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네팔여행] 5부-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그 험난했던 여정!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네팔인 가이드 "하리"씨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좋은 일이 있는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먼저 말을 건넸다.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네~! 오늘은 포카라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엥? 그럼 오늘도 포카라행이 무산될지 모른다 했던게 진짜였어요?"

"네~! 여기 좀 보세요. 어제 우리가 가려던 길에 떨어진 바위 사진이 신문에 헤드라인으로 나왔어요."

 

하며 신문 하나를 펼쳐놓는다.

 

헐~! 진짜다!

 

인부들이 고속도로 위에 떨어진 암석과 그 파편들을 치우고 있는 사진이 보인다.

저 너머로 줄지어 서 있는 차들과 사람들! 꺄~~

 

산사태로 수천명의 사람들이 고속도로위에서 오도가도 못했다는 세부내용의 기사가 있었다.

금요일에 발생한 산사태가 토요일 저녁까지도 해결되지 않아서

도로 위에 갇힌 사람들이 식량부족으로 고통받았다고 한다.

도로위에서 최대 48시간을 기다린 사람들도 있고, 

이틀을 차 안에서 자야 했다고 하니...얼마나 힘들었을까...

 

천만다행이다.

길을 보아하니 차를 돌릴수도 없어 보이는데,

자칫 저 대열에 합류했었다면 진짜 잊지못할 끔찍한 네팔의 추억을 만들 뻔 했다.

 

그나저나, 가이드가 뭔가 다른 이유로 포카라행을 연기한 건 아닐까 하고 잠시나마 의심했던게 살짝 미안해진다.

 

가이드가 얼른 짐을 챙겨 나오라고 한다.

오늘은 7시간을 달려 부지런히 포카라로 가야 한다고...

 

8천미터가 넘는 안나푸르나는 어떤 자태로 날 기다리고 있을까...

자칫하면 더 늦어질 뻔 했던 포카라행이었기에, 포카라로 떠나는 마음이 더욱 벅차 올랐다.

 

이후에 펼쳐질 일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채...

 

 

 

 

5부 -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그 험난했던 여정!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거리상으로는 200km, 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도대체 시속 몇 km로 가기에 200km를 7시간에 걸쳐 가야 하는지...

네팔은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해 그렇다고 한다.

 

오늘 하루는 어쩌면 차 안에서 거의 대부분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바깥 경치 구경하면서, 그 시간 또한 여행의 일부로 잘 활용해야 할 듯 싶다.

 

어제도 그랬던 것 처럼, 막히는 도로를 뚫고 나와 카트만두를 벗어나기까지 한시간 가량 걸렸다.

200km를 7시간에 걸쳐 간다는 것이 조금씩 이해가 되어가고 있다.

귀가 먹먹하다 싶었는데, 차는 자꾸만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카트만두는 분지 지형이라 외곽으로 나가려면 무조건 산을 넘어야 한다.

 

아래가 바로 절벽인 좁은 산길!

차 한대가 지나갈 듯한 길인데, 이 길이 고속도로란다.

저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는 차들을 보니 대부분 대형트럭이나 대형 버스들인데 어떻게 지나간다는건지...

길이 많이 굽어있는 이 산길에서도 차들은 어찌나 속력을 내는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정면 충돌을 할 듯 달려오다가도 충돌직전에 예리하게 비껴가는 그 운전솜씨들이란...

네팔의 운전기사들이 세계에서 최고가는 운전실력을 가졌다는 소문이 헛말은 아닌 듯 하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쌩쌩 달리는 차 지붕에 사람까지 태웠다.

저 사람들은 롤러코스터 맨 앞자리에 탄 기분이겠다.

 

멀리서 달려오는 차 앞 유리에 붙어 있는 TOY라는 글자!

뭔가 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옆으로 OTA라는 글자가 보인다.

TOY......OTA.....

아!! 토요타???

진짜 토요타 차인지는 의심스럽지만, 저 사람들은 명색이 일제차 지붕에 탄 사람들이다. ㅎㅎㅎ

 

지나가는 차들 중 큰 트럭들의 화려한 장식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인도와 접경해 있어 인도에서 물류를 싣고 오는 인도 트럭들이 대부분이란다.

인도도 힌두교 국가라 차에도 신이 있다고 믿는 걸까?

대부분의 트럭들이 색색의 끈으로 장식을 하고,

트럭 옆 면에는 부처 같은 신의 그림들이 가득했다.

 

 

 

 

초록이 영글어 있는 나무 너머로 보이는 설산!

"저 산은 무슨 산이예요?" 라고 무심코 물었다가 엄청난 대답을 들어야 했다.

 

"에베레스트산입니다"

 

헉! 말로만 듣던 에베레스트!

이곳도 나름 높은 산 정상인데, 여기서도 올려다봐야 하는 산!

저 멀리 있는데도 주변 산보다 더 높이 보이는 산!

하늘을 뚫고 올라가 그 정상은 절대 보이지 않는 산!

그 모든 걸 떠나 한마디로 8848m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

그 에베레스트가 이 순간 눈앞에 있다는 것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산을 넘어 평지에 이르니, 길가에 사람사는 집들도 보인다.

 

도로변에 모여 있는 동네 아낙들!

