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네팔여행] 3부-살아있는 네팔의 여신, 5살 꾸마리를 아시나요?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네팔의 거리를 거닐어본다.

다채롭고,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지 않은 그 거리에서 오히려 더 진한 삶의 향기를 맡게 되는 건 아이러니다.

 

전혀 조화롭지 않을 것 같은 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 감탄하기도 하고,

그곳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침입해 있는 것을 보곤 안타까워하기도 해본다.

 

때마침 그들에겐 휴일인 토요일이라,

신을 모시는 사원으로 몰려든 사람들!

 

그런데, 그들이 섬기는 살아있는 여신의 존재를 알게 됐다.

꾸마리!

그것도 아주 어린 여자 아이!

 

네팔이 점점 신비로워진다...

 

 

 

 

 

<3부-살아있는 네팔의 여신, 5살 꾸마리를 아시나요?>

 

 

 

네팔의 거리는 전쟁터다!

버려놓은 쓰레기는 치우는 사람이 없어서 그대로 수북히 쌓여있다.

무질서하게 늘어서 있는 건물들!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전깃줄들!

아침부터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 중 단연 압권은 차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운전을 험악하게 하기로 소문난 곳이 네팔이란다.

일단 차도에 중앙선의 개념이 없다.

마주 오는 차를 정면으로 보며 돌진하다가

거의 닿을때쯤 되면 노련하게 비켜가는...

그들은 진짜 베스트 드라이버다!

 

이곳은 호텔?  전혀 호텔같지 않은데??

다행히 내가 묶었던 호텔은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 그런지 시설이 꽤 괜찮았다.

 

꽤 큼직한 건물!

이 건물의 용도는 뭘까 궁금해 물어봤더니,

이곳은 "고등학교"란다!

이 곳 학교들은 체육시간도 없나??

운동장 없는 학교는 낯설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60~70년대 모습인듯한 거리 풍경!

그런데 우리나의 60~70년대와는 확실히 다른 하나가 있으니

Cybernet Cafe 가 보인다.

우리나라로 치면 PC방 정도 되려나?

 

잿빛도시 속에 우뚝 서 있는 

노란 모자 쓴 빨간 우체통이 정겹다.

 

사람 덩치의 몇 십배는 되어보이는 웅장한 나무!

이 정도면 천연기념물감인데, 관리가 영 부실하다.

이런 나무 정도야 네팔엔 흔하고 흔합니다~ 하는 메시지처럼 보인다.

 

그래서일까?

나무 한그루로 지은 집도 있었다.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들어가보진 못했는데,

도대체 얼마나 큰 나무면 나무 한그루로 집을 지을 수 있는지...

 

카트만두 더르바르광장!

더르바르는 "궁전"을 의미하는데,

이곳은 왕정시대에 왕의 통치가 시작되었던 곳이다.

지금은 이곳에 왕이 살지 않지만,

광장은 여전히 구시가의 전통적인 중심지로

카트만두 전통 건축의 전시장으로 남아 있다.

1979년, 유네스코에선 이 광장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광장을 돌다보면 많은 사람들의 경배를 받는 상이 하나 나오는데,

이것은 하누만 상이라고 한다.

하누만은 원숭이신인데,

아무리 빨간 망토를 두르고 있지만, 어딜 봐도 원숭이 같지가 않다.

17세기에 세워진 이 상은 수세대에 걸쳐 수많은 신자가 주홍빛 풀을 발라 놓은 탓에

얼굴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라고 한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신상은 주황빛을 띠고 있는데

그 모습이 뚜렷하지 않다.

한평도 안되는 조그마한 방엔 신상이 하나씩 있고,

신상 옆에는 그 방을 지키는 사람들이 한명씩 있다.

줄을 서있다가 한명씩 들어가, 신상 앞에 꽃을 바치고 기도를 하고 나오는 모습!

그리고는 다른 곳에 가서 또 줄을 서 또다른 신상을 만난다. 

 

덕분에, 토요일이면 신께 바치는 꽃을 파는 상인들로 좁은 거리가 더 비좁아진다.

 

불을 붙여놓기가 무섭게 팔리는 초 때문에

내내 초에 불만 붙이고 있는 아저씨도 있다.

 

거리에 널려 있는 수많은 난전들!

그 하나하나의 정체를 모두 알 순 없었지만,

그들의 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신들의 모습도 천태만상!

광장의 외부 건물 벽에 조각된 신상은 그 모습이 뚜렷이 남아있는 걸로 봐서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상 같다.

가지런히 신 벗고 올라가 기도를 올리고 한번 만지고 내려오기 위해

그 줄도 길게 늘어서 있다.

 

그런데 그 옆연 염소 한마리가 묶여있다.

이 염소는 조만간 신께 제물로 바쳐질 거라고 한다.

염소를 죽여 그 피를 저 신상에 뿌리게 된다고...

염소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걸까?

묶인 줄에서 벗어나려, 내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그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런데 불과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같은 동물임에도 줄에 묶여있는 염소와는 정반대의 사정을 갖고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소들!

힌두교에서 성스러운 동물로 인정받고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소들은 훤한 대낮에 도시를 활보한다.

네팔에서는 소를 죽이는 일은

20년동안 감옥에서 살아야 할만큼 중대 범죄행위라고 한다.

