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제주여행] 제주 안의 감성 마을 <대평리>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감성...

사전적 정의야 어떻든,

나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이다.

감성이 충족되는 여행!!

 

그런데 감성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충족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 다녀왔던 제주의 한 마을에서

감성이 충만해짐을 제대로 느꼈으니,

그 마을을 일러 나는 '감성마을'이라 부르고 싶다.

 

 

강원도 화천에 가면 실제로 <감성마을>이라 이름 붙은 곳이 있다.

이외수 작가가 살고 있는 곳!

화천에 갔을 때 살짝 들러봤는데,

그 마을이 이외수 작가에겐 어떤 감흥을 줄진 모르겠으나,

그곳을 방문한 이의 감성을 크게 깨우는 곳은 아니었다.

결국 한 사람만을 위한 감성마을이었던 걸로...

 

 

그런데 모두가 더불어 살면서

아기자기한 감성을 나누고 있는 마을이 제주 안에 있었으니...

 

 

진정한 감성마을이라 이름 지어두고픈 이곳은,

제주에선 '난드르'라고도 불리는 '너른 들'

대평리이다!

 

 

올레길 9코스길 위에 있는 이 마을은

박수기정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데...

 

 

박수기정이란 박수와 기정의 합성어로,

바가지로 마실 샘물(박수)이 솟는 절벽(기정)이라는 뜻이다.

130m 높이의 깎아지른 이 절벽을 직접 앞에서 올려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눈에 띄는 이국적느낌의 건물 하나.

그 담벼락에 그려져 있는 그림마저도 어쩜 이리 감성적인지..

 

 

 

 

 

 

 

 

음식점 이름 하나도 허투루 짓지 않은 것 같다.

대평리의 평화로운 분위기에 잘 녹아 있는 느낌!

 

 

발길이 머무는 곳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이름도 감성을 기준으로 따로 심사를 하나?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안내문도

상당히 살갑다.

활짝, 살짝, 가끔...이런 부사어가 문장을 맛깔스럽게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캘리그라피 손글씨도 이 마을에서는 더욱 정겨운데...

 

 

법보다 밥!

이처럼 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집이라면 밥 한그릇 먹고 가야 하겠지만

대평리를 둘러보다보니 충만한 감성에 이미 배부르다.

나에겐 밥보다 감성!

 

 

보고 있으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표현들~

참 사랑스럽다.

 

 

맨날 맨날 즐거움을 모드로 하고 있는 이 집은 들어가서 차 한잔 하고 싶었으나

무슨 일인지 문을 안 열었네.

 

 

비수기라 그런지 비록 문은 닫혀 있지만

게스트하우스 들어가는 길목은 상당히 낭만적이다.

 

 

이 풍경에서 나의 시선을 끈 것은 황금빛 귤나무가 아니다.

의자들이 신고 있는 신발!

 

 

저 테니스공 신발은 보통 가정집에서 바닥에 흠집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자에 신기는 신발인데

야외에서 왜 저 신발을 신고 있을까...

그 답을 알아내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의자를 이리 저리 끌 때 잔지가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으리라.

실제로 의자 주변의 잔디들이 상하지 않고 싱싱하게 살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잠시나마 아무것도 아닌 집안의 바닥 흠집만 생각하고

정작 생명있는 잔디는 보호해야 하다는 생각을 못했던 나를 반성!!

 

 

이건 어느 까페의 건물벽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올레길을 안내하는 간세와 커피 그리고 책...

보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봇대가 걸림돌이 되기 보다는

전봇대도 완벽하게 도화지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이 경이롭다.

 

 

이 동네는 길고양이마저도 풍류를 알 것 같고

 

 

집 지키는 개도 손님들의 감성을 헤아릴 줄 아는 듯 하다.

 

 

동네를 한바퀴 돌고 다시 해안가 등대로 돌아왔는데...

남자가 여자친구의 사진을 멋있게 찍어주려는 것 같다.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레 다가갔는데...

 

 

미동도 않던 여인은 알고보니 조형물이었다.

속았지만 유쾌함을 주는 반전.

감성마을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모두 감성적이다.

 

 

이곳 대평리는 하루 묵어가려고 무심코 찾은 마을이었다.

그런데 하루 묵어가기엔 최고의 마을이라는 인식을 나에게 확실히 자리매김한 듯.

 

무슨 박물관, 무슨 뮤지엄, 이런 것들이 백개가 넘는다는 제주도.

하지만 이곳 대평리는 입장료 한 푼 받지 않고 감성충전을 제대로 해주니,

제주 안의 진정 숨은 보석 같은 마을이라 해도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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