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란이다
살아내는 일이 딱 계란의 시작과 끝 같다




‘블방인가 뭔가, 하지마, 이상한데 신경써 대더니 점점 애가
멍청해져 가!’ 좀 그러긴 했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그런 무식한 말을?
‘계란 어딨어? 어제 사온 거..’ 왜에? 자기가 안들고 들어왔어?
‘큰일났다!’ 세상이 무너져 내린 듯한 표정으로 뛴다.




괜찮지 않나? 따뜻하게 어미닭이 품고 부화도 시키는데..’
‘야 이 바보야, 그러니까 못 먹지.. 부화가 되면 알을 까고 나오니까’
그럼 병아리가 되네! 그러다 입으로는 ‘엄마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노래를 불러대고 머리속에서는 암탉을 따르는 노랑 병아리떼와
봄날 뜨락의 노랑 개나리꽃까지 정신없이 필림이 돌아간다.




자동차 뒷좌석에서 황알 두 판 60 개가 얌전하게 앉아있다.
물건을 사면 뒷 트렁크에 넣자는데 금방 꺼낼거라고 말을 안 듣는다.
한 소리하고 싶지만 몇 시간 정도니 괜찮을 거라 위로를 한다.
괜찮아야 된다는 마음에 맘속으로 자동 주문을 외운다.




멕시칸 마켓에서 오랫만에 하는 세일로 한 판에 $ 1.99 두 판을 샀는데
그럴만한 가치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짝꿍은 작은 돈가치들에 사생결단이다.
‘자기가 입이 심심해서 먹는다는 그 과자 한 박스만 포기해도 되는데’
했다가는 60 여년 전까지 거슬러 오르기에 침과 함께 꿀꺽 삼킨다.




없는 집 자식과 좀 살던 집 자식으로 나눠져 어릴때 먹던 과자이름
하나까지 기억해 내면서 판권을 쥐고 계시던 할아버지와의 추억과 장손에
외아들, 장남인 당신이 얼마나 힘 (?) 이 쎘던지를 부스러기 안흘리게 신문지
한장 깔면서 시작하면 판이 갈린다, 쌈판인지 사랑판인지~ 매번 시비는
거의 내 쪽에서 거는 것같다, 그러는 그가 쫌 많이 얄미워져서.




어릴 때부터 쵸콜렛같은 것들 입에 달고 산 짝꿍은 생긴 것 같지않게
치아가 부실하다. 비싸게 한 임플란트까지 사단났는데 어릴 때 먹던 과자들이
보이면 눈을 반짝인다. 옛 우덜 엄마가 하시던 것처럼 그냥 아끼는 나와는
다르게 전직 비지니스맨 답게 묻고 따지고 철저한 편이다, 짝꿍은.




부로조아 같으니! 내가 어거지로 강짜를 부려대면 큭큭 웃다가도 정색하며
‘무식하게 그게 왜 부로조아냐?’ 말 뜻도 잘 모르고 아무말이나 한다고 또 한마디
예닐곱살 아이들처럼 ‘난, 없어서 못 먹고 자랐지만 그래도 잇빨도 멀쩡하고..
안먹어봐서 쵸콜렛은 지금도 별로고 밥만 먹어도 다른 건 생각도 없다.’
싸움인지 경제 역사 정치를 논하는 건지.. 참으로 유치찬란하다.





어릴 때 동네 60 대 어른들이 핏대내며 부부쌈 하다가 말리는 옆집 사람과
박터지게 싸우는 건 많이 봤지만 내가 이러고 살거라고는 꿈에서 조차 금시초밥이다.
누군가들은 ‘사는 게 별건가, 그게 사는 거지~ 재미지게 사네~ 늙어 별꼴이다’
그러시겠지만.. 막상 ‘내’ 가 그 폭풍의 눈안에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




From: YouTube (캘리포니아 산불)

Special report: wildfire summer

비말네 동네는 아니지만 한국분들이 많이 살고 계시고
우리도 자주 한국마켓을 보러가는 곳입니다. 골든 스테이트라는
캘리포니아의 역사가 다시 씌여질 거라는 악마의 불길..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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