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인도네시아여행-21>메뉴가 148개인 식당의 아주 특별한 쥬스 (항암제 10000배의 효과가 있다는 그라비올라 쥬스)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매뉴가 148개인 식당의 아주 특별한 쥬스

(항암제 10000배의 효과가 있다는 그라비올라 쥬스)


프랑스에 가서 페리고 지방의 흑트러플(Truffle;송로버섯)스프를 먹고,

모스크바에 가서 벨루가 캐비어(Beluga caviar)에

향기조차 매끄러운 샴페인을 먹어야 미식가가 아니다.


비록 남프랑스산 푸아그라(Foie grass)대신에 삼겹살을 굽고

특상품 꼬냑 대신에 투박한 막걸리를 떠다놓아도,

내가 있는 곳이, 내 앞에 있는 이가 사랑스러우면 그게 일미요 별미이다.

 

모처럼 차분한 인도네시아의 평일 하루,

민생고도 해결하고, 색다른 먹거리를 갈구할겸

인도네시아 지인님 앞세우고 잠자는 벗님 멱살 잡고 대문을 나선다.

 

또 어떤 음식과 풍경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까...



가딩 쓰라풍 몰(Gading Serpung Mall).

우리네 인도네시아 지인의 집에서 불과 3km정도 떨어진 지근거리.

 

유럽의 어느 거리, 미국의 어느 대도시의 백화점 분위기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다소 뒤떨어진 선입견 때문일까.

이런 자본주의 대도시의 고급지고 럭셔리한 쇼핑몰이 마냥 낯설다.



가운데로 흐르는 물 소리가 시원함을 더해주는데...

열대의 고온 다습한 열기를 식히기 위한 조밀한 공간 장식이 조화롭다.

아직은 이른 점심시간, 그것도 평일인 관계로 주위는 한산.



아이를 안고 나온 이 아빠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홀로...?

아이 홀로 남겨 두고 애엄마가 무단 가출이라도?

아니면 오늘은 특별히 아이는 아빠 담당?

 

인도네시아는 육아나 가사에 특별히 남녀 차별이 없다는데...

 

결국 남의 가정사에 허접한 삼류 소설을 쓰다가

옆에 있던 친구에게 한 대 맞고말았다.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먹거리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다채로운 쇼핑몰,.

온통 '맛있는 스넥', '맛있는 음료수'라고 자필자찬들이다.



히잡을 쓴 여인도 남자 앞에서 다소곳 머리를 조아렸다.

아마도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풋풋한 초보 데이트가 확실...

우리도 나무 그늘 아래 야외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았는데...

종업원이 큼직한 A4급 종이 한장을 던져주고 간다.


 

좁쌀 같은 글씨가 빡빡~

이게 뭐지?


무슨 물류회사 재고 현황같은 이 것의 정체는?

다름아닌 메뉴판...

 

자세히 보니 메뉴의 먹거리 종류는 총 148개!


 

한획 한획은 다 알겠는데 붙여놓고 보면 눈앞이 캄캄, 까막눈이 된다.


그래도 내 눈에 섬광처럼 튀어 오르는 메뉴 하나,

나시고렝...


그런데 가격이 1원 단위까지 세밀하게 나와 있는 것이 낯설다.

이런 류의 식당은 세금 10%와 봉사료 5~10%가 별도로 추가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식당에서는 음료수 주문이 먼저이다.

음료를 싫어하면 물을 주문하면 되고 물의 가격은 병에 들어서 나오면 유료이고

컵에 담겨져 나오면 공짜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음료는 나그네의 건강과 첫 경험을 위하여

그라비올라(sirsak) 주스와 케돈동(kedondong) 주스.



주문한 순서대로 음료수가 먼저 서빙된다.

재미있는 건 그라비올라 주스엔 이런 앙증맞은 숟가락이 꽂혀서 나온다는 것.



그라비올라 과육이 제대로 들어가 있어

과육을 건져 먹으라고 특별히 숟가락을 제공한 것.


그 맛은 담백해서 부담이 없다.

달콤해서 목넘김이 탁월하다.

새콤해서 지금도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넘어간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

  

그라비올라는 인도네시아말로 '씨르삭<Sirsak-새콤한 주머니>'이라고 부르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TV 프로그램에 경쟁적으로 노출 되는 바람에

묘목에서 부터 관련 건강 식품으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일반 화학 항암제의 10,000만 배나 된다는 항암식품으로,

잎은 차로, 과일은 음료나 약재로 최고의 열대 작물로 각광을 받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 지방에서는 열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터.

