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의 둘레 42km!
도야호수의 둘레 43km!
백두산 천지보다 딱 1km 더 긴 둘레를 가진 도야호수의 품에 안겨볼 차례다.
저 멀리 보이는 하늘과 산이 무색하리만치 호수의 색은 짙푸르다.
바람의 장단에 맞춰 춤추는 너울은 호수가 살아있는 듯 느끼게 한다.
타게될 유람선은 선착장을 출발해 중도라는 섬 앞에서 턴을 해 올 거라고 한다.
화산 지역에 형성된 칼데라에 물이 고여 이루어진 호수를 '칼데라호'라고 하는데,
도야호수의 중앙에 있는 '중도(中島)'는 화산의 중앙 화구구(火口丘)였다고 한다.
인근에 2000년까지도 분화한 유수산 니시야마 분화구와
1943년 보리밭이 융기한 쇼와신산이 있는데,
유람선을 타고 난 후 가게 될 예정이다.
문득 내가 있는 이곳이 '활화산'임을 새삼 실감한다.
이곳 활화산에도 갈매기는 산다.
바다에서나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갈매기를 호수에서 만나니,
낯설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반갑기도 한다.
유람선요금!
일인당 15000원 정도?
그런데, 유람선이 예쁘다!
움직이는 성의 모습!
그저 한 척의 배일 뿐인데,
성처럼 꾸며놓으니,
승선할 땐, 내가 마치 공주인듯 도도한 걸음으로 입성하게 된다.
곧바로 성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갔다.
새파란 하늘과 검푸른 호수!
그 경계에 있는 눈덮힌 산!
그리고 조금은 차갑지만 너무나 상쾌한 바람!
이곳이 바다인줄 알고 있는 갈매기!
그리고 나의 여행 벗!
울 고모!!
이 순간 그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하다.
바람이 너무 차가워, 바깥에 5분 이상 서 있기가 힘들다.
거기에 비하면 배 안은 꽤 따듯하다.
한쪽엔 매점도 있다.
맥주,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등을 팔고 있어,
호수를 유람하는 내내 입이 심심할 일은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 메뉴판이 한글로만 적혀 있다는 사실!
여긴 한국 관광객만 오나?
여행지에서 한국 관광객을 VIP 대접하고 있는 건,
별로 유쾌하지 않다.
저런 한글로만 된 메뉴표를 보면,
내가 일본에 나와있는게 실감이 안 나니까!!
불쾌한 건 불쾌한 거고,
이곳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니, 또 먹어주는 센스!!
선상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들어왔으면서도,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당기는 걸 보면 신기하다.
그런데 북해도의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다.
눈의 나라, 겨울의 나라여서 그런가?
차가운 걸 먹고 나니 따뜻한 것도 살짝 당겨서 커피도 한잔!!
그렇게 몸을 잠시 녹이고 다시 갑판 위로 고고~!!
배는 어느새 반환점인 중도 가까이에 와 있다.
중도는 나무가 울창해 발디딜 틈이 없다.
호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3층 누각!
저곳에서 달빛 아래 막걸리 한잔 하면 끝내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운치를 즐길 수 있다면
나도 이태백 못지 않은 시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ㅋ
중도를 반환점으로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엔
갈매기가 동행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갈매기들의 영양간식(?) 새우깡이라도 준비해올 걸 그랬나?
아직도 화산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도야 호수 주변의 산들!
저 안은 끊임없이 끓고 있겠지만,
눈 쌓인 산의 풍경은 그저 평온하기만 하다.
도야 호수 주변도 온천이 발달해,
호수 주변으로 호텔이 꽤 많다.
1시간 정도, 도야호수 유람을 끝내고 다시 선착장으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백두산 천지에서도 유람선을 탈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그런 날...
오겠지?
글 * 사진 백두산 천지 유람선, 예약 고객 1번 김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