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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잊고’ 사는 이들에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가 극명한 세상!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이들이 공평하게 갖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부자든 가난한자든, 많이 배웠든 배우지 못했든, 예쁘거나 못 생겼거나 상관없이 누구나 갖고 있는 단 하나! 없는 사람도 없고, 잘 났다고 둘을 가진 사람도 없다. 이 세상에 단 하나 공평한 것은 다름 아닌 누구에게나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평함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나만 갖고 있는게 아니기에, 누구나 갖고 있기에 그 소중함을 종종 잊고 산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드렸던게 언제였는지, 그 마지막 통화를 찾으려면 한참이 걸린다. 오죽하면, ‘엄마에게 전화 자주하기’가 새해에 꼭 이루고픈 목표 중 하나였을까.
나를 이 세상에 보내준 나의 뿌리! 세상 풍파를 온몸으로 막아주시는 듬직한 나무! 그 어떤 꽃과도 비견할 수 없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엄마를 얘기할 땐 늘 이렇듯 근사한 수식어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그런 마음을 살갑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가끔 전해오는 잔소리에 짜증을 내고, 세대차가 난다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답답해하고, 관심을 간섭으로 여기며 귀찮아하기도 한다.
이런 내게 최근 엄청난 경종을 울려준 책이 한권 있다.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 서울역에서 벌어진 엄마의 실종사건을 통해 엄마를 찾는 과정은 고달팠던 엄마의 삶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충격인 것은 순식간에 “엄마를 잃어버린 사건”보다 더 큰 사건은, 오랫동안 “엄마라는 존재를 잊고 살았던 것”이라는 것이다.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해서, 엄마는 당연히 그랬어야 된다고 아무도 말 할 수 없다. 엄마 또한 당신의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가 필요한 나약한 인간이었으니까...
이 책을 읽다보면 뒤통수를 한 대 크게 얻어맞는 기분이 든다. 정신이 퍼뜩 들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난 참 행복하구나” 라는 것이었다. 아직 엄마를 잃어버리지 않아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내게 있음이 얼마나 다행스럽게 다가오던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난 서슴없이 대답한다. 우리 엄마라고... 세상을 보는 밝은 시각, 그리고, 이웃과 나누며 사는 넉넉한 마음, 자식에게 베풀어주는 무조건적인 사랑. 그것은 엄마가 내게 시범보여준 삶의 희망이다.
책을 읽으며 주룩주룩 흘렀던 눈물은, 참회의 눈물이었다. 책을 덮자마다 바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엄마는 무슨 일이냐고 걱정스레 물어오셨지만 난 동문서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엄마~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울컥 눈물이 솟아올라 못다한 한마디는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머물러 있다.
“엄마가 있어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