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은? 백두산! (2750m)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은? 제주도! (1,848.5㎢)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강은? 압록강! (790km)
그렇게 나는 무엇이든 최고만은 아주 잘 기억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찰은 모르고 있었으니
뒤늦게 그 답을 알고 달려간 곳은
바로 단양의 <구인사>였다.
구인사 주차장!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은 구인사 박물관이다.
박물관의 크기가 저 정도면...
실제 절은 얼마나 더 크다는걸까?
궁금증을 안고 구인사로 향하는데 1km 가까이 걸어올라가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다행히 구인사까지 올라가는 셔틀버스가 있었다.
신도들을 수송하는 무료 버스였는데...
웃긴게 한가지 있다.
올라갈 때는 태워주지만, 내려올 때는 저~얼대로 태워주지 않겠단다.
신도들을 태워 올라간 김에
사람들을 태워 내려오면 좋으련만,
절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알고보니 이 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측과 마찰이 있었던듯!!
그래도 구인사를 찾아온 관광객들을 반기는 안내문이
어째 좀 씁쓸하다.
소백산 연화봉 아래 계곡에 자리잡은 구인사!
구인사라는 이름은 인(仁)을 구원한다(救)는 의미다.
소백산이라는 세 글자가 유난히 반짝반짝 빛나는 가운데,
그 아래에 적혀 있는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오는데...
금잡인!
잡인은 출입을 금해달라고?
흠...잡인의 기준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잡인은 아닐거라 확신하며 일주문을 당당히 통과해본다.
천왕문을 통과하는데,
어느 절에서나 볼 수 있는 그 흔한 사천왕상도 안 보인다.
저 계단을 올라 2층에 가면 있을까?
구인사를 돌아보는데는 최소 2시간은 걸린다는 말을 들은 터라
애써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입구에서부터 만나게 되는 5층 건물!
절에 와서 5층 건물을 보긴 처음이다.
이곳은 승려와 신도들을 교육하기 위한 '인광당' 이라는 곳이란다.
구인사는 5만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는 얘기를 듣고,
에이~ 절에 어떻게 5만명의 신도가 들어갈 수 있냐고 코웃음쳤는데,
건물 하나의 규모가 이 정도라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평지도 아닌 오르막에 높디 높게 세워져 있는 건물들!
"여기가 절 맞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번듯한 도서관까지??
모르고 들어왔다가는 대학 캠퍼스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다.
담벽은 헤링본 무늬 (생선뼈 모양으로 짜맞춘 무늬)다.
상월원각대조사가 해방되던 해인 1945년에 창건한 사찰로,
그 이후 지금껏 번성해왔으니,
가장 좋은 기법으로 가장 멋드러지게 지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법당도 5층에 위치!!
구인사 신도들에게 튼튼한 다리는 필수 조건이겠다.
향적당!
여러가지 좋은 향기가 합쳤다는 의미인데,
사찰에서는 부엌을 향적당(향적대)이라 한다고...
아무리 그래도 향적당의 얼굴인듯 정면에 배치되어 있는 커피 자판기는 영 어색하다.
비오는 날도 신발에 물 안 묻히고 다닐 수 있도록 지붕이 덮혀 있는 길!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공중전화!
잠깐만 정신을 놓으면 내가 사찰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걸 깜박하게 된다.
절 안에 지나칠 정도로 공중전화가 많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구인사를 나오는 길에 안 사실인데,
구인사는 일주문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휴대전화가 안 터진다.
어쩐지 구인사에 들어가 있는 동안 전화가 한 통도 안온다 했더니,
철저히 외부와 차단되어 있었던 것!
그러고보니, 구인사를 돌아보는 내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거나,
걸어가며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것 하나만은 사찰다운 포스~!!
비탈진 경사길에 건물이 너무 많다.
이 건물들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알수 없기에,
하나 하나 들여다보기 보다는, 일단 무작정 올라가보기로...
여기저기 이어져 있는 계단길!!
아이고~ 다리야!!
하지만 그 어떤 불평도 하지 말라 이른다.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싶을 때 등장한 신전같은 건물!
언뜻보면 대학 본관 건물 같기도 하다.
광명전!
밝은 빛을 봐서일까. 어지럽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와 마주하는 드높은 건물!
현기증이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허리굽은 할머니에게도 광명전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저건 에어컨 실외기?
이 안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에어컨이 있기에!!!
이 건물 하나만해도 대한민국에서는 손꼽히는 건물이 될 듯~
바로 옆에 서 있는 건물로 눈을 돌리니
가지런히 세워져 있는 난간과 단청의 화려함에 눈이 빙글빙글 돈다.
아~ 도대체 눈을 어디에 두면 마음의 안정이 찾아올까...
그 때 눈에 들어온 글귀 하나!!
헐~!!
이 화려한 건물로 서생원도 드나든다 하니
쥐를 끔찍히도 싫어하는 나로서는 학을 뗄 일이다.
