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청호반 서탄리

산행일 : 2010.11.07 일요일

누구랑 : 너른숲 + 황금사과....산찾사 + 초록잎새

 

새벽녁 서울에서

내려오는데 아주 지독한 안개가 깔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플랫홈에 나온 손님들의 복장이 모두 등산복 일색이다.

마지막 가을을 만나러 가는 님들인가 보다.

오늘은 보나마나 단풍으로 유명한 산들은 인산인해가 될게 뻔하다.

 

서둘러 퇴근후

간단한 행장을 꾸려 길을 떠난다.

같이 가기로 한 너른숲님은 워낙 부지런한 양반이라

벌써 세천의 텃밭에 나가 있으니 집에 있는 황금사과님이나 올때 픽업해서 오란다.

 

황금사과님을 싣고

너른숲님의 텃밭에 들리니 이것저것 담은 푸성귀를 건넨다.

손바닥 만한 텃밭이라도 몇집은 먹고도 남을 만큼 수확이 쏠쏠하단다.

물론 부지런을 떨어야 해당되는 야그이고...

 

아마 내 땅이 있더라도

나는 죽어도 그짓은 안했을 거다.

어려서 논과 밭 들로 불려 다니며 지겹도록 농사일을 도와야 했던

유년의 기억으로 인해 몸서리 치도록 난 농사일이 싫다.

다만 편안히 이렇게 얻어 먹는건 좋다.

솔직히 농사일에 재미는 없다.

재밌다는 사람이 유별나고 이상한 사람같다란 생각은 나만 그런건지 ?

ㅋㅋㅋ

 

꽃봉을 들려 길게 걸을까 하다

짧게 산행을 하려 수생식물원으로 향했다.

수생식물원은 휴관중인가 보다.

대문을 걸어 놓았다.

바깥에다 차를 주차후 걸어 들어간다.

 

 

 

 

수생식물원 입구의 배 형상의 조형물엔

야생화가 이젠 끝물인듯 화려함을 잃어가고...

 

 

그 앞 연못엔

누런잎으로 변한 연잎이 계절의 변화를 보여준다.

 

 

 

수생식물원을 끼고

호반을 돌아가는 산책길을 걷는다.

 

 

 

호반은...

안개가 삼켜 버렸다.

벌써 오전 10시를 훌떡 넘겨 11시가 다 돼 가는데....

 

몽환적 분위기 ?

아니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물안개라면 혹 모를까

지금의 안개는 답답증만 일게 한다.

 

 

호반에서

수생식물원 건물을 향한다.

 

 

 

 

참 잘 가꾼 정원이다.

잔디밭도 그렇고 나무들과 쉼터의 벤취....

여간 정성이 아니다.

 

 

 

 

한바퀴 산책길이라 이름지은

이곳의 정원길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저건 무슨 식물일까 ?

마치 커다란 왕골나무 같은데....

저것도 수생식물인가 보다.

 

 

 

우야튼...

특이하고 이쁘니

그 앞에서 이쁜 우리 마눌의 증명사진 한방 남기고...

 

 

 

황금사과님도 한방...

디카를 들이대면 도망가기 바쁜 황금사과님이

이젠 포기를 했나보다.

그럴수록 짖궂게 더 들이대는 나에게

이젠 적극적 대항법으로 잽싸게 나이방을 꺼내 쓰고 

이미지를 관리하는 쪽으로 선회를 했다.

ㅋㅋㅋㅋ

 

 

 

 

담쟁이 덩쿨....

너른숲님이 뭔가를 정성을 들여 찍길레

따라가 보니 담쟁이 덩쿨이다.

그럼 나두 한방 하며 무심히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가을색 물씬 풍기는 이쁜사진 하나를 건졌다.

 

 

 

 

수생식물원 규모가 참 크다.

그런데...

그 커다란 건물에 사람 그림자 하나 볼 수 없이 조용하다.

고즈넉하니 산책하기엔 그래서 더 좋다.

 

 

 

 

 

 

 

산책길중 전망이 제일 훌륭한

정자 아래서 너른숲님 부부 사진 한장 남기고...

 

 

 

 

 

 

 

 

 

풍광이 훌륭한

수생식물원을 빠저 나간다.

 

그런데..

이곳에서 유일하게 우릴 아는체 하는 녀석이 있었다.

선구 녀석....

내가 도적넘 처럼 생겼나 ?

특히 나만 보구 그악스럽게 짖어 댄다.

58멍 너른숲님이 좀 말려주면 좋겠구먼 본체만체두 안한다.

동족이라구 편을 드나 ?

 

우이씨~!!!

 

큰곰님이 왔다면 아마 분명 이랬을 거다.

 

"야~ 이넘의 시캬 그만 짖어~"

"넌 형님두 몰라보냐 개시캬~ 확~ 끄실려 버릴까 부다"

 

 

 

 

 

숲속길...

아무도 없는 처녀림이다.

고요한 침묵을 깨는건 우리의 발자욱 소리와 새들의 지저김 뿐...

 

숲속은 가을색이 완연하다.

