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캄보디아여행] 5부 - 천년의 미소를 간직한 <바이욘 사원>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캄보디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앙코르와트' 지만,

막상 앙코르유적군에 들어가보면

'앙코르와트'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앙코르 톰(Angkor Tom)이다.

앙코르(Angkor)는 '도시'. 톰(Tom)은 '거대한'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하니,

그 이름 자체로 이미 '거대한 도시'다.

1200년경 자야바르만 7세가 건립한 크메르제국의 마지막 수도!

그 거대한 도시로 향한다.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교통수단은 바로 이 '툭툭이'다.

오토바이 뒤에 수레를 달고 있는 것인데,

일명 캄보디아의 '택시'인 셈이다.

 

 

앙코르 톰 안으로는 버스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하는데,

앙코르톰은  한변이 3km에 달하는 정사각형 성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도성이라

걸어서 다니다보면 뜨거운 햇살 아래 금세 지치게 된다고 한다.

'툭툭이투어'는 선택옵션으로 들어 있었는데,

툭툭이를 타지 않으면 도보로 6km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툭툭이를 옵션으로 선택하는 것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툭툭이에는 따로 번호판이 없고,

기사 아저씨들이 입고 있는 조끼에 차 번호가 적혀 있다는 것이다.

여러 유적지를 다니며 수시로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는데,

그럴때 아저씨의 조끼를 보고 내 전용 툭툭이를 찾아낸다.

이날 하루 나의 기사님이 되어주신 8354 아저씨!!

 

 

점심식사후 시내에서부터 타고 온 툭툭이가 마침내 앙코르톰 남문에 도착했다.

앙코르 톰은 총 5개의 문이 있는데,

여행객들이 주로 드나드는 문은 이 남문이라고 한다.

 

 

높이 22m 의 문!

문 위로 커다란 보살의 얼굴이 들어오는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거대한 돌로 어떻게 저런 얼굴 형상을 만들 수 있었을까... 감탄했는데,

앙코르톰 중앙에 있는 바이욘 사원에 가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남문 입구엔 좌우로 '나가'상과 동상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한쪽에 54개씩 모두 108개라고 한다.

이곳에 수도를 만들 당시, 국교가 불교였겠구나 하는 것을

108 이라는 숫자로 예상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양쪽 중 한쪽은 착한 신, 다른 한쪽은 나쁜 신들의 동상이라고 하는 가이드의 말에,

누가 착하고 생기고, 누가 나쁘게 생겼는지 유심히 살펴보는데...

 

 

대부분 상반신과 얼굴이 없는 동상들인데다가,

얼굴이 있는 것도 최근에 복원한 것이어서 

108동상을 만들 당시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앙코르톰 남문에서 바이욘 사원까지는 1.5km!

오후 시간이라 열기를 가득 품은 햇살이 내리 쬐는데,

툭툭이를 타고 가니 시원한 바람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무더운 날씨 속에 1.5km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한걸음 내딛기도 전에 다리가 풀려버릴 듯...

 

 

길 가엔 늘씬하게 쭉쭉 뻗은 나무들이 많았다.

 

 

도성의 정 중앙에 바이욘 사원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바이욘 사원은 앙코르톰의 상징이라고도 하는데,

불교사원이긴 하지만, 힌두교와 불교가 혼합되어 있다고 한다.

 

 

바이욘 사원은 꽤 많은 탑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만히 보면 얼굴 형상이 보인다.

 

 

이 탑들은 동서남북 사면으로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러한 석탑이 원래는 무려 54개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54 X 4 = 216 !

총 216개의 얼굴상이 있었다는 말인데,

오랜세월이 흐르며 많이 파손되고, 현존하는 탑은 37개라고 한다.

37개라 하더라도 4면이 얼굴상이니,

남아 있는 얼굴상은 100개가 넘는 셈!!

 

 

 바이욘사원 입구엔 와불 하나가 놓여 있다.

 바이욘사원을 만들어 대승불교를 꽃피웠다고 하는데,

와불을 만나니, 이곳이 불교 사원이었음이 실감난다.

 

 

입구 벽에는 거대한 부조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당시의 전쟁을 소재로 한 것이라고 한다.

1170년경, 앙코르 왕국은 톤레삽 호수를 거슬러 올로안 참족으로 부터 공격을 당했는데,

한때는 그들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이 때 앙코르 왕국의 한 왕자가 그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해 왕권을 잡게 되는데,

그가 바로 자야바르만 7세였다고 한다.

 

 

당시 병사들의 모습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얼굴이 크고 귀가 큰 병사들은 크메르 병사! (위)

상투를 하고 수염이 있는 병사들은 중국에서 원정 온 병사였다고 한다. (아래)

 

 

당시 교육을 하던 곳의 풍경이 있었는데,

위쪽 크메르 족들은 수업시간에 스승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반면,

아래의 중국인들은 수업시간에 떠들고 딴짓하고 있다.

당시, 크메르인들이 중국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구경하는 부조는 꽤 재미있었다.

