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천곡동굴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추암해변이 나온다.
동해와 삼척의 경계 해안!
8년 전....친구들과 이곳 추암에 온 적이 있었다.
작고 아담한 해변이 엄마품 같은 포근함을 줬던 곳...
바로 마당 앞까지 파도가 밀려오는 작은 민박집!
방문을 열면 달빛을 머금고 펼쳐져 있는 금빛바다!
눈앞까지 밀려왔다 부서지는 파도에 취해,
파도소리를 장단 삼아 술잔을 부딪혔던 추억!
그 민박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까?
추암으로 달려오는 내내 그게 제일 궁금했다.
그런데...
그런 환상적인 경험은 다시 만들 수 없는 귀한 추억이 되어버렸다.
민박집은 펜션으로 탈바꿈하고,
생뚱맞은 커피전문점이 들어선 것이다.
이곳 추암 해변과 더 잘 어울리는 건 8년전 그 소박한 민박집인데 말이다.
이런 상업적인 변화가 밉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하지만,
그건 나만의 욕심일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펜션 옆으로 나 있는 나즈막한 언덕에 오른다.
그곳엔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을 추암의 진짜 모습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언덕 꼭대기에 오르니, 거대한 비석 하나가 반긴다. 정동진이 경복궁의 정동방향이라고 자랑하더니, 추암은 남한산성의 정동방향이라는 걸 알아달란다. "어디어디에서 정동방향~" 이라는 의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동해안은 이런 비석들로 홍수를 이룰듯!! 굳이 남한산성의 정동방향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더라도 추암은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보물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추암의 최고보물은 바로 "촛대바위"다.
긴 촛대처럼 절묘하게 솟아 있는 촛대바위는 그 자체가 절경이다.
촛대바위 끝에 막 떠오른 태양이 걸리면
촛대바위는 진짜 촛대가 된다.
한 때 애국가 영상의 일출장면을 촬영했던 곳으로 유명할만큼
추암의 일출은 저 촛대바위 때문에 더욱 가슴 뭉클해진다.
그래서 추암은 동해의 해맞이 1번지라 할만하다.
촛대 바위 뿐 아니라 크고 작은 기암들도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추암은 동해의 소금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많은 기암괴석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하나... 거대한 코끼리가 바다에 앉아 있는 듯 하다.
눈 돌리는 곳마다 멋진 병풍들!!
일출 때가 아닌 해질무렵인데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잠시 벤치에 앉아 조금씩 석양에 물들어가는 동해 바다에 취해본다.
문득 발견한 재밌는 광경!!
바위의 엉덩이 쪽으로 파도가 부딪힌다 싶더니....
2~3초 후 바위의 배꼽으로 그 물이 나온다.
들어가고~ 나오고~
들어가고~ 나오고~
그 모습이 재밌어 한참을 지켜봤다.
다음엔 일출에 맞춰서 다시 한번 올 것을 기약하며, 촛대바위와의 아쉬운 작별... 오늘도 어떤 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 속 한페이지, 그 배경에 추암이 있다.
바닷가 집들에 하나둘 불이 들어온다. 동해안 해맞이 1번지!! 그곳은 해질 무렵의 운치도 일품이다.
추암을 떠나는 길... 멀리 추암역의 가로등이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다음에 꼭 다시 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