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라오스를 여행하다보면 "이러니까 라오스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될거라고.
아무래도 우리보다 후진국이다보니
낙후되어 있는 것도 많고, 불편함도 따르리라는 것을
미리 대비하라고 예방주사를 맞힌 것 같다.
그렇게 라오스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밤거리를 나섰는데...
웬걸?
이게 정말 라오스야?? 할만한 풍경을 만났으니,
우리 눈 앞엔 탓루앙이 우뚝 서 있었던 것이다.
탓루앙 (Wat Thatluang)...
국민의 90%가 불교신자인만큼 라오스에는 불교 사원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이 탓루앙은 라오스 불교의 근간이 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원이라 할 만하다.
탓루앙의 별명은 황금사원!
초창기 이 사원을 만들 당시, 금 450kg이 들어갔다고 한다.
물론 이후 외부의 침략으로 인해 소실되고 복원되는 과정에서
얼만큼의 금이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탓 루앙은 그 자체로 위대한 탑이다.
라오스어로 탓(That)이 '탑'이라는 뜻이고
루앙(luang)이 '위대한'이라는 뜻이니
탓루앙은 '위대한 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탓루앙이 위대한 탑으로 불리는 이유는
이곳에 부처님의 가슴뼈와 머리카락이 안치되어 있기 때문.
라오스 3대 축제 하나로 11월의 탓루앙축제가 꼽히는데,
일주일의 축제 기간동안 전국의 스님들이 모두 이곳에 모인다고 한다.
라오스 국민들도 이곳 비엔티엔에 있는 탓루앙에서 탑돌이 한 번 하는 걸 평생의 소원으로 여길 정도라고.
탓루앙 앞에는 거대한 보리수나무가 자리잡고 있는데,
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아저씨의 크기와 비교하면...
와우~ 도대체 몇배인지!!!
탓루앙 앞에는 동상 하나가 있다.
라오스의 옛 왕인 셋탓티락왕!
450년 전, 라오스의 수도를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엔'으로 옮긴 장본인이라고.
1975년 사회주의 혁명 때 마지막 왕과 가족들이 북부로 유배되면서
왕정시대는 끝났기에,
현재 라오스에는 왕 대신 스님이 숭배의 대상이라고 한다.
탑 주변에는 불상들이 많은데,
대부분 편안하고 너그러운 느낌을 풍긴다.
그 중 부처님이 돌아가실 때의 모습을 한 거대 와불상이 눈에 띄는데...
부처님의 발바닥엔 법의 수레바퀴가 그려져 있다
이를 일러 불가에서는 '법륜'이라 한다고.
법륜이 선명하게 새겨진 부처상과 눈부시도록 빛나는 불탑!
불교의 나라 라오스에 와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실감난다.
멋스런 탓루앙. 그런데 주변 계단 난간의 조형물이 다소 조악한 느낌이다.
알고보니 프랑스가 라오스를 지배하면서,
인도차이나 전쟁이르 파괴된 유물 복원작업을 했다고 하는데...
유럽인들이 한 복원이라 이리도 어색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사소한 난간 조형물에도 사실은 엄청난 의미가 숨어있다.
언뜻 보기엔 한마리로 보이지만, 실은 여기엔 두 마리의 용이 있다.
아랫쪽 용이 큰 입을 벌려 앞에 있는 용의 몸통을 삼키고 있는 형상.
뒤에서 삼키고 있는 용은 프랑스.
앞쪽에 있는 용은 라오스를 의미하며 만든 것.
즉, 프랑스가 라오스를 삼키겠다는 의미!
용이 발로 누르고 있는 이 물고기는 라오스 국민을 의미한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물고기의 눈에선 눈물이...
문득 궁금해진다.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왜 라오스 국민들은 이런 흉악한 조형물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걸까...
불상 주변으로는 나가신도 보인다.
머리가 여러개 달린 뱀.
석가모니가 수행을 하는 동안
비바람이 치거나 홍수가 났을 때
똬리를 터서 부처를 구했다는 뱀머리를 한 신의 형상!
나가신의 머리는 항상 홀수로 있는데,
이곳에서는 7마리의 나가신이 흔히 보인다.
비엔틴엔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파뚜사이도 그랬지만,
이곳 탓루앙도 밤에 야경으로 보는 게 훨씬 예쁘고 멋있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더욱 빛나는 탑!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성스러운 탑이라기 보다는
동심을 자극하는 황금성 같다는 느낌이 더 크다.
탓루앙 사원앞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광장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기도 하고
큰 스님들의 다비식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축제가 없을 때는 대부분 이리 한산한 모습인듯.
처음 알았다.
라오스에도 애완견이 있다는 사실을...
저 정도의 개를 키운다는 것은
혹시 당간부의 자제분들?
세계에서 가장 심심한 수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비엔티엔.
그런데 잠시 머물러보니,
그 '심심한' 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요란스럽지 않음이 고요함으로 와 닿았고,
그 심심함이라는 것은 차라리 오감을 활짝 열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니까 라오스지~"라는 말도 혀를 끌끌 차면서 할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그들만의 문화를 보존하고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세상에 내어놓은 걸 보면서
앞으로는 "그러니까 라오스지!" 라는 말을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