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에서 줄곧 내려가 닿은 곳은
우리 나라 3대 관음도량 중 하나인 낙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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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 *양양 낙산사 홍련암 *남해 보리암 *석모도 보문사 |
"길에서 길을 묻다..."
그 뜻이 심오해 몇번을 되뇌어 봤다.
저 계단을 지나면 갈림길에 서서 어느 길을 갈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
왼쪽으로 가면 대웅전인 보타전과 해수관음상!
오른쪽으로 가면 홍련암!
해저물 때가 다 되었기에 낙산사를 둘러보긴 힘들 것 같아
홍련암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해안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의상대!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할 때 좌선하였던 곳이었다고 한다.
드넓고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작은 깨달음 하나씩은 얻을 것 같다.
속세의 바람을 나무도 견디기 힘들었던걸까...
신기하게도 나무들이 바다쪽으로 휘어 있다.
어쩌면 남몰래 바다를 연모하는 중일지도...
의상대는 동해의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한데,
의상대 옆에 보면 해돋이 풍경을 묘사한 시조비가 있다.
<철운 조종현 대선사 시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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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 해돋이
천지 개벽이야 눈이 번쩍 뜨인다
불덩이가 솟는구나 가슴이 용솟음친다
여보게 저것 좀 보아 후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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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뜨는 해를 이보다 더 잘 묘사한 시는 없다.
천지개벽, 번쩍, 불덩이, 용솟음, 후끈...
시어 하나 하나가 다 살아있다.
마치 눈앞에 일출을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함!
이 시조를 쓴 철운 조종현 스님은 시조시인으로 유명했는데,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작가의 아버지다.
홍련암 가는 길...
관음상이 하사하는 약수도 한 바가지 마시고...
주변에 흘린 물은 그대로 얼어버렸는데,
약수는 그리 차지 않다.
마시는 이를 생각한 관음상의 배려인가?
약수를 마셨더니 마음까지 깨끗이 씻긴듯 기분이 상쾌하다.
동해 바다 위를 날고 있는 물고기!
목어(木魚) 두 마리가 처마 끝에 매달려 있다.
마침 바람이 불어 잔잔한 울림을 주는 풍경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풍경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약수로 씻긴 마음에 맑은 기운이 가득 들어차는 것 같다.
절벽 위 홍련암이 보인다.
바다와 조금더 가까이 임하려는 듯 절벽 끝에 위치해 있는데,
덕분에 2005년 4월,
낙산사에 화재가 났을때 이 홍련암만은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
지붕을 보면 바다를 향하고 있는 쪽이 앞면인데,
옆면을 앞면처럼 사용하고 있는 특이한 구조다.
법당 안에는 조그만 관음보살좌상을 모시고 있고 ‘보타굴’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데
사진촬영 금지라고 되어 있어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들어가 한해의 복을 기원하며 절을 하려 엎드렸다가 깜짝 놀랐다.
바닥에 손바닥만한 창이 하나 있는데
들여다보면 아래에서 들이치고 있는 파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5초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현기증이 날만큼 아찔하다.
절벽 위에 있다고 해서 육지 위에 지어진 암자인 줄 알았는데,
절벽 사이에 암자라는 걸 처음 알았다.
홍련암에서 바라본 의상대는
어느덧 석양에 물들어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나오는 길에 낙산사 내에 있는 전통찻집에 들렀다.
전통차의 향기가 가득해서도 좋았지만,
천장에 매달려 있는 등이 참 운치가 있었다.
따끈한 생강차 한잔으로 언 몸을 녹여본다.
창밖으로는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 나라 3대 기도도량 중 하나인 홍련암에서 복을 기원하고,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갖는 차 한잔의 여유!!
그곳이 낙산사여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