두 부부의 걷는 발걸음엔 게으름이 그득하다.

하긴...

빨리 갈래야 갈 수도 없다.

얼마만의 발걸음인지 ?

예전.. 

좀 체력을 어느정도 올려놓은 공도 없이

황금사과님의 체력은 도로아미 타불 저질체력으로 되돌아 가 버린 지금이다.

 

저질체력을 앞세워 선두대장으로 삼고

그 뒤를 쫄랑대며 따라가는 산행이기에 더디고 답답할것 같으나

끝없이 이어지는 정담이 그 지루함을 덜어낸다.

 

 

 

 

제법 땀방울이 베어날쯤 올라선 둔덕...

솔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은 너른숲님이 요기나 하고 가잖다.

그러며 내 놓은 간식.

월래~!

저게 뭐랴~?

한눈에 봐도 정성이 그득한 음식이다.

한 가운데에 쉰김치를 넣어 솜씨 좋게 말아낸 부침개 같은데....

 

그렇게 몸에 좋다는

매생이를 갈아서 만들었단다.

맛 ?

당근 쥑이지.....

 

 

 

 

훌륭한 안주에 술이 없을 순 없다.

걸죽한 탁배기가 나오더니 거기에 어울리는 어여쁜 잔도 나온다.

참으로 구색은 고루 갖췄다.

 

너른숲 이양반

풍류를 좀 아나 보다.

 

 

 

 

탁배기 서너잔을 받아 마셨다.

다행히 잔이 작아 주거니 받거니 했어도 그닥 많이 마신건 아니다.

나의 주량에 아주 걸맞는 잔이다.

 

 

 

순대를 채웠으니

이젠 힘을 좀 내서 걸어본다. 

그러나 얼마 못가 바쁜 걸음이 붙잡혔다.

호반의 빼어난 풍광을 내려보며 너른숲님 감탄사 연발이다.

 

"야~! 참 좋다."

 

 

 

좋긴한데...

희뿌연한 안개가 불만이다.

지난번 나홀로 왔을땐 정말 좋았는데...

 

 

 

산행 내내

오봇한 오솔길이다.

등로도 평탄하고 육산이라 걷기에 참 좋다.

양편으론 대청호반의 물결이 넘실대고...

이곳은 잎을 다 떨군 겨울이면 더 좋을수도 있겠다.

 

 

 

서탄리로 넘어가는 삼각점이 박혀있는

젤 높은봉을 넘겨 다음 봉오리 아래의 버들유씨 묘소는

무슨 큰 벼슬을 했다는 비석 하나가 서 있다.

요기가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다.

여기서 좌측의 뚜렷한 길로 향하면 마지막이 고난의 길이 된다.

그래도 그길의 끝 강바닥을 타고 우측으로 향하며 보는 강변의 풍광은 별스럽다.

그래서 택한 그길...

당연 고생길이다.

 

황금사과님의 투덜이가 시작되고

초록잎새의 불만이 극에 달할 쯤 겨우 목적지에 도착한다.

ㅋㅋㅋㅋㅋ

 

 

 

강물 수위가 높지 않았다면

한결 쉽게 왔을텐데....

 

서탄리 마을은

또다시 완전 수몰된 상태로 흔적도 없다.

 

 

 

 

 

오늘의 목적지다.

서탄리 마을에서 제일 높은 위치엔

아주 잘 지어진 별장이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쥔장이 가끔 들리는 곳인가 보다.

 

이곳에서 오늘 맛좋은 라면을 끓인다.

어묵도 준비했다.

쫄깃한 면발에 찬밥도 말아서 함께 먹는다.

집에서는 처다도 안보는 라면이 외출을 하면 왜 이렇게 맛이 좋은지 ?

 

오늘도 역시

그걸 누가 다 먹는다구 그래 많이 끓여 라며

지청구를  줬던 누군가가 머슥하게 말끔하게 냄비를 다 비웠냈다.

 

 

 

 

 

 

서탄리 수몰마을을 뒤로 귀로에 든다.

험로로 내려 서느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덕분에

오늘 중앙마라톤에 출전한 님들의 도착시간에 맞춰

하산 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험로를 걷느랴 황금사과님은 핸폰도 분실했고...

 

그러나

성격좋은 황금사과님은

새로운 핸드폰에 대한 기대가 잃어버린 아쉬움보다 더 큰가 보다.

미안해 하는 나를 향해 하나두 미안해 할것 없다며 오히려 위로다.

 

 

 

 

 

역시....

예상대로 많이 늦었다.

대전에 도착해 마라톤 출전한 님들의

뒷풀이 장소를 찾아가니 모두들 떠난 빈자리...

 

집으로 향하는 우리부부를 너른숲님이 잡아끈다.

너른숲님의 누님이 하는 음식점에 들려

맛좋은 음식들로 넉넉히 우리부부의 배를 채워 보내주는

너른숲님과 작별할땐 이미 해는 저서 어두운 밤이다.

 

해도 짧은 하루지만

좋은님과 함께 하는 하루는 더 빨리 흘러간 느낌이다.

11월 첫주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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