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일본큐슈여행] 일본어를 못해도 불편하지 않은 자유여행~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두 여인이 의기투합하여

무작정 비행기 타고 일본큐슈여행을 오긴 했는데,

문제는 둘다 일본어를 전~혀 못한다는 것!



한국에서는 나름 인텔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에 오니 문맹이 따로 없다.

일본어를 보고 의미를 파악하기는 커녕,

읽는 것부터가 불가하니...


예부터 일본어를 배워보겠다고 일본어 책을 사서는

히라가나만 외우다가 끝낸 것이 몇 번.

그런데 그 히라가나도 가물가물한다.


그.런.데...



하늘은 스스로 돕지 않는 자를 돕기도 하는 듯.

공항에서 나오는데 안내판에 한글이 딱~



공항 안에만 그런가 했는데,

공항 밖에 나와도 한글의 행진은 계속 이어졌다.

굳이 일본어 안되는 내가

영어 안되는 일본 사람들 붙들고

어렵게 손짓 발짓을 할 필요가 없는 것.



셔틀버스도 "이거 국내선 청사 가나요?" 라고

일본어나 영어로 굳이 물을 필요가 없다.

노선판에 "국내선"이라고 자랑스러운 한글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니 말이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국제선 청사에서 국내선 청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데

그 셔틀 버스는 무료~

그 버스 안에 시티 관광패스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는데

거기도 한글 설명이 매우 친절하게 나와 있다.

마지막 줄 "편리하고 이득인 프리패스입니다" 에서는 웃음이 빵~

편리함과 프리패스 사이에 놓여 있는 "이득" 이라는 말이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따로노는 느낌.

그래도 이렇게나 친절하게 한글로 설명을 해주는데

저 정도야 애교로 봐줄 수 있을 듯. 



지하철 역에도 한글이 반긴다.

이쯤되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릴 판.



지하철 노선도에도 생소한 지명들이 한글로 적혀 있으니

여간 유용한 게 아닌데...



경제적이고 편리한 지하철 1일 승차권에 대해서도

한글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

몰라서 못 쓰거나 이해를 못해서 잘 못 쓰는 경우는 없겠다.



지하철 이용 티켓을 구입하는 판매기에도

"한국어" 버튼만 누르면 모든 설명이 한글로 뜬다.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 안 역 표시창에도

한글 설명이 나오니, 여기가 어디지~ 하며 두리번 거릴 필요도,

내가 가는 역까지 정거장 수를 셀 필요도 없다.

심지어 안내방송에도 한국말이 나올 정도니...

하긴 우리나라 지하철에도 일본어 방송이 나오는데,

어쩌면 일본도 한국어를 우대해주는 것이 당연한 처사일지도.



쇼핑을 하는데도 별 어려움은 없다.

이렇게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놓은데다

어떤 매장은 한국어가 가능한 일본인 점원을 한명씩 배치해두고 있을 정도.

그 점원이 한국어를 너무 유창하게 잘해서,

혹시 한국 사람 아니냐고 했더니,

토종 일본인이란다.



사실 그 어떤 화려한 상품 광고보다

한글로 적혀 있는 저 "인기상품" 네 글자에 호감도가 올라가

구매욕구를 느낄 정도.

우리나라에도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 가면

일본말로 적혀 있는 걸 보곤 하는데

그걸 봤을 때 일본인들도 같은 느낌이겠구나 하는 걸

일본큐슈여행을 와서 비로소 체감해본다.



물론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가 한국어로 세밀하게 안내되어 있는 것은 아니니

필요할 땐 영어로 물어보기.


그런데 또 하나 놀라웠던 건,

불과 10년 전에 일본을 찾았을 때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어를 찾아보긴 하늘에 별따기였고,

웬만한 관공서에서조차 영어가 통하지 않았는데,

10년 사이 일본이 글로벌해졌다는 점이었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어도 웬만한 영어는 통하고

한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많이 애썼구나 하는 걸 느꼈다.


늘 가깝고도 먼나라였던 일본.

지리적으로는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심리적으로는 가장 배척하고 있었던 나라.

영어조차 통하지 않는다는 것에 심한 불편을 느끼고,

일본은 여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라라고 밀어두고 있었는데,

상황이 이러하다면 종종 일본 여행을 도모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


지금 양국 관계는 꽁꽁 얼어있지만,

일본큐슈여행 가서 직접 느낀 감정은

일본은 어쩌면 멀지만 가까운 나라일 수 있다는 점.


아무튼 친절한 한국어 덕에 매우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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