가 5봉으로 이어진다.

다른 산중의 구름다리가 생길때도 마찬가지지만

2015년 처음 구름다리가 만들어졌을때 2~3년은 정말 구름떼처럼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최대 이용객은 150명이라 하는데 그 뒤로 생긴 마장호수나 소금산, 감악산의 구름다리에 비하니

거리는 짧음에도 아찔하게 느껴졌다.

 

 

 

 

봉우리봉우리 기암들과 아찔한 절벽들로 볼거리 많은 산이었음에도

사실 구름다리가 생기기 전엔 지금처럼 명성이 크지 않았었다.

소금산도 감악산도 그러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지자체들에선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뭐라도 해보려는 시도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길이는 100m, 지상 높이는 47m, 해발 높이는 740m,최대통과하중은 0.5t.

그러나 오늘은 그 하중 다 나에게로만 쏠리게 될 것 같다.

오늘따라 유독 무섭게 느껴진다. 도저히 사뿐사뿐이 아니 된다.

4봉을 건너면 저기 5봉이 맞아주고 그 다음 6봉에서 7,8봉으로

그리고 마지막 저 천왕봉으로 향하게 된다. 천왕봉 오를때가 만만치 않아 천왕봉은 패스하고

돈내미재에서 구봉산 주차장으로 내려설수도 있다.

천왕봉은 장군봉이라는 또 다른 이름도 있다.

 

 

 

 

허튼 짓을 많이 하고 늑장을 부리며 5봉으로 건너와 보니 앞서던 산객들은

이미 7~8봉으로 향하고 있고 5봉엔 작업자들만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건너오며 나사 하나 빠지면 여긴 정말 끝이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진짜로 나사 교체작업을 하고 있었다.아구구~

 

 

 

 

더군다나 저 위쪽 전망대엔 나사가 몇개 빠져있다 하시는 말씀들이

내 귀에까지 들리니 너무 무셔버요.지금이야 그래도 단풍철 지나고 좀 한산해서 그렇지

사람 많을때 저 하중을 다 받쳐주려면 나사라고 온전할리 없었을 것이다.

님들, 꼼꼼히 점검해 주시와요.

 

 

 

 

5봉으로 건너 와 바라 본 4봉 전경이다.

단풍은 다 지고 설경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자체로 큰 아름다움이 되었다.

2015년 7월 그때는 우리나라 최장의 구름다리였지만

해마다 경쟁이라도 하듯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었으니

차라리 최장이라는 타이틀 내려놓으니 마음 편하게 되었다.

그 새로운 최장들 역시 또 다른 이들에게 내어줄테니 말이다.사는게 다 그렇지 뭐.

 

 

 

 

저 구름다리가 생기기 전의 이 길을 상상해 보시라.

산정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이면 조망,암석들의 향연에 눈이 즐거웠음에도

거대 암벽을 옆에 끼고 밧줄을 잡고 오르락내리락 하였으니

험한 산이라 치부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산이라고는 1도 관심이 없던 시절, 계획도 없이 어쩌다 샌들 신고 오른 이곳이 구봉산이란 것은

한심한 얘기지만 내가 산행에 관심을 갖고 나서야 그곳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론 의식적으로 이 곳을 피해왔는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시설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으니 완전한 야생의 구봉산을 접할수 있었던건

살면서 나의 행운이기도 했지만 그때 그것을 느꼈을리 만무한 얘기였다.

이 험한 산을 왜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린 기억밖에 남지 않았지만

오늘 날 내가 산에 있게 된 첫 걸음이 되었을 것이다.

나에게 오롯이 산길 걷는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알려 준 그 가인을 기리며

눈부신 구봉산을 돌아본다.

 

 

 

 

6봉으로 건너가며 담아 본 5봉 모습이다.

저 바위 형태들이 조금씩 패여 언젠가는 다 녹아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들로 바라볼때가 있다. 몇만년 뒤라면 모를까 아무리 그래도 바위인데 말이다. 

지질에 대해서는 무지한 나의 생각일 뿐이다.

 

 

 

 

구봉산은 백악기 중기(9천만년~8천만년)에 형성 된 진안분지 주변의 단층을 따라

선상으로 관입한 마그마에 의해 형성되었다 한다.

구봉산을 구성하는 유문암질 화성암이 관입후 냉각되면서

주상절리(균열)가 만들어졌고 절리를 따라 일어난 풍화 침식에 의해

9개의 봉우리가 형성되었을 것이라 예상할수 있다고 한다.

 

과학적 접근으로 들어도 그때 뿐,그저 자연은 신비로울 뿐이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아주 강렬하다.

바랑재로 내려설때면 그림자가 깊어지겠다.

