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중국여행] 다리 넷 달린 물고기가 사는 무릉도원! <보봉호수>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장가계 첫날, 첫코스로 잡은 곳은

삭계욕 자연보호구 안에 있는 <보봉호수>!

 

 

입장권을 보니 "세계자연유산" 마크가 찍혀 있다.

보봉호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데...

 

 

날씨는 비가 추적추적~

우산 들고 걷는게 여간 거추장스러운 게 아니다.

장가계에서는 맑은 날을 만나기가 힘들다는데,

그 낮은 확률을 뚫고라도 오늘은 햇살이 방긋 미소지어줬으면 하는 바람.

 

 

그런데 금방 마음이 바뀌었다.

흐린 날씨 속에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안개!

어쩌면 동양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이 풍경엔 적당히 흐린 날씨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우와~ 폭포다~!!!"

감탄사를 지르고 있으니,

옆에서 듣고 있던 가이드 왈~

"인공폭포입니다. 9~10시쯤 작동을 시작해서 5~6시쯤 작동이 끝나니,

가이드들 사이에선 '출퇴근폭포'라 불려요."

 

 

앗! 이것은 대나무 가마?

대나무 가마를 처음 본 곳은 백두산에 오를 때였다.

한시간 가량 올라가야 하는 계단길,

그 길에 이 대나무 가마에 사람을 앉히고 들어주는 가마꾼이 있었다.

대나무 가마 한번 타는데 드는 비용은 우리 돈으로 4만원!

값을 깎으면 끝까지 안 올라가고 도중에 내려줘버린다니 주의! ㅎㅎㅎ

 

 

난 튼튼한 다리로 꿋꿋이 올라갔는데...

사실 보봉호수에서는 굳이 가마를 탈 이유가 없다.

 

 

입구에서 20분 정도만 걸어가면 바로 호수가 나오기 때문!!

게다가 비 때문에 촉촉히 젖은 돌계단길은 꽤 운치도 있다.

 

 

보봉호수는 댐을 쌓아 물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

호수의 길이는 2.5km,

평균 수심 72m,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112m라고.

 

 

그 모든 수치를 떠나, 주변의 기암 절벽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호수에 왔으니 당연히 배타고 유람을...

 

 

재미있는 풍경 하나!

유람선을 탔는데, 토가족 아가씨가 나와 구명대 착용법 시범을 보인다.

(물론 조선족 가이드가 말로 설명)

 

 

그 동안 외국에 나가 숱하게 배를 타봤지만,

잠시 타는 유람선에서 구명동의 착용법을 설명해주는 건 처음 봄!

이곳에도 예전에는 이런 설명이 없었단다.

우리 세월호가 밀어낸 진도 앞바다의 참담한 파도가

이곳 심산의 호수에까지 밀려와 남긴 흔적이라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은

먼 길 나온 나그네의 잠들어 있던 분통을 끓어올린다.

여기까지 와서 세월호에 대해 남아있는 눈물을 훔쳐낼 줄이야.

 

 

 

아~!

배를 타고 구경하는 보봉호수 주변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릉 도원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

실제로 여기는 "무릉원"이라고 불리는데,

복숭아 나무가 없어서 "복숭아나무 도(桃)"자를 뺀 무릉원이라나? ㅎㅎㅎ

 

 

호수 모퉁이에 집이 하나 있는데,

해설사 왈~

크게 박수를 치면 토가족 아가씨가 나와서 노래를 한다는 다소 허황된 이야기를.

속는 셈 치고 힘껏 박수를 쳤는데...

 

 

지..진짜아 나온다. 어여쁜 아가씨가.

 

 

나와서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데...

가사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으나, 그들의 전통 민요인 듯...

호수에 울려퍼지는 청아한 목소리에 잠시 넋을 잃었다.

 

 

노래를 끝내고는 손을 흔들어주는 센스!

좋은 경치를 보면서도 뭔가 허전했던 것은 "풍악"이 빠졌기 때문이었던 듯.

그녀의 멋진 노래가 그 허전함을 완벽히 채워줬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것에 이의가 없도록 만드는 보봉호수!

 

 

이곳 무릉원의 대표적인 수경(水景)임을 과시라도 하듯

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연출해 주는데...

