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은 계절에 맞추어 피어나기도, 바라볼 여유없이 어느새 지고말아 고개를 떨구기도 한다.
지고 난 어느날 마른 꽃잎이 버거워 가위로 똑,똑 잘라낼때의 심정이란...
그렇게 낡은 꽃잎은 내 마음에도 떨어져 아쉬운 그림자를 만든다.
한꺼번에 수만가지 감정을 가질 수 없는 나의 단점이기도 할테지만.
탈색된 부겐베리아 꽃잎이 어느 한날 바람에 날려 모두 떨어져 버린다.
그러더니 날카로운 가시와 빈 가지만 앙상하게 남겨두었다.
꽃들이 피었다 지는 것도 모른채 시간은 바쁘게 흘러간다.
때로는 돌볼 겨를조차 없어 방치된 정원은 떨군 낙엽들이
이러저리 굴러다니며 나름의 투정을 늘어 놓기도 한다.
꽃은 의지와 무관하게 피어나기도 하나,
도리어 무관심 속에서 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쉽게 피기도 쉽게 지기도 하는것.
기대와 아쉬움은 같은 선로에서 늘 존재하지만,
그것에 비하여 꽃을 바라보는 선망이 늘 같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빛바랜 꽃잎에 앉은 고뇌는 심하게 부는 바람이 버거운 모양이다.
나도 그럴것이 ...
어느덧 6월에 접어들면서 정원에는 푸른 녹음이 짙어가고 있었다.
봄을 맞은 꽃밭의 주인공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고,
그 자리에는 푸른 잎들이 만들어 내는 그늘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봄이면 피어났던 작은 꽃들이 그림자가 되니 시간의 둘레에는 늘 꽃이 있다.
그림자가 된 봄꽃들이 그렇게 머무르는 자리에서
여름꽃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6월이란 ...
봄꽃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매 여름이면 피어났을 꽃들에 자리를 내어주는걸까..
"작은 뜨락의 초록향기"
녹음이 짙어가는 6월의 베란다 정원에 바람이라도 잠시 머물다 가기를 바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