 

 

 

 

끝없이 계단 따라 올라야 하는 7봉도 수려하긴 마찬가지다.

구봉산은 엄마 거북이가 새끼 8마리를 산에 데리고 오르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고

구봉산 어느 곳인가는 우리나라 대표 명당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구봉산은 연꽃산이라고도 불렸다는데

정상인 천왕봉을 제외한 8개의 봉우리가 막 피어난 연꽃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었다 한다.

일대엔 용담댐과 운일암 반일암 갈거리계곡 등 볼거리가 풍부하고

구봉산 남동쪽으로 있는 천황사와 보호수로 지정 된 전나무도 유명한 곳이다.

 

 

 

 

5봉엔 나사교체작업이 한창이고 그 뒤로 구름정이 있는 4봉도 보인다.

 

 

 

 

 

7봉이다.

8봉 가면서 바라 본 7봉은 가히 절경이었다.

 

 

 

 

7봉에서 바라 본 소나무 뒤로 6봉과 구름다리가 있는 5봉 4봉.

 

 

 

 

 

이제 작은 구름다리라 하는 목교를 건너게 된다.

건너편 봉우리가 8봉이고 그 뒤로 천왕봉이다.

역광이라 그렇지 건너편으로 가서 바라 본 모습이 아주 장관이다.

 

사진은 구도를 어찌 잡느냐도 중요하고 어떤 카메라를 쓰는지도 중요하겠지만

햇살이 어느 방향인지 시간대가 어찌 되는지에 따라 같은 장소가 맞는지 의심될만큼 사진은 천차만별 달라지게 된다.

천왕봉 역시 조금 이른 시간에 지났다면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을수도 있고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담겼을 것이다.

그러니 시간대와 해가 기우는 방향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 요소가 될 것이다.

 

 

 

 

협곡이 깊어 아찔하게 느껴지는 7봉과 8봉 사이의 목교.

 

 

 

 

 

그렇게 목교를 건너면서 바라보니 와우~

역시 해를 등지니 파란하늘이 드러나고 7봉에 솟은 소나무 하나도

작품인 양 늠름하기도 하다.

아래로 새로운 계단을 내셨네. 그림자가 길다.

 

 

 

 

구름다리를 건널때보다도 나는 오늘 이 목교와 7봉 8봉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졌다.

앞에서 얘기했듯 시간대와 햇살의 영향이 좌우했을지도 모른다.

덕지덕지 바위손이 붙은 모습은 한마리의 멍게를 보는것만 같았다.

목책이 있으니 카메라 올리고 셀카 날리기도 쉽구만요.

그런데 위의 소나무가 짤렸잖여요.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 뭐 어려울거 있나~

다시 한번 소나무까지 담아서.

셀카 어렵지 않다구요.카메라 바닥에 카메라 줄이나 납작한 아무거나라도 공궈 높낮이를 조절하면 끝.

왼쪽 뒤로 진악산과 성치산도 따라왔다.

 

 

 

 

만들어진 그림자마저도 새로운 계단이 되었다.

그렇다고 정말 저 계단 따라 내려가면 클나요~^^

 

 

 

 

 

8봉에서 바라 본 지나 온 봉우리들.

좌측으로 짤린 봉우리에 올라야 8봉 정상석이 있는데 등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지나치고 못볼수도 있으니 참고해야겠다.

 

 

 

 

8봉에서 짐 풀고 이 아름다운 전경에 빠져 본다.

이런 맛에 높은 산에 오른다.

사방으로 탁 트인 전경이며 시원한 바람까지.

 

 

 

 

내려선 좌측의 8봉과

그 속을 거닐땐 잘 모르겠더니 이곳에서 보니 나머지 봉우리들이 참 작게 느껴졌다.

8봉의 위엄이 대단해 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

9봉을 뺀다면 8봉 아래 이곳에서 보는 줄줄이 암봉의 향연이 가장 아름답게 보였다.

 

 

 

 

구름다리가 있는 5봉과 4봉을 위시로 좌우 암봉들의 도열이

저 용담댐과 어우러져 수려하기 이를데 없다.

겨울의 설산도 참으로 볼만하겠다.

늦은 시간에 시작한만큼 좀 서둘러야 하는데 이러고 조망처에서 목을 빼고 있다.

해가 많이 짧아졌으니 이젠 좀 서둘러보자.

 

 

 

 

정상 가지 않고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돈내미재다.

몇몇분이 이곳에서 바로 하산하셨다.

이제부터는 정상까지 좀 힘든 길이 될 것이다.

