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네 뜨락

빼어난 경관보다 걷는데 의미가 있는 해파랑길 26코스(‘19.8.3)

작성일 작성자 가을하늘

해파랑길 26코스

 

여행일 : ‘19. 8. 3()

소재지 : 경북 영덕군 근남면과 울진읍, 죽변면 일원

여행코스 : 수산교(1.2km)울진 엑스포공원(3.8km)연호공원(6.8km)봉평해변(1.3km)죽변항 입구(소요시간 : 13.1, 3시간25)

 

함께한 사람들 : 청마산악회


특징 : 근남면 수산교에서 시작하는 26코스는 울진 시내를 통과하고 봉평해변을 지나 죽변항 바로 앞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거리는 대략 14km가 된다. 해파랑길 치고는 비교적 짧은 거리라 하겠다. 거기다 탐방로의 1/3 정도는 해안을 떠나 있다. 덕분에 오늘 같이 무더운 여름철에는 더 없이 좋은 숲길을 걷게 된다. 이 구간의 또 다른 특징은 시인묵객들이 반했을 정도의 아름다운 경관은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잠깐의 눈요깃거리라 할 수 있는 엑스포공원과 은어다리, 연호공원, 봉평리 신라비 정도가 다라고 보면 되겠다.


 

들머리는 수산교(울진군 근남면 노음리 322-21)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에서 내려와 5번 국도를 타고 영주시로 들어오다 기흥교차로(영주시 기흥동)에서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울진방면으로 가다보면 수산교차로(울진군 근남면 수산리 378-4)가 나온다.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자마자 수산교에 올라서게 되는데 이 다리의 남단이 해파랑길 26코스의 시점(始點)이다.




왕피천(王避川)을 가로지르는 수산교(守山橋)를 건너면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수산리와 노음리를 연결시키는 다리로 1957년에 건설됐다. 그러다가 다리가 낡고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1987년 길이 282m(12.8m)의 규모로 다시 놓았다. 2차선 도로를 가운데에 놓고 양 옆에 인도를 따로 둔 모양새이다. 수산(守山)이란 다리 이름은 다리 북쪽에 있는 수산리(守山里)에서 따왔다. 옛날 왕피천이 범람할 때 강변의 산이 급류를 막아 마을이 침수되는 것을 면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란다.



다리 아래 왕피천(王避川)은 숫제 공원으로 바꿔놓았다. 왕피천이란 지명도에 걸맞는 대접이라 하겠다. 왕피천은 왕피리라는 마을 이름에서 따온 지명이다. 옛날 실직국(悉直國) 왕이 피난 와서 잠깐 머문 적이 있다고 해서 왕피리라 불리게 되었는데,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도 같은 이유로 왕피천이라 불렀단다.



다리를 건너자 엑스포 공원이라 적힌 거대한 빗돌이 길손을 맞는다. 2005년에 열렸던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주행사장을 공원으로 조성해놓았는데, 이 공원은 강과 바다가 만든 20여만 평의 대지 위에 한국의 자연을 축소하여 옮겨 놓은 듯 아름답게 꾸며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 더 걷자 엑스포 공원의 대문이 나타난다. 현수교(懸垂橋)를 형상화한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대문 앞에 선 집사람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양 손에 든 음료와 복숭아가 그 원인 일 것이다. 이곳이 고향이라는 일행분의 지우(知友)들이 공원 앞에서 음료수를 나누어 주시는가 하면, 또 다른 일행분은 집사람을 꼭 찍어 복숭아를 주셨으니 어찌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원의 너른 마당은 어린이들의 천국으로 변해있다. 지자체에서 물놀이장을 만들어 놓은 덕분이다. 조립식수영장과 에어슬라이드, 게임용수영장 등이 만들어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물총게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어져 있다니 가족나들이 코스로 삼아도 되겠다.



공원 안에는 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된 200년 이상의 금강송(金剛松) 1,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보기 드문 생태공원이다. 거기에 사람들의 아름다운 손길이 보태졌다. 소나무 숲속을 헤집으며 내놓은 산책로 곳곳에 아름다운 조형물들을 들여놓은 것이다. 자연을 찾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최고의 휴식처가 될 수도 있겠다.





