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인도네시아여행-22>적도의 하늘밑을 달려 2,000리, 족자카르타 가는 길!!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까지...

 

인도네시아인들은 족자카르타를 그냥 '족자'라고 부른다.

족자까지 가는 길은 아주 쉽다.

국내선 비행기를 타면 한시간이면 닿는다.

급행 열차를 타면 8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쉬엄쉬엄 에두르고 둘러서 적도아래 800km의 도로를 선택했다.

괴나리 봇짐 등에 메고 짚신짝 엮어서 걸어서 가자고 제안했다가

친구의 주먹세례에 혼쭐이 나고 그나마 허락 받은 우리의 담대한 육로 루트...

 

족자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나그네들이 선택하는 항공 루트를 버리고

과감히 선택한 우리의 2000릿길 국도를 따라간다.

 

 

족자카르타는 Jogja(번영)와 Karta(평화)가 결합하여 '평화의 도시'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명칭은 '욕야카르타(Yogyakarta)'이다.

족자는 자바인의 정신적인 지주의 고향이다.

세상의 최대가 그 곳에 있어서 의미를 더하고

인도네시아인에게는 문화의 도시, 혁명의 도시, 역사의 도시라 읽히고 있어서 더 의미롭다.

 

 

출발하기 전 충분한 차량 정비와 휴식을 장착한 우리의 든든한 기사(그는 바로 족자가 고향이다)와

목구멍까지 찰랑대도록 가솔린도 채우고 거기다 튼실한 주전부리와 맥주 한 박스를 포함한 음료도 완비,

우렁차게 진군가를 나부끼며 보무도 당당히 출발...

  

요즘도 하루에 한두번씩 시원하게 비를 내리 쏟는데,

오늘은 하늘까지 보우하사 우리의 길마지기를 돕는다.

 

 

 


인도네시아의 도로 사정은 형편은 별로 안 좋다.

이름만 국도일뿐 노면이나 보호 장치등은 형편없다.

  

도로가 고르지 못해 자칫 속도를 냈다가는 자동차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속도를 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

좁은 도로에 차가 많다보니 장기 정체와 사고는 다반사.

 

 

사고라도 나면 대책이 없다.

우리도 교통 사고를 만나 1시간 가량을 제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인도네시아의 길위에서 비롯되는 모든 사고와 불편함들은

일찌기 도로의 일부로 체념하고 받아들여야 풍토병이 안걸린다.

 

 

차가 막혀 서거나 서행을 하면 그저 얌전히 오수를 즐기거나

이처럼 창 밖에 마련된 경치를 완상하면 그 뿐이다.

투덜대거나 욕지거리를 뱉어내봤자 본인의 정신 건강만 피폐해질 뿐.

 

 

도로의 가장자리는 오토바이족들이 완벽히 점령~

창문을 열었다가는 적도의 더운 열기보다 오토바이가 뿜어내는 매연에 질식을 한다.

 

 


인도네시아는 운전석이 우리랑 반대라 간혹 헷갈린다.

그나저나 이렇게 막혀서야 어느 세월에 족자카르타까지?



시골길을 갈 때는 그나마 나의 애간장을 주무르는 열대과일이 있어서 반갑고.

지금 시절에 제철 과일인 잭푸룻(Jack fruit)이 즐비하다.

어지간한 성인 머리 보다 훨씬 더 큰 성과는 크게는 30kg이 넘는다.

 

<사진/다음 이미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잭푸룻, 그것도 한 나무에 많게는 수십개가 주렁주렁,

왜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복 받은 열매가 없는 게야~?

 


길가에 있는 대단히 불유쾌한 화장실들.

하지만 변의가 있어도 참고 싶어진다.

 

인도네시아에서 이런 류의 화장실은 화장지가 없다.

물 한바가지로 모든 것(?)을 해결을 해야한다.

하기야 통계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만이 휴지나 그와 유사한 것을 사용한다고 하니.

그리고 세계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맨손으로 식사를 한다고.


 

간혹 급할 땐 주유소에 있는 화장실 이용!!

여기도 불유쾌한 분위기나 후각 체험은 매한가지.

 


길가에 자리 잡고 있는 학교는 규모가 조그맣다.

운동장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듯한 일반 주택 느낌.

 

누구는 그렇게 말한다.

인도네시아인들의 행복지수가 유달리 높은 까닭이 있다고.

 

첫째, 노력 지수가 떨어지고 목표의식이 약하단다.

알라신이 나의 인생을 좌우하고 있으므로 나의 팔자는 이미 결정되어있고

알라신에 대항해서 팔자를 바꾸는 일조차 신에 대한 반항이며

그래서 내일에 대한 걱정 또한 없다는 것이다.

둘째, 교육열이 없고 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의식도 없다.

골치아픈 공부는 학교에서만 해도 충분히 고생인데

구태여 집에까지 와서 괴외니 복습이니 추가 공부를 더할 필요가 없단다.

인도네시아의 학생들은 정말 좋겠다.

 

셋째, 식민독재자들의 우민(愚民)정책으로 인해 고급 지식이 결여되어 있다.

피지배자에 대한 열악한 교육시설(시험 기자재및 체육시설)과

편협된 교과목들로 구성된 대부분의 학교 규모는 턱없이 작다.

대단위의 학교 규모는 식민지 지배자의 기피 대상이었다니.


