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일본큐슈여행] 벳푸에서 버스타고 지옥순례, 마침내 손에 쥔 지옥행 티켓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오이타 현 벳푸 만의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벳푸.

일본에서도 최고로 손꼽힐 정도로 질 좋은 온천수가 솟아나는 온천파라다이스이다.

3000여개의 온천이 있는데다

사람이 입욕할 수 있는 온천수량이 매분 10만 리터씩 뿜어져 나온다니

정말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온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러다보니 연간관광객 수가 도시 전체 인구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가히 온천을 위한 온천의 도시라 할 만 하다.

벳푸에 내리자마자 뭔가 후끈한 느낌이 드는 건 단지 기분탓만은 아닌 듯.


후쿠오카에서 출발,

슈퍼소닉열차를 타니 벳부까지 2시간이면 도착한다.

기차편만 잘 알고 있으면

큐슈 지역 여기저기를 돌아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북큐슈레일패스 3일권을 사왔는데

상대적으로 여행 기간을 그리 길게 잡지 않고 온 것이 많이 아쉬울 따름...

다음에는 좀 더 넉넉한 시간을 두고 큐슈 여행을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그렇게 기차를 타고 벳푸까지 달려온 이유는 지옥여행을 하기 위함이었다.

지옥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입장권도 끊어야 하는데...


지옥을 가려고 우리가 이렇게까지 애를 쓰나 하며

함께 갔던 안피디님과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온천도시 벳푸.



재미있는 사실 하나,

세 줄기로 피어오르는 증기가 인상적인 온천마크를 도입한 것이

벳푸관광의 아버지, 아부라야 쿠마하치였다고 한다.



벳푸까지 왔으니 이제 지옥순례지인 칸나와 지역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하는데,

벳푸역 서쪽추루로 나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칸나와지역까지 가는 버스는 4개의 노선이 있었는데,

문제는 버스가 거의 한시간에 한대씩 있다는 점.

좀 더 지름길로 가는 다른 버스가 있었으나,

그 버스는 40~50분 기다려야했던 터라 조금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 했다.



그런데 이곳 버스는 특이한게 있다.

버스에 승차하면서 티켓을 뽑아야 하는데,

그 티켓에는 숫자가 적혀 있다.

그 숫자는 내가 탄 정류소의 번호였던 것!



알고보니, 이곳 버스는 내가 간 거리만큼 완벽하게 계산해서 요금을 받는 시스템이었다.

예를 들어 1번 정류소에서 탔던 내가 9번 정류소에서 내린다면 요금이 330엔, 즉 우리돈으로 3300원 정도인 것.

4번 정류소에서 탄 사람이 9번 정류소에서 내린다면 2500원,

그렇게 완벽하게 비례제를 적용하면서도

8번 정류소에서 타고 한 정거장만 가도 기본 요금은 1500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찍은 건데,

최대 5200원짜리 버스 요금까지 봤다.

시외버스도 아니고, 시내만 도는데 일인당 버스요금을 5000원 이상 내야 할 것 같으면

3~4명이 함께 움직일 거라면 택시가 훨씬 저렴할 듯.

택시는 안 타봐서 잘 모르겠는데

택시도 기본요금은 10,000원 이상으로 넘어가려나?



아무튼 벳푸역에서 지옥순례지인 칸나와지역까지는 20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버스는 우리를 첫번재 지옥순례지인 바다지옥인 우미지코쿠 앞에 내려주는데...



지옥에 입장하기 위해 표를 사려고 줄을 선 행렬...

지옥에 가려고,

지옥에 입장하려고,

지옥에 들어가고 싶어서.

이런 수식어를 붙이니 상황이 자꾸 아이러니해진다.



이곳에 있는 지옥은 총 9곳!

그 중에 관람이 가능한 곳은 8곳!

하나당 입장료는 400엔.



그런데 공통관람권으로 끊으면 2000엔,

아무리 봐도 자유관람권이라 할 수 있는 공통관람권이 훨씬 경제적이다.

그런데 표를 끊을 당시에는 몰랐다.

이 관람권으로 갈 수 있는 지옥은 8곳 전체가 아닌 7곳임을.

지금 사진으로 보니 조그맣게 7개 지옥을 위한 티켓북이라고 되어 있는데

당시에는 8곳을 다 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았었다.

어쩐지 야마지옥이라 불리는 산지옥에서는 이 티켓으로 입장이 안된다고 하더라니...



그렇게 7개 지옥을 돌아보는데 총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한가지 관건은 바다지옥, 스님지옥, 부뚜막지옥, 악어지옥, 흰연못지옥을 둘러보고 난 후

소용돌이 지옥과 피의연못지옥을 보기 위해서는 약 3km 정도를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


10시쯤 벳부역에 도착했으나,

첫번째 지옥순례지인 바다지옥 앞에 도착한 건 11시.

벳푸에서 출발하는 열차 예약을 2시 40분에 해놓은 터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정도.

이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하고 지옥순례를 시작했다.

그 결말은? ㅋ



2000엔짜리 자유이용권을 두 개 사고 5000엔짜리를 냈는데

거스름을 1400엔을 준다.

내심 반갑긴 하지만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안피디님이 벳푸역에서 무심코 집어온 일본어판 안내도에 할인권이 붙어 있었던 것.

(모서리에 삼각형으로 되어있는 부분)


나는 한국어판 안내도를 집어 왔는데,

안피디님은 일본어판 안내도를 들고 오셨길래

잘못 들고 오신 줄 알고

"일본어도 모르는데 일본어판 안내도를 왜 들고오셨어요?"

했는데,

"일본사람들에게 물어보려면 일본어로 되어 있는 걸 보여줘야 그들이 설명하기 쉬울거야"

하시는게 아닌가!

그 센스에 입이 딱 벌어졌었는데

그 일본어판 안내도에 지옥행 티켓 할인권까지 붙어 있을줄이야...

참고로 한국어판 안내도엔 할인권이 안 붙어 있었다.



그렇게 7개의 지옥에 들어갈 수 있는 티켓북을 들고

안내 팜플렛 하나 들고

마침내 첫번째 지옥 입장.



들어갈 때마다 각 지옥 페이지의 끄트머리 부분만 절개를 한다.

첫번째 지옥은 바다지옥이라 불리는 우미지코쿠.

저 세상이 아닌 이 세상에서 구경하는 지옥은 어떤 모습일까,

설렘 반 두려움 반 안고

마침내 첫번째 지옥 입장!!


(바다지옥은 다음 시간에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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