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년 먼동과 석양



60 여년 줄기차게 먹고도 ‘이 맛이야!’ 하던
한식이 살짝 뒷전으로 물러나고 속이 미쓱거려 입도
안대던 케잌이 달착지근하게 입맛을 유혹합니다.




초저녁부터 병든 달구새끼처럼 꾸벅 거리던
잠이 드라마 하나가 다 끝날 때까지도 계속되다가
이른새벽 동남쪽에서 하나님 솜씨를 만납니다.




아침을 먹고 볕이 고르게 드는 창가에 앉아
창밖을 만나면서 고운 햇살에 찌든 맘과 병든 몸을
말리면서 잠시 또 세상에서 젤로 행복해 집니다.




눈 앞의 것들만 치우고 버리느라 눈밖에 난
아이들이 지들만의 향연으로 또 다른 봄을 연출하며
속보이는 쥔장의 물 한바가지에도 땡큐합니다.




풀꽃나무들도 알은 체 해주고 자꾸 봐주면서
물도 거름도 주며 말도 걸어줘야 지들 할 일을 하고요
사계를 만난다고 좋아만 하다간 묵사발 됩니다.




쌀을 씻다가 하얀 뜨물에서 엄마를 만나면서
오랜 입맛 하나 떠올리며 퓨전 시레기국을 처묵처묵
미국의 한국지인이 알려주신 느낌을 살려냅니다.




키친 창안에서 먼 느낌으로 바라보던 애들을
슬리퍼 질질끌며 눈으로 손으로 렌즈로 만나 봅니다.
민들레 홀씨되어 날리니 잔디는 깍아야 겠다고.




이틀째 시레기로 밥상을 차려내도 맛 있다고
먹어주니 감사한 일이고 짧은 내 입맛만 나무라면서
미인쌀도 별 거 아니네~ 감자볶음을 만듭니다.




새벽 먼동으로 만나지던 동남쪽 하늘을 거쳐
서북쪽 부엌 창밖의 석양과 눈인사로 알은 체 하면서
또 다른 어둠으로 스며드는 하루를 이별합니다.




박선주: 햇살이 눈부셔 눈물이 난다
From: YouTube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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