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프랑스 탐험가 앙리모어가 밀림 속에 묻혀있는 어마어마한 유적을 발견한다.
이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석조건물로,
혹자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에 버금가는 건축물이라고 평가한다.
바로 앙코르와트다!
'앙코르'는 도시, '와트'는 사원을 뜻하는데,
이름을 풀이하면 거대한 도시 사원, 혹은 거대한 사원의 도시로 풀이할 수 있다.
앙코르 와트는 서기 802년에 세워진 앙코르(캄보디아) 왕국이 만든 2천여개의 유적 중
가장 웅장하고 큰 사원이다.
그래서 이 앙코르와트는 제대로 돌아보려면 다섯 달은 족히 걸린다고 한다.
앙코르와트가 안고 있는 수많은 미스테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 건물을 만드는데 소요된 수많은 돌들은 어떻게 운반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앙코르와트를 중심으로 반경 50km 안에는 앙코르와트 건축에 사용된 것과 같은 돌들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통도 발전하지 않았을 당시에 이 거대한 돌들을 먼곳에서 운반해왔다는 얘긴데...
그렇게 해서 37년만에 완성했다는 앙코르와트!
모르는 사람들은, "37년? 오래걸렸네!" 라고 얘기하겠지만,
만약 현대의 과학과, 토목기술로, 최첨단 건축 장비를 동원해 앙코르 와트를 다시 건축한다면
현재 사용되는 슈퍼컴퓨터로 설계에만 5년,
사원을 만들고 조각을 완성하려면 족히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그래서 신(新) 세계 7대 불가사의에는 이곳 '앙코르 와트'를 넣는 사람들도 있는데,
하늘에서 신이 내려와 하루 만에 만들었다는 전설도 있고,
서양학자 중엔 “인류 문명이 아닌 외계인이 만들었을 것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 신비의 앙코르와트 유적 안으로 성큼 들어가본다.
12-3세기에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번성했던 앙코르제국은 당시 인구 100만의 거대한 도시국가였다.
당시 중국의 수도 장안의 인구가 100만이었고 로마가 50만정도 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왕국과 도시가 얼마나 크고 강대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앙코르와트는 바로 이 제국의 최전성기인 1119-1150년 사이에 수리아바르만 2세 때 지어졌는데,
약 2만 5천명이 동원된 인류최대의 석조 사원이다.
수리아바르만 2세는 힌두교의 비슈누신과 일체화한 자신의 '묘'로 사용하기 위해 이 사원을 건립했다고 하는데,
앙코르와트는 한마디로 힌두교의 신들과 그 대리인인 왕에게 바쳐진 장대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옥수수를 닮은 탑!
그래서 혹자는 앙코르와트의 건축을 '옥수수 양식' 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 옥수수는 정면에서 보면 3개로 보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4개로도 보이고, 5개로도 보인다.
들어가는 출입문은 5개 있는데 정 가운데 가장 큰 문이 왕이 다니던 문이었고,
그 옆 문으로는 귀족과 승려가, 건물의 끝쪽으로는 병사들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모든 관광객들이 가운데 문으로 들고 나는데,
앙코르의 왕들이 알면 "네 이놈~!!" 하며 벌떡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내부는 긴 회랑으로 되어 있는데,
오래된 석조건물의 스산함이 묻어나지만,
벽에 새겨져 있는 부조의 흔적은 아직도 또렷하다.
천상의 무희라 불리는 압살라!
앙코르 와트 안에는 이렇게 부조로 새겨진 압살라가 1800개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표정이나 모습은 모두 다르다고...
돌에 새겨진 것임에도, 치마 속으로 비치는 다리까지 너무나 섬세하다.
그런데...
유독 한군데만 색깔이 다른 이 불편한 진실!!
흠흠~
앙코르 와트 곳곳에 눈에 띄는 것이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앙코르와트를 지키는 수호신인 '나가(Naga)' 이다.
용처럼 생긴 '나가'는 전설의 동물이라고 하는데,
뱀같은 머리를 7개나 갖고 있다.
그리고 꼬리는 없는데, 이는 영원함, 무궁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그런데, 머리부터 몸통까지 이어붙인 흔적을 발견할 수 없으니,
이는 하나의 돌로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도대체 얼마나 큰 돌들이었으며,
찰흙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돌을 어떻게 이런 조각품을 만들 수 있는지...
그저 감탄, 또 감탄이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했으니...
내부로 들어가자 아예 벽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부조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져 있는데...
이렇게 사방의 벽면에 부조가 가득한 이유는
글을 모르는 문맹자들에게 역사와 신화를 알려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마치 고무판 위에 조각하듯 너무나 섬세하고 매끄럽게 조각된 부조들!
이게 과연 진짜 돌 위에 한 것이 맞는지...
이게 과연 진짜 사람의 작품인지...
이곳 앙코르와트 건축에 동원된 조각가만 해도 7만명이라고 한다.
인구 100만의 도시에 조각가만 7만명??
그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건 사람이 아닌 신들이 만든 작품이요,
인류문명이 아닌 외계인들이 만들었을 거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조금씩 알 것 같다.
이 부조를 보며 당시의 생활 모습도 유추할 수 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들의 모습인데, 모두들 웃고 있다.