 

 

 

 

협곡 아래를 지날땐 얼음골처럼 바위 곳곳에서 찬바람이 나오고 있었고

계단이 생기기 전의 길도 남아 있었다. 그땐 그때대로 힘들어도 오를만 했겠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어찌 올랐을까 싶다.

어쩌면 계단 없던 시절이 덜 힘들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저 끝없는 계단을 오르고 하늘이 보이는 그곳에 서면 정상이겠지 했지만 아니었다.

 

 

 

 

다 왔나 싶은 순간 건너편에 정상이 버티고 서 있으니 에구구 힘들어.

마지막 정상 가는 길이 왜 그리 힘이 들던지

한 해 한 해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아무래도 상관은 없다.

나이 들어감에 순응할 것이고 지금 이대로의 걸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족함이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힘겹게 정상에 올라서니 1~8봉과 달리 큼지막한 정상석과 안내도 하나가 설치되어 있다.

안내도는 사진이 아닌 그림이라 보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

옛날 산수화처럼 모든 산이 지나치게 뾰족하게 그려져 있었지만 멀리서 볼때 산은

특징적인 뾰족 산이 아니라면 완만하게 그려지는 편이다.

그래도 안내도 하나 있음 전체를 짚어볼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구봉산은 운장산과 이어진 줄기로, 아홉개의 빼어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전북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의 경게에 우뚝 솟아 있다.

차를 타고 지나다 보여지는 구봉산의 전경도 일품이다.

전국적으로 구봉산이란 이름을 가진 곳도 많고 하나같이 구봉산은 아름다웠다.

 

 

 

 

이곳에 서면 1봉부터 8봉부터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다 보면 천왕봉부터 1봉까지 모두 담을수 있는 곳인데

역시나 예상한대로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

덕유산 라인마저 강한 빛에 제대로 형태가 잡히질 않는다.

좌측 뒤로는 서대산이며 민주지산 등 충청권 명산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을 것이다.

 

 

 

 

우측 삐죽 튀어 나온 1봉부터 왼쪽 8봉까지.

이곳에서 1~8봉에 단풍 물든 모습을 담고자 한다면 오히려 초반 단풍보다 지금이 더 나을수도 있다.

11월 초까지도 초록이 많이 섞여 있었으니 말이다.

단풍나무가 아닌 소나무류와 참나무 종류가 많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한쪽은 어둡고 한쪽은 지나치게 빛이 많으니 사진은 좋지 않다만 대단한 암릉미가 있는 곳으로

직접 마주하는 것은 그 이상의 희열이 있다.

 

 

 

 

강한 빛에 시야가 그리 좋진 않다.

그래도 바랑재로 내려서면서 보니 귀 쫑긋 마이산도 보이기 시작했다.

좌측으론 선각산 덕태산으로 이어지고

마이산 우측 끝으로는 진안의 부귀산과 그 뒤로 내동산이다.

마이산 앞쪽에 툭 튀어 나온 봉우리는 옥녀봉 일 것이다.

 

 

 

 

하늘색인지 산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지만 가운데 뒤로 희미한 너울과

우측 뒤로 봉긋 솟은 봉우리. 지리산 천왕봉에서부터 반야봉으로 보인다.

 

 

 

 

 

내려가는 곳곳 절벽 조망처들이 있어 구봉과 나머지 봉우리들을

같이 담을수도 있지만 빛과 그림자로 좋은 사진이 되질 못한다.

다음에 다시 오를땐 천왕봉부터 1봉으로 역순으로 돌아보려 한다.

설경이 아름다울때 와봐도 좋겠다.

 

 

 

 

 

섹시하기까지 한 미끈한 소나무를 뒤로 하고 바랑재로 간다.

소나무 뒤로 북두봉과 운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잡힌다.

 

 

 

 

천황사 갈림길인 바랑재에 구봉산주차장 방향으로 하산 시작한다.

꽤 급경사라 낙엽이 많은 요즘엔 특히 주의를 요하는 곳이기도 하다.

조금 내려서다 보면 다듬어지지 않은 석굴 하나가 나오는데

마치 어느 짐승이 아래를 내려다 보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 위로는 입을 쩍쩍 벌린 새끼들이 어미를 보채고 있네~^^

 

 

 

 

그래도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니 싱그러움과

제법이나 가을가을한 빛들이 남아 있었다.

 

 

 

 

정작 단풍나무는 없지만 미끄러운 낙엽길도 잊게 할만큼 곳곳에 가을빛이 곱다.

그 중심엔 언제나 노란빛 생강나무가 있었다.