하나의 아랫동에서 두 개의 줄기가 자라난 노송이 보인다. 안내판은 이 나무를 사랑소나무라고 적고 연리목(連理木)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연리목이라는 게 본디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이어져 한 나무로 자라는 현상을 말한다. 하나의 뿌리에 줄기가 두 개인 이 나무와는 반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굳이 따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아래나 위나 합쳐졌기는 매한가지가 아니겠는가. 그나저나 민간에서는 연리목 아래에서 촛불을 켜놓고 빌거나 왼편으로 돌면 아들을, 오른편으로 돌면 딸을 낳는다는 구전이 전해진단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가 손을 잡고 돌면 사랑의 보약이 되어 화합한단다. 평소에도 사이가 좋은 우리 부부에게는 필요 없는 효험이겠지만 말이다.



공원이 끝나갈 즈음 국내에서 3번째로 크다는 울진 아쿠아리움(水族館, aquarium)‘을 만난다. 동해안에 서식하는 다양한 수중생물들부터 전 세계 희귀어종에 이르기까지 풍요로운 바다 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았단다. 수중 암초인 왕돌초와 울진 대게를 주제로 하여 총 120여 종, 5,000여 마리의 해양 생물을 전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한 점박이물범도 만날 수 있다니 한번쯤 들러볼만 하겠다.



공원을 다 둘러보았으면 이젠 은어다리로 가야할 차례이다. 탐방로는 남대천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이어진다. 울진의 남대천은 응봉산에서 발원해 울진읍 비래봉(飛來峰)을 끼고 동해로 유입되는 25Km의 감입곡류 하천이다.



공원의 끝은 염전해변이다. 왕피천과 남대천 물길이 함께 만들어낸 천연의 모래사장이라고 보면 되겠다. 해변에 이르니 누군가 만들어놓은 작은 공원이 눈길을 끈다. 흙과 모래로 언덕을 만들고 그 위에다 고사목(枯死木)을 꽂는가하면 자그마한 돌탑들을 수없이 쌓아올렸다. 그건 그렇고 이 일대는 바람이 좋기로 소문나 윈드서핑과 카이트 서핑 등 서핑 마니아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매년 울진워터피아페스타'가 열리기도 한다. 카이트 서핑은 패러글라이딩과 서핑의 특성을 조합한 것으로 대형의 연(카이트)을 공중에 띄우고 연을 조정하며 바람의 힘에 따라 서핑보드를 끌며 바다나 강 위를 내달리는 수상레포츠이다.



해변에 서면 왕피천의 하류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왕피천은 바다와 강을 오가는 은어와 연어, 황어, 큰가시고기들의 놀이터다. 이 물고기들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서 수십 일 동안 머무르며 삼투압조절을 한단다. 민물에서 바다로 나갈 때는 염분을 받아들이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몸속의 염분을 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본능적 워밍업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점을 방문객들에게 알리고 싶었던지 엑스포공원에는 생태공원도 만들어놓았다. 습지를 관통하는 갈대숲과 나무로 만든 오솔길에 물고기와 조류의 관찰장과 야생초 화원이 조성되어 있다.



반대편에 펼쳐지는 남대천 하구의 풍경도 일품이다.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는 모래톱이 들어섰다. 저런걸 보고 삼각주(三角洲)라고 하는가 보다. 모래사장 너머로는 만경창파(萬頃蒼波)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것도 잘 그린 그림이다.



