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모르는 게 더 많아지게 만드는 이상한 책!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

저자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 지음
출판사
원더박스 | 2014-03-0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김용석, 안광복, 김보일, 권희정 추천 돌직구 같은 철학의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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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은 고리타분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철학이 무엇인지 모를 때의 얘기다. 철학이라는 것에 조금씩 눈을 뜨고 보니,

철학은 진정 우리의 정신을 살찌울 수 있는 학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연히 읽게 된 이 책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철학에 대한 재미와 관심을 한단계 올려놓는데에 큰 기여를 한다. 만화로 되어 있는데다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철학에 접목해 설명해주어 어려운 철학을 쉽게 이해시키고 있다.

 

  서양 철학의 기초를 닦은 기원전 5세기의 소크라테스로부터 출발해, 그의 영향을 받은 플라톤으로, 또 플라톤의 영향을 받은 아리스토 텔레스로 이어지고, 고대 그리스철학과 기독교 교리가 접목된 중세 철학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가 등장한다. 중세 이후 전환기 철학의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에 이어 마지막 결말부분은 저자의 주변 사람들의 철학이 담기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실재란 무엇인가?" "실재라는 게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우리가 나무를 보고 나무라고 인식하며 그게 실재라고 믿지만, "과연 다람쥐나 새도 우리가 인식하는 나무로 볼까?" 하는데서는 갸우뚱하게 된다. 결국 그 나무가 땔감이 되거나, 책상으로 만들어지면 더이상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그 나무가 아닌 것처럼. 결국 우리가 실재라고 믿고 있는 건 실재의 일부일 뿐이다.

 

  게다가 제한적인 신체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인식은 더더욱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가령 의식은 배움, 기억, 꿈 같은 것에 제한 되어 있고, 청각은 20헤르츠와 10킬로헤르츠 사이로 제한되어 있다. 시각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23분의 1로써 4000~7000 옹스트롬 사이로 제한되어 있으며, 촉각은 척추동물의 감각신경계로 되어 있고, 미각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네가지 기본적인 맛에만 제한되어 있으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걸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고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임을 더이상 부인할 수가 없다. 이는 소크라테스가 말한 "살아갈 수록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된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책을 통해서 배우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가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훨씬 많아졌다.

 

  조지 슈타이너의 사상 중 하나는 항상 여행 가방을 꾸려 놓으라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끔찍하면서도 아름다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유쾌한 방랑자이기에...

  올란드 헉슬러의 <아일랜드>라는 책에는 아시아의 낙원 같은 어느 섬에서 찌르레기에게 "지금, 여기!" 라는 말을 가르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나 소중한 두 단어지만, 너무나 쉽게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늘 상기시키기 위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다." 비록 과거에 한 선택들이 현재 우리의 위치와 인격을 결정하지만, 미래에 할 선택들은 여전히 열려 있고 자유롭다.

 

  유명 철학자들의 이런 말들은 모두 얼마나 크게 공감되던지...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보통사람들의 철학으로 마무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의 남편, 친구, 친척들이 일상생활에서 적용하고 있는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해준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말은 적게 하고, 행동은 많이!"

  "인생은 지루하게 살기엔 너무 짧다."

  "항상...그 이 상이 있다."

  "우리 삶은 분명한 결말 없이 늘 새로운 시작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우리 이웃의 살아있는 철학자들에게 듣는 삶에서 우러난 이야기는 또 얼마나 가슴 깊이 파고드는지...이제부터 나도 날마다 만나는 이들에게 그들 삶의 철학을 듣고 싶어졌다. 수첩 갖고 다니며 그들의 철학 위에 나의 생각을 보태어 꼼꼼히 메모하다보면, 나만의 엉뚱한 철학책 한권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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