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참 괜찮은 소설을 만났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초기작 <그대의 차가운 손>!
맨부커상은 영어로 작품을 쓰는 영국연방 국가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가장 뛰어난 소설을 선정해 수여하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2005년부터는 2년에 한 번씩 비영국연방 작가와 번역가를 대상으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여하고 있다.
거기에 우리나라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가 후보로 올라있는 것!
5월 16일에 최종 수상자를 발표한다니 한번 기대를~^^
<채식주의자>를 구입하러 갔다가 얼떨결에 먼저 손이 가버린 책, <그대의 차가운 손>!
손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독립적인 기관이다.
더불어 손은 제2의 얼굴이기도...
손의 생김새와 동작을 관찰하면 그 사람이 얼굴 뒤로 감춘 것들의 일부를 느낄 수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한 이야기이다.
필요에 의해, 때론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쓰고 사는 우리들.
석고를 이용해 얼굴을 뜨고, 몸을 뜨고, 손을 뜨는 그 모든 행위를
우리가 쓰고 있는 가면, 가식, 껍데기를 벗는 행위로 의미를 부여하는 게 흥미롭다.
손은 혀와 눈이 달린 얼굴과는 달리 정확한 말을 하지 않는다.
말하려 하지만 말할 수 없고, 가리려 하지만 역시 다 가리지 못한다.
결국 얼굴보다 위험한 부위이면서도 어찌보면 얼굴보다 교묘한 탈이다.
외모가 최악인 여자의 고운 손...
외모가 최상인 여자의 컴플렉스 담긴 손...
그 극단적 대비를 통해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가식을 깨고 가면을 벗으라고 외치는 것 같다.
그 울림이 어찌나 절절하던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인간의 껍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시간.
<그대의 차가운 손(2002)>은 작가가 30대초반의 나이에 썼던데,
문체나 표현력이 어찌나 흡입력 있던지...
그렇다면 최근에 쓴 소설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당분간은 한강작가의 소설에 파묻혀 살게될 듯 하다.
<채식주의자(2007)>,
<바람이 분다, 가라(2010)>,
<희랍어시간(2011)>,
<소년이 온다(2014)>...
그녀의 소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