수천마리의 비둘기 틈에서 자유롭게 뛰놀고 있는 소들을 보니 생각난 속담!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했는데,

소는 나면 네팔로 보내야겠다.

 

수없이 많은 신들을 만나고,

그 신들을 만나려고 붐비는 사람들 틈을 벗어나니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건물이 하나 서 있다.

 

그 건물 옆에는 커다란 사진이 하나 붙어 있는데,

화려하게 치장한 어린 여자 아이 사진이다.

아! 꾸마리!!

말로만 들었던 네팔의 살이있는 여신!

 

지금 현재 꾸마리는 5살짜리 여자 아이란다.

 

꾸마리는 16세기에 왕조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살아있는 여신을 숭배하기 시작한데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네팔 사람들은 꾸마리가 국가는 물론 개인의 미래와 운명에 대한 예언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꾸마리가 접견한 사람을 보고 크게 울거나 웃으면 심각한 병에 걸리거나 죽음을 암시한다고 한다.

또 눈물을 흘리거나 눈을 비비면 그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표시이고

갑자기 부르르 떨면 죄를 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미래를 점치는 "신"의 존재인 셈이다.

이 꾸마리는 네팔의 4~5세 여자 아이중에 뽑게 되는데,

32가지의 엄격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있어야 한다.

 

반드시 샤카족이어야하고.

귀족가문이어야하며,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검어야한다.

피부는 보리수나무와 같아야하고.

허벅지는 사슴의 그것과 같아야하고.

목은 고둥의 그것과 같아야하며.

눈꺼풀은 소의것과 같아야한다.

미모는 수려해야하며 몸에는 어떤 상처도 없어야 한다.

등등

 

이러한 혈통과 신체적인 조건이 충족되면,

능력테스트를 하게되는데.

밀폐된 공간에 소, 돼지, 양, 닭등의 잘려진 머리를 놓아두고

그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방에서 꼬박 하루를 견뎌야하는 것이다.

그 소름 끼치는 공간에서 무서워 울거나 소리를 지르면 탈락이다.

쿠마리는 두려움이나 슬픔, 기쁨등과 같은 세속의 감정등을 표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왜? 여신이니까!!

 

이러한 선택과정을 겪고 선정된 꾸마리는

절대 피를 흘려서는 안된다.

넘어지거나 찔리거나 코피를 흘려서도 안된다.

피를 흘리게 되면 그 즉시 자격 박탈이다.

그래서 꾸마리가 초경을 시작하게되면 다음 꾸마리에게 모든 지위를

넘겨주고 민간으로 돌아가야한다.

 

어쨌건 꾸마리로 결정이되면 그 가문은 부와 명예를 보장받게 된다.

꾸마리로 취임되는 순간부터 모든 국민으로부터 살아있는 여신으로 추앙받는데

국왕 부부까지도 머리를 굽히고 경배를 올려야한다.

 

선발된 꾸마리는 꾸마리사원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1년에 13번, 크고 작은 축제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바깥출입이 통제되며,

하루에 두번씩, 관광객들을 위해서 창밖으로 머리를 내미는 정도가 외부와의 유일한 접촉이다.

특히 9~11월에 열리는 꾸마리축제때는 모든 국민이 여신에게 소원을 빌며 국가의 안녕을 축원한다.

 

꾸마리여신은 죄악을 범하기 전, 몸에 상처를 입기전인 4~5세의 나이에 선발되어

초경을 계기로 후임에게 자리를 넘기고 가정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꾸마리 출신은 귀신이 붙어 남편이 비명횡사한다는 속설이 있어

여인으로서의 미래는 밝지 않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결혼과 출산 등을 통해 평범한 여인으로 살아가는 꾸마리도 더러 있다고한다.

 

꾸마리는 수억의 신들중에 현존하는, 살아있는  네팔만의 여신인 셈이다.

 

조만간 있을 꾸마리 축제를 위해

꾸마리가 타고 행진할 전용차가 이미 준비돼

엄격한 감시하에(?) 보관중이다.

 

하루에 두번씩 관광객들을 위해 얼굴을 내민다는 꾸마리를 보기 위해

꾸마리 사원에 직접 들어가보기로 했다.

 

꾸마리 사원임을 알리는 문패!

그 아래에 적혀 있는 한 줄이 눈에 들어온다.

 

House of living godness Kumari

살아있는 여신 꾸마리의 집 

 

감히 여신의 사진을 찍을 생각은 하지 말란다.

 

정원에 들어서자 보이는 또 하나의 금지 안내문!

외국인들은 절대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관광객으로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딱 거기까지인 셈이다.

 

마침 꾸마리가 얼굴을 내밀 시간이라 하여

꾸마리가 있는 2층방을 10여분동안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런데...

한참 후 시녀인듯한 여인이 내려와서 전하는 말..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얼굴을 내밀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5살 꾸마리 여신을 직접 보지 못했다.

 

나오면서 뒤돌아본 꾸마리 사원엔

역대 꾸마리의 모습들이 걸려 있다.

 

현세에서 여신으로 살아야 하는 꾸마리!

초경의 시작과 함께 꾸마리에서 물러나면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그 어정쩡함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그대 꾸마리들!

정녕 행복하신지....

 

네팔을 이해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키워드인 "꾸마리"!

살아있는 신의 존재가 낯설기만 한 나로서는

꾸마리가 신이 아닌 같은 여성으로 보여,

그들의 삶이 측은하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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