그나저나 쥐가 무서워서 문을 못 열면,
저 건물은 아무도 못 들어가는 유령건물?
아니면 들어간 사람은 절대 못 나오는 감옥?
모를 일이다.
이곳이 꼭대기인줄 알았는데,
저 위로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
마지막 힘을 모아 올라본다.
이곳은 구인사의 핵심건물이라 할 수 있는 대조사전!
구인사엔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이 따로 없고, 대신 대조사전이 있는 것이다.
화려한 단청과 빛나는 문살!!
그 화려함으로는 세계최고라 할만하다.
대조사전을 둘러싸고 있는 벽엔 흰색 무늬가 있다.
무슨 무늬지? 하고 들여다봤더니, 사람 이름이다.
조사전을 짓는데 공덕이 있으신 분들인 듯!
제일 높은 곳에 있다는 조사전까지 올라와 봤으니, 이제 내려가볼까? 할때
내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으니...
적멸궁?
상월원각대조사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적멸궁까지 보고 갈까?" 하는 마음과
"조사대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그만 내려가자, 아파죽겠다." 하는 다리가 싸움을 시작한다.
결국 적멸궁까지 보고 가기로...
얼마나 올라가야 한다고 나와 있진 않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있겠지... 애써 위로하며...
그런데 올라가는 입구에 나무 지팡이가 놓여 있는 것이 영~ 불안하다.
그렇게 끝없는 계단길을 30분 정도 올라간듯!!
나무지팡이 놔뒀을 때부터 알아봐야했어!!
뒤늦게 후회했지만 소용 없었다.
대신 다람쥐를 뒤쫓기도 하고,
가던 길을 멈추고 버섯 구경도 하며,
나름 즐겁게 올라갔다.
드디어 적멸궁에 올라갔는데,
무거운 사진기 메고 올랐는데,
촬영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적멸궁을 구경하고,
벤치에 잠시 앉아 쉬다가 그냥 하산했다.
다시 대조사전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대조사전 앞은 너른 광장으로 되어 있는데,
저 앞 전망대에 가면 구인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듯 하다.
앞마당에는 화엄일승법계도가 그려져 있다.
54번 길을 꺾는동안 깨달음이 따라온다는...
미로찾기 놀이하듯 아이들만이 그 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인사 전경!
계곡을 따라 산세에 폭 안겨 있는 모습!
높은 건물들의 지붕만 바라보이니,
구인사에 와서 처음으로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런데 밝은 지붕을 얹은 건물 하나가 눈에 띄는데,
산 속에 있는 절이라면 자연과 조화로운 모습과 색으로 단장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게 한다.
게다가 용마루까지 웅장하게 얹은 모습!!
사찰에 저런 지붕이 꼭 필요할까 싶은 생각에 갸우뚱~
갑자기 한무리의 사람들이 우루루~ 나오길래 돌아보니
세상에~ 엘리베이터도 있다.
7층?
7층이면 필요하기도 하겠다.
엘리베이터가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건물이었다.
꽤 높기도 하다.
이런 멋스런 한국식 건물 안에 엘리베이터가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올라온 길과는 다른 길로 내려가는 길을 정했다.
벽에 붙어 있는 부조 하나하나에도 꽤 공을 들인 것 같다.
천태종의 본산인만큼 천태종역대조사전에는
여러 조사님들이 모셔져 있다.
이곳도 촬영이 금지된 터라 멀찍이서 문열린 틈으로 한컷만...
나름대로 건전한 여행가라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영~ 파파라치가 된 기분이다.
순간 일주문에 적혀 있었던 금잡인(禁雜人)이라는 말이 떠올라 움찔~
바깥 벽에 설치되어 있는 스위치!!
어떤 건물이든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 걸 머리는 이해하는데,
마음으론 영 탐탁치 않다.
스님 선방? 어디?? 하고 한참을 돌아봤다.
그동안 내가 봤던 스님들의 선방은
디딤돌에 스님들의 고무신이 놓여있고,
문에는 발이 내려져 있는 수도의 공간처럼 보였는데,
활짝 열린 저 유리문 안에 있는 스님들의 선방이라...
2시간을 넘겨 구인사를 돌아보고 있는 중이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가지런히 정열되어 있는 장독대!!
장독 뚜껑이 특이히다.
향적당엔 밥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저녁식사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일꾼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배식을 받기 위해 줄서있는 신도들!!
나도 저 줄에 동참해볼까 했지만,
몸빼바지가 아닌 청바지를 입고 있는 탓에 쉬이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런 마음을 들킨걸까?
"들어가서 식사하고 가세요." 하고 누군가 웃으며 말해준다.
"아닙니다." 하고 인사하고 돌아섰지만,
그 호의가 구인사의 인심이 박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구인사를 떠나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내 생애 최초의 사찰 "투어!"
그랬다. '투어' 라는 말이 참 잘어울리는 절이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절!
몇백년 된 절들보다 역사는 짧지만,
후세에 좋은 모습으로 남겨지는 우리의 유산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