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서른전에 가봐야할 여행지]26탄 - 늑대를 만나기 전에 꼭 가봐야할 곳 <대관령 양떼목장>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나는 큰 숙제를 하나 안고 산다.

몇 년 전 읽었던 책 한권!

 

 

서른이 되기 전에 가봐야 할 곳들을

서른 전에 못 가봤으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지를 30대에 부지런히 모두 답사하는 것!

용케 25곳에 발자국을 남겼고,

이제 3곳만 남았다.

 

 

스물여섯번째 답사지는 <대관령 양떼목장> 이다.

어리바리한 모습으로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

어쩌면 30대는 늑대로 변해야 할 시기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늑대가 되기 전에

나약하고 순수한 자신의 모습을,

양들을 거울 삼아 들여다보라는 의미로

28곳 여행지 중 하나를 <양떼목장> 으로 정했는지도...

 

이곳은 <서른이 되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28> 중

내게 26번째 방문지로 기록되었지만,

사실 이곳 <대관령 양떼 목장> 은 그 어느곳보다 먼저

일찌감치 달려갔던 전력이 있다.

 

 

2010년 겨울!

전국을 시끄럽게 했던 구제역 덕분(?)에

양떼목장 입구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기억!!

 

 

그 해 겨울, 길가 눈밭에 덕대를 세워 황태를 말리는 모습을

책 속 사진과 비교해 인증샷으로 담기도 했었다.

 

그렇게 시계바늘은 쉼없이 돌아 1년하고도 반년이 더 지난 무더운 여름 날!

난 아직 양의 탈을 벗지 못한 모습으로 다시 <양떼목장>을 찾았다.

 

 

양떼목장은 대관령 정상에 산책로로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걸으며 목장에서 풀을 뜯는 양들도 만나고,

산책로를 내려와 양들에게 먹이주기 체험도 한다.

 

 

국가에서 지정한 공원이 아니기에 입장료는 받을 수 없다고 하는데,

대신 양에게 주는 먹이인 <건초> 값으로 3500원을 받는다.

먹이를 주든 안 주든 건초값은 무조건 내야한다고 하니,

입장료와 다를 바 없다.

 

 

비록 고원지대에 있는 대관령이지만,

온 몸에 습기를 한껏 머금은 몸은 무겁기만 하다.

그 때 산책로 초입에서부터 달콤한 유혹을 만나는데...

이름 하여 <시원한 곳>!! 

 

 

무더운 날, 그 시원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강심장이 몇이나 될까?

아직 양처럼 순진하기만 한(?) 나도 그 유혹에 이끌려

<시원한 곳> 으로 가본다.

 

으아~ 시원하다!!

신기하게 어떻게 여기만 이렇게 시원하지??

<시원한 곳> 이라는 문패를 당당하게 달고 있는 이유를 알겠다.

 

 

하지만 나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산책로와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양들이 있는터라

마냥 앉아서 쉴 수만은 없어, 다시 Go~ Go~

 

 

양떼가 뛰노는 곳은 매번 그 위치가 바뀌나 보다.

하긴 유목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목을 해야하니...

아무튼 이곳으로부터 100걸음 떨어진 곳에 양들이 있다하니

한걸음 두걸음 세어볼 참이다.

일상다반사에 순순히 믿음을 주지 못하는 나!!

이 또한 양의 모습에서 일찌감치 탈피해 늑대 쪽에 가까이 도달했다는 증거일까?

 

 

정말 100걸은 정도 가니 양들이 놀고 있다.

 

 

이 더운 날에 두터운 털옷을 입고 있으니,

그 옷을 벗어던지지도 못하고...

저 녀석들은 얼마나 더울까 싶다.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사진찍는 것도 겁내지 않으며,

마치 사람들의 손길이 그립기라도 했다는 듯,

목책 주변으로 몰려드는 양들!!

 

 

그들이 반기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그림자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목책에 바짝 붙어 움직이지 않는 양들!!

 

 

초원에 있는 양들은

그 얼굴이 보고 싶어 찾아온 손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제히 엉덩이만 내놓고 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가도 맨 앞에 있는 양이 움직이면 일제히 일어나 일사불란하게 따라 움직이는데...

