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지구는 2013년의 지구와 같은 혹성일까요,
아니면 확연히 다른 행성일까요.
오늘 이 시간은 어제 이맘때와 같은 시간일까요,
아니면 엄연히 다른 시공일까요.
책상머리에 새로운 달력을 걸면 전혀다른 엔트로피가 생성되는 걸까요?
아무튼 달력이라는 대단히 작위적인 사물하나로
일정한 시간을 재생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만이 조작 가능한 사악한 술수이긴 하지만
저 또한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달력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떠나지 못한 그대앞에
작은 촛불 하나를 밝힙니다.
늘 습관처럼 그래왔듯
또 한해를 보냅니다.
으례 그렇듯 기어이 잡으려 하는 이도 없고
떠나는 이도 구태여 남으려 하는 의사도 없이
그저 그렇게 보내고 맞이하는 시간입니다.
홀연히 말없이 그냥 떠나버리면 차라리 쉬울텐데
떠날 준비를 거듭하는 그 모습이 차라리 가슴이 아픕니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혹은 형체조차 없는 세월이건
떠날 때는 흔적이라도 남기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보내는 이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가 봅니다.
올 해도 원치않는 나이테 하나와 추억 몇 조각을 화석처럼 남겼습니다.
2013년, 계사년 한 해.
조악한 사진 조각들, 낡고 비루한 글 부스러기들,
일천한 이야기 편린들을 누추하게 바닥에 깔아서 세상에 내보낸
저의 당돌한 일상 이야기와 바깥 나들이 이야기에
항상 이웃처럼 다가와 봄볕처럼 화사한 정담을 나눠주신
님들이 있어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2014년, 갑오년 새해에는.
"그때 조금 더 잘 할 걸,"
하는 후회의 말이
"지금 이러면 안된다."
와 같은 말이라는 것을
더욱 더 많이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김작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