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난 꽃한송이

[강원도여행] 여름휴가, 백담사 템플스테이 어때요?

작성일 작성자 김작가

6월.

다들 여름휴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내가 아는 지인이 여름 휴가에 대한 고민을 전해온다면

난 서슴없이 백담사 템플스테이를 해보라고 강력추천할 것!



속세의 옷을 벗어놓고,

설악의 자연을 만끽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살았던 많은 것들과

나 자신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시간...

의미있는 여름휴가를 보내는 데는

템플스테이만한 프로그램이 없을 듯 싶다.


요즘 전국의 유명 사찰들이 대부분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설악의 품에 안겨 있는 백담사는 템플스테이 하기에 최적의 공간인 듯 하다.


무엇보다 오후 6시만 지나도 외부인들의 발걸음이 끊긴다는 점.

설악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니 물맑고 공기 좋은 건 두말 하면 잔소리.

밤이면 까만 하늘에 별은 얼마나 총총하던지...

그리고 백담사 템플스테이를 경험해본 결과

프로그램도 참 알차고 좋았다.



템플스테이를 시작하게 되면 제일 먼저 옷을 갈아입는데,

속세에서 입었던 옷과 함께 일상의 수많은 잡념들을 함께 개어놓고 싶어진다.



하마터면 공중으로 붕~ 뜰 뻔!! ㅎ

템플스테이 복으로 갈아입고 나니

몸도 마음도 어찌나 가벼워지던지...

하마터면 공중으로 붕~ 뜰 뻔!! ㅎ



템플스테이를 하게 되면 제일 먼저 집합하게 되는 교육관과

1박 2일 백담사 템플스테이를 하는 동안 하룻밤 묵게 될 숙소.

좀 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에서 묵고 싶었지만

새로 단장한 듯한 새건물에 배정 받았다.



자물쇠가 어찌나 토속적이던지 슬며시 웃음이...

방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깔끔했고

욕실도 현대식으로 깨끗해서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창문을 열어놓으니 시원한 바람이 술술~

여름휴가 때 와도 에어컨이 따로 필요없을 듯.



템플스테이인만큼 프로그램이 그리 빡빡한 편이 아닌 터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시간이 있었는데,

네모종이컵에 커피 한 잔 타서

백담사의 맑고 청정한 공기 한모금 담아 후루룩 마셨다.

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네모난 형태로 갖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입체로 만들어 사용하는 네모종이컵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으나 너무나 유용하다.



오후 5시가 되자 북 치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가봤더니 범종루에서 홍고를 치고 있는 것.

보통 범종루에는 종, 북, 나무로 된 물고기모양의 판 이렇게 네가지가 걸려 있다고 한다.



종은 범종이라고 하여 지옥의 중생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며

북은 법고라 하여 땅에 하는 모든 생명들을 항하여,

구름 모양의 판은 운판이라고 하는데 공중을 나는 생명을 항하여,

나무로 만든 물고기는 목어라고 하는데 물 속에 사는 생명을 향하여

소리를 보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다.


그야말로 모든 생명체를 향한 울림...



범종이 내는 묵직한 소리가 묘하게 내 마음은 향해 들어오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종은 모두 33번을 치는데

그 서른 세번의 종소리를 그 옆에 서서 오롯이 듣고 있었다.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한 그 청량한 소리가 너무나 좋아던 것.



저녁식사시간.

공양간으로 향했는데,

백담마을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 막차가 5~6시 경에 있기 때문에

저녁 식사시간의 공양간은 매우 한적했다.

템플스테이를 하니 절에서 매우 여유롭게 절밥 체험도 해보고...좋다.



깻잎과 양배추 쌈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콩밥에 국은 미역국.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채소로만 이루어진 반찬들도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하지만 배가 고프다고 해서 허겁지겁 먹으면 안 된다.

모래시계를 앞에 두고 천천히~

공양기도문을 읽으며 식사를...


오관게는 절에서 식사할 때 독송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식사가 있기까지 얼마나 공기 들었는가.

