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 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에 대미를 장식하는 섬.
등대가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섬.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
이토록 위대한 평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스스로 작다고 칭하는 섬, "소매물도"!
얼마나 아름다우면 그 겸손함이 오히려 당당해보일 수 있는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그 섬을 드디어 만나러 간다.
<그 섬에 가고 싶다...3부-소매물도>
소매물도에 가려면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는데,
거제 저구항에도 소매물도에 가는 배가 있다.
소매물도는 차가 다닐 수 없는 섬이라 차를 두고 들어가야 하는데,
저구항 주차장은 무료라 차를 저구항에 세워놓고 배에 오른다.
소매물도에 들어가는 여객선은 통영에서는 하루에 두번,거제에서는 하루에 네번 있다.
오후 4시부터 등대섬 물길이 열린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던 터라
당일날 들어갔다가 당일날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소매물도에서 하룻밤 잘 생각을 하고, 3시 30분 마지막 배에 올랐다.
작은 섬마을이 보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곳은 "소"매물도아닌 "대"매물도라고 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소매물도의 형님 같은 느낌..
그런데 대매물도는 이름이 생소하다.
형보다 아우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격이다.
"대매물도에서 내리실 분 아무도 안 계시면 그냥 출발하겠습니다~"
선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배에 탄 이들 모두 소매물도를 마음에 담고 함께 배를 탄 길벗들인가보다.
배는 다시 소매물도를 향해 출발한다.
저기가 소매물도다~~!!
거제 저구항에서는 30분 정도 소요!
통영여객터미널에선 1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상주인구 60여명이라는 소매물도!
마을은 이게 전부다.
그런데 제법 많은 펜션들이 들어서 있는 것이,
그동안의 외로움을 털어내버리겠다는 듯한 섬의 몸부림처럼 느껴져 안스럽다.
그들의 삶의 공간은 아직도 소박하기 그지 없는데...
외부인들을 위한 펜션은 화려하다.
다행인 것은 소매물도 보호 정책에 의해
이곳 펜션들에는 에어컨이 전혀 없다는 것.
당장 더운 날씨에 땀으로 샤워를 해야할지라도,
길게 보면 문명의 이기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
누가 낸 정책인지 몰라도 참 잘했다고 박수 쳐주고 싶어진다.
소매물도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만나는 기암절벽부터 예술이다.
바다스럽고, 섬스러운 간판도 참 예쁘다.
선착장에서 망태봉까지 올라 열목을 건너 등대섬으로!
오늘 이루어내야 할 미션이다.
썰물때라 물이 빠져 열목에 길이 열렸다고 해서 도착하자 마자 바로 직행!
한참을 올라가다 뒤돌아보니,
배에서 내린 손님맞이에 분주해 보이던 마을의 뒷태가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망태봉 정상에 오르니 맞은편 바다가 보인다.
저 멀리 등대섬의 뒷자락이 보인다.
제대로 된 등대섬의 풍경이 궁금해, 걸음을 재촉했다.
아!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등대섬!
정상에 있는 새하얀 등대가 푸른 바다물과 어우러져 더욱 밝게 빛난다.
경사진 지름길을 통해 등대섬으로 빨리 달려가보고 싶지만,
바닷가 쪽으로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 조금 둘러서 가보기로 한다.
눈앞에 보이는 등대섬의 풍경에 넋을 잃고 정신없이 산을 내려왔는데,
뒤돌아보니, 바위가 많은 험한 산이었다.
이제 하산길로는 마지막 코스...
바다 쪽을 향해 가파른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하루에 단 두번, 썰물때만 길을 허락하는 열목...
밀물 때면 바다속에 잠겨 자취를 감추는 길이다.
감추어져 있던 길이 하루에 두번 서서히 드러나니 그야말로 모세의 기적인 셈이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자갈길...
물길이 열려 있는 몇시간동안만 출입을 허락하니, 등대섬은 시한부의 섬이다.
열목을 건너 등대섬에서 돌아보니 소매물도의 기암절벽이 장관이다.
등대섬 정상까지는 나무 계단으로 올라간다.
망태봉에서 바라봤을때 초록색 지붕의 정체가 궁금했었다.
사람 사는 집일 리는 없는데...
가까이 가서 직접 확인해본 결과 그곳은 "항로표지관리소"였다. ^^
그렇다면 따로 떨어져 있었던 저 작은 건물은?
그랬다. 역시 예상대로 화장실!! ㅋㅋ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있으니, 아름다운 등대섬의 한 모퉁이를 장식하고 있으니
화장실마저도 근사해 보인다.
저 위로 등대가 보인다.
고지가 눈앞이다.
드디어 도착!
이것저것 사진 찍으며 발걸음을 느리게 해서 왔을때,
소매물도 선착장부터 등대섬의 등대아래까지는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등대 아래 도착하자마자 급히 신발을 벗은 듯한 이 풍경은 뭘까?
등대를 조금 돌아가자 먼저 온 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 또한 고단한 다리를 쉬게 하고 싶었지만,
동서남북 눈길 닿는 곳마다 절경인 풍경 앞에서 가만히 쉴틈이 없었다.
등대섬에서 내려다보니 소매물도 공룡바위의 모습이 더욱 또렷이 보인다.
이대로 금빛으로 물드는 석양을 바라봐도 좋을 것 같은데,
언제 또 밀물이 되어 물길이 막힐지 몰라 내려가는 길을 스스로 재촉하게 된다.
내가 가지게 되는 잡념 하나마저도 소매물도에 누가 될 것만 같다.
크게 심호흡 한번 해본다.
이 순간은 오로지 마음을 비워내고, 맑고 밝고 신선한 것만을 담아야 한다.
소매물도로 돌아가는 길은 다행히 아직 열려 있었다.
금빛 석양을 받고 있는 등대섬을 돌아본다.
물길이 닫혀버리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그 풍경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았다.
소매물도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인다.
망태봉까지 돌아왔을때는 해가 이미 졌는데,
몰려든 구름의 실루엣이 마치 다양한 동물들 같았다.
참새, 토끼, 고양이, 곰...
배는 이미 끊어지고, 이곳 소매물도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한다.
섬에 갇혔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져 온다.
뭔가를 "해야 한다" 는 생각은 버리고, 하룻밤 동안 소매물도를 가슴으로 느껴봐야 할 것 같다.
소매물도는 나의 얕은 표현력으로 담아내기엔 너무나 벅찬 섬,
그래서 내 자신을 좀 더 키워야겠다는 자극을 준 섬이었다.
하지만 감히 용기내어 표현해본다.
소매물도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작지 않았던,
작은 부피로 도착한 이들을 크게 키워주는 영험함과 신비함이 있었노라고
결국 소매물도는 거인 같은 섬이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