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새의 기도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새도 나무도 못돼 그냥 닭으로 삽니다.
새도 나무도 날개와 뿌리만 있으면 되겠다는데 닭인
저는 신발이 편해야 몸과 맘이 편해지니 새신발이 마땅찮아
늘 너덜거리는 헌신발만 찾아 신습니다.




어떤 색깔과 모양의 신발로 땅을 딛고 서셨는지요?
발이 편해 마음이 느긋한 혹은 예쁘고 고급스러워 칭찬을 받는..
어느 쪽이던 맘 편하고 기분좋은 하루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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