 

 

칼로 소를 찔러 죽이는 장면인데,

당시의 국교가 힌두교였다면 꿈도 못 꿀 일!!

 

 

바이욘 사원 내부로 들어서니,

그야말로 수많은 돌탑에서 쏟아지는 시선 때문에 뒤통수가 따갑다.

 

 

 

 

거대한 돌들을 끼워맞춰 쌓은 탑!

그냥 쌓기도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저런 얼굴 형상까지!!

1000년전부터 이어져온 크메르의 미소!!

 

이 얼굴의 주인공은 바이욘 사원을 건설한 자야바르만 7세라고 하는데, 

사방 어느 곳에서나 백성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쪽에서는 관세음 보살이라는 설도 있다.

 

 

216개나 되는 얼굴 조각상을 어떻게 저렇게 높은 곳에 만들었나...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모두 그 형태와 미소가 다르다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앙코르 유적 중 이곳 바이욘 사원에서 만난 크메르의 미소가 가장 좋았다.

마치 신비로운 세계에 들어온 것 같고

수많은 신들이 자비로운 미소로 나를 보살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이곳 바이욘 사원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충분한...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이 있었으니,

1943년 프랑스에 의해 보수된 바이욘 사원이

지금은 균열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어 곧 재복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복원 기간이 7년~10년 정도 걸릴거라고 하니 당분간 못 볼지도...

 

 

돌로 만든 투박한 것임에도 꼭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신비로움과 섬세함!

한참동안 그 얼굴을 쳐다보며 오랫동안 시선을 맞추었다.

 

 

지금은 다 허물어졌지만, 예전에는 저 꼭대기에도 사람이 다니는 통로가 있었던 듯!

 

 

 

 

각 탑들마다 얼굴 아래로 어두 컴컴한 방이 보인다.

 

 

입구에는 여지 없이 압살라의 모습!

 

 

방으로 들어가면 어두 컴컴한 곳에 불상이 모셔져 있다.

향을 하나 꽂고

두 손 합장하고 눈을 감았는데...

잠시 후 눈을 뜨곤 깜짝 놀랐다.

 

 

부처님 뒤로 파란눈의 동자승들!!

왜 부처님 뒤에서 저러고 있을까?

저 아이들에겐 내가 부처로 보였나??

 

 

밖으로 나와 탑들을 올려보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어디에 서든 좋은 배경이 되어주는 탑들!

 

 

엄마와 함께 여행 온 아이!!

아이의 2대 팔 가리마가 너무 웃겼다.

그래서 나 또한 이곳에 미소 한줌 남기게 되었다는...

 

 

허물어지고 망가져 갈 곳 잃은 퍼즐 조각들!!

그 조각을 본래대로 맞추는 것이 가능할까?

다만 더 이상 이런 조각들이 나오지 않길 바랄뿐!

 

 

그래서인지 이곳에선 난간에 함부로 앉지 말라는 경고문들이 세워져 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므로...

 

 

이곳이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도록 부처님께서 굽어 살피소서...

 

 

들어갈 때와는 다른 쪽 문으로 나오게 됐는데,

여기가 바이욘 사원의 사진이 제일 잘 나오는 포인트라고 가이드가 귀띔해준다.

 

 

바이욘 사원에서 왕궁터로 향하는 숲에도 불상도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렇게 큰 불상은 처음 본터라 감탄하며 구경하고 있을 때

뒤에서 갑작스런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느 여행객이 원숭이에게 간식 봉지를 뺏긴 것이다.

이 사원 안에 원숭이가 있을 줄이야!!! 

 

 

 

원숭이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앙코르 유적지가 순식간에 동물원이 되어 버렸다.

 

 

바이욘 사원 북쪽에 위치한 바푸온 사원은 앙코르 톰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있었던 힌두사원이다.

바푸온 사원은 바이욘 사원보다 200년 정도 앞선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힌두교 파괴의 신인 시바신을 모시던 곳이라고 한다.

 

13세기 원나라 사신이 앙코르에 체제하며 남긴 견문록 '첸라 풍토기'에는

당시 바푸온 사원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고 한다.

 

"나라의 중앙에 위치하는 금탑이 있는데 주위에 석탑이 20여개, 돌로 만든 방이 100여개가 있다.

동쪽으로는 금으로 만든 다리가 있으며, 금사자 2마리가 좌우에 서 있고 여덟개의 돌로 된 방 아래에 세워져 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이 붕괴가 되어 당시의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더 나오면 만나게 되는 코끼리 테라스!

이 테라스 위에서 왕은 백성들을 모아놓고 연설을 하고

병사들과 코끼리, 말을 탄 기병들과 전차들을 사열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350미터나 이어진 긴 연단밑에는 사실적인 코끼리 부조들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그 앞은 아쉽게도 터만 남아 있는데

당시 세워진 건물들이 목조였기 때문에 사라졌을 거라고...

 

세월과 함께 유적들은 허물어지고 있지만,

바이욘 사원 속 크메르의 미소는,

괜찮다고, 그래도 천년은 이어져 오지 않았냐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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