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울릉도-10부] 무더위 날리는 최고의 3종 세트! 풍혈, 봉래폭포, 그리고...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울릉도에 온지 나흘째...

72시간을 쓰기로 계약했던 렌트카는 점심때 반납해야 한다.

차를 갖고 울릉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오전 밖에 없는 셈이다.

아침부터 분주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설렘이 크다.

 

 

오늘은 울릉도의 동쪽 지역을 부지런히 다녀볼텐데,

봉래폭포를 보고, 내수전 전망대에 다녀온후,

렌트카를 반납하고,

다음은...

독도행이 예정되어 있다.

 

울릉도에 왔다고 해서 무조건 독도에 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365일 중 독도행 배가 뜨는 날은 60일 안팎.

그 60일 중에서도 독도에 접안이 가능해 독도를 밟아볼 수 있는 날은 30일 안팎.

울릉도도 오기가 만만치 않은데,

독도는 한층 더 어려운 듯 하다.

 

사흘동안 화창했던 날씨가 오늘따라 안개도 많이 끼고,

하늘도 잔뜩 흐려 있다

독도행이 불투명하다.

 

과연 오늘 배가 뜰 수 있을지...

뜬다면 독도를 밟아볼 수 있도록 하늘이 허락해줄지...

그저 "간절함"만을 품을 수 밖에...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봉래폭포!

저동항에서 2km 정도 올라가면 있다.

 

그런데 폭포까지 가려면 주차장에 내려 30분 정도 걸어올라가야 한다.

기온도 높고 습도도 높고...

그런데 비탈진 길을 걸어올라가야 한다니

일단은 한숨부터 나온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정체 모를 문이 하나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봤는데...

에어컨을 틀어놓은듯 정말 시원하다.

이곳이 바로 "풍혈" 즉, 바람구멍이었는데,

땅밑으로 흐르는 지하수의 찬공기가 바위틈으로 나와

내부온도는 항상 섭씨 4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름철엔 찬공기로 느껴지고,

대기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엔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엔 주민들이 천연냉장고로 활용했던 곳이란다.

 

조금 있으니 시원함을 넘어 서늘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문을 열고 나오자 후텁지근한 습기가 한 무더기로 몰려와

뽀송뽀송해져 있는 피부위로 철썩 내려 앉는다.

다시 풍혈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더위와의 싸움에서 패했다가는 오늘 독도를 못가게 될지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길...

부러진 나무가지를 지팡이 삼아 올라가니,

꼬부랑 고갯길을 올라가는 꼬부랑 할머니가 따로 없다.

 

 

봉래폭포의 예고편인듯,

길 옆 계곡으론 물이 콸콸콸~

 

 

길 옆 산에서도 물이 콸콸콸~

울릉도는 단순히 물이 풍부한 섬이 아닌

그야말로 "물공화국"이었다.

 

 

이곳의 물은 울릉도 남부지대의 중요한 상수원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올라가는 길목에 상수 시설도 보인다.

 

 

봉래폭포가 가까워오자 계곡을 뒤덮는 웅장한 폭포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만으로도 폭포의 규모가 짐작이 될만큼...

 

 

마침내 나타난 봉래폭포!

 

 

낙차가 30여m 에 이르는 3단폭포!

봉래폭포는 북서쪽의 나리분지에 모인 강수가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에서 대기의 압력을 받아 지표로 솟아나온 것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흐르는 물의 양은 무려 3000톤에 이른다고 한다.

 

 

'많은 물이 저토록 한꺼번에 내려오면 어느 순간 물이 뚝 끊어지는 거 아닌가?'

심히 걱정될만큼 폭포의 흐름은 웅장하고도 거침이 없다.

 

 

봉래폭포 앞에 서니,

하얀 물줄기에 눈이 시원하다.

웅장한 소리에 귀가 시원하다.

날아오는 "물가루" 덕분에 온몸이 시원하다.

물맛도 시원하고, 물내음도 시원하니,

각기 다른 다섯개의 감각이 느끼는 것이 "시원함" 하나다!

더위를 싹~잊게 되는 이 봉래폭포 앞은 최고의 피서지라 할만한데,

 

그렇게 자리 깔고 앉았다가는 독도에 못갈지도...

 

 

내려오는 길, 나를 유혹하는 곳이 또 하나 있었으니.

 

 

환상의 쉼터...

"쉼"이라는 말이 참 매혹적이다.

게다가 "울릉도"에서 "투막집", "너와집"이 아닌

"서울집"을 보게 되다니...

 

 

더욱 혹했던 건 이 간판 때문이었다.

원조 녹두빈대떡이라...

나름 "등산"을 하고 왔으니, 막걸리가 간절한 순간이다.

 

 

정원은 각종 조형물로 꾸며져 있고,

잔잔한 음악도 흐르고 있다.

 

 

야외 테이블엔 한발 앞서 다녀간 이들의 흔적들!

 

 

"여기 호박 막걸리 하나요~" 했더니

주전자가 등장한다.

 

 

"여기 녹두빈대떡 하나요~" 했더니

두툼한 녹두빈대떡이 두장이나 나온다.

 

 

"원조 녹두빈대떡집" 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고소한 것이 참 맛있다.

 

 

호박 막걸리 한잔을 들이켰더니

그 시원함에 몸 안에 있던 열기가 몸 밖으로 모조리 분출되는 느낌!

한순간 오싹함마저 든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난다 싶어, 올려다보니 "라일락"이 한가득 피었다.

바람에 묻어오는 꽃내음에 취하고,

시원한 막걸리에 취하고,

 

이곳이 무릉도원이구나~

 

눈 지그시 감고 그 황홀함을 만끽하다가

어떤 생각이 스치자 번쩍 눈이 떠졌다.

 

이렇게 취해 있으면 독도는 언제 가나!!

마음은 뭔가에 쫓기는 듯 했지만,

바람구멍 풍혈,

거침없이 떨어지는 봉래폭포,

그리고 시원한 막걸리까지!

 

무더위를 날리는 최고의 3종 세트였다.

 

 

 

글 & 사진

"독도가기" 에 목숨 건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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