 

인도네시아 지인님의 말씀에 의하면,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을 때,

그들이 인도네시아 국민이 건강해지는 걸 그다지 원치 않은 관계로,

체육 교육은 애초부터 교과목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

 

그런데, 식민지배가 끝난 지금까지도 학교에 운동장이 없는 이유는?

식민지배가 끝나고 독재권력이 들어서면서 군부 독재자들

시 국민의 체력이 강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는...

 

당연이 이루어져야 할 지덕체 교육이 어떤 이들의 사심으로

변형되고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 씁쓸~



쉬엄쉬엄 느릿느릿, 결국 족자카르타는 하루만에 닿기엔 무리였다.

 

먼 길에 나그네는 못 쉬어도 차와 기사는 반드시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도중에 뜨갈이라는 도시에서 하룻밤을 쉬어가기로.

그런데 호텔임에도 밥값이 더없이 착하다.

 

그렇게하여 저녁식사는 호텔 라운지에서 하기로 했는데,

오늘의 메뉴도 변함없이 나시고렝.

그 놈의 나시고렝 때문에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오는 지인의 핀잔,

 

영락없는 오랑깜풍(촌놈) 같으니라고~



 명색이 호텔이라고 라이브 음악까지...

현란하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조명과 은은한 선률,

거기다 적당한 에어컨의 냉기에 이국의 향취 섞인 맥주까지...

 

그런대로 대충 아름다운 밤이에요~

그날 호텔 레스토랑에는 달랑 우리 일행 뿐이었으니...

 


 

물경 우리돈  1,500원짜리 나시고렝에 달걀 프라이까지...

세상의 모든 먹거리는 다 아름답지만 나시고렝은 더 아름다와요~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인도네시아 고추는 적응이 안된다.

인도네시아의 고추맛은 매운 지수인 스코빌 지수에 상위권에 있지도 않은데,

이 놈을 잘못 입에 넣었다간 불이 나기에 아예 원천봉쇄.

하지만 우리 지인께서는 전혀 부담없이 잘만 드신다.

 

고국의 국적만 고수했지 원주민 다 되신겨~!

 


뜨갈에서 맞은 다음 날 아침.

어김없이 간 밤에는 비를 뿌리고 갔는지 하늘엔 물감을 뿌렸다.

 


아침 커피 한 잔 할 겨를도 없이 오늘도 부지런히 달린다.

어느새 하늘은 구름모자를 벗고 나그네의 길을 밝히고.

머리속에는 오늘 맞이할 새로운 도시에 대한 기대로 충만.

 


이번엔 용안(龍眼/Longan)이다.

 

용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용안이라 불리는 이 과일은

인도네시아에서는 렝뗑(Rengteng)이라 부른다.

 

<사진/다음 이미지>



 

가지 째로 저울에 달아 무게로 가격을 매기는데...


 

우리나라엔 있지만 인도네시아엔 없는 것!

바로 "덤 문화" 이다.

1kg을 달라고 했더니...

 

g당 가격을 매기는 마트도 아니고,

정확히 1kg을 맞추고는 한 알도 더 끼워주지 않는 야박함이라니...

 

열대 과일 맛에 심취해 그 야박함도 금세 있긴 했지만

한국 재래시장의 한줌 인심이 문득 그리웠다.

 


자바섬은 이른바 세계 시장의 4대 커피인 자바 커피(Jawa coffee)의 원산지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도로 너머로 커피 열매가 속살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 심기만 하면 적도의 태양빛이 키워내고 열대성 폭우가 물을 주는

보면 볼수록 이 땅은 축복 받은 땅이란 생각이다.



 크기도 튼실, 갯수도 풍성, 뒤따라 나그네의 부럼움도 듬뿍.

이 땅의 원주민들이 마냥 게으르다고 몰아 세워서는 안될 일이다.

이 나라의 하늘이, 땅이, 이 사람들을 그렇게 살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도록

따뜻하고 기름지게 설계해 놓았기에 이 땅의 사람들이 여유있게 사는 것일 뿐.

 

사계절에 맞춰 뼈빠지게 일을 하고 대비를 해야만 겨우

긴 긴 겨울 날을 넘길 수 있도록 길들여진 우리가 불쌍할 뿐이다.

 


새들이 먹을까봐 별도로 싸둔 저것은 나의 인도네시아 주전부리 1호인 람부탄,

멀리 숲에 있는 것은 먹어도 좋으니 마을 가까이 있어서 수확이 용이한 것은

새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창살을 둘렀다.

새븓리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야속도 하지...


 

좋은 땅 좋은 환경에 뿌리를 둔 초록 왕성한 나무들이

울울창창 하늘을 가리며 큰키나무의 키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저 큰 높이에서도 향기 고운 꽃이 열리고 사람이 먹어도 좋을 굵직한 열매를 단다.

아무튼 부럽고 탐나는 풍경이다.

 

 

족자카르타, 족자...

1박 2일 동안을 적도의 하늘 아래를 달리고 달려 드디어 당도했다.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살아 있는 박물관 도시,

족자카르타는 자바인의 고결한 철학을 품고 있는 도시,

족자카르타는 불교인이라면 반드시 찾아야할 회교국의 불교 유적의 도시...

 

오랜동안 꿈꾸고 상상했던 그 도시에

꿈이 아닌 현실의 시각을 탑재하고 당당히 도착했다.

 

이제부터 꿈이 아닌 현실의 오감으로 이 도시를 섭렵해갈 것이다.

나의 내일은 얼마나 흥미로울까...

 

족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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