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개의 호수로 둘러싸여 있다는 하노이!
'하노이' 라는 이름도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 라는 뜻을 갖고 있단다.
인구가 450만이라고 하는데, 시내공기는 가만히 서 있으면 기침이 날만큼 안 좋다.
그 이유는 오토바이에서 내뿜는 연기 때문인데,
하노이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율이 20% 밖에 안된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이 오토바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노이엔 그 어떤 명승고적이 있어도 눈길이 안 갈 것이다.
이 오토바이 행렬들이 시선을 뺏아가기 때문이다.
모터 없이 페달을 밟아 손님을 태우고 다니는 베트남식 택시인 씨클로!
손님이 없어 너무나 한가로운 씨클로 기사들을 보니 대중교통이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 알겠다.
예전에는 관광객들이 필수코스로 이 씨클로를 타고 시내 구경을 했었는데,
요즘은 그 마저도 전동 스트릿카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다고...
요즘 새롭게 뜨고 있는 전동 스트릿카 (Street car)!
우리 여행의 마지막 일정도 이 차를 타고 시내를 잠시 둘러보는 것이었다.
차는 먼저 36(삼육)거리로 진입한다.
36거리는 하노이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거리다.
13세기, 하노이에 36개의 상인 조직이 있었는데,
각각 한 거리씩 맡아 정착함에 따라 36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식료품, 공예품, 의류, 신발, 가방, 음식점 등 각 거리마다 특화되어 있는데,
여기서 구입할 수 없는 것은 베트남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만큼
거대한 만물상이다.
물건에 눈이 팔려 잘 못 발을 들여놓으면 100% 길을 잃고 헤매게 될만큼
골목들이 많고 복잡하다고 하는데...
간판이 따로 없어도, 여기는 인형거리구나~ 여긴 옷가게 거리구나~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동식 노점상들도 번잡함에 한몫을 하고 있는데,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으니, 모두 여자라는 사실이다.
정말 어쩜 그렇게 눈 돌리는 곳마다 예외 없이 무거운 것을 지고
돌아다니며 파는 이들은 여자 밖이 없는지...
무거운 과일들도 가뿐하게 지고 다니며 파는 여인들을 보며
베트남 여자들의 생활력을 엿보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남자들은 어떤 일을 할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길가에 목욕탕 의자 깔고 앉아 노닥거리며 놀고 있는 모습!
혹자는 말한다.
베트남 남자들이 하는 일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나라 걱정하는 것이라고...
서 있는 남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대부분 플라스틱 의자 하나씩 깔고 앉아 있다.
정말 대낮부터 음료 한잔 앞에 놓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다.
저곳에 여자가 한명 앉아 있으면 아주 이상한 풍경이 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로...
드디어 서 있는 남자 발견!!
아마도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엉덩이가 아파 잠시 선 모양이다.
아마도 저 파란색 의자는 베트남 최고의 히트상품이 아닐까 싶다.
전동스트릿카 투어를 끝내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오토바이 무리가 보인다.
마치 오토바이 동호회에서 단체로 나온듯한 풍경!
이곳에선 여자들도 치마 입고, 하이힐 신고 오토바이를 탄다.
여성용 헬멧은 머리를 묶고 써도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차에 태울때, 아이용 좌석을 따로 설치하고, 아이가 타고 있는 차라고 스티커도 붙이고 그렇게 조심조심 하며, 오토바이에 아이를 태우는 것은 꿈도 못 꾼다. 하지만 베트남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 사이에 끼어앉아 너무나 편안한 자세로 오토바이에 가뿐히 승차하고 있다.
총 네명의 가족이 오토바이 한대로 이동하는 걸 보고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두 손으로 아빠의 허리를 꽉 잡고 가도 불안한데, 한손에는 짐을 들고 있는 아이! 엄마라도 아빠를 꽉 잡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도 않고... 저런 풍경이 저들에겐 너무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인듯 보이지만, 보고 있는 나는 조마조마 불안불안하다. 도로의 주인은 버스나 자동차인데, 오토바이가 그런 차들을 피해 가는게 일반인데, 베트남의 도로에서는 오토바이가 주인이요, 어떻게 된 것이 버스가 오토바이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이렇게 많은 오토바이를 한 장면 안에 넣고 보는 것도 처음이다.
베트남 여행을 갔다 온 이들이 하나같이
베트남 하면 제일먼저 오토바이 행렬이 생각난다고 말하는데,
그 말이 허튼말은 아닌 것 같다.
진짜 이 오토바이 행렬을 보고 나자
세계 7대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하롱베이 풍경이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다.
이들은 오토바이 한대만 있으면 모든게 족해 보인다.
결코 많은 욕심을 내지 않는 사람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위에서도 우뚝 일어선 걸 보면,
대한민국 국민들과도 참 많이 닮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라고 불리는 베트남!
그들의 오토바이 질주를 보며
희망찬 내일로 달려가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꼈다.
지금은 동남아시아의 후진국이지만,
언젠가는 크게 비상할 것 같은 예감!
지금부턴 베트남의 변화를 관심있게 지켜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