아무래도 이곳은 공용 빨래터인듯 하다.

 

그나저나 다들 옷차림이 어째..

설마 여기서 목욕까지 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차창 너머로 오고가는 차도 구경하고, 사람 사는 모습도 구경하며

나름대로 재밌게 가고 있는데,

차가 조금씩 속도를 줄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멈춰 섰다.

 

무슨 일이지?? 하고 비로소 시선을 앞으로 돌렸더니,

앞에 늘어서 있는 차들!

더욱 끔찍한 건,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뭔가 포기한듯 다 내려 있다는 것이다.

설마...??

 

얼굴이 어두워진 가이드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오겠다며 차에서 내렸다.

 

돌아온 가이드의 입에선 청천벽력 같은 말이 나온다.

 

"산사태 난건 다 처리 되었다고 오늘 아침 뉴스에 분명 나왔는데,

어젯밤 비에 잔여 돌들이 또 떨어졌나 봅니다.

그래서 통행이 또 차단되었다고 하는데, 언제 다 치워질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ㅜㅜ"

 

옆으로 흐르고 있는 강을 보니, 흙탕물 가득한게,

간밤에 비가 많이 오긴 했었나보다.

 

시원스레 쏟아지는 폭포를 보며

"그 폭포 참 장관이다" 하고 감탄했었는데,

그렇게 감탄하기 전에, 한번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의심했어야 했다.

 

몇시간은 걸릴 거라고 하니, 더운 차 안에 있기가 힘들어 내렸다.

산사태 현장은 어디쯤 있는거야 하고 아래로 아래로 걸어가봤다.

 

가도 가도 끝없는 차들!

그래서 1km 정도 갔다가 다시 돌아 올라왔다.

과연 오늘 안엔 이곳을 빠져 나갈 수 있을지...

나 또한 아침 신문에서 봤던 난민들 신세가 되는 건 아닌지..

이런 저런 걱정에 마음이 심난해진다.

 

네팔 사람들은 차 지붕에 타고 다니고,

또 차 지붕에서 쉬는 일이 꽤 익숙한 듯 하다.

푹푹찌는 아래보다는 시원해보이는 윗공간을 점령하고 있는 그들이 내심 부럽다.

 

차 있는 곳으로 돌아와보니, 우리 차 뒤로도 꽤 많은 차들이 이어져 있다.

이틀정도 통제되었던 곳이니,

게다가 포카라로 가는 길은 이 길 밖에 없다하니,

얼마나 많은 차들이 오늘 이 곳을 지나려 애썼을까...

저 앞에 서 있는 버스도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가는 길이었나보다.

그런데 앞 범퍼에 적혀 있는 것은...?

시속 40km???

ㅎㅎㅎ

 

앞 모습만 보면 결혼식 웨딩카 같은데, 뒤를 보면 트럭!  ㅎㅎㅎ

화려한 장식을 한 트럭의 앞 범퍼에 그려져 있는 눈이 조금 섬찟했다.

불교 사원에서 봤던 신의 눈!

그들은 차에도 신이 있다고 믿는게 분명하다.

 

가게 앞에 몰려있는 사람들!

뭐 먹을만한 게 있나 싶어 기웃거려봤더니,

시원한 물도 없는 가게다. ㅜㅜ

 

서둘러 가야 할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 안에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없는,

이곳 마을 주민들의 표정만이 여유롭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이들 중엔 아예 판을 벌인 이들도 있다.

부인과 카드게임을 하고 있는 남자의 표정이

지금의 상황과는 아랑곳없이 무척 밝다 싶었는데....

 

꽤 괜찮은 패를 들고 있어서 그랬나보다. ㅎㅎㅎ

 

그러고보니 여기저기 카드게임을 하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다.

다들 이런 상황이 닥칠거라는 걸 알고 있기라도 했던걸까.

 

이 와중에 독서를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아름다웠다.

 

나 또한 이런 저런 구경도 하고,

책을 꺼내 읽기도 하고,

차에 들어가 잠시 낮잠을 자기도 했지만 길이 뚫렸다는 낭보는 날아들지 않았다.

 

점점 배도 고파오고, 더위에 기력도 점차 떨어질 즈음,

앞 차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늘 안으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환희에 찬 기쁨이

4시간 기다림의 고통을 싹~ 잊게 만든다.

 

그래서 무려 10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포카라!

포카라는 호수를 뜻하는 네팔어 "포카리"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중심에 페와호수라는 거대한 호수를 끼고 있는 곳!

카트만두와는 달리 공기도 좋고 거리도 깨끗하다.

이틀밤을 묵을 곳은 "풀바리 리조트" 라고 특급호텔인데

네팔에도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시설도 좋았다.

세계 40대 리조트에 들어가는 곳이라나~

 

도착하자마자 타는 듯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에베레스트" 를 한모금 들이켰다.

 

 이순간 에베레스트(EVEREST)는 내게 "이브의 휴식 (EVE + REST)" 같은 달콤함을 주었다.

 

내일은 해뜨기전 전망대에 올라가 만년설 덮힌 산의 일출광경을 볼거라고 한다.

네팔 여행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될 그 순간!

과연 내 눈앞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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