 

조만간 그라비올라 과육 주스가 캔에 담겨

우리나라 시장에 오를 것임을 섣불리 확신한다.

 


케돈동(Kedondong) 주스도 새콤 달콤한 것이 꽤 맛있다.

구연산이 많아 현지인들이 피로 회복용 과일로 선호하는 과일이란다.

 

 

<사진 출처 - 다음 이미지>

 

케돈동은 망가 사촌 동생뻘쯤 되는 과일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골든 애플(Goldenapple)'이라하여

사과의 사이비 친척 정도로 호칭한다.

 

그라비올라 주스, 케돈동 주스...

둘 다 내겐 처음으로 맛을 선사한 기특한 녀석들이다.

기억해 두겠어~!

 

 


누들 마니아인 친구가 시킨 볶음 쌀국수인 비훈고렝(Bihun goreng).


우리의 소면보다 더 가느다란 쌀국수를 기름에 볶고

각종 야채에 닭고기를 첨가한 전통 인도네시아의 음식.

면발은 부드럽고 가미된 향신료의 향취도 과하지 않고 담백하여

우리의 입맛에도 썩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약간의 매운 맛을 추구한다면 인도네시아 특유의 매운 고추 절임인

'짜베 라윗(Cabe rawit)'이나 '삼발(Sambal)소스'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소스 이름만 기억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소스는 공짜로 제공한다.

즉 알고 가면 더욱 맛있게, 모르고 가면 그냥 남들처럼.

 


드디어 내가 시킨 인도네시아 볶음밥인 나시 고렝(Nasi goreng)~

 

이번엔 특별히 시푸드(seafood) 나시고렝.

인도네시아에 와서 벌써 몇 번 째인지 모르겠다.

주구장창 나시고렝만 먹어왔으니...

 

우리의 인도네시아 지인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전생에 나시고렝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은 게 틀림없다"고.

 


그런데 해산물 나시고렝에 해산물은 새우 한마리와 몇 개의 어묵 조각 뿐!

해산물(Seafood)이라는 타이틀이 조금 아까웠으니...

그래도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이 다 먹었다.

 

왜냐고?

나시고렝은 항상 맛있으니까~

그리고 나시고렝 귀신까지 붙었다고 매도 당하는 판에

억울해서라도 악착같이 다 먹고 일어나야지~

 


결코 잊을 수 없는 인도네시아,

그리고 더 잊을 수 없는 나시고렝.

 

<사진출처-다음 이미지>

 

인도네시아에서는...

고귀함과 부귀 그리고 번창함을 추구하는 생일, 약혼, 결혼등의

잔치상에는 어김없이 노란 색 밥이 등장한다.

 

인도네시아 잔치상에서는 절대 뺄 수 없는 노란색 밥인

나시 뚬뻥(Nasi tumpeng).

뚬뻥(tumpeng)은 원추형 뿔이라는 뜻.

 

반면,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장례식 같은 곳에서는

노란색 밥 대신에 흰색 밥이 차려진다.

 


중국이나 서양인의 밥상은 음료가 분위기를 잡고 뒤를 이어

수프가 입맛을 돋우면 야채와 고기가 주인공처럼 식탁을 호령하다가

커피나 아이스크림이 뒤를 받쳐 기나긴 식사의 마무리를 하는

단계별 시간 전개형의 구성을 갖는데,

 

우리네 한국의 식탁은 그야말로 한 판에 세팅이 완료되고

완벽히 한 상이 차려진 이후에야 비로소 둘러앉아 식사에 돌입하여

순서 없이 자신의 기호에 맞춰 수저를 휘두르는

일습식 공간 전개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그들의 육식형 식습관과

우리네 잡식성 식문화의 차이에서 비롯 된 것일터.

 

서양식도 한국식도 아닌 인도네시아의 음식과 음료,

비록 1인당 우리 돈 5,000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우리네 이바지 밥상보다도 프랑스의 풀코스 궁중 음식보다도

훨씬 맛있고 의미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한 끼 였으니...


그래서...

오늘도 나는 행복한 삼시세끼였다.


여기요~민따본 주세요~!

친구야 계산하렴~

 

그런데...

계산은 지인분이 대신 하셨다....

 

*민따본(Minta bon: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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