양들의 사회에도 나름 질서가 존재함을 엿본다.

 

 

 

양의 얼굴을 보면 왜 그들이 "순함"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늘 웃는 모습의 눈!!

그 얼굴을 보면 내 입가에도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산책로를 걷는 내내 잔잔한 음악이 심심치 않게 동행해주는데,

이 음악들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했다.

그런데 곳곳에 '새집'처럼 달려 있는 것이

알고보니 '스피커집' 이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 같다.

할 수만 있다면 태양을 향해 쏘아서

태양이 내뿜는 열기를 한풀 꺾고 싶은 마음이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길!!

역시!!

책 속에 있는 사진과 닮아 있다.

이 책 속 사진도 신록이 울창한 여름에 찍었나보다.

 

 

 

 

산책길을 따라 오르고 올라,

어느덧 정상!!

대관령 일대의 평온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산책길의 최대 단점은

한여름에 걷기엔 그늘을 만나기가 너무나 힘든 길이라는 점이다.

대신 그 길 위에서 재밌는 낙서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틀 간격으로 남겨져 있는 낙서가,

그 내용은 상반되어 있다.

 다시 올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와

다시 못 올 거라는 비관적 메시지!!

나는 어떤 마음일까...자문해보는데,

그 답에 따라 내가 아직도 '양'인지

아니면 이미 '늑대'가 되어버렸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듯 하다.

 

 

어느새 양먹이주기 체험장에 도착했다.

바구니에 얄팍하게 담긴 저 건초가 3500원인셈!!

 

 

먹이를 받아먹겠다고 일찌감치 스탠바이하고 있는 양들!!

 

 

빈틈 없이 줄지어 서서 먹이를 달라고 고개를 쑥 내미는데~

 

 

 

양은 절대 물지 않기 때문에

먹이는 조금씩 손으로 주라고 하지만,

 

 

양의 입이 손에 닿는 느낌이 싫은 이들은

아예 바구니 통채로 양들에게 내밀기도 한다.

그럼 신이 난 양들은 전광석화처럼 몰려들어

한소쿠리의 건초를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먹이를 달라고 대부분의 양은 입을 내미는데,

 

 

먹이를 달라고 앞발을 내미는 양이 있었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달라고 발짓을 하는데,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속담처럼,

자기에게 먹이를 달라고 발버둥치는 양에게

먹이는 한줌이라도 더 가게 되어 있다.

 

 

더 신기한 것은,

왼쪽에 있는 사람에겐 왼발로 발짓을 하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에겐 오른발을 내민다는 사실이다.

울타리에 발을 걸치고 서서

먹이 좀 내놔봐~ 하며 발짓을 하니,

지나던 사람들, 이 양 앞에서 먹이를 모두 털리고 돌아선다.

 

 

가만히 보니 다른 양들에겐 없는 뿔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숫양??

숫양은 모두 그렇게 발을 써서 먹이를 얻어 먹는지

이 양만의 특수한 경우인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 녀석이야말로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

 

 

 

 

양들의 침묵!!

일부 양들은 일찌감치 배를 불리고 시원한 벽에 기대어 소화중!!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모의중인 양들!!

그들이 상의하고 있는 건 뭘까,

다가가 엿듣고 싶어진다.

설마 반란을 모의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ㅎㅎ

 

 

양떼 목장을 나오니,

양인형들이 동심을 유혹하고 있다.

양들에게 먹이도 주고, 양을 쓰다듬어보기도 하면서,

양과 한껏 친해진 아이들,

비록 인형이지만 양 한마리 키우고 싶다는 마음 간절할 듯~

 

 

그런데 맞은 편엔 양고기 꼬치구이를 팔고 있다.

조금 전까지 양을 쓰다듬고, "귀여워~" "예쁘다~"를 외쳤던 어떤 이들은

돌아서서 양고기를 뜯는다.

 

온순하고 겁 많은 양의 모습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

지혜롭고 용감한 늑대의 모습도 필요할지 모르겠다.

그래야 험난한 이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덜 받을 테니까...

 

글 * 사진

순한 양같은 여우가 되고픈

김작가

 

 

<이 글이 블로그 메인에 올랐네요~^^>

 

2012. 8. 22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