나의 덕행이 공양을 받을만한 것인가.

마음의 욕심을 버렸는가.

밥 먹는 것을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생각할 것.

도업을 성취하기 위해 이 공양을 받는다.


평소 밥 먹으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

그래서 때로는 나를 새로운 환경에 두고 낯선 경험을 해보는 것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저녁 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교육관에 모였는데,

교유관에는 사람 수만큼의 방석과 다기가 놓여있다.



백담사 백거스님께서 오셔서 직접 차에 관한 이야기와 다도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나도 따라서 차 우리기와

다도에 따른 시음까지 따라해봤다.

입안 가득 번지는 녹차 향 덕에

입을 열면 향기로운 얘기들이 나올 것 같다.



아니나다를까...

모두가 입을 열어야 할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작은 엽서 같은 것을 쭉 나열해놓고 마음에 드는 글귀가 있는 엽서를 하나씩 고르라고 하신다.



나는 '쉼표'를 골랐다.


쉼표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면서도

가장 추구하고픈 것이며

내가 날마다 행하고 있는 것이기에...


해야할 많은 일들이 밀려 있는 관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으면 난 두렵다.

하지만 날마다 빡빡한 스케줄로 살아내다보면 때론 쉼이 간절해진다.

그리고 나는 날마다 쉼표를 찍고 다닌다.

제주도를 다녀와도 제주도는 가본 곳이라는 마침표가 아닌

어느 계절에 누구와 다녀왔고,

또 다른 계절에 다른 벗과 또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쉼표,

내가 버킷리스트에 넣어두었던 이 백담사템플스테이도

템플스테이를 경험해봤음 이라는 마침표가 아닌

또 다른 템플스테이를 위한 쉼표를 찍어두게 될 것이다.



석가탄신일 즈음이라 백담사 앞 수심교와

극락보전 앞은 알록달록한 연등이 수놓고 있다.



저녁 프로그램으로 탑돌이 체험.

저마다 연초 하나씩 들고 경건한 마음으로 탑을 돌고

백담사 앞 수심교까지 한바퀴 돌고 들어온다.



삶에 대한 좋은 말씀들로 마무리...

내 마음 속 잡념과 욕심이 점점 비워지고 있다.


밤하늘엔 별이 총총~

요즘 하늘에 별 보기 힘든데,

주위가 칠흑같은 암흑이라

별이 더욱 반짝반짝 빛나보인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숲체험 시간을 가졌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입산시간도 지정되어 있는 곳,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새소리가 들리는데,

새 종류가 한 두가지가 아니라 10종은 넘는 것 같다.

전날 범종루에서 타종 하는 걸 들으면서도 마음이 맑아지는 걸 느꼈는데

숲속 새소리에도 잡념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 좋다~



있어야 할 자리에서 가장 맑게,

가장 웅장하게,

가장 곱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도 좋고,

시원한 계곡물소리도 좋다.

여름휴가로 계곡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템플스테이를 겸해 이렇게 와도 좋을 듯.



계곡 가에 그득한 돌탑들.

나도 소망 담아 돌탑을 쌓아올려본다.

그렇게 12층 석탑 완성~

그런데 이 석탑은 운명은 과연 몇 시간이나 갈지 슬쩍 걱정이...



맞은 편에서 돌을 쌓고 만세를 외치는 분을

내 앞에 있는 4층석탑 꼭대기에 세우기에 성공했다.

그 한 컷을 위해 난 바닥에 드러누워 찍기 신공!

그 모습을 누군가는 또 재밌게 담아주시고

즐거움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숲속을 걸어보는 아침산책마저도 너무나 황홀했던 백담사 템플스테이.

여름 휴가로 즐긴다면

시원한 자연바람 맞으며 그 휴가를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울 수 있을 듯 하다.



여름휴가로, 아니면 평소에라도 백담사 템플스테이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욕심, 근심 그런 것들을 많이 비웠더니 뭔가가 더 꽉 채워진 것 같은 풍성함이 느껴지는 백담사 템플스테이!

여름휴가로 백담사 템플스테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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