잠시 후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울진 은어다리를 만난다. 트레킹을 시작한지 35분 만이다. 보행자 전용인 이 다리는 총연장 243m에 폭이 3m로 지난 20153월에 개통됐다고 한다. 다리는 매끈하게 생긴 은어 두 마리가 다리의 상판에 올라앉은 모양새이다.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오는 은어를 형상화 했다는데 금방이라도 몸부림을 칠 것 같이 생동적이다. 울진의 랜드마크 성격으로 조성한 저 다리는 은어의 뱃속에 조명을 넣는 저녁이 더 고운 것으로 알려진다. 날이 저물면서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두 마리 은어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 아름다움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단다. 다른 한편으로 저 다리는 일출(日出)과 월출(月出)의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앞서가는 일행들의 뒷모습이 마치 은어의 뱃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야간에는 뱃속에 조명까지 켜져 한껏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단다. 누군가는 은어다리를 건넌 뒤 에일리언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고 했다. 하지만 난 물고기에 잡아먹혔다가 빠져나온 동화를 떠올렸다. 이왕이면 해피엔딩이 더 낫지 않겠는가. ! 은어다리의 난간에는 물고기 모양의 나무토막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매단 이들의 다양한 바람이 적힌 소원패인데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리를 건넌 탐방로는 오른편으로 방향을 튼다. 그리곤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다. 그게 끝이 아니다. 다음에는 산자락으로 파고든다. 해안이 날이 바짝 선 해식애(海蝕崖)로 이루어진 탓에 길을 낼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탐방로는 데크계단이 끝난 뒤에도 가파른 오름짓을 계속한다. 그 길이가 길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10분이 채 되지 않아 삼각점(울진 3417)이 심어져 있는 헬기장을 만나면서 다시 평평해지기 때문이다. 최고 높이가 62.7m인 이 산길은 연호교차로까지 약 2km가 이어진다.



산을 넘으면 7번 국도를 만난다. 은어다리에서 20분 거리이다. 이후부터 탐방로가 좀 묘해진다. 예상치 못하는 곳으로 방향을 트는데도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익숙해진 파란색 라인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 구간에서는 동해안종주 자전거길의 표식인 파란색 선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방향이 바뀌는 곳마다 해파랑길 표식이나 리본을 빠짐없이 붙이거나 매달아놓았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길을 찾아보자. 일단은 국도의 아래를 통과한다. 산속으로 파고드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2분 정도 따라가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튼다. 들머리에 해파랑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니 참조하면 되겠다. 공석육교로 7번 국도를 건넌 다음에는 왼쪽 방향이다. 오솔길 수준인데다 이번에는 이정표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해파랑길 리본을 참조하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겠다.




그렇게 10분 남짓 진행하자 연지1가 나온다. 이곳 역시 길 찾기에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거의 180도에 가깝게 방향을 틀기 때문이다. 이곳도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해파랑길 표식을 참조해 길을 찾아야 한다.



차도를 따라 다시 7번 국도의 굴다리를 통과한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연호공원(蓮湖公園)’에 이른다. 연호(蓮湖)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저수지이다. 조선시대 말까지만해도 읍내 깊숙이 들어올 만큼 큰 호수였지만 오랜 시간동안 유입된 토사로 인해 지금의 규모로 축소가 되었다고 한다. 이 저수지가 지금은 근린공원으로 탈바꿈되어 있다. 지자체에서 저수지 주변에다 야외무대와 휴게시설, 체육시설, 울진과학체험관 등을 지어 공원으로 가꾸어 놓았다.



널따란 저수지는 푸른 연잎들로 가득 차있다. 상류로 가니 몽우리를 활짝 열어젖힌 연꽃들이 지천이다. 누군가는 7월을 일러 ()의 계절이라 했다. 맞는 말이다. 7월에 만개하는 연꽃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곳 역시 활짝 핀 연꽃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온통 연밭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저런 풍경이 호숫가의 향원정(香遠亭)’을 만들어냈지 않았나 싶다. 향원(香遠)을 풀이하면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아진다는 뜻이 되니 말이다.




저수지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정자가 하나 놓여 있다. 연호정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정자는 조선 순조 15년에 향원정(香遠亭)’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다. 예로부터 많은 시인들이 이곳의 풍경을 시로 노래를 했고, 많은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던 장소였다고 한다.



