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사람 냄새 나는 서울 이야기 <디테일 서울>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디테일 서울

저자
김지현 지음
출판사
네시간 | 2012-06-1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디테일, 서울》은 방송작가 특유의 객관성 있는 담담한 어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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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산다는 것! 그것은 '아름답다'는 수식어 보다는 '각박하고 퍽퍽하다'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주말이면 예외없이 막히는 서울 인근의 고속도로! 그건 '서울탈출!' 을 꿈꾸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나 또한 그랬다. 여유로운 주말에 서울이라는 이 숨막히는 대도시에 갇혀 있다는 것이 억울하다고 느꼈으니...그래서 늘 지도를 펼쳐놓고, 오늘은 어디로 떠나볼까, 늘 고민했었다. 

  서점에 가면 한 코너로 자리잡고 있는 여행서적 코너!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해외 여행이나, 국내 산과 하천, 섬으로의 여행 소식이 날마나 새롭게 쏟아져 나온다. 여기는 가봤니? 저기도 가봐야할걸? 하며 숱한 책들이 유혹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서울이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알고 있냐고 슬며시 물어오는 책이 한권 있었다. <디테일 서울,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 14년차 방송작가가 쓴 에세이지만, 난 이 책을 감히 여행서적으로 분류하고 싶다. 모두 마흔 한개로 나눠져 있는 작은 씬들이 지금이라도 당장 서울의 거리를 거닐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난 사랑한 적이 있던가?' 행복할 건지, 불행할 건지를 결정하는 건 그 사람의 능력이라고 하는데, 서울은 답답하다고 불평만 할래? 아니면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볼래? 저자는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의 생활반경 5킬로미터 내에서 행복을 못찾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어디든 세상은 즐기는 사람의 몫인 법! 즐기는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서울도 꽤 멋지고, 숨어있는 보석이 많다.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니 서울은 종합선물세트였다. 서울 구석구석을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녀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훌륭한 여행이 될만큼. 

  저자는 나와 생각이 비슷한 친구다. 책을 읽다보니, 밤새도록 쉼없이 조잘조잘 수다를 떠는 기분이다. 

  "넌 서울의 어떤 점을 사랑하니?"

  " 나는 이 서울 안에서 이렇게 나만의 보물을 찾아가고 있어."

  " 여기를 한번 가봐. 그곳에 가면 이런 식으로 하루를 즐겨봐. 남들이 모르는 이런 재미도 있어."

  " 여긴 나만 아는 맛집인데 참 괜찮더라."

  주말이면 서울을 떠나고 싶어 했던 내게, 이렇게 서울의 새로운 매력을 잔뜩 알려주었다. 그리고 전해주는 한마디 충고! 위장하지 말고,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허세 떨지 말고, 핑계 대지 말고, 생각하는 대로, 하고 싶은대로 직진하라고! 빈부차가 극심한 서울, 서민으로 사는 걸 서글퍼하지 말고, 백화점 명품관을 동경하지 말고, 재래시장과 도시 뒷골목에 숨겨져 있는 사람 사는 냄새를 사랑해보라고... 건물, 맛집, 유행을 소개하다가 어느 순간 서울의 산과 하천으로 시선을 돌리니, 겉옷 훌렁 벗어던진 진짜 서울의 몸매를 엿보기도 한다.

   저자는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순간, 내가 숨쉬고 있는 공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지금, 여기주의자"다. 내가 있는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는 헛된 몽상가보다, 자신이 사는 그곳을 매우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훨씬 지혜로운 법이다. 이 책은 서울을 정말 잘 즐기고 있는 어느 여인의 사람냄새 물씬 나는 서울 이야기다. 독자들이 서울의 숨은 매력을 찾을 수 있게 친절히 안내해주니, 이 책을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여행서적으로 분류하고픈 이유다. 서울에서의 삶이 고단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서울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안경이 되어줄 듯 하다.

  그저 그랬던 서울의 모든 것들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휴일이면 당분간 서울여행을 떠나야 할 것 같다. 이 책 한권 들고, 험한 세상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그녀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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