 

 

이곳 풍경에 거슬리지 않게

배들마저 기와를 얹어 멋스럽게 만들었다.

 

 

또 한번 모퉁이를 도는데,

해설사 왈

"이번에는 토가족 남자가 나와서 노래를 할텐데,

박수 소리가 작으면 할아버지가 나오고

박수 소리가 크면 젊고 잘 생긴 남자가 나올 겁니다."

 

나는 정말 손바닥에 불이 나도록 큰 박수를 보냈다.

 

 

앗! 젊은 남자닷!!

온통 그의 외모에 관심이 쏠렸는데...

흠...박수가 약했나? 

그렇게 잘 생긴 것 같진 않음. ㅜㅜ

 

 

이 젊은 남자도 생긴 것과는 다른 낭랑한 목소리로 노래를 해준다.

눈앞에 펼쳐진 절경에 잔잔한 BGM이 깔리는 느낌.

아~좋다!

누군가가 저런 목소리로 세레나데를 불러준다면?

아~ 좋겠다!!

역시 남자는 외모가 다가 아니야~!!

 

 

배의 승무원인 듯한 아가씨도 확성기를 들더니

시키는 이 아무도 없음에도 노래를 시작한다.

토가족들은 "흥" 이 넘치는 듯~

노래를 끝낸 아가씨가 마이크를 받아 노래해줄 손님을 찾는데,

순간 그녀를 바라보던 시선을 모두들 거둠.

애써 시선을 피하며 앞에 나서 노래하길 거부하는데...

역시 우리 민족은 "흥"이 부족한 듯? ㅋ

 

 

인공댐을 만들어 생겨난 호수 같지 않다.

마치 몇만년전부터 이 산의 품에 안겨있었던 듯한 자연스러움과 신비로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을만큼 산바람이 시원하다.

아~ 여기서 계속 뱃놀이나 하면서 있었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제 고작 시작일 뿐인 것을...

앞으로 돌아봐야 할 장가계의 명소가 많으니,

배에서 내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호수에서 내려 바라보니, 내려가야 할 길이 까마득히 보인다.

 

 

 

비에 젖은 나무와 식물들이 그 길을 싱그럽게 만들어주었다.

 

 

휘휘 돌아내려가는 계단 위에서,

계단이 왜 이리 많은 거야~ 불평도 해보았지만,

 

 

난간도 없는 가파를 돌계단을 올랐던 옛길을 보니,

투정과 불평이 입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계곡물은 또 얼마나 맑고 깨끗하던지...

 

 

발이라도 담궈보고 싶지만,

세계자연유산이라니 관광객의 한사람으로서 아끼고 보존해줄 의무를 이행하기로...

 

 

그런데 연못 속에 살고 있는 기괴한 물고기를 봤다.

 

특이하게도 네 다리를 가졌는데,

큰 덩치와는 안 어울리게 "아기 고기" 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유인즉,

되는 이 물고기가 울면 아기 울음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아기고기!

중국어로는 "와와어"!

 

1970년대만 해도 이곳 일대의 개울 어디서든 볼 수 있었는데,

피부미용, 두뇌개발, 빈혈치료에 특효라고 해서 동남아에 수출까지 했다고.

게다가 1급수에서만 살 수 있어 조금만 수질이 악화되면 사라진다는데,

지금 그 수가 많이 줄어 이곳에선 보호 수종으로 관리중!

아기 고기라는 이름과 안 어울리게 보통 크기가 60cm,

다 크면 2m 에 달한다고 하는데,

120년까지 사는 건 보통이고, 최고 300년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와와어(아기고기)는 이름처럼 어류가 아닌 양서류에 속한다.

지극히 불행하게도 중국인들에게 근거없이 탁월한 정력제로 지목되는 바람에

세계 멸종위기 100대 양서류중 1위에 오른 불쌍한 녀석이다.

 

아기고기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릴만큼

수억년의 장구한 이력까지 갖추고 있는

명보전 제대로 한 어르신인 셈!

 

 

보봉호수를 떠나기 전,

출퇴근 폭포 앞에서 인증샷 한 컷!

이제 이름만으로도 어마무시한 "장가계 대협곡"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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