저수지의 상류에는 울진과학체험관이 들어앉았는데, 움직임의 과학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단다. 건물 1층에는 한국형 발사체 모형, 우리 몸속의 지도 DNA, 사계절 별자리 등이 있다. 2층에는 움직임의 과학 체험 학습실, 상설 전시관, 수유실 등과, 3층에는 4D 영상관, 키즈커버리(·유아 전용 과학 체험실) 등이 있단다. 미래의 과학 꿈나무인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겠다.



야외 공간에는 항공기도 전시되어 있었다.



연호공원을 모두 둘러봤으면 이젠 바닷가로 돌아갈 차례이다. 1정도 되는 거리인데 이 구간 역시 길 찾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저수지의 상류에서 공원을 빠져나오면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야하는데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서 7번 국도의 굴다리를 지났다싶으면 진행방향 저만큼에 일렁거리는 바다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이후부터 탐방로는 바다와 함께 이어진다.



바닷가에 이르니 안개가 자욱하다. 조금만 멀어도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바닷가는 피서 나온 사람들 천지다. 모래사장보다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걸 보면 덥기는 더운 모양이다.



잠시 후 연지3蓮池3)’에 이른다. 작은 포구(浦口)를 끼고 있는 마을인데 마을 앞 버스정류장에는 대나리라는 지명을 병기해 놓았다. 항구는 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방파제에다 물양장(物揚場)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정박해있는 배는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한적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 빈자리는 낚시꾼들이 메꾸고 있다. 방파제는 물론이고 근처의 갯바위마다 낚시꾼들이 들어앉았다. 지나가는 말로 작황을 물으니 놀래미의 입질이 괜찮은 편이란다.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객지의 낚시꾼들도 자주 찾는 장소라더니 사실이었던가 보다.



바닷가에는 작은 갯바위들이 수없이 널려있다. 하지만 그 크기나 생김새 모두 25코스에는 훨씬 못 미친다. 짙은 안개로 인해 주변이 온통 실루엣(silhouette)으로 처리되는데도 지난번과 같은 예쁜 그림으로 승화되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게 15분쯤 걷자 온양리(溫洋里)’가 나온다. 행정구역 개편 전의 이름인 외온동(外溫洞)과 상양정동(上洋亭洞)에서 ()’자와 ()’자를 따와 온양(溫洋)’이 되었는데, 이곳 ‘1는 양정(洋亭)이라는 단위부락이다. 바닷가에 위치한데서 유래된 이름이란다. 이곳도 역시 양정항란 포구가 들어서있다. 하지만 정박되어 있는 배가 한 척도 없는 건 매한가지이다. 그 빈자리를 낚시꾼들이 메꾸고 있는 것도 아까 지나왔던 ‘대나리항과 마찬가지다.




온양리 해안도 역시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편의시설이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해수욕장으로 개발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피서 온 사람들이 백사장을 버려둘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탐방로는 20분 조금 못되어 온양2앞을 지난다. 특별히 기억해둘만한 얘깃거리가 없는 평범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일자형으로 생긴 방파제만 축조되어 있을 뿐 포구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파도라도 높게 일면 옆 마을의 항구를 사용할 수밖에 없겠다. ! 언제부턴가 동해안종주 자전거길임을 나타내는 파란색 선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걸 깜빡 잊을 뻔했다.




온양2리 방파제를 지나면서 탐방로는 데크로드로 변한다. 해안도로에 갓길을 낼 공간이 없었던지 바다 쪽에다 데크 탐방로를 따로 만들었다. 벤치를 갖춘 쉼터도 배치했다. ! 이 부근은 테트라포드가 해안선을 따라 길게 쌓아져 있다. 먼 바다에서 들이치는 파도가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10분 조금 못되게 더 걷자 봉평1(鳳坪1)’. ‘골장마을(骨長洞)’로도 불리는데 그 규모가 제법 크다. 그래선지 마을 앞에 들어선 포구도 앞에서 거론했던 항구들보다 많이 커졌다. 정박되어 있는 배들도 많다. 하지만 이곳 역시 낚시터로 더 유명하단다. 두 방파제가 마주보고 있어 폭풍주의보 이상의 경보 상황에도 너울이 방파제까지는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란다. 감성돔과 벵에돔이 초보자들 손에도 잘 잡힌다니 참조해 두자.



