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제주여행] 재미 가득~ 제주민속오일시장 둘러보기~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우리들은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가진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무소유(법정스님) 중에서-

 

그렇게 늘 무소유를 노래하지만

이 노래가 뚝 끊어지게 만드는 곳이 있으니

바로 재래시장이다.

 

재래시장에 가며 싸고 좋은 물품들이 많아

소유하고픈 마음이 샘솟기 때문이다.

 

 

마침 오일장의 장날이 딱 맞아 떨어져 찾아간 곳.

여기는 2, 7 장으로 열리는 제주시 민속 오일시장이다.

 

 

말로만 들었던 곳.

그런데 직접 와보니 어마어마한 규모에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시장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물품의 유혹이 많다는 것!

무소유의 굳은 심지가 얼마나 굳게 지탱해줄지 걱정이다.

 

 

그런데 시장 초입에서 아주 불쌍한 표정을 하고 있는 강아지 한마리를 만났다.

주인이 잠시 묶어두고 장보러 간 모양인데,

 

 

묶여 있는 곳이 오토바이다.

ㅎㅎㅎ

개를 묶어두기 위한 용도의 오토바이인지

오토바이를 지키는 용도의 강아지인디...

아무튼 저 녀석도 넓은 시장 안에서 갖고 싶은 게 많은 듯~

 

 

제주 민속 오일시장의 간판은 어시장이다.

 

 

생선을 구매하기 위해 온 사람이라면

너무 넓어 어디로 가야할지,

종류가 하도 많아 어떤 걸 사야할지,

꽤나 갈팡질팡하게 될듯.

 

 

제주에 왔으니 저 미끈한 은갈치 녀석이 탐나긴 하지만,

저 녀석을 데리고 비행기를 탈 생각을 하니 냄새는 어떻게 하냐고...

그래, 무소유!!

 

 

이 계절 가장 눈에 띄는 건 뭐니뭐니해도

제주산 오렌지 4자매.

귤, 한라봉, 천혜향, 황금향!

 

하지만 이 녀석들을 들고 갈 생각하면 어휴~ 얼마나 무거울까.

그래, 무소유!!

 

조영남이 노래했던 화개장터 못지 않게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대형 장터!

 

 

새소리가 듣고 싶을 땐 굳이 숲에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시장 한 켠엔 새들의 합창 소리가 낭랑하게 들린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새끼 강아지도 장터에 팔려나왔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마리 품에 안고 오고 싶었지만,

그야말로 강아지에 얽혀서 살 삶을 생각하니,

그래, 무소유!

 

 

채소 가게 아저씨는 팔 채소들을 곱게 다듬고 계신다.

한 손은 장갑도 벗고 채소에 손맛을 더하고 계시는 중.

 

 

제주를 대표하는 채소라 할만한 브로콜리.

그 싱싱함에 눈독을 들이게 되지만,

참아야 하느니라.

 

 

우리집 근처 마트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제주산 품목들.

 

 

요즘은 겨울냉이가 대세라더니,

한웅큼 사서 냉이된장국이라도 끓이고 싶지만,

아, 난 지금 여행중이지~

 

 

이 감자 앞에서 난 웃음을 빵 터트렸다.

국내산 옆에 적혀 있는 "육지" 라는 두 글자 때문.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육지로 불린다는 사실이 넘 웃겼다.

 

 

마트에 가면 유독 비싸다고 생각되는 품목이 이 채소들인데...

싸고 싱싱한 야채들을 눈앞에 두고 하나도 사갈 수 없는 현실이 서글퍼진다.

그래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은,

난 여행자 신분이라는 것,

그리고 난 바다 건너온 육지인이라는 사실!

 

 

먹거리 장터는 이미 만원이다.

그래 너무 무소유만 마음에 새기느라,

먹는 즐거움을 잠시 잊고 있었다.

배에 넣는 것은 소유가 아니잖아.

 

 

그 때 눈에 띈 빙떡!

 

 

언뜻 보기엔 강원도에서 먹는 메밀전병과 닮았다.

 

 

철판에 굽는 것은 메밀로 만든 피가 맞다.

 

 

다만, 메밀전병과 다른 것은 빙떡은 속에 무를 채썰어 익힌게 들어간다는 사실.

 

 

메밀 피에 무를 넣어 돌돌 말아 먹는 것이 빙떡인 셈.

 

 

하나 700원이라고 해서 딱 하나 사서 먹어봤는데,

속에 김치 소가 들어가는 강원도 메밀전병이 훨씬 맛있는듯...

밍숭맹숭한 맛이 내 스타일은 아니다.

 

 

미끼를 덥썩 문 붕어가 재미있다.

하지만 붕어빵도 꾹 참고~

 

 

빛깔 고운 은행도 애써 외면하며,

 

 

시장을 나올 때 보니, 손에 들려 있는 건

제주전통감귤 한과 한봉지!

 

 

속에 귤로 만든 조청이 들어있는데,

많이 달지 않고 바삭한 것이 정말 맛있다.

 

제주 민속오일시장에 와서 건진 거라곤

한과 한봉지지만,

충동구매해서 후회하고

짐되서 거추장스러운 것이 없으니

오늘 오일시장 둘러보기는 대성공?

 

무소유는 참 아름다운 것이다.

여행자에겐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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