 

4시 30분을 넘어선 시간, 1봉에서 정상까지 가는 시간보다

하산길을 더 신경 써 천천히 걸었음이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허투로 관절 쓰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단순히 운동만을 위한 산행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해가 많이 짧아졌음이 느껴진다. 숲은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앞쪽으로 몇명 하산하던 사람들 거의 뛰어가다시피 내려섰으니 어느 순간부터는 보이지 않았다.

 

 

 

 

잎을 보니 은꿩의다리다.

귀찮아 그냥 지나치다 열매 맺은 모습을 처음으로 담아본다.

 

 

 

 

맥문동 열매와 우측으론 열매 다 떨어진 비짜루도 보인다.

 

 

 

 

 

꼭두서니도 이리 아름다웠구나.

 

 

 

 

 

아직 피어 있는 까실쑥부쟁이와 개쑥부쟁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노박덩굴 열매도 주렁주렁.

 

 

 

 

 

그렇게 거의 다 내려서니 낮은 구릉의 단풍과

올라오는 초록과의 대비가 더욱이나 상큼하게 느껴졌다.

 

 

 

 

 

숨어 있던 1~8봉의 모습도 다시 드러나기 시작했고

 

 

 

 

 

 

 

펜션인지 별장인지 이곳에서 맞는 늦가을과 늦은 오후의 풍경이

가슴을 저밀만큼 심쿵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버스 시간도 많이 남은거 같고

저 풍경을 그냥 두고 가기 아쉬워 셀카를 날리고 있는데

다리 짧은 웰시코기 한마리가 어디서 왔는지 목책 위에 올려진 카메라 한번 보고

나를 한번 쳐다보며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다. 카메라에서 10초 울리는 소리와

내가 그 앞에 가서 뻘짓하고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였나 보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너도 저기 한번 가서 서 볼래.

아니, 거기 서면 뒤에 풍경이 안나오잖아.이쪽으로~했더니

정말 말귀를 알아들은 것인지 그 자리에 가서 가만히 앉는 것이다.

그렇지, 너무 정면을 응시하면 촌스럽다니까.

내가 여러장을 찍을때까지 그 자리 그대로 있다가 이젠 됐어 나 간다 하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교회를 지나

 

 

 

 

 

윗양명마을 등산로 입구로 나왔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도 되지만 버스 시간도 정확히 물어볼겸

저 아래 구봉산 주차장으로 걸어내려간다.

 

 

 

 

이 시기엔 길거리 어느 골목이라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주차장도 주변 상가도 조용해졌다. 11월 동절기엔 늦은 시간이 된 것이다.

구봉산 주차장에 버스시간표가 는데

진안 나가는 버스는 오후엔 1시 49분, 3시 59분, 5시 19분, 7시 03분이라 쓰여 있다.

 

 

 

 

 

5시 20분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진안으로 나가서 전주로

다시 또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는 조금은 고되고 번거로운 일정일수 있지만

자유롭게 떠나는 여정보다 더 큰 충만함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쌓였던 그 시초들이 있어 오늘날이 되었듯

20년 전 그 길에 있던 나와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걷는 시간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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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어느때라도 감탄하며 경외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가 책으로 출간되었답니다.

뒤늦게서야 시작되는 설악의 봄은

이제 막 깨어난 생명들이 산객들을 맞이하고

기암과 녹음이 어우러진 여름의 설악은 희귀 식생들의 절정을 이루게 된다.

그 속에선 언제나처럼 구름바다 두둥실 떠올라 있었으니

선계인지 설악인지 잠시 숨을 멈추고 셔터소리만이 정적을 깰 뿐이었다.

계절의 지표이고 단풍의 시작점인 가을 설악이야 말해 무엇할 것이고

춥다 못해 통증으로 다가오는 겨울 설악의 매서운 바람은 또 어떠할 것인가.

 

앞으론 이보다 더 나은 글을 쓸 자신은 조금도 없다.

이보다 더 열정적으로 야생화 사진을 담으며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 글을 덧붙일 자신도 없다.

하루 산행에 천장 이상을 담아올만큼 나는 늘 설악에 충실했고

그 사진들을 일일이 정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했다.

내가 할수 있는 최대치를 모두 설악에게 쏟은 것이다. 그런 설악의 사계를 책으로 담게 되었다.

 

늘 그것 같은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어딘가 떠나보고 싶지만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하는 분들께,

새로운 도전 앞에 계신 분께라면 더욱이나 추천하구요.

자연과 대화하며 걷는 오색찬란 설악 이야기에 새로운 세상을 만날수 있을 것이고

조금 지쳐있던 일상에 힘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험이기도 하니요.

오르고 또 오르고 담아낸 오색찬란 설악 이야기에 한권쯤 소장할 가치 있을거랍니다.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를 검색해 보시면 되구요 참고로,인터넷 주문이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월 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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