이걸 보고 학자들은 당시에도 '마약' 이 있었다고 추정한단다.
전쟁터에 나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두려운 일인데,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마약을 복용했을 거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앞에 가고 있는 한 무리는 얼굴에 눈물이 주르르륵 흐르고 있다.
부모 형제 가족들을 남겨놓고 전쟁터로 떠나는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그 마음 또한 표현해놓고 있다.
앞에 가는 병사들은 울고 있고,
뒤에 가는 병사들은 웃고 있고...
그 모습이 괜히 찡하다.
마치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돌 위에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까지도 표정으로 새길 수 있는 능력!
그 당시의 조각가들에게 존경심을 넘어 경외감을 표하게 된다.
그런데 곳곳에 벽돌이 빠지듯 구멍난 곳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에 대한 추측이 재미있다.
조각하다가 실수를 했을 경우, 잘라내고 다른 돌로 땜질을 했다는 것!
정말 그러하다면 신이나 외계인이 아닌
인간이 만들었다고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땜질 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혀를 내두르게 된다.
건물을 하나씩 통과해들어갈 때마다,
그 안에 세워져 있는 석상들을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 하나같이 머리가 잘려나가 있다.
우리가 일제 치하에 수많은 문화유산을 잃거나 훼손당했듯,
캄보디아도 기나긴 식민지 시대를 겪으며
소중한 문화유산을 많이 잃은 듯하다.
앙코르 와트는 지금 곳곳에 복원공사중인데,
공사가 절실할만큼 위태로워보이는 곳이 많다.
하지만 어떤 것은 단지 인간의 편리를 위해 유적을 훼손하고 있기도 한데...
앙코르 와트의 건축물의 3층은 신이 모셔진 곳이다.
과거에는 왕과 승려만이 오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신에게 가면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오면 안된다고
가파르게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왼쪽 사진)
그런데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너무 가파른 계단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자,
최근에 나무 계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오른쪽 사진)
편리해졌다고 웃어야 하나,
유적이 파괴되고 있음에 울어야 하나...
드디어 앙코르와트에서 가장 높은 건물 앞에 도착했다.
이곳에 올라가면 앙코르 와트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고 한다.
이곳 역시 3층엔 신들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어디로 올라가야 하나?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인다.
이곳이 앙코르와트의 하이라이트, 백미임을
길게 늘어서 있는 줄로 알 것 같다.
전날, 가이드가 앙코르와트 탐방할 때는 아무리 더워도 짧은 반바지를 입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 이유를 이곳에서 확인하게 됐으니,
여기는 복장단속을 한다.
아무래도 신들이 모셔져 있는 곳이니만큼
정숙한 복장을 요구하는 듯!
게다가 엄청나게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니,
여자들은 치마를 입어서도 안된다.
체감 경사가 거의 70~80도는 되는 계단!
정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그래서 노약자와 아이들은 올라가지 못하도록 단속한다.
올라가니 사방으로 복도가 미로처럼 뻗어 있다.
복도 끝마다 가장 은밀한 곳에 모셔져 있는 신들!
비록 금빛으로 빛나는 불상들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신들인만큼
그 앞에 서면 저절로 합장을 하게 된다.
사각형으로 한바퀴 돌 수 있게 되어 있는 복도!
바깥을 볼 수 있게끔 되어 있는 복도는,
이 자체로 하나의 전망대다!
정말 앙코르와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지평선이 보일만큼 주변에 높은 산이라곤 없다.
해발 67m 높이의 프놈바켕이 얼마나 높은 산이었는지 새삼 실감한다.
곳곳에 켜켜히 묻어있는 세월의 흔적들!
하지만 창살 하나도 돌로 조각했던 그 대단함!
창살이 듬성듬성 빠져 있는 모습은
마치 음식을 씹기 힘든 이 빠진 어르신의 모습 같아 안쓰럽다.
있어야 할 곳을 찾지 못해 드러누워 있는 기둥들은
마치 의식 없는 환자 같다.
하지만 세월의 옷을 입고도 여전히 건재한 조각들은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시다.
어딜 가나 가장 우아한 자태로 맞아주는 '압살라' 는
앙코르와트 안에 1800개가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시로 등장한다.
가파른 계단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
아래에서만 올려다보기 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
짧은 처마가 만들어놓은 그늘 아래 오밀조밀 앉아 있다.
앙코르 와트 자체는 흑백의 세상이었는데,
알록달록한 사람들의 옷을 통해,
비로소 이곳이 흑백 TV 속 장면이 아님을 실감한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아래를 보니 갑자기 현기증이 난다.
발은 접착제를 붙여놓은듯 꼼짝 할 생각을 않고,
뒤로는 내려가기 위해 쭉 줄서 있는 사람들!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가고,
비로소 한발 한발 내딛는데, 정말 다리가 후들거린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계단조차 없었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그땐 네발 짐승이 되어야 했을듯!
남들이 뭐라든 내 마음 속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넣어주고 싶을만큼 대단했던 앙코르와트!
나오는 길에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뒤돌아본 장면 속엔
그옛날, 거대한 돌들이 운반되고,
돌 앞에선 수많은 조각가들의 모습이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