탐방로는 봉평2로 이어진다. ()가 많다고 해서 샛들또는 초평(草坪)’이라 불리는 단위부락이다. ! 이 근처에서 관동팔경 녹색경관길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만났다. 강원도 고성의 대진등대에서 경북 울진 월송정까지 6개의 관동팔경을 잇는 약 330km의 보행로이다. 조선 선조 때 문신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해 관동팔경을 유람한 감회를 관동별곡에 담았다고 전해지는데, 그 같이 아름다운 경관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이 길이 만들어졌단다. 동해안의 수려한 해안 경관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천, 해안절벽 등 끊어진 구간을 다리로 이어놓아 차량과 도보여행이 모두 가능하단다.



바닷가에 울창한 송림(松林)이 보이기에 들어섰더니 봉평해수욕장이 나온다. 250m의 깨끗한 백사장이 맑은 바닷물을 품고 있는 해수욕장인데 여름철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편의시설을 구비한 해수욕장이 인근에 없다보니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소방방재청장이 아름다운 소하천으로 선정했다는 초평천을 건너니 대게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길손을 맞는다. 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와 같이 곧다하여 대게라 이름 붙였다는 뜻과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울진은 대게의 고장이다. ‘대게를 놓고 영덕과 한 판을 벌일 정도로 대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선지 울진의 많은 상징물을 장식하는 캐릭터 역시 대게 일색이다. 저 조형물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조형물 앞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튼다. ‘봉평 신라비전시관(鳳坪 新羅碑展示館)’을 들러보기 위해서이다. 200m만 더 걸으면 국보 제242호인 중요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2011년에 개관한 봉평 신라비전시관은 실내전시관을 비롯해, 야외 비석공원, 비석거리 등을 갖춘 비석 전문 전시관이다. 지하 1, 지상 2층에 연면적 2393규모의 실내전시관에는 봉평리 신라비와 고구려·백제·신라시대의 주요 비석 모형 10점 등이 전시돼 금석학의 계보와 시대별 비의 양식 변화 등을 엿볼 수 있다.



봉평신라비는 1988년 죽변면 봉평리 논에서 주민이 객토를 하던 중 발견됐다고 한다. 신라 법흥왕 11(524)에 세워진 비석으로 높이 204, 너비 32~55의 돌에 신라시대 노인법과 신라6부의 존재, 17관 등 명칭, 지방관명 등 문헌에 없는 귀중한 정보가 399자의 글귀에 담겨져 있단다. 6세기 초 신라의 사회상이 기록되어 있는 등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국보 제242호로 지정됐다.




야외 비석공원에는 삼국시대에서 시작해 조선시대까지 아우르는 국보· 보물급 모형비 25점과 울진지역 송덕비 45점이 세워져 있다.



이후부터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밋밋한 풍경들이 계속된다. 그저 후포항과 더불어 울진을 대표하는 항구인 죽변항을 바라보는 게 다라고 보면 되겠다. 그게 지루하다면 오른편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꽁치와 가자미가 많이 잡히는 바다로 유명하다. 대게도 많이 잡힌다니 트레킹을 마치고 어시장에라도 들러볼 일이다. 우리 부부 역시 어시장에 들렀었다. 하지만 대게 대신에 광어와 오징어회를 한 접시 시켰을 따름이다. 위에서 거론했던 어종은 제철이 아니란다.



트레킹 날머리는 죽변시외버스정류장(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330-13)

그렇게 15분 정도를 더 걷자 죽변항의 입구에 있는 시외버스정류장에 이르면서 트레킹이 종료된다. 해파랑길 안내도와 스탬프 보관함은 정류장 옆 전신주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오늘 트레킹은 3시간 25분이 걸렸다. 핸드폰에 깔아놓은 앱은 14.96를 찍고 있다. 눈요깃거리를 찾아 2남